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4월 19일, 학생과 시민이 중심이 되어 부정선거로 얼룩진 이승만 정권을 심판한 4.19 혁명.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 정신의 기둥 중 하나입니다. 민중의 힘으로 독재자를 권좌에서 물러나게 한 역사적 이정표로 기억되는 4.19 혁명은 같은 시기 아시아 국가들의 민주주의 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국 주도의 냉전에 가담하는 미일상호방위조약 개정에 반대하여 일어난 일본의 안보투쟁과 대만의 민주화운동은 4.19 혁명에 큰 영감을 받은 대표적인 사건입니다.

 

한 나라의 시위가 다른 나라에 영향을 준 사례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지구촌이 된 오늘날 전 영역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일이 더욱 빈번해졌으니까요. 최근 세계 각국의 시위 현장에서 드러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중문화, 특히 영화의 영향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은 최근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시위 현장에 영향을 끼친 영화를 주목해서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의 '촛불집회'와

미국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에 등장한 가면 - 〈브이 포 벤데타〉



출처 - 한겨레


"우리는 상위 1%의 탐욕에 저항하는 99%다"라는 구호와 함께 시작된 '점령하라' 시위는 전 세계적인 운동으로 확산했습니다. 세계 금융자본주의의 심장부인 월스트리트에서 청년들이 행진하며 99퍼센트를 위한 사회를 요구했습니다. 그 가운데 한국인에게 친숙한 가면도 보였습니다. 콧수염 난 하얀 광대 가면은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굴욕적인 외교의 결과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수많은 사람이 쓰고 나왔던 바로 그 가면입니다.



출처 - 워너브라더스


한국과 미국, 유럽의 시위 현장에 자주 등장한 이 익숙한 가면의 실체는 바로 '가이 포크스 가면'입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독재사회를 방불케 하는 부패권력에 대항해 시민의 저항과 궐기를 촉구한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주인공인 '브이'가 쓰고 나오는 가면이 바로 그것입니다. 영화의 절정 부분에 1퍼센트의 독재에 반대하는 뜻을 표명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99퍼센트의 시민이 브이 대신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국회의사당 앞을 가득 메우는 장면은 참으로 장관입니다. 그 이후부터 익명의 99퍼센트를 자처하는 시위 현장에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태국 반쿠데타 시위대의 세 손가락 – 〈헝거게임〉



출처 - 연합뉴스


입헌군주제 국가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태국은 안타깝게도 쿠데타가 끊이지 않는 나라입니다. 1932년부터 총 19차례 쿠데타가 일어나 12번 성공했다고 하니 올림픽처럼 4년에 한 번 쿠데타가 일어난 꼴입니다. 그런데 지난 5월 태국에 또다시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태국에서 군사쿠데타가 유난히 잦은 이유는 형식적으론 입헌군주제 체제를 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군사정권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국은 예로부터 주변국의 침략이 잦았기에 군의 위상이 막강합니다. 국군통수권이 국왕에게 있다고는 하나 실질적으로는 국방장관이나 각 군 사령관이 행사하는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더구나 군의 정치 참여를 인정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상원의원의 55퍼센트가 전, 현직 군부 인사라는 점도 입헌군주제의 취지를 무색하게 합니다.

이번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의 시위에서 지난 18차례의 쿠데타 때와는 다른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요, 세 손가락을 붙여 하늘로 곧게 드는 행동이 그것입니다. 지난 6월 1일 태국 수도 방콕의 번화가 아속역에 모인 수백 명의 사람이 동시에 세 손가락을 번쩍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중심으로 모여든 반쿠데타 시위대는 민주주의 회복과 군부 퇴진 같은 구호를 외쳤습니다.



출처 - 뉴스1


태국 반 쿠데타 시위대가 왼손 검지, 중지, 약지 이 세 손가락을 붙여 번쩍 들어 올린 몸짓은 영화 〈헝거게임〉에 나옵니다. 주인공 캣니스는 12개국을 식민지로 거느린 독재국 판엠의 식민체제를 무너뜨리는 구심점이 되는데요, 이때 12개 식민지 시민이 캣니스를 지지하며 제국주의 독재자인 판엠의 국왕을 규탄하는 의미로 이런 행동을 취합니다. 태국 반 쿠데타 시위대는 군부의 야욕에 반대하는 의미로 이 동작을 가져다 썼습니다. 이런 행동은 시위대 사이에 빠르게 퍼져나가 군부는 이런 몸짓을 한 채 침묵시위하는 사람마저 체포해 갈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홍콩 우산혁명으로 드러난 민주주의 요구 – 〈변호인〉



출처 - 뉴시스


경찰의 최루탄과 물대포를 우산으로 막아내는 시위대의 모습에서 이름을 따온 홍콩의 우산혁명. 홍콩의 우산혁명의 발단은 행정장관 선출 방식 때문이었습니다. 일국양제라는 이름으로 영국의 홍콩 반환 후에도 중국 본토와는 다른 체제를 유지해온 홍콩이지만 중국 중앙정부의 간섭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중국 중앙정부가 약속했던 홍콩의 행정수반인 행정장관 선거를 직선제가 아닌 친중국계 선거인단을 통해 간접선거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합니다. 전두환의 체육관 선거 같은 폭거에 대항하여 수많은 홍콩 시민이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섭니다. 체육관 선거로 얼룩진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직선제 쟁취를 추구한 면, 17세 학생인 조슈아 웡이 이 혁명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1980년대 민주화 요구 운동과 닮은 점이 많습니다. 실제로 홍콩 시민의 상당수가 한국 영화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부림사건'을 모티프로 제작되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변호인>이 바로 그것입니다.




부림사건(釜林事件)은 부산의 학림 사건이라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입니다. 전두환, 노태우의 신군부 정권 초기인 1981년 9월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하고 고문해 기소한 사건을 의미합니다.

 

군부독재 시절 인권을 유린당한 한 학생의 변호를 맡으며 인간적인 변호사로 변모하는 모습을 생생히 그려낸 영화 <변호인>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직선제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군부에 맞선 홍콩 시민의 눈에는 영화의 상황이 자신들의 현재 모습과 겹쳐 보였나 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영화 '변호인'을 보고 한국 국민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쟁취했는지를 알았어요. 민주화를 위해 희생을 치른 한국 국민이 홍콩의 민주화를 더 많이 지원해주길 바랍니다." 30일(현지시간) 홍콩정부청사 부근 타마르공원에서 만난 도리아 허는 기자가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하자 한국과 홍콩의 민주화 과정이 유사하다며 반가움을 표했다. 도심 점거 시위를 주도하는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의 회원인 그는 '변호인'이 홍콩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집회에서 일부 연설자들이 영화 변호인을 언급하며 홍콩 시민이 독재정권에 저항한 한국 국민처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기사가 현지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르포> 홍콩시위대 "한국처럼 민주화 위한 희생 각오"(연합뉴스)


영화 <변호인>은 홍콩 개봉 첫 주에는 흥행 성적이 저조했으나 위와 같은 입소문을 타며 셋째 주에 홍콩 박스오피스 6위에 오르는 상승세를 탔습니다. 인터뷰한 저 시민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도 <변호인>이라는 영화에 드러난 한국인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에 큰 영감을 받았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출처 - 트위터


한 트위터 이용자가 남긴 민주화가 선거의 결과가 아니냐며 그들도 그런 선거를 하고 싶다며 남긴 글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홍콩 우산혁명이 한국 영화 <변호인>에 영감을 받았다고 하지만, 퇴행하는 한국의 민주주의 상황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문화가 국경을 뛰어넘어 다른 사회에 끼치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생각할 때, 지금 현재 한국의 상황이 주변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고민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더 많은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변호인>의 명대사를 인용합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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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동계올림픽, 월드컵 등 국제적 행사를 치른 뒤 경기장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버렸는지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이 최근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경기장들의 면면은 그야말로 참혹합니다. 국제 행사를 치른 공간이 국가적 애물단지로 전락한 모습을 보면 상처뿐인 영광이란 표현이 제격인 것 같습니다.


 

출처 - KBS



폐허로 변한 아테네,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국제 경기장의 모습은 80여 년이 다 된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부터 국제 경기를 치른 지 불과 6년밖에 안 된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에 이르기까지 다채롭습니다.



하지만 처참한 광경은 거의 똑같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 땀을 흘리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국제적 이벤트가 끝난 뒤 방치된 경기장은 폐허에 가깝습니다. 상전벽해에 다름없는 모습에 말문이 막힙니다.

 



사라예보 동계올림픽, 헬싱키 올림픽,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은 국제 경기를 치른 지 수십 년이 지났습니다. 나치 치하에서 열린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주에서 우승을 거둬 당시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고통받던 국민에게 한 가닥 희망을 주었던 고 손기정 선수를 아직도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테러가 발생한 뮌헨 올림픽의 경우 그 사건이 영화화되기도 했지요. 어쨌든 역사적으로 오래된 경기장은 세월의 풍파를 겪으며 지금의 모습으로 남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국제 경기를 치른 지 겨우 10년밖에 안 된 아테네 올림픽 경기장의 모습과 그다음 번 올림픽으로 불과 6년밖에 되지 않은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의 모습은 충격적입니다. 올림픽의 발상지로 돌아왔다며 21세기 시작과 더불어 성대하게 치러진 아테네 올림픽의 영광스러운 모습은 간데없고 폐허만이 남았습니다. 비치 발리볼 경기장은 입구가 쇠사슬로 굳게 잠긴 채 노숙자의 거주 공간이 되었습니다. 카약 경기장은 물이 말라붙어 잡초만 무성합니다.




21세기 대륙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던 베이징 올림픽. 세계적인 감독 장예모가 개막식을 연출해 화제가 되었죠. 그 당시 영화롭던 모습 역시 온데간데없습니다. 최근에 열린 런던 올림픽 역시 화려한 개막식이 무색하게 덩그러니 남은 경기장에서 낙서와 잡초만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무계획적 대회 유치, 토건 사업자 배만 불리는 불필요한 예산 집행


선진국부터 개발도상국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폐허뿐인 국제 경기장을 남기게 된 것은 무계획적인 대회 유치 경쟁과 토건 사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불필요한 예산 집행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출처 - KBS


올림픽이나 월드컵 경기는 대부분 정치적인 이슈로 활용됩니다. 행사를 치른 국가와 지역은 국제 경기를 핑계로 예산 확보에 열을 올릴 뿐 체계적인 집행과 사후 관리에는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결국 국제적 규모의 경기를 치르고 나면 관련 시설물을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정치인들은 관광객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자신들의 성과인 양 홍보하지만, 사실 국제 경기를 치른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가와 지역이 상당히 많은 상황입니다.


 

출처 - KBS


올림픽 100년의 역사 끝에 폐허만 남은 아테네 올림픽이 그랬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당시 아테네 올림픽 예산으로 1조 8000억 원을 편성했지만, 실제 집행된 예산은 그 10배에 달하는 18조 1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였습니다. 예산의 절대다수인 15조 원을 경기장 같은 시설물에 고스란히 쏟아부었습니다. 한 달도 안 되는 올림픽 기간의 반짝 특수가 끝난 뒤 목적이 불분명한 경기장이 폐허가 되었으니 건설 비용으로 들어간 15조 원은 휴짓조각이 된 셈입니다.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자리에 남은 건 엄청난 빚과 최악의 경기 침체였습니다.


 

출처 –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


그리스만이 아닙니다. 몬트리올 올림픽은 1조 3000억 원의 적자가 나는 바람에 총부채가 10조 원에 육박하여 캐나다 정부는 30년간 특별세를 거둬들여 이를 충당해야 했습니다. 시드니 올림픽 후 호주의 경제 성장률은 반 토막이 났고, 런던 올림픽 이후 영국은 가구당 연 4만 원씩 10년간 총 40만 원의 올림픽 분담금을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개최했던 스페인은 약 7조 원에 달하는 빚을 떠안았습니다.



이미 애물단지가 된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장 


이달 초에 막을 내린 인천 아시안게임도 벌써 이런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인천시의 발표에 따르면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데 사용된 예산 2조 5000억 원 중 20퍼센트에 해당하는 5000여 억 원을 주경기장인 인천 아시아드 경기장 하나를 짓는 데 사용했습니다. 주경기장과 그 밖의 다른 종목별 경기장을 합하면 1조 7500억 원, 즉 전체 예산의 70퍼센트를 관련 시설물을 짓는 데 쏟아부었습니다. 정작 경기 운영예산과 선수들을 위한 편의시설, 자원봉사자에게 쓸 예산이 부족해 행사 기간 내내 온갖 해프닝이 벌어져 세계적인 비웃음과 조롱을 샀습니다. 아래 자료를 한번 보시죠.

 

 

이 역시 지역 정치인과 토건 사업자 그리고 땅값을 올리려는 지역주민의 이기심이 합해진 결과입니다. 애초 정부는 인천 문학경기장을 증개축해서 아시안게임을 치르라고 권고했지만, 전전임 인천시장(안상수)의 밀어붙이기로 건설이 결정되었고, 이후 전임 시장(송영길)이 시 재정 악화로 주 경기장 건설을 재고하겠다는 의견을 표명했지만, 경기장이 들어설 서구 주민들과 지역 국회의원의 반발로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출처 - 스포츠Q


국제 행사는 끝났으나 인천 지역에 남은 경기장들을 활용할 방안이 없습니다. 박태환 같은 국위를 선양한 선수들의 이름을 경기장에 붙이는 등 네이밍 마케팅을 펼쳐 그 공간을 생활체육 시설로 활용하겠다는 원칙만 세웠을 뿐 실질적인 계획은 전무합니다.

 

재정 파탄 위기를 겪기도 했던 인천시가 인천 아시안게임 후폭풍을 견딜 수 있을까요? 당장 인천은 향후 15년간 아시안게임을 치르기 위해 진 빚을 갚아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얘기했던 18조 원의 경제효과는 그야말로 환상이었을 뿐입니다. 현재 인천시는 이자까지 합해 1조 7502억 원, 바로 내년에 갚아야 할 빚만 673억 원의 상태에 있습니다.

출처 - 국민일보


 

시한폭탄이 될 평창 동계올림픽

 

2018년 평창에서 열릴 예정인 동계올림픽도 걱정되긴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이명박 정권의 푸시와 삼성 이건희 회장의 협력으로 겨우 유치하게 되었으나 벌써 과잉투자와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입니다. 주 경기장이 자리 잡은 알펜시아는 매년 수백억의 적자를 내고 있는데도, 8조 원이 넘는 평창 동계올림픽 예산을 어떻게든 더 끌어들이려는 지역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으로 시끄럽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포퓰리즘이 아니겠습니까?

 

8조 원이 넘는 예산 중 70퍼센트 이상이 인천의 경우처럼 경기 운영과 동떨어진 도로와 건물을 짓는 토건 비용이라고 합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주요한 자연 자원인 평창의 숲도 동계올림픽 스키 활강 경기 코스를 위해 무분별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미루어 보건대 평창 동계올림픽은 단순히 예산 낭비를 떠나 엄청난 환경 비용까지 들어가는 일회성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출처 - KBS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79개, 은메달 71개, 동메달 84개를 획득해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습니다. 피땀 흘려 결실을 본 선수들과 메달 순위와 관계없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와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경기의 승패 이후에 남겨진 문제가 이제부터 시작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아테네 올림픽을 치른 그리스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의 충고를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성찰과 개혁 의지가 없다면 실수는 반복되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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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ueman88.egloos.com BlogIcon Blueman 2014/10/17 0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타깝죠. 국제행사 한번 치뤘을 뿐인데 적자와 폐허만 남았다니...
    결코 부러운 일이 아니군요. ㅜㅜ

    • Favicon of http://ideas0419.com BlogIcon 생각비행 2014/10/20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에 들어설 평창 동계올림픽 활강 스키장 건립을 둘러싸고 환경단체와 강원도, 조직위원회가 대립하고 있습니다. 활강 경기장은 일반인은 스키를 탈 수 없을 정도로 경사가 심해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는 이용 가치가 전혀 없습니다. 딱 3일간 치르는 대회를 위해 엄청난 비용을 투입하고 산을 다시 원상복구하겠다는 계획이 얼마나 큰 낭비인지 알아야 합니다. 대안 마련이 시급한 현실입니다.

  2. SUNGHO 2014/10/23 02: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십니까. 저는 일본에서 살고있는 대학생인데요.
    그룹 과제로 2020년 동경올림픽을 맞이해서 어떠한 대책, 대안이 필요할지에 대해서 그룹 과제를 하고있습니다.
    게시물이 굉장히 흥미로운 자료가 많은데, 그 중에 각국의 올림픽 계체 이후의 경제성적표가 인상적이네요.
    이번 과제 데이터로 쓸려고하는데, 그 경제성적표가 어느 타이밍의 데이터로 만들어진것인지에 대해서의 정보가 필요합니다. (올림픽 폐막 후 1년? 2년?)
    아니면, 데이터 수집했던 사이트만이라도 코맨트 달아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Favicon of http://ideas0419.com BlogIcon 생각비행 2014/10/23 16: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한양대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http://hysimc.hanyang.ac.kr/) 자료실에 유용한 자료가 많습니다. 여기서 주제에 적합한 자료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스코틀랜드 독립 찬반을 묻는 투표처럼 의미 있는 주민 자치 투표가 우리나라에도 있었습니다. 한글날인 지난 10월 9일 강원도 삼척에서 진행된 원자력 발전소 유치에 대한 찬반 투표였는데요, 어지간한 지방선거 투표율에 버금가는 68퍼센트를 기록했으며 그 결과는 85.6퍼센트의 압도적인 반대였습니다. 강원도 삼척 주민은 당장 눈에 보이는 돈보다 장기적으로 환경과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의사를 투표를 통해 드러냈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삼척 원전 유치 찬반 투표의 결과가 앞으로 우리나라 탈핵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SBS



삼척 원전 주민투표 압도적 반대의 의미


박근혜 정부는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대재앙을 보고도 원전 확대 의지를 표명해왔습니다. 후쿠시마의 대재앙을 목도한 세계 최대의 원전 국가 프랑스는 75퍼센트인 원전 비중을 10년 내 50퍼센트까지 파격적으로 낮추기로 결의습니다. 독일, 벨기에, 스위스는 모든 원전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런 세계적인 추세를 역행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원전 마피아들의 비리로 그간 건설된 원자력 발전소에 가짜 부품과 불량 부품이 들어가 있어도, 안전 기준에 미달이어도, 심지어 일시 가동 중단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도 원전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시각으로 일관했습니다. 정부는 노후된 고리, 월성 원전에 이어 경북 영덕과 강원 삼척을 신규 원전 건설 예정지로 지정했습니다. 정부는 2011년 강원 삼척 주민들의 96.9퍼센트가 원전 신규 유치에 찬성했다면서 원전 추진 서명부를 증거로 내세웠는데요, 이번 주민투표 결과 삼척 주민 대부분이 반대하는 마당에 대체 과거 96.9퍼센트의 찬성 의견이 어디서 나온 것일까 의구심이 드는군요.



출처 - 경향신문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로 말미암아 인구 10만 명이 채 안 되는 삼척시에 전국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주민투표는 다른 투표와 마찬가지로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공공기관이나 학교 등에 마련된 44개 투표소에서 엄정한 관리하에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개표 결과 원전 유치 반대 85.6퍼센트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삼척 주민은 원전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삼척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 결과는 이전에 신규 원전 유치에 찬성했다는 민의와는 사실상 정반대의 의견입니다. 이를 근거로 강원도와 삼척시는 정부에 원전 철회를 강력히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출처 - 강원일보


하지만 이런 시민의 뜻에 반해 정부는 삼척 원전을 강행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원전 유치 반대라는 압도적인 주민투표 결과가 나오자마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투표가 법적 효력이 없다고 밝히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주민투표의 정통성을 문제 삼은 겁니다. 삼척시는 정식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 원전 찬반에 대한 주민투표를 공식적으로 요구했으나 선관위는 원전이 국가사무로 주민투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공문을 보내 거부했습니다.

 

지역의 안전을 위해 그곳에 사는 주민의 뜻을 물어 따르겠다는데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요? 2012년 10월 석탄화력발전소 유치를 추진하던 경남 남해군이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사업을 백지화한 전례도 있는데 말입니다. 반핵을 기치로 이번에 당선된 김양호 삼척시장과 삼척시 의회까지 만장일치로 원전 유치 철회를 정부에 요구한 데다 주민의 뜻까지 모였는데 정부는 지방자치와 민의를 무시하고 그저 원전 건설을 강행할 생각밖에 없습니다.



삼척 원전 유치는 애초에 조작 의혹이 커


2011년 삼척 원전 유치에 결정적 근거가 되었던 삼척 원전 유치 신청 서명부.  당시 삼척시 유권자 5만 8339명 중 96.9퍼센트에 해당하는 5만 6551명의 서명이 담겨 있어 삼척 시민이 원전 유치에 열렬히 찬성한다며 삼척원전유치단체가 국회와 청와대, 산업부, 한수원 등에 제출했던 자료입니다. 하지만 예전부터 이 서명부와 관련해 조작 의혹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주민들의 동의를 받고 서명을 받은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대리, 중복, 위조 서명하여 날조된 서명부라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삼척 원전 유치가 결정된 후 이 서명부가 절묘하게도 사라져서 그동안은 사실관계 확인이 불가능했습니다.



출처 - 아시아뉴스통신


행방불명되었던 삼척원전 유치 신청 서명부가 최근 정의당 김제남 의원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실체가 드러난 서명부에는 한눈에도 동일인이 일괄 서명한 것으로 보이는 대리 서명이 다수 발견되었고, 신상 정보가 빠져 서명인이 누군지 알 수 없는 허위 기재도 상당수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냥 동그라미만 친 서명부도 찬성으로 인정했다고 하니 기가 막힙니다. 원전 유치로 돈 좀 만질 것 같은 일부 세력과 원전 확대 강행을 천명한 정부의 이해가 맞물려 벌어진 더러운 수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작된 서명부에 근거를 둔 삼척 원전 유치 계획은 당연히 백지화됨이 마땅합니다. 서명부가 조작된 것임은 이번 주민 투표를 통해 정반대의 결과인 압도적 유치 반대가 나온 것으로 명명백백히 증명되었습니다.



원전 마피아부터 척결하라


2014년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부실한 원전 안전과 비리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주)의 비리를 보면 가관입니다. 소방차 기름을 훔치다 적발되거나 사택관리비를 횡령하고 부하 직원에게 향응을 제공받은 간부가 생기는 등 불법 행위가 도를 넘었습니다. 더욱이 정작 중요한 원전 안전과 비리 척결에 대한 법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드러난 원전 공공기관과 유관 납품업체들의 유착, 이른바 원전 마피아 문제는 사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줍니다.



출처 - 세계일보


후쿠시마처럼 한 지역, 나아가 국가를 궤멸시킬 수도 있는 어마어마한 위험 앞에서 책임 기관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온갖 비리와 불법을 자행하는 한편 유착관계에 있는 업체로부터 향응과 이익을 맞바꾸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였습니다. 말도 안 되는 비리와 불법을 저지르고도 원전 마피아들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태연합니다. 마치 세월호 참사 이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처럼 말입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원전 마피아의 폐해를 목소리 높여 지적하지만, 이를 척결할 법안 처리에는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원전 마피아 사건이 터진 후 규제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법안소위에 올라있을 뿐 심사조차 미뤄진 상태에 있습니다. 기적적으로 올해 통과가 되더라도 시행은 내년 6월이나 되어야 할 판입니다.



출처 - 그린피스


이번 강원 삼척의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가 압도적 반대로 결론이 남에 따라 삼척시 주민들은 다음 달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또한 삼척과 함께 원전 신규 건설 예정지였던 경북 영덕은 군의회가 나서 주민투표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그 외 환경단체들은 이 두 지역뿐 아니라 고리, 월성 등 노후 원전 건설 반대 운동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 많은 지역이 원전에 전기 수급을 의존하고는 있지만 그 이전에 원전은 지역주민의 생존과 직결된 중차대한 문제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우리는 안전을 무시할 때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지 생생히 목도했습니다.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며, 민주주의제를 채택한 이상 투표로 결정된 민의에 따르는 것이 합당합니다. 그렇지 않고서 대에 어떻게 민주국가 운운하겠습니까. 이번 삼척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 결과를 놓고 우리는 후대에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지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삼척의 투쟁은 이제 지역만의 싸움이 아니라 생명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전국적인 움직임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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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생각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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