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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국제유가 급락,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 끼치나?

by 생각비행 2020. 4. 7.

코로나19가 뒤바꾼 일상의 풍경이 한둘이 아닙니다만, 전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서 한 달 사이에 국제유가가 반 토막이 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배럴당 국제유가는 18년 만에 처음으로 20달러 아래로 떨어졌죠. 국제 원유 수요는 코로나19 등의 요인으로 25%나 격감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한 초기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은 주도권 다툼을 하며 석유 공급을 늘려 국제유가는 계속 곤두박질쳤습니다.

출처 - 헤럴드경제


홀로 호황을 누리던 미국 경제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아래 인포그래픽을 보시면 지난 6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전 세계 확진자 127만 5000명 가운데 미국의 확진자 수가 33만 6830명으로 최고 많은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며 "유감스럽게도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시국이다 보니 중국이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연일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6일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는 '빙산의 일각'"이라면서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투명성 부족은 미국 정치의 '시한폭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은 중국은 세계의 코로나19 대응을 보도하면서 특히 미국을 정면 비판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각종 금융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가 현재 예측대로 1년 정도 장기화한다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3%나 감소한다는 충격적 전망을 했습니다. 미국 GDP가 –3%가 된다는 건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도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는 얘기가 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이상 장기화할 경우 유로존은 –6%, 중국 또한 1.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출처 - 뉴시스


이런 경제 위기 가운데 미국 셰일가스 시장이 사실상 붕괴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지난 1일 미국 셰일 석유 채굴, 생산기업인 화이팅 석유(Whiting Petroleum)가 파산 신청을 하며 코로나19의 대혼란에 굴복한 최초의 셰일 생산업체가 됐습니다. 수요량 감소, 산유국 간의 경쟁에 뒤이어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미국 오일, 가스 업계의 현금이 바닥나는 가운데 자금 조달 비용마저 치솟고 있어 미국 전통 에너지 업계가 줄도산의 위기 속에 있는 상황입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미국은 하루에 약 13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산유국입니다. 그야말로 세계 최고 수준이죠. 하지만 생산량 대부분이 국내 소비를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서 대부분의 항공기가 운항을 중단하고 공장들도 가동을 멈췄습니다. 그 여파로 석유 소비량이 20%가량(200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산유국들이 1000만 배럴 수준의 감산을 한다 한들 유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예측이 많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현재 20달러 선까지 폭락한 유가는 1970년대 제1차 석유파동이 발생하기 이전 수준이라고 하죠. 물, 모래, 화학약품이 섞인 혼합액을 고액으로 분사하는 방법으로 땅속 깊이 매장된 석유를 뽑아 올리는 방식으로 생산하는 셰일가스는 중동, 러시아 같은 산유국 수준의 채산성을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출처 - 국민일보


현재 미국 내 석유 소비가 20~40% 감소하면서 초저가 기름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생산 비용 대비 보관 비용의 상승으로 기름을 값싸게 내다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겁니다. 미국 켄터키주에선 갤런(3.78ℓ)당 99센트에 파는 주유소가 생기는가 하면, 오클라호마주에선 0.92센트 주유소까지 등장했다고 하죠. 코로나19 사태가 낳은 요지경인 셈이죠. 미국의 3월 마지막 주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이 갤런당 1.99달러였는데요, 4월이 되면 1.49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16년 만에 최저치라고 하죠.

 

출처 - 개스버디

 

미국 내 최저가 주유소를 안내하는 앱인 '개스버디(GasBuddy)'에 따르면 지난 3월 27일 기준 미국에서 휘발유가 갤런당 2달러 미만인 곳이 전체 주의 절반이 넘었습니다. 미국 내 유가가 하락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말까지 코로나19 대응의 일환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 준수 기간을 연장한 것도 유가 수요 측면에서는 악재에 해당합니다. 전 세계 경제가 움츠러드는 가운데 주요 산유국들이 각자도생을 위해 공급 과잉 상태로 내달리고 있고, 그 영향의 직격탄을 받는 곳이 바로 미국입니다. 지난달 말 로이터통신은 주요 산유국이 유가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주요 산유국 국부펀드들이 최대 2250억 달러에 달하는 주식 등 자산 매각을 통해 장기전에 대비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트럼프는 얼마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며 현재 원유 시장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하죠. 백악관은 두 정상이 국제 에너지 시장 안정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혔으나 실제 석유시장 안정화로 이어지기 어려울 듯합니다. 그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함께 감산을 유지했던 러시아로서는 결과적으로 미국 셰일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만 높아졌다는 불만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출처 - 서울신문

 

"국제유가가 이렇게 떨어졌다는데 우리나라 기름값은 언제 싸지나?" 하고 의아해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지난 6주간 기름값은 하락세였습니다. 지난 3월 3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전일 대비 ℓ당 5.9원 하락한 1393.03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날에는 ℓ당 1398.93원을 기록해 지난해 4월 3일(1399.91원) 이후 1년 만에 1400원대가 무너진 겁니다. 지난 3월 10일까지만 해도 1500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20일 사이 ℓ당 100원 이상 급락한 셈입니다. 이날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가격도 1199.27원으로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통상 국제유가는 2∼3주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됩니다. 그러니까 4월 중으로는 기름값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출처 - 매일경제

 

기름값이 떨어지면 소비자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 경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금리, 물가, 유가, 환율이 맞물려 움직이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더구나 경제는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와의 관계도 고려해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위기를 겪고 있는데 우리 경제만 호황을 누릴 수는 없는 법입니다. 우리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 미국의 경기가 나빠진다면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국제유가 급락은 이미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제품은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사업이기 때문에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합니다. 국내 정유사들이 생산하는 휘발유 제품은 대개 40~50일 전에 들여온 원유를 가공한 것입니다. 그런데 유가가 이 정도로 폭락해 버리면 비싼 값을 주고 사온 원유를 정제해서 만든 휘발유가 애초 원유 가격보다 싸지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공장을 돌리면 돌릴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해 각국이 봉쇄령에 가까운 조처를 한 탓에 각종 공장이 가동을 멈춰 석유를 가공해 만든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대폭 줄어듭니다. 수출해야 먹고사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앞으로 닥칠 경제적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출처 - 일렉트릭파워


아이러니하게도 재생에너지 업계 또한 코로나19의 불똥이 튀었습니다. 태양광 및 풍력 등 재생에너지 업계도 상당한 원자재 수급을 중국에서 하는데, 아시다시피 중국은 코로나19의 발원지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출입국이 엄격해짐에 따라 현장 인력 조달에 어려움이 크다고 합니다. 태양광 업계 역시 국내 업체들이 주력 생산하는 셀, 모듈 등의 주요 수입처가 미국과 유럽인데 이곳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국가 교역이 멈춘 상태이다 보니 수출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겁니다. 더구나 규모가 큰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들의 경우 연기되거나 지연되고 있어, 재생에너지 업계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자유롭지만은 않은 모습입니다.

 

출처 - 동아일보

출처 - CXO 연구소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약 두 달 만에 주요 100개 상장사 시가총액의 3분의 1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지난 3월 23일 CXO 연구소의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발생 이후 60일이 되는 지난 20일 상장사 100곳의 시가총액은 629조 8598억 원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타난 지난 1월 20일의 895조 8895억 원보다 226조 296억 원 떨어진 금액에 해당합니다. 불과 두 달 사이에 회사 가치가 3분의 1인 29.7%가 증발한 셈입니다. 특히 지난 3월 12일 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선포한 이후 8일간 시가총액은 12.7%(91조 8555억 원)나 더 주저앉았습니다. 업종별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5개 전자 기업 시가총액이 60일 동안 126조 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편 자동차는 27조 원, 금융 19조 원, 석유화학 16조 원, 정보통신 15조 원, 금속철강 13조 원, 조선 10조 원씩 각각 감소했다고 합니다. 두 달 사이 주가 역시 20개 업종 모두 하향 곡선을 그렸는데요, 팬데믹 선언 당시 유일하게 주가 상승세를 보였던 운송‧물류업마저 지난 20일에는 18.9%나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국제유가 급락 소식부터 우리나라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까지, 너무 어두운 이야기만 한 것 같습니다. 코로나19가 뜻밖에 선물한 좋은 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죠.

 

1년 전(왼쪽)과 지금(오른쪽)의 프랑스 파리, 리옹 하늘의 이산화질소 농도

1년 전(왼쪽)과 지금(오른쪽)의 스페인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하늘의 이산화질소 농도

1년 전(왼쪽)과 지금(오른쪽)의 이탈리아 밀라노, 로마 하늘의 이산화질소 농도

 

위 사진과 설명은  《한겨레》 곽노필 선임기자의 '미래창' 블로그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원사진 자료는 네덜란드왕립기상연구소(KNMI)가 코페르니쿠스 센티널 위성을 통해 이산화질소(NO2) 변화 정도를 추적해서 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산화질소는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 주로 나오는 오염물질인데요, 이 연구소는 2019년 3월의 월평균 농도와 올해 3월 14부터 25일까지의 공기 중 이산화질소 농도를 비교하여 도시 봉쇄정책으로 경제활동이 감소하자 이산화질소 농도가 급격하게 감소한 사실을 위성사진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SBS 비디오머그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지구의 풍경이 궁금하다면 인터넷 검색창에 '코로나의 역설'을 입력해보시기 바랍니다. 놀라운 변화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정지된 모습만으로는 지구 대기가 어떻게 변했는지 실감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GIF 파일 형태로 지구 대기가 변화하는 모습을 알려주는 자료도 있습니다. 

 

출처 - 나우뉴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공장과 자동차들이 멈춰서자 대기질이 극적인 개선을 보이고 있죠. 이맘때면 닥쳐오던 중국발 미세먼지도 작년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유럽 주요국들의 경우도 앞서 본 자료처럼 대기가 깨끗해졌고요. 올해 예일대 연구팀이 발표한 〈중국에서 코로나19 발생 기간의 대기오염 감소와 사망률 감소 이득〉이란 논문을 보면 코로나19로 극적인 대기질 개선이 이뤄짐에 따라 중국에서만 약 1만 2000명의 사망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합니다. 3월 30일까지 보고된 중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3304명을 고려하더라도 중국 내 총 사망자가 8000명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참 아이러니한 결과를 마주하게 되는군요.

 

출처 - CNN / 어린이동아 

 

심각한 공기 질로 악명 높은 인도의 수도 뉴델리가 코로나19의 여파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와 공장에서 발생하는 매연 등이 뉴델리 대기오염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는데요, 국가 봉쇄령과 함께 자동차, 비행기, 기차 등의 운행 및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대기가 맑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코로나19의 역설'을 목도한 우리는 어떠한 삶을 선택해야 할까요? 

 

 

앞서 재생에너지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장기적으로 저유가 때문에 재생에너지 산업이 곤두박질칠 일은 없어 보입니다. 국제 재생에너지 기구는 올해부터 태양광, 풍력 발전비용이 화석연료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럴당 유가 35달러 이하에서는 재생에너지가 수익률이나 안정성 면에서 석유·가스 개발 사업보다 낫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석유가 주로 수송용 연료로 쓰이는 데 반해 재생에너지는 대부분 발전용으로 쓰이기 때문에 유가가 떨어진다고 재생에너지 사업 자체가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닙니다. 재생에너지 업계가 호소하는 문제는 저유가가 아니라 코로나19 대응으로 각국이 시행 중인 봉쇄령인 셈이죠. 예전에는 한국 경제가 고유가로 석유파동이 와 고통받았는데 이번엔 정반대로 저유가로 인해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니 석유 의존 경제의 취약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 어디로 가는가?》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화석연료 산업은 지금도 가장 규모가 큰 산업이다. 2017년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10위 기업 중 5개 기업이 석유가스회사이다. 경제지 《포춘》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2017년)에 따르면, 중국 국영 석유회사 시노펙그룹과 중국석유공사CNPC가 나란히 3, 4위를 차지했고, 로열더치셸이 5위, 영국석유BP가 8위, 엑손모빌이 9위에 올랐다. 이들의 연 매출액은 각각 260조 원을 넘는데, 시노펙그룹은 약 359조 원의 석유와 가스를 팔았다.

19세기 말부터 사용한 전력은 중앙 집중형 대규모 산업의 대표가 되었다. 전기는 생산하고 즉시 사용하여야 한다.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양수발전을 통해 물의 위치에너지로 저장하기도 하고, 요즘에는 축전지 성능이 높아져 필요에 따라 저장 시설을 갖추기도 하지만 손실이 따른다. 생산하는 대로 사용하는 것이 여전히 효율적이다. 따라서 발전소에서 소비지까지 그리고 각 가정과 건물, 산업 시설까지 하나의 전력망으로 연결하여야 한다. 

수력발전소는 댐을 건설할 수 있는 곳에 지어야 하므로 처음부터 도시와 떨어져 있었고, 화력발전소는 초기에 소비지 근처에 지었지만 규모의 경제를 위해 대형화하면서 오염물질을 포함한 배기가 문제가 되었고, 또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므로 도시에서 멀리 밀려났다. 원자력발전소는 무엇보다 안전 문제가 중요하므로 주민들이 적고 물이 풍부한 오지 해안을 찾아 나섰다. 내륙의 강가에 세우려면 거대한 냉각탑이 필요하였다.

주민이 적은 지역에 세우는 대형 발전소와 그 전기를 소비지로 끌어오는 송전망, 소비지에서 각 수용가로 전기를 보내는 촘촘한 배전망을 갖춘 전력 산업은 단일 종목으로는 가장 큰 산업이다. 중국의 전력회사 중국전망공사는 월마트에 이어 세계 2위의 매출액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력이 자산과 매출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 이어 3위를 차지한다.

이렇게 중앙 집중화한 관리 체계의 지배를 받는 대규모 에너지 수급 체계에 기반을 둔 현대 산업사회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구조적 특성을 갖게 되었다.

 

오늘 소개한 국제유가 급락 관련 이슈와 관련해 《왜 에너지가 문제일까?》, 《탄소 민주주의》 같은 책도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코로나19 이후로 우리는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어 이동 제한이 풀리면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세계 경제가 예전과 같은 성장 일변도로 돌아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출처 - 뉴스1

 

세계는 1970년대 초 석유파동을 겪은 이래 이에 대한 대안을 찾아왔습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에너지 전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1·2차 산업혁명이 낳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사회의 바탕이 된 화석연료에너지, 1950년대 핵폭탄의 부산물로 등장한 핵에너지, 과학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에너지원의 반열에 오른 재생가능에너지가 미래 에너지 체제의 주역 자리를 놓고 경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승부는 기울었습니다. 대세를 장악한 건 재생가능에너지입니다. 태양에너지, 풍력, 지열, 해양에너지, 바이오에너지, 수력 등 재생가능에너지는 태양이 적색거성으로 부풀어 오르는 50억 년 후까지 고갈되지 않습니다. 에너지 생산에 따른 환경 파괴도 가장 적은 편입니다. 기후변화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화석연료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이 늘어나는 만큼 우리 경제는 에너지 자립을 이루고, 해마다 수십조 원을 해외로 내보낼 필요 없이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쓸 수 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코로나의 역설'을 경험한 우리는 다음 세대를 위해 에너지 체제 전환을 서둘러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는 뉴노멀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에너지 부문과 관련해 이번 기회에 우리는 뉴노멀을 정립해야 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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