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보도

광복 70주년, 우리가 잊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만날 때

by 생각비행 2015. 8. 14.

독립군의 친일파 처단을 소재로 한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이 올해 첫 1000만 관객 동원을 노리는 가운데, 배우 전지현이 맡은 저격수 안옥윤이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총을 쏘고 폭탄을 던지는 등 거친 독립군의 활동에 몸을 던진 여성 독립운동가라 돋보이기 때문입니다. 그간 우리는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에 주목하지 못했지만, 사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여성 독립운동가는 아주 많았습니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시기여서 그런지 이들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영화 <암살>의 시나리오도 여성 독립운동가 박차정 여사의 생가가 있는 부산에서 쓴 것이라고 하지요. 박차정 여사는 영화 <암살>에서 배우 조승우가 열연한 김원봉의 아내입니다. 삼일운동이 일어난 1919년 만주 지린성에서 조직된 항일 무력 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의 핵심 구성원이기도 했습니다.

 

출처 – 다음 영화



여성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 외에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해마다 3월 1일이면 우리는 유관순 열사를 기립니다. 수많은 독립운동가 중에 여성이 어디 유관순 열사 한 분뿐이었겠습니까? 당연히 아닙니다.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무명의 여성 헌신자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독립유공 포상자 1만 3930명 중 여성은 1.8퍼센트인 248명에 불과합니다. 그동안 남성 위주로 역사가 편찬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발견과 재조명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탓도 큽니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하여 기리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남자들을 뒷바라지하는 수동적인 활동을 넘어 독립투사로서 혁혁한 무훈을 세운 분이 많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SBS


SBS는 <여성 독립운동가를 기억합니다>라는 기사를 연재 중입니다. 첫 회는 3.1 만세 운동에 가담했고 한국인 최초의 여성 비행사가 되어 대한 독립군 대령 자격으로 일본군과 전투를 벌였던 권기옥 여사입니다. 해방된 후 대한민국 공군 창설에도 큰 역할을 하셨다죠.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타고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카드뉴스] "일본왕궁을 폭격하겠어요" 최초의 여성 비행사 권기옥(SBS)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118153


[카드뉴스] "일본의 간호사는 안 하겠다" 박차고 나온 한 여인(SBS)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119435

 

출처 - 한국일보



[카드뉴스] 잊혀진 이름 '여성 독립운동가'(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b119f6244c7a4cdcbb8fdba2d3d7c17c



《한국일보》는 <잊혀진 이름 여성 독립운동가>라는 기사로 그들을 기렸습니다.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의 모델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남자현은 1927년 사이토 총독 암살을 계획했으나 실패하고, 1933년에 만주국 주재 일본 전권대사를 살해하려 폭탄과 무기를 가지고 가다 체포되어 모진 고문과 단식투쟁 끝에 순국했습니다. 전월순은 중국 계림에서 조선의용대에 입대하여 일본군의 정보를 수집하고 항일운동에 동참하는 병사를 모으는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윤희순 의사는 여성의 몸으로 의병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1895년 을미사변 후 시아버지를 비롯한 집안 전체가 의병을 일으키면서 1935년 79세로 눈을 감을 때까지 평생을 독립운동에 바쳤습니다. 자신은 물론 시아버지, 남편, 아들도 독립운동을 했고 손자는 광복회 지부장을 지냈죠. 1907년 고종이 강제로 퇴위되자 여성 30명 등을 이끌고 의병을 조직하고 군자금을 모아 화약과 탄약을 만들어 지원했습니다. 국권 피탈(경술국치)로 조선이 일제의 식민지가 되자 윤희순 의사의 가족 전체가 중국으로 망명해 항일투쟁을 계속했다고 합니다.


1920년 8월 임신한 몸으로 평남도청에 폭탄을 던진 안경신 의사도 있습니다. 그리고 2.8 독립선언에 참가하고 미국과 조선을 넘나들며 독립운동을 한 김마리아 여사는 안창호 선생이 "김마리아 같은 여성이 열 명만 있었어도 한국은 독립이 되었을 것"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본격적인 독립운동가였습니다.


이 밖에도 이효정, 허은, 이해동, 이희경 등 남자들과 다를 바 없이 독립운동에 헌신했으나 여성이란 이유로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분이 수두룩합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여성가족부와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23일까지 12일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야외전시장에서 '독립을 향한 여성영웅들의 행진'이라는 주제로 특별기획전을 개최합니다. 유명한 독립투사들을 길러낸 어머니들부터 직접 독립군에 투신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을 재조명하는 전시라고 합니다.

 

출처 – 여성가족부

출처- 다음 지도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는 현실 vs. 대통령 동생의 천황 폐하 만세 추태


영화 <암살>은 광복 후 반민특위로 마무리합니다. 아시다시피 반민특위는 친일파를 단 한 명도 제대로 숙청하지 못하고 끝나버렸죠. 이런 안타까운 역사적 사실은 '친일'하면 3대가 흥하고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2015년의 슬픈 현실로 이어집니다.

 

출처 - 한국일보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독립유공자 가족의 75퍼센트가 월소득 200만 원 미만이고, 개인 총 재산 역시 국민 평균을 한참 밑도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평균적으로 세대를 더해갈수록 독립유공자 가족은 더 가난해져 교육 수준이 낮아지고 이 때문에 가난이 고착되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돈으로 삶을 이어가고 계신다니 대한민국 국민의 한 명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여성으로서 최고령 독립운동가였던 이효정 할머니는 빨갱이라는 낙인이 찍혀 일제강점기보다 오히려 해방 후에 더 많은 고문을 당하셨다고 하죠.

 

출처 - 시사in


이와는 정반대 지점에 있던 일제 만주군 출신 다카기 마사오, 즉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어 무능력한 정부의 수장으로서 공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의 동생인 박근령은 최근 일본 인터넷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대로 이어지는 친일 전통에 한 점 부끄럼이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언니인 대통령이 못 하는 얘기를 자기가 대신하는 것이라며 한 인터뷰의 한 토막만 봐도 혈압이 치솟습니다.

 

쓰다 다이스케: 과거 일본이 한국을 여러모로 도왔다는 것을 한국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까?


박근령: 모르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느닷없이 저희 아버지를 비롯한 여러 국회의원의 선친들에 대해서 친일 반민족행위 명단을 발표해야 된다면서. 과거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거죠. 정쟁에. 이승만 대통령 재직 시 반민특위라는 기구에서 과거사에 대한 걸 다 처결했습니다. 아버지 시절에는 일·한 국교 정상화로 과거사에 대해서는 방점을 찍었기 때문에, 이걸 자꾸 얘기한다는 것은 마치 바람을 피운 남편한테 화해한 후에도 계속 그걸 타박한다든가, 역사를 후퇴시키는 모양이기 때문에 국익에 피해를 줄 뿐이고. 단지 위안부 할머니들 여사님들에 대해서는, 이제는 이웃에 대고 자꾸 탓하지 말고 우리 손으로 살아계신 어머니를 모신다는 것이 더 중요한 우리의 몫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쓰다 다이스케: 한·일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박근령: 이제부터 우리 한국 외교부에서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 얘기가 나오면 그거는 일본에 자꾸 뭐라고 하면 내정간섭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아버지께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돌아가셨습니다만, 그분들 유족이 그분 묘소를 참배한다 해서 제가 이러쿵저러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쓰다 다이스케: 일본 네티즌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박근령: 우리가 위안부의 그 여사님들을 더 잘 챙기지 않고 자꾸 일본만 타박한 뉴스만 나간 거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그런 뉴스가 나가기를 아주 좋아하는 세력들과 우리가 지금 맞서 있기 때문에, 그렇지만 대부분의 한국 국민들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고, 우리 한국을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라고, 일본 국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고개 숙임).


출처 - 박근령, "대통령이 못하는 얘기 제가 대신 하는 것"(시사in)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타박해서 부끄럽다는 둥, 한국의 야스쿠니 참견은 내정간섭이다는 둥, 일본은 황국사관을 근본으로 한 천황 폐하 중심의 나라라는 둥, 박근령은 감히 한국 사회에서 꺼내기 어려운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습니다. 친일도 급이 다른 집안이라서 그런 걸까요? 동생은 일본을 두둔하는 추태를 보이고 언니는 국민 불안을 유발하고 남북관계 경색에 일조하고 있으니... 대한민국의 앞날이 참 암담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내일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성별의 벽을 넘어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여성 독립운동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들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