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보고 불법 조작, 박근혜의 7시간 재점화

박근혜는 탄핵당했지만 정부의 무능함과 그 무능함을 덮기 위한 사악한 면모가 이제야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청와대는 2014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당시 박근혜 정부가 상황 보고일지 및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각각 사후에 조작 및 불법 변경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뉴스1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2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지난달 27일 국가위기관리센터 내 캐비닛에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불법 변경한 자료를 발견했고, 11일에는 안보실 공유 폴더 전산 파일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세월호 상황보고 일지를 사후 조작한 정황이 담긴 파일 자료를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뉴시스


이로 인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최초 보고를 받은 시점이 당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밝힌 4월 16일 오전 10시가 아니라 30분 이른 시간인 오전 9시 30분으로 드러났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 같은 사후 조작은 탄핵 정국에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변명처럼 밝힌 오전 10시 최초 보고 10시 15분 첫 지시의 앞뒤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사실대로 9시 30분에 첫 보고를 받았다면 1분 1초가 급한 상황에서 박근혜는 45분이나 아무런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는 게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국가적 참사를 앞에 두고 당시 청와대가 사후에 임의로 박근혜에게 보고한 시간을 늦추도록 조작한 셈입니다. 이에 따라 박근혜 구속 연장에 대한 논란을 앞두고 탄핵의 촉발제 중 하나였던 '박근혜의 잃어버린 7시간'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SBS


또한 세월호 사고 당시 시행 중이던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에 '청와대 국가안보시장이 국가위기상황의 종합관리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고 명시돼 있던 것을 3개월 후인 7월 말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적으로 변경한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의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재난 관련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가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로 그 대목입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청와대가 국가위기 상황 컨트롤 타워라는 기본지침 항목을 삭제해버리고 국가위기 관련,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수행을 보좌한다는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임의 수정했습니다.

 

또한 이 위기 상황의 관리현황을 국가안보실에 제공한다고 되어 있는 기본지침도 안보 분야일 경우에만 국가안보실로, 재난 분야는 안전행정부에 제공한다고 멋대로 수정해버렸습니다. 당시 김기춘이 세월호 국정조사에 출석해 법적으로 재난 종류에 따라 지휘 통제하는 곳이 다른데 청와대는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작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무능으로 빚어진 참사를 감추기 위해 불법으로 법을 고쳐버리는 말도 안 되는 비행을 저질렀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굳이 최순실이 아니더라도 차고 넘칠 정도로 국정을 농단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 5월, 세월호 미수습자 9명 중 3년 만에 유해를 찾은 이영숙 씨의 영결식이 오늘(13일) 전남 목포신항에서 치러집니다. 이영숙 씨는 당시 제주도에 직장을 잡은 아들과 수년 만에 함께 살기 위해 짐을 싣고 세월호에 올랐다가 불귀의 객이 되었습니다. 영면한 이영숙 씨뿐 아니라 참담하기 이를 데 없는 그 아들 앞에서 박근혜와 그 부역자들은 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이제는 역사 앞에서 진실을 밝힐 때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해결되어야 국정농단의 끝이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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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흥행, 촛불시민의 욕구 드러나다

TV에서 공짜로 나오는 다큐멘터리도 안 보는데 누가 극장에서 돈 주고 보느냐며 찬밥 신세였던 다큐멘터리가 요즘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MBC 〈PD수첩〉 출신으로 해고당한 《뉴스타파》의 최승호 감독이 이명박근혜의 공영방송 장악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이 수십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세를 과시하는가 하면,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기획제작하고 자타칭 이명박 전문기자인 《시사in》의 주진우 기자가 이명박의 검은 돈을 추적해온 필사의 5년을 담은 〈저수지 게임〉도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출처 - 뉴스타파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흥행의 물꼬를 튼 건 〈공범자들〉입니다. 이명박근혜의 공영방송 장악으로 해고된 《뉴스타파》의 최승호 감독이 간첩 조작 사건을 파헤친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든 작품입니다. 지난 10년간 MBC, KBS, YTN이 이명박과 그 공범자들로 인해 얼마나 처절하게 망가져버렸는지를 고발한 작품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자백〉에서 김기춘을 추궁하는 통쾌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최승호 감독이 이번에는 방송장악의 주범인 이명박을 만나 추궁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방송 정상화 여론에 힘입어 현재 MBC와 KBS는 총파업투쟁을 벌이며 지난 10년의 망령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중이죠.


출처 – 유튜브


지난 9월 11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종걸, 표창원 의원이 이명박의 비자금 농협 210억에 대한 수사촉구 발언을 하며 인용한 〈저수지 게임〉도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기획제작한 다큐멘터리 3부작 중 이명박근혜의 선거 부정을 다룬 〈더 플랜〉에 이은 두 번째 작품입니다. 지난 10년간 이명박 털기에 혈안이 된 주진우 기자가 뉴욕, 토론토, 케이만 군도 등 해외를 넘나들며 이명박의 검은돈을 추적한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인데, 스타일리시한 애니메이션과 빠른 편집이 《딴지일보》 답게 보는 재미까지 더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주진우 기자는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저수지를 찾아라》라는 책도 낸 바 있죠.


출처 - 고발뉴스


지금도 회자되는 가객 김광석에 관한 다큐멘터리도 개봉했습니다. 그런데 감독이 〈다이빙벨〉을 만든 이상호 감독입니다. 〈김광석〉은 가수 김광석의 음악에 대한 다큐가 아닙니다. 세대를 막론하고 널리 사랑받아온 김광석의 죽음과 관련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집중 조명하고 있는 다큐입니다. 어쩌면 타살일지도 모른다는 음모론에 초점을 모은 영화죠.


출처 – 다음 영화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들의 질주에는 이유가 있는 듯합니다. 지난겨울 촛불로 광장을 메우고 박근혜를 탄핵시켜 국정농단을 단죄했던 시민들이 이 세상을 좀 더 정확하고 깊이 알고 싶다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자료에 대한 관심으로 시야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출처 - 경향신문

 

민주주의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필요로 하니까요. 때로는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공범자들〉을 내놓은 최승호 감독은 차기작으로 이명박의 4대강을 정조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블록버스터와 스크린 독과점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한국 영화계가 다양한 다큐멘터리 영화들로 더욱 풍성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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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값, 집값 걱정으로 빚어지는 특수학교 설립 갈등

지난주 한 장의 사진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사람들 앞에 무릎 꿇고 읍소하는 장애인 학생 부모들의 사진이었습니다. 서울 강서구 옛 공진초등학교 폐교부지에 설립 예정이던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학교(가칭 서진학교)가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장애학생들의 부모들이 학교 설립을 허락해달라며 절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같이 무릎을 꿇었지만 다른 주민들은 장애학생들의 읍소에도 쇼하는 것이라며 마음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장애학생의 부모들이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읍소한 이유는 특수학교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자는 10년 사이에 2만 5412명으로 40퍼센트 넘게 늘었는데, 같은 기간 전국 특수학교는 143개에서 170개로 18.9퍼센트 느는 데 그쳤습니다. 특수학교 대상자는 2만 명이 늘었는데 특수학교 정원은 2000명으로 겨우 10분의 1 수준만 늘어난 겁니다.


출처 - 세계일보


지역주민들이 동네에 특수학교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장애인 시설이 생기면 집값, 땅값이 떨어진다며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반발로 특수학교 신설이 좌절되면서 서울의 경우 52개 자치구 중 특수학교가 한 곳도 없는 지역이 8곳이나 됩니다. 특수학교가 없는 지역의 장애학생들은 다른 지역 특수학교로 다닐 수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통학 거리와 시간이 늘어납니다. 비장애인 아이라도 등교시키는 데 애를 먹기 마련인데, 장애인 아이를 다른 지역의 학교에 보내려면 아이와 부모 모두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 역시 비장애인 아이와 부모보다 훨씬 더 심하죠.

 

출처 - 경향신문

 

이렇게라도 특수학교에 등교라도 시킬 수 있는 가정은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라는 게 헬조선의 현실입니다. 서울의 경우 특수학교 설립이 무산되는 경우가 너무 많아 대상자의 3분의 1도 안 되는 장애아동만이 특수학교에 다닐 수 있는 형편입니다. 한 학교에 장애아동들이 집중되는 과밀화로 벌어지는 학교 내의 문제까지 포함하면 특수학교와 관련된 문제는 정말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출처 - 경향신문


지역주민들이 혐오시설로 생각하는 특수학교가 세워지면 과연 지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고 집값이 내려갈까요? 조사 결과에 의하면 특수학교 설립과 집값은 별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산대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특수학교 설립과 23개 특수학교 지역 집값을 분석한 결과 16개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지역에 특수학교가 들어와 오히려 긍정적 영향이 나타난 곳이 2개교가 있었습니다. 한편 부정적 영향을 미친 학교는 7개교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조사한 지역의 70퍼센트에 해당하는 특수학교가 집값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니, 지역주민들의 걱정은 지나친 면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YTN


중요한 점은 특수학교가 지역 내에 들어오느냐는 것이 아니라 특수학교와 지역사회가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가입니다. 마포구에 자리한 한국우진학교는 지역주민들과 5년여의 갈등 끝에 설립되었는데요, 오랜 갈등 끝에 얻은 답은 지역사회와 더불어 사는 것이었습니다. 학교 안에 있는 수영장 등 편의시설을 주민들에게도 개방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만든 겁니다. 개교 17년째를 맞은 지금 지역주민과 학부모 모두 만족도가 높다고 합니다. 5년여의 갈등이 무색하게 주변의 집값도 오히려 올랐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지난 13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특수학교 설립은 장애학생들의 교육권 확보를 위해 양보할 수 없는 선택이며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향후 5년간 특수학교 18개를 신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조희연 서울특별시 교육감도 특수학교는 헌법적 권리로 양보할 수 없으며 설립이 교육청의 책무라고 못 박았습니다. 천부인권까지 들먹일 필요 없이 민주주의 공화국인 우리나라는 헌법 아래 모든 사람이 평등하며 동등한 권리가 있습니다. 지역주민이라 하더라도 이를 막을 수는 없는 겁니다. 앞으로 장애학생들을 위해 그 부모들이 무릎을 꿇는 일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이해의 폭을 넓히고 같이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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