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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결론, 핵심은 삼성 경영권 승계 문제

by 생각비행 2018. 11. 15.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논란이 돌고 돌아 삼성 그룹 경영 승계 문제로 되돌아 왔습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회계처리 변경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지난 5월 생각비행은 재벌 개혁과 관련해 이 문제가 왜 중요한지를 다룬 바 있습니다.


출처 - 이투데이

문제는 재벌 개혁! 삼성 분식회계 사건을 보는 시선(생각비행) : https://ideas0419.com/836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회계처리기준을 고의로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고, 삼성이 지배력 변경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계원칙에 맞지 않게 회계처리기준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적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지배력 판단을 바꿀 만한 요인이 없는데도 갑자기 자회사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 4조 5000억 원의 평가이익을 계상한 것은 회계처리기준 위반이라는 것이죠. 삼성 측은 이에 대해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 합작 회사인 미국 바이오젠사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적법한 회계처리라고 주장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입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이에 따라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대표이사 해임 권고를 내렸고 과징금 80억 원을 부과했으며, 검찰에 고발 조치했습니다. 또한 이번 조치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매매가 당분간 정지되며 증권거래소의 상장 실질심사 대상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상장폐지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지만 거래정지 기간에 발생하는 혼선은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을 매듭짓는 의 주요한 키는 삼성의 내부 문건이었습니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도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 결론을 발표하며 내부 문건이 매우 중요한 증거로 활용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문건을 두고 삼성 측이 진위 여부에 대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당초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졌을 때 전문가들은 결정적 증거가 없다면 고의 분식회계를 잡아내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 증거인 내부 문건이 금감원의 추가 감리 과정에서 금감원에 제보됐습니다. 이 문건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경팀이 2015년 6월부터 11월 사이에 작성한 것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의도를 가지고 2015년 말 회계기준을 변경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 곳곳에서 발견된다고 합니다.

 

출처 - 참여연대

 

예를 들어 2015년 11월 18일 문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스스로가 콜옵션을 반영하면 회사에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짜서 대응했음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그들이 분식회계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과 배치되는 내용의 문건인 셈이죠.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경팀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 보고한 이메일도 담겨 있었습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경영 승계를 위한 일이었음이 암시되는 부분입니다.


출처 – KBS 유튜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 분식회계를 한 것은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동기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죠. 금융 당국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던 검찰도 수사를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차명재산 자료 제출을 고의로 누락한 이건희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삼성은 회장과 부회장, 아버지와 아들이 동시에 수사받는 처지가 됐습니다. 이 사건의 본질은 재판 진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 직결됩니다. 지난 2016~2017년 검찰과 박영수 특검은 수사를 통해 박근혜 정권 시절 국민연금공단이 제일모직 지분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를 가장 낙관적 기준으로 잡은 사실을 밝혀낸 바 있죠. 또한 지난 8월 박근혜의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과 관련해 이재용의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박용진 의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결과가 나오자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박 의원은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분식회계가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문제가 아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의 합병의 문제이며 결국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직결된 문제임을 낱낱이 밝혀내야 할 것"이라며 "국민들의 노후자금으로 세금 없는 부의 세습을 돕는 황당한 일을 계속 용인한다면 건전한 시장경제질서와 경제정의실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드디어 재벌 개혁 2라운드의 문이 열리나 봅니다. 어렵게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증거를 잡은 만큼 이후 수사와 재판에 탄력이 붙어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주식시장을 이용한 편법 상속의 종지부를 찍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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