청와대의 핵심 업무는 언론 통제, 살인 방조, 개돼지 사육?

민중을 향해 개, 돼지란 말을 서슴지 않고 망언과 막말을 일삼으면서, 언론의 정당한 발언과 문제 제기에는 재갈을 물리려는 자들이 있습니다. 바로 박근혜 정권의 사람들이죠.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현 새누리당 의원이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해경 비판 보도를 하지 말라고 압박한 전화 통화 내용의 녹취록이 지난달 30일 공개되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이정현 의원은 지난 4.23 총선에서 전라도에서 유일하게 새누리당 의원으로 당선되어 유명세를 치른 사람이죠.


출처 - 미디어오늘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2년 넘게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사건 당시 그저 박근혜 대통령의 안색을 살피기에만 바빴던 이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또다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청와대 홍보수석이란 작자가 공영방송인 KBS의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방송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며 사실상 지시와 다름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 이명박 정권 때부터 길든 MBC 이후 우리나라 언론이 정부의 통제에 얼마나 길들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2014년 4월 300여 명의 생명이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바닷속으로 잠기던 그날, 참사를 수습했어야 할 곳은 자신들이 재난의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발뺌하고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더니 뒷구멍으로는 비판하는 언론과 여론을 통제하기 바빴습니다.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말 중 핵심 대목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출처 - JTBC


"하필이면 또 세상에 KBS를 오늘 봤네."


박근혜 대통령이 KBS에서 한 세월호 참사 보도를 보고 뭔가 언짢은 소릴 했고, 그게 부리나케 이정현 홍보수석에게 보고가 되어, 놀란 마음을 추스르고 이정현 홍보수석은 KBS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앞으로 대통령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보도를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겁니다.

 

세월호 참사 수습을 이 정도로 재빨리 했다면 2년이 넘도록 사회 문제로 비화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BBK 사건을 주어가 없다는 핑계로 빠져나갔지만, 이번에 공개된 통화 내용에 주어가 없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겠죠. '창조'를 강조하는 박근혜 정권답게 뭔가 창조적인 변명을 찾아야 할 겁니다.


출처 - 노컷뉴스


전두환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던 보도지침이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 30년 만에 부활하여 현재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에게 이번 녹취 공개를 설득한 사람이 김주언 전 KBS 이사로 드러났죠. 1986년 《한국일보》 기자였던 그는 전두환 정부의 보도지침 584건을 월간 《말》에 폭로한 당사자였습니다. 30년이 지난 시점에 그가 또다시 보도지침 문제로 등장하게 될 줄은 몰랐을 겁니다.

 

한편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녹취록으로 남아 있지는 않으나 박근혜 대통령 취임 초기에 정권을 뒤흔들었던 윤창중 성추행 파문과 관련해서도 보도 지시가 내려왔다고 폭로했습니다. 당시 KBS 사장은 '내일부터 윤창중 사건 속보를 첫 번째로 다루지 말라'고 지시하고 이정현 당시 정무수석도 전화를 걸어 '대통령 방미 성과를 잘 다뤄달라'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외교적 의전 중에 성추행을 일으킨 국제적 망신 대신 박근혜 대통령의 패션 외교를 더 중요하게 다뤄달라고 했으니 개념 없는 것도 이 정도면 도를 넘었습니다. 이게 보도통제가 아니라면 대체 뭐가 보도통제란 말인가요? 군사독재 시절처럼 강제로 방송사 통폐합이라도 되는 게 아니라면 입도 뻥긋하지 말라는 걸까요?


출처 - 미디어오늘


비판 여론을 의식한 이정현 의원은 홍보수석으로서 언론에 협조를 구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변명했지만 언론들이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경향신문》《한겨레》는 물론이고 대표적인 보수지인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조차 비판 기사를 실었으니까요. 

 

《중앙일보》는 "아직도 청와대가 공영방송 뉴스 제작에 개입한다"고 하고 《동아일보》는 "청와대의 KBS '세월호 보도‘ 간섭은 경계수위 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보도통제를 당한 KBS에선 6월 30일부터 3일 동안 이와 관련한 보도를 볼 수 없었습니다. 당사자인데도 의도적으로 입을 닫은 모양새를 볼 때 청와대의 보도통제가 그만큼 강했다는 얘기겠죠.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이정현 의원의 어투가 읍소이다 보니 생긴 오해라고 감싸는 반면 야당은 노골적인 독재정권의 보도통제라며 청문회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11일 검찰은 세월호 보도 개입에 관해 고발장을 접수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서에서 수사 중이라고 합니다. 방송법 제4조 2항에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해 법률에 의하지 않고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KBS 보도본부 33기 기자들은 어지럽게 돌아가는 상황을 비판하는 뜻에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보도통제의 심각성을 유머로 맞받아친 이른바 세로 드립이 빛나는 성명이었죠.

 

KBS 보도본부 33기 성명 전문

 

박통각하 우국충정, 몰라주니 서운하네

주 7회도 모자라니 밤낮으로 틀어보세

민심처럼 시청률은 하늘 높이 치솟는데

은혜마저 몰라주니 이내 마음 섭섭하네


까치 울음 찾아온 듯 전화소리 반갑구나

면목 없단 부탁인데 어찌그리 매몰찬가

서로 사맛디아니해도 녹음버튼 웬말인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정상화를 하자는데 뒷조사가 웬일인가

현명하다! 그의 판단, 고매하네 우리 기사

은갈매기 한쌍처럼 집중원투 정답구나


왜란으로 나라뺏긴 비상시국 아닐진데

안팎으로 시끄럽네 국론분열 머리아파

까닭없이 까지말고 월급날을 기다리세


북한소식 궁금한데, 너희들은 안물안궁?

한시라도 못 전하면 혓바닥에 바늘 돋아

보고말았네, 하필 오늘! (박통께서) 좋아하네

도탄빠진 조선민족 구할 길은 통일대박!


그리자! 소설보다 실감나는 처참한 북조선을!

만들자, 질릴 때까지 북핵위기 또 수공위기!

좀비처럼 죽지않고 대대손손 보도하세!

해치지마 욕하지마 아프지마 박통 박통 잠보.

(에헤라! 세상 사람들아, 가로로만 읽자꾸나)


KBS 기자들의 성명을 '세로'로 읽으면 놀라운 내용이 나온다(허핑턴포스트)

 

 

출처 - 뉴스1


2014년 5월 청와대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박근혜 정권 퇴진 교사 선언을 올린 교사와 교사선언 탄압 중단 2차 교사 선언을 올리고 이를 신문에 대국민호소문으로 발표한 교사들에게 검찰은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교사직을 상실하게 하는 실형을 구형했습니다. 그 수가 자그마치 30여 명에 이릅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전교조 법외노조 중단을 촉구했다는 이유로 국가 권력이 나서서 교사직을 박탈한 겁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이어졌지만 정식 기소되어 유죄를 다툰 일은 교사들의 시국선언이 유일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교육부 고위 공무원은 민중을 개, 돼지 취급했으나 잘해야 파면으로 끝나지만, 일선 교사들은 학생들의 무고한 죽음 앞에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진실을 규명하라고 했을 뿐인데도 실형을 받는 현실이 과연 제대로 된 것일까요? 박근혜 정권은 세월호 참사 때 퇴선 유도 지시를 안 했다고 구설에 오른 해경 책임자를 지난 11일자로 승진까지 시켰습니다. '헬조선'이라는 말로도 대한민국의 현실을 표현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하는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권 이후 추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올해 130개국 중 70위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습니다. 중국의 통제를 받는 홍콩보다도 밑이며 탄자니아보다 한 단계 위일 뿐인 이 처참한 현실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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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 공무원 파면만으로 또 아몰랑?

"민중은 개, 돼지다. 개, 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


윤태호 작가의 미완결 웹툰을 원작으로 히트한 영화 〈내부자들〉의 유명 대사죠. 이 대사를 현실에서, 그것도 진짜 국민한테 하는 고위 공무원이 나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나 드라마보다 막장으로 치닫는 박근혜 정권하에서는 상상이 현실이 되더군요.


출처 - SBS

 


아시다시피 지난 7일 나향욱 정책기획관이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식사 중에 문제의 저 발언을 했습니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고까지 발언하며 죽은 구의역 비정규직 청년마저 모욕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경향신문》 기자가 문제의 발언에 대해 재차 물었으나 다시 대답한 거로 보아서는 술김의 실언이 아니라 평소의 신념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고위 공무원으로서 국민을 저렇게 보고 있고 또 그걸 부끄러움 없이 기자들 앞에서 내뱉었다는 것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나향욱 정책기획관이 교육부 소속이라는 사실 앞에서는 할 말을 잃게 됩니다. 한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이 지내는 법 그리고 사회에 이바지하는 자신의 역할 등을 교육하고 지도하도록 정책을 기획해야 할 담당자가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우리나라 교육부가 과연 제대로 운영되고 있었을지 되묻게 되는군요. 박근혜 정부가 국민의 뜻에 반하는 국정 역사 교과서를 추진해도 일사천리도 진행되는 것에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민중을 개, 돼지로 생각하는 정책기획관이 일하는 교육부에서 어떤 국정 교과서를 만들지 안 봐도 그림이 나옵니다.

 

나향욱 정책기획관은 연세대 교육학과 출신으로 3년간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이 유학비와 체재비를 국비로 지원받았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장학금까지 받고서 은혜를 갚지는 못할망정 국민을 개, 돼지 취급하다니 목불인견이 따로 없습니다.


출처 - YTN


분노한 여론을 의식한 교육부는 지난 11일 긴급 브리핑 자리에서 공무원으로서 부적절한 망언으로 국민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고 전체 공무원의 품위를 크게 손상한 책임을 물어 나향욱 정책기획관을 파면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국가공무원법상 최고 수위의 중징계이긴 합니다만 검사의 구형처럼 아직 최종 선고인 것은 아닙니다. 여론이 잦아들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슬쩍 파면에서 사직 처리하고 덮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일이 어디 한두 번이어야 말이죠.


박근혜 정권 들어 고위직 인사들이 막말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눈 가리고 아웅도 할 생각조차 없나 봅니다. 단순 말실수나 욱해서 욕을 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국가 반역급 발언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출처 – 채널A


지난 1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워크숍에서 이정호 센터장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일제강점기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마지막 사장이었다고 자랑하며 건배사로 '천황폐하 만세' 삼창을 했다고 합니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일본이 영국의 동인도회사를 본떠 만든 기관으로 조선 착취의 대명사죠. 나석주 의사의 동양척식주식회사 폭탄 투척 사건으로 한 번쯤은 들어본 이름일 겁니다.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사장이었다면 빼도 박도 못할 친일파이고 이를 부끄러워해도 모자랄 판국에 사람들 앞에서 자랑하고 대한민국 정부 출연 기관의 워크숍에서 자발적으로 '천황폐하 만세' 삼창까지 하다니 뼛속까지 친일파 집안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정호 센터장은 전두환 노태우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의 핵심 멤버였던 이종구 전 국방부 장관의 차남이었습니다. 3대가 참 알뜰하게 나라를 망치는군요. 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에 따르면 할아버지가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마지막 사장이었다는 이정호 센터장의 자랑은 거짓말이라는군요. 조선총독부가 사장 같은 높은 직책에 조선인을 봉했을 리 없으니 기껏해야 조합장 정도였을 거라고요. 조합장 자리였더라도 보통 사람 같으면 쉬쉬하거나 부끄러워하며 사죄할 마당에 이정호 센터장은 스스로 나서서 거짓말로 할아버지 직책까지 높여가며 친일파로서 소임을 다한 것입니다. 할 말을 잃게 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하긴 뭐 이 정도는 박근혜 정권에서는 기본 스펙이겠죠? 유신 시대로 역사의 시곗바늘을 되돌리려 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 입장에서 알아서 척척 해결해주고, 미국의 국익 앞에서 견마지로를 다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보기에는 얼마나 부족한 사람이겠습니까?


출처 - JTBC


교육부 인사가 민중을 개, 돼지 취급하여 공분을 사기 전에 한국장학재단은 헬조선에서 힘겹게 하루하루 연명하는 학생들을 조롱했습니다. 지난 4일 한국장학재단 안양옥 이사장은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학생들이 빚이 있어야 파이팅한다"고 말해 학생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학생들의 학자금 부담을 조금이나마 경감시켜주는 기관인 한국장학재단의 이사장이 저따위 소리를 했다는 게 충격적입니다. 등록금 때문에 휴학해 아르바이트로 연명하고 졸업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해도 학자금 대출의 빚을 갚느라 등골이 휘어지는 청년이 태반이 판국에 감히 저런 농담을 하다니요?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 부창부수(夫唱婦隨 )가 따로 없다고 해야 할까요?


출처 - 매일경제


이외에도 미래부 서기관급 공무원은 성매매를 하다 적발되었습니다. 지방직 공무원들이나 일선 경찰관들의 성추행, 성폭행 사건은 너무 많아 뉴스에 다 나오기도 어렵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공무원의 도덕적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저런 망언들을 대놓고 해도 해를 입지 않을 거라 기고만장하지 않고서야 이럴 수는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불의해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더 큰 문제는 불의의 정점인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을 비롯해 이 모든 일련의 사태를 개인의 일탈로 간주하고 꼬리 자르기로 일관한다는 사실입니다. 고위직에 앉혀서는 안 될 사람들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고, 비위나 맞추는 사람들만 주변에 등용하니 이런 사달이 안 날 리 있겠습니까? 정부는 나날이 무능해지고 부패할 수밖에요.

 

 

출처 - 경향신문

 

제대로 된 대통령이라면 리더십을 발휘해 문제 있는 사람들을 일소하고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하겠지만 '아몰랑' 대통령인 박근혜는 지역 이기주의와 안보 프레임으로 국론을 분열시키고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아셈) 참석차 오늘 몽골로 외유를 떠날 예정입니다. 아직도 2년 남았습니다. 대한민국이 망가지는 모습을 얼마나 더 봐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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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지진의 경고, 에너지 전환이 시급하다!

울산 역대 5번째 큰 지진, 원전은 과연 안전한가?

 

지난 5일 오후 8시 33분, 울산시 동구 동쪽 52킬로미터 부근 해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후 역대 5위 규모에 해당하는 지진이라고 합니다. 역대 1위가 1980년 평안북도 의주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3의 지진이라고 하니 이번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이 얼마나 큰 위기가 될 수도 있었는지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해집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이번 지진으로 울산은 물론 부산, 경남, 경북, 광주, 대전과 경기 지역에서는 진동을 감지했다는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진앙에서 가까운 울산에서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의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흔들렸습니다. 또한 화분이 깨지고 찬장에서 그릇이 쏟아졌다는 제보도 있었습니다. 음식점, 주점에서 깜짝 놀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울산의 한 영화관은 영화 상영을 중단하고 관객을 대피하게 했습니다. 부산 해운대 신도시에서는 지진에 의한 진동 때문에 창틀이 어긋났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출처 – KNN 뉴스


대한민국이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신화는 번번이 흔들렸습니다. 역대 5위의 지진이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마당에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는 이곳이 세계 최고의 원전 밀집 지역이라는 사실입니다. 6제곱킬로미터 안에 무려 10개의 원전이 있습니다. 서울로 따지자면 여의도 2개 크기 안에 빌딩 숲 대신 원자력 발전소 10개가 들어 있다는 얘깁니다.


출처 - KNN뉴스


세계 최대 원전 밀집 지역에서 인구 7만 명의 정관 신도시는 불과 11킬로미터, 5만 5000명의 기장읍은 불과 12킬로미터 거리밖에 안 됩니다. 인구가 훨씬 더 많은 부산 해운대구도 21킬로미터, 부산의 중심인 부산시청까지도 불과 27킬로미터 거리밖에 안 됩니다. 울산 시청은 23킬로미터, 양산시는 24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을 뿐입니다.

 

미국 핵 규제 위원회의가 인구 중심지로부터 원자로 위치를 제한한 기준은 32~34킬로미터입니다. 지금도 제한 기준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가까운데, 이번 신고리 원전 5, 6호기는 제한 기준의 8분의 1 수준인 4킬로미터 거리에 인접해 있습니다. 4킬로미터는 인류 최대의 참극인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나 통용되던 거리죠.

 

말도 안 되는 기준을 적용해 원전 건설을 승인한 탓에 우리나라에선 세계 최대의 원전 밀집 지역에 47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게 되었습니다. 만약 지난 5일 발생한 울산의 지진이 후쿠시마 대지진 같았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뉴스를 보고 있을까요? 상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해질 따름입니다. 설마 설마 하며 그냥 둘 일이 아닙니다.


출처 - 연합뉴스


울산에 지진이 일어나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진앙과 가까운 월성 원전과 고리 원전은 물론 국내 모든 원전이 안전하게 정상적으로 운전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원전은 규모 6.5의 내진설계 덕분에 안전하다는 답변을 앵무새처럼 반복했죠. 경북 경주의 중,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을 운영하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도 지진 피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지진이 나자 B급 비상발령을 내리고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고, 원자력환경공단도 재난 대응 4단계 가운데 2번째에 해당하는 주의 단계를 발령하고 비상상황실을 가동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하지만 정말로 안전한 걸까요?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손문 교수는 지질학적 데이터로 보면 한반도에 약 400년마다 규모 7 정도의 큰 지진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한수원이 주장하는 내진 설계 범위를 넘어버리는 강력한 지진입니다. 노후된 원전들도 문제지만 현재 한수원이 강행 중인 신 고리 5, 6호기조차 한반도에 예상되는 최대 지진 규모 7.5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의 내진설계를 기초로 했고 해당 지역 활성 단층대의 지진 평가도 없었습니다. 바다 단층에 대한 평가는 아예 항목에 없었죠.

 

이번 울산에서 발생한 지진보다 조금이라도 더 큰 지진이 일어난다면 밀집해 있는 원전은 모조리 위험합니다. 만에 하나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면 우리나라 인구의 10분의 1은 그 자리에서 죽는 줄도 모르고 증발하게 되고 한반도 전체가 궤멸적 타격을 입게 됩니다.

 

한수원의 주장대로 원전이 정말로 안전하고 깨끗하다면 전력 소비가 가장 큰 수도권에 설치하면 될 텐데 그러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원전 수도권 분산 설치를 요구하는 지역민들에게 김종신 전 한수원 사장이 "수도권은 인구 밀집 지역이라 대피가 어렵다"고 말해 큰 논란을 일으킨 일을 기억하시는지요? 진실은 감출 수 없고 언젠가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출처 - 녹색당


녹색당은 지진이 발생한 즉시 논평을 냈습니다. 이번 지진이 의외의 일이 아니라며 "한반도는 강진이 일어난 일본 구마모토와 같은 판에 위치하고 있다. 지진 발생 빈도는 낮지만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조선왕조실록에도 규모 7.0 지진이 일어난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 고려사, 고려사절요 등에도 지진 발생 기록이 숱하다. 옛날 일이라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한반도에서 규모 5∼7 지진이 400년 주기로 발생한다는 학설도 있다. 과거에 지진이 일어났고 미래에도 지진 가능성이 있는 활성단층이 부산~경주~울진 일대(양산단층)와 울산~경주 일대(울산단층)에, 그러니까 핵발전소 밀집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고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또한 "핵발전소는 지진이 없더라도 근심과 공포를 초래한다. 사고의 가능성보다 사고 이후 재앙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눈앞에 닥친 지진 피해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우리의 답은 탈핵일 수밖에 없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국내 핵발전소들이 규모 6.5 지진을 견딜 수 있게 만들어졌다고 밝혔지만,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확률을 배제할 수 없으며, 친핵세력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 특히 한 번 터지면 회복이 불가능한 일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 불과 9명으로 구성된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대해서는 길게 말할 것도 없다. 울산 신고리 5, 6호기 건설 승인에 찬성한 위원은 7명이다. 이제 앞으로 이들의 승인 결정은 땅보다 먼저 흔들려야 한다"면서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백지화하고 속속 핵발전소 폐쇄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잘못된 전력수급계획에 기초한 신규 원전 건설은 취소되어야 한다면서 신고리 5, 6호기 건설 승인 취소 가처분 소송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전력소비 증가율을 실제와 다르게 높여 잡고 안전성 검사도 제대로 안 됐다는 주장을 무시하고 건설을 강행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 조처가 잘못됐다는 얘깁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이번 울산 지진 발생 상황에서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의 허술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진이 발생한 지 17분이 지나서야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면서 날짜를 잘못 기재했기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한참 늦은 문자를 지진 발생 당일인 5일이 아닌 4일이라고 표기한 채 1차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한 겁니다. 6분이 지나서야 5일로 정정해 문자를 재발송했지만, 실제 재난 상황이었다면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국민의 혼란만 부채질했을 사태였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국민의 20퍼센트가 쓰고 있는 3G 폰은 이런 문자조차 받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상시로 지진이 발생하는 일본의 상황과 우리나라의 현실을 그대로 비교할 순 없겠지만, 일본은 지진이 일어나기 수 초 전에 이를 예견해서 경보를 발령한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세월호 참사 이후로 안전 관리는 물론 대응을 위한 문자 하나 보내는 것도 바뀐 게 없습니다.

 

지진 발생 상황에서는 대피시간이 5초만 주어져도 근거리로 피할 수 있습니다. 10초면 90퍼센트, 15초면 95퍼센트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하지요. 그런데 지진 발생 후 17분이 된 시점에서 보낸 문자가 정확한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다 죽고 난 다음일 겁니다.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보낸 이번 긴급재난문자는 지진이 일어났다는 내용뿐이었습니다. 시민들은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집이 흔들리는데 가만히 있어야 하는지 나가야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국민안전처의 답변이 가관입니다. 문자 발송 시 글자수 제한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대한민국의 전력예비율은 충분합니다. 그런데도 굳이 새 원전을 강행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원전 마피아들의 잇속과 그들의 뒤를 봐주는 정권 실세들의 검은 배를 채우려는 욕망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국내 내진 설계 기준을 넘어서는 지진이 닥친다면 대한민국이 어찌 될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는 때입니다. 500만 명이 사라진 이후에는 너무 늦기 때문입니다.

 

 

시급한 에너지 전환, 우리와 미래 세대를 위한 선택이 필요하다! 

 

생각비행이 출간한 《왜 에너지가 문제일까?》의 내용을 중심으로 왜 우리가 에너지 전환에 힘을 기울여야 하는지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원전은 원자폭탄과 일란성쌍둥이입니다. 원자폭탄이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일시에 폭주하게 하여 ‘빵!’ 터뜨리는 거라면 원전은 천천히 터뜨리면서 열을 이용하는 설비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핵폭탄은 가진 자가 쏘고 싶은 데로 쏠 수 있지만, 원전은 본체 내장형 폭탄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원전 마피아는 입만 열면 원전의 안전성을 설파하지만 실상 원전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은 체르노빌 참사에 이어 세계 원전 마피아들의 행보에 다시 한 번 찬물을 끼얹었죠. 지진에 이은 쓰나미로 예비 발전기가 무용지물이 되고 외부 전력마저 차단되어 수소폭발이 일어나고 노심용융 상태까지 간 후쿠시마 원전 1·2·3호기는 히로시마 원폭보다 100배 이상 되는 방사능을 유출한 채 5년이 지나도록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전의 무서움을 인식한 세계 각국은 원전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단계적 폐쇄 조치를 하기에 이릅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 정부는 2010년 10월 28일 사민당―녹색당 연합 정부에 의해 2000년에 채택된 단계적 원전 폐쇄 정책을 뒤집은 바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6개월 만에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죠. 메르켈 총리는 이튿날 즉각 원전의 수명 연장을 철회했습니다. 이후 5월 30일 독일 정부는 2011년부터 단계적으로 원전 폐쇄를 시행하여 2022년까지 가동 중인 원자로 17기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이탈리아의 국무회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여파로 3월 29일 원전 재건설 계획을 최소 1년간 유예한다는 안건을 통과시킵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듬해인 1987년부터 20여 년간 유지해온 원전포기 정책을 철회하고, 2020년까지 총전력 수요의 25퍼센트를 원자력발전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죠. 베를루스코니 정부는 높아지는 반원전 기류에 저항해 2011년 6월 13일 원전건설 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를 단행하지만 투표 참가자의 94퍼센트가 원전에 반대했습니다.


2011년 9월 28일에는 스위스 상원도 향후 20년 동안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법안을 승인했습니다. 스위스 정부는 사고 직후 이미 원전 신규 건설 프로그램을 동결한 바 있죠.

 

그렇다면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직접적 피해자인 일본은 어땠을까요? 일본은 유일한 원자폭탄의 희생국이면서도 원자력발전에 대해서는 열망에 가까운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라늄 농축에서부터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까지 핵연료 주기와 관련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상당량의 플루토늄을 축적하기에 이르렀죠. 기술 자립을 이룬 히타치와 도시바, 미쓰비시중공업 3대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한 원전 마피아는 일본 경제에서 압도적인 발언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일본에서조차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여파로 일본 국민의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사고 발생 한 달을 맞아 일본 도쿄에는 1만 5000명의 시민이 모여 거리행진을 벌이는 등 수만 명이 원전반대 집회에 참석했죠. 5월 7일에는 1만 5000명의 시민이 모여 경찰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고, 석 달째를 맞이한 6월 11일에는 전국 150개 지역에서 원전반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원전반대 시위는 9월 19일 ‘원전에 작별을 고하는 1000만인 행동’이 주최한 메이지공원 집회에 6만여 명이 모여 거리 행진을 하면서 최고조에 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2011년 8월 26일 간 나오토 총리가 사퇴하고 후임 총리로 극우파적 역사관을 가진 노다 요시히코가 선출되었습니다. 노다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전범은 범죄자가 아니다"라는 말로 유명한 우파 정치인입니다. 그는 취임 후 9월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일본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고 수출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10월 17일에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일부 원전에 대해 가동을 허가해줄 용의가 있다"고 언급하고, 며칠 후에는 "정기점검 이후 가동이 중단된 원전을 내년 여름까지 재가동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합니다. 당내 반대파 의원들의 비판을 받긴 했지만 일본 원전 마피아의 힘이 민주당까지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었음이 드러난 결과입니다.

 

2012년 재집권에 성공한 자민당 정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원전 정책을 되돌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해 여름을 원전 없이 지내는 데 성공하여 탈핵파가 힘을 받기도 했지만, 아베 총리 등장 이후 슬금슬금 원전 가동이 재개되고 원전산업이 주요 성장동력 산업으로 다시 이름을 올리게 되었죠. 그러다 2015년 7월 아베 정부는 2030년 발전원 구성에서 원전의 비율을 20∼22%로 상정한 전력 계획을 발표합니다. 그리고 그해 8월 11일 센다이 원전 1호기를 시작으로 원전 재가동에 들어갔죠.


일본이 여태껏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대형 사고를 당하고도 원전을 포기하지 못하는 데는 산업계의 요구가 크기 때문입니다. 원천기술을 가진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제너럴모터스(GE)는 물론 프랑스의 아레바와도 연합을 맺은 일본의 원전 3사인 도시바, 히타치, 미쓰비시중공업, 이들은 일본 굴지의 기업으로 그룹 내의 매출액 비중이 매우 큰 업체들입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위기를 해외 진출 기회로 삼으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스리마일 원전사고가 기술 이전의 기회를 가져왔듯이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원전 마피아계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들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잔뜩 기대하고서 말입니다. 한국의 이런 입장은 세계 원자력발전 시장이 계속 확대되리라는 희망적인 예상과 일본이 수출 시장에 접근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세계시장은 점점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단계적 원전 축소를 선언한 국가가 늘어났으니까요. 안전성 강화에 따라 원전 건설과 운영 비용도 상당한 폭으로 증가했죠. 또한 재생가능에너지원의 그리드 패리티(재생가능에너지 발전단가와 기존 화석에너지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균형점) 실현이 가시화함에 따라 원전에 대한 기피 현상이 더욱 커지는 상황입니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현재 에너지 체제의 주역인 화석연료 3인방입니다. 대표 선수는 석유죠! 석유 시대가 계속되리라는 믿음은 의외로 넓게 퍼져 있습니다. 바닷물이 눈에 띄게 뒤로 빠지고 있는데도 막상 닥쳐와야 ‘아∼ 이런, 이게 쓰나미구나!’ 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말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이쪽 파에 속합니다. 96퍼센트의 1차 에너지원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서 연간 전체 수입액의 3분의 1을 에너지 사오는 데 쓰고 있으면서도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사올 수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실상 세계적으로 이쪽 파는 극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외에는 미국 정도가 이에 해당할까요? 물론 미국에서조차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에너지 전환을 꾀하는 쪽이 많습니다. 특히 민주당이 강세인 주에서 말이죠. 그래도 세계 13위의 석유 매장량을 가지고 세계 최초로 석유산업을 시작한 나라로서 이쪽 업계의 입김이 여전히 연방정부를 지배하는 건 사실입니다. 10여 년 전부터 개발이 시작된 셰일가스가 붐을 일으키면서 미국의 화석연료 사랑은 당분간 기조를 유지할 듯합니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로 대표되는 화석연료는 매장 지역이 한정된 엘리트 에너지입니다. 아쉽게도 한반도는 그 혜택을 받지 못했죠. 그 결과 우리는 해마다 약 200조 원을 에너지 수입에 사용합니다. 과연 우리의 후손들은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게 될까요?

 


세계는 1970년대 초 석유파동을 겪은 이래 이에 대한 대안을 찾아왔습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에너지 전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1·2차 산업혁명이 낳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사회의 바탕이 된 화석연료에너지, 1950년대 핵폭탄의 부산물로 등장한 원자력에너지, 과학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에너지원의 반열에 오른 재생가능에너지가 미래 에너지 체제의 주역 자리를 놓고 경합하고 있습니다.

 

이미 승부는 기울었습니다. 대세를 장악한 건 재생가능에너지입니다. 값싼 화석연료는 더 이상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일시적 공급 과잉으로 도래한 현재의 저유가 상황은 매서운 겨울 추위를 앞둔 ‘인디언 서머’일 뿐입니다. 그동안 월가의 금융자본이 버텨준 셰일업체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이마저 끝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겨우살이를 준비해야 하는 이 호기마저 살리지 못했습니다.


원전파는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는 이유를 들어 호객 행위를 벌입니다. 하지만 원전의 이런 편승은 경제성, 안전성, 폐기물 처리의 어려움이라는 근본적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합니다. 반면 태양에너지, 풍력, 지열, 해양에너지, 바이오에너지, 수력 등 재생가능에너지는 태양이 적색거성으로 부풀어 오르는 50억 년 후까지 고갈되지 않습니다. 에너지 생산에 따른 환경 파괴도 가장 적은 편입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0퍼센트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겁니다. 그러므로 기후변화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화석연료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재생가능에너지는 한정된 지역에만 혜택이 주어지는 엘리트 에너지가 아닙니다. 5대 에너지 수입국인 우리나라에도 고르게 주어지는 자연의 혜택입니다.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이 늘어나는 만큼 우리 경제는 에너지 자립을 이루고, 해마다 수십조 원을 해외로 내보낼 필요 없이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쓸 수 있습니다.

현재 화석연료와 원자력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 체제는 중앙집중형입니다. 대자본에 의해 대량으로 생산되고 유통, 공급이 이루어집니다. 화석연료가 동인이 된 1·2차 산업혁명은 농업사회를 산업사회로 변화시키고, 인류로 하여금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라는 물질문명을 좇게 했습니다. 70억 명을 훌쩍 넘어선 인류는 여전히 지구를 혹사하며 자신의 터전을 황폐하게 합니다.

 

 

제레미 리프킨은 재생가능에너지와 정보통신산업이 주도하는 3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립니다. 소규모 분산성이라는 재생가능에너지의 단점이 정보통신산업에 의해 연결되어 극복되고, 에너지 대기업에 의해 독점되던 이익을 소규모 생산자에게 나누고, 집중과 관리가 아닌 분권과 협업이라는 새로운 사회의 토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에너지 체제의 전환을 고민하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오래전부터 에너지 전환을 준비해온 덴마크나 독일처럼 앞서가지는 못하더라도 더 이상 뒤처지지 않도록, 우리 후손에게 너무 버거운 짐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러분의 자리에서 작은 변화를 모색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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