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부터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 연휴가 시작됩니다. 맛있는 먹거리, 반가운 가족·친지들과의 만남, 정겨운 이야기를 기대하는 설렘도 잠시,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끝없이 이어지는 귀성 행렬입니다. 한마디로 귀성 전쟁이죠.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는 일평균 446만 대로 전년 대비 11퍼센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귀성은 26일 오전, 귀경은 추석 당일인 27일 오후가 가장 혼잡할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예년보다 소요시간이 2시간 이상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추석에도 자동차를 몰고 움직이시는 분들은 각오를 단단히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한국 사람치고 10시간 가까이 차 안에 갇혀 있는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설이나 추석 때 고속도로는 사실상 주차장에 가깝기 때문이지요. 하염없이 가다 서기를 반복하노라면 이 철덩어리들을 헤치고 독일의 아우토반처럼 무제한의 속도로 달리고 싶은 마음에 엑셀을 때려 밟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합니다.

 

출처 - 한국도로공사

 

 

속도 무제한, 아우토반의 비결 ― 약속과 규칙을 지키는 운전

 

문득 궁금해집니다. 독일의 아우토반에선 어떻게 속도 무제한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걸까요? 세계적인 자동차 강국인 독일에 차가 적을 리가 만무한데 말입니다. 차가 좋아서일까요? 아니면 도로를 잘 지어서일까요? 아닙니다. 중요한 요인은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독일의 자동차 문화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는 책, 《스케치북 다이어리의 할로 아우토반》의 저자는 독일 운전자들의 기본적인 인식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스케치북 다이어리의 할로 아우토반》/ 이완 / 생각비행 / 2015


 '아우토반'은 독일의 속도 무제한 도로를 뜻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속도 무제한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요즘 독일 아우토반은 속도 제한 구간이 많은 편입니다. 제한 속도는 도로의 상태에 따라 시속 100킬로미터에서 130킬로미터까지인데, 이런 곳을 달리다 속도 무제한 구간을 만나면 10년 넘은 소형차부터 최신 스포츠카에 이르기까지 성능과 연식에 상관없이 자동차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스피드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속도 무제한 구간이라고 해도 시속 130킬로미터를 권장 제한 속도로 두고 있으나 무제한 구간에서 이를 굳이 지키는 운전자는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속도 무제한 구간에서 독일 운전자들은 어느 정도의 속력을 낼까요? 편도 3차로 아우토반의 경우, 가장 느리게 주행하는 오른쪽 끝 차로가 보통 시속 120킬로미터, 가운데 2차로는 시속 140~160킬로미터, 추월 차로인 1차로는 시속 160킬로미터 이상으로 달릴 때 이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상상하기 힘든 속도인 시속 180킬로미터로 달리고 있어도 시속 250킬로미터로 달리는 슈퍼카가 번쩍번쩍 비키라는 신호를 보낼 정도로 엄청난 속도를 만끽합니다.

 

출처 – 스케치북 다이어리의 할로 아우토반


생각비행이 출간한 책의 저자이자 자동차 관련 파워블로그(스케치북 다이어리)의 운영자이기도 한 '이완' 작가는 독일에서 처음으로 아우토반을 달렸던 경험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어느 날 시속 200킬로미터로 아우토반을 달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도달해본 적 없는, 아니 도달할 수 없는 속도였습니다. 손에 땀이 났습니다. 가속 페달에 서서히 힘을 줬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시속 110킬로미터로 달릴 때보다 더 여유롭게 느껴졌습니다. '이건 뭐지?'


처음에는 도로 설계가 잘된 탓이겠거니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우토반은 공장 조립 라인처럼 체계적 공간이었고, 스위스 장인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시계처럼 정확하게 돌아갔습니다. 그곳에서는 모두가 약속된 운전을 했습니다. 기본 규칙만 잘 지킨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운전이 긴장되거나 피곤한 일이 아니라는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짜릿했습니다.


―《스케치북 다이어리의 할로 아우토반》 서문, <자동차는 문화다> 중에서

 

이완 작가는 아우토반에서 무제한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비결은 기본 규칙을 준수하는 약속된 운전에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독일 아우토반의 운전자들이 지키는 약속과 규칙이란 무엇일까요?

 

1차로는 추월 차로, 무조건 비워둔다

기본적으로 아우토반이나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나 1차로는 추월 차로입니다. 추월할 때만 1차로를 이용해야 한다는 뜻이죠. 평상시에는 비워둬야 하고, 내가 추월하기 위해 1차로를 이용하더라도 뒤에서 더 빠른 속도로 차가 달려온다면 비켜주게 돼 있습니다. 아우토반에서는 이 규칙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죠.


우측 차로로 추월하지 않는다

앞서 무제한 속도 구간에서 차로별 평균 속도를 설명해드렸죠? 편도 3차로의 경우 맨 오른쪽이 가장 느리고, 추월 차로인 1차로가 가장 빠릅니다. 이 차로별 속도 차이가 아우토반에서는 무척 중요한데, 오른쪽 차로로 추월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우리나라도 우측 차로를 이용한 추월은 불법입니다. 하지만 1차로를 막고 달리는 차들로 인해 추월을 단속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비어 있다면 무조건 오른쪽 차로 이용

아우토반을 직접 경험하셨거나 동영상을 통해 유심히 본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아우토반은 좌측 차로들이 비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월 차로는 물론이고, 2차로 역시 비워둔 채 맨 오른쪽 차로를 이용해 달립니다. 왜 그럴까요? 앞서 위에 소개한 두 가지 규칙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스케치북 다이어리의 할로 아우토반》 128p~134p,

2. 우리의 교통 문화, 독일의 교통 문화  / (15) 아우토반이 안전한 세 가지 이유 중에서


속도별, 용도별로 구분된 차로를 운전자들이 칼같이 준수하기 때문에 아우토반에서 속도를 높일 수 있고, 사고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속도 무제한인 아우토반의 교통사고 위험이 클 것 같지만, 자동차 사고는 오히려 제한속도가 시속 100킬로미터 수준인 국도에서 더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출처 – 스케치북 다이어리의 할로 아우토반


이는 아우토반이 잘 설계된 덕도 있지만 부모와 사회의 가르침 속에서 철저하게 규칙을 지키는 문화가 운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죠. 잘 맞아 돌아가는 기계처럼 아우토반이 작동되어 전체적으로 안전할 뿐 아니라 흐름이 매끄러워 장거리 운전을 한다 해도 상대적으로 덜 피곤하다고 합니다. 도로 위에서 아무리 안전 운행을 해도 규칙을 어기거나 잘못된 운전 습관으로 위험하게 운전하는 사람이 많다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이 때문에 사고나 교통정체가 일어나고 도로 전체 상황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매년 추석 때 벌어지는 겁니다. 운전자가 기본적인 규칙을 준수하는 약속된 운전만 하더라도 귀경길 정체는 대폭 완화되지 않을까요?


《스케치북 다이어리의 할로 아우토반》의 저자는 "배웠으면 하는 독일 자동차 운전 문화 10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운전을 해보고 독일에서도 해본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두 나라 운전 문화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며 다음의 내용을 소개합니다.

 

출처 – 스케치북 다이어리의 할로 아우토반


1.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서울만큼 도로가 크고 복잡한 곳은 없지만 여기도 출퇴근 시간 때나 도심의 복잡한 도로는 차들로 늘 뒤엉키게 됩니다. 곳곳에서 빵빵거리는 소리가 들릴 법한 상황임에도 묘하게 경적 소리 듣는 게 쉽지 않습니다.   

 

2. 횡단보도에서는 사람 냄새만 나도 Stop!

가장 부러웠던 점이 바로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 보호 의식이었습니다. 독일 교통법에 이런 문구가 있던 것이 떠오릅니다. "자동차는 시동이 걸리는 순간부터 사람과 동등할 수 없다. 따라서 차와 사람 간에는 자동차에 더 큰 책임이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3. 아우토반 1차로는 추월 차로

오른쪽 차로를 이용해 앞지르기를 하거나 1차로에서의 정속 주행이 만연한 우리나라 고속도로도 빨리 이렇게 바뀌면 좋겠네요. 훨씬 안전하고 쾌적한 고속도로가 될 것입니다.

 

4. 급제동 급가속은 구경하기 힘들어

아무리 좋은 차, 슈퍼 스포츠카라고 해도 도심이든 외곽 도로든 신호 떨어지기 무섭게 굉음을 내고 달려나가는 차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5. 뒷좌석도 안전벨트!

이런 습관 역시 어렸을 때부터 그리고 운전면허 취득 시 아주 철저하게 교육해야 합니다.

 

6. 속도가 보장된 나라

'마음껏 달려라! 보장된 스피드를 최대한 누려라! 대신 달리지 말아야 하는 곳에선 철저히 규칙을 지켜라. 어기면 예외 없다!' 달릴 때와 그러지 않아야 할 때를 명확하게 구분해 지키는 모습은 지금도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7. 차에 문제가 있을 때 부탁하면 자기 일처럼

일단 도움을 구하면 태도가 180도 달라집니다. 자신의 일인 양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는 모습을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되는데요, 운전과 관련해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8. 닦고 조이고 기름 치자!

정비소 등에서나 볼 법한 구호가 독일에선 집집마다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물론 진짜로 그렇게 차고에 써놓는다는 건 아니고, 그만큼 차량 관리에 결벽증 환자들처럼 철저하다는 의미입니다.

 

9. 공공 교통 우대 자세

독일의 대중교통(버스, 전철, 트람)은 도심 주행에서 우선순위가 주어집니다. 법적으로도 자가용 운전자들은 버스나 트람 등을 함부로 앞질러 가거나 주행을 방해해선 안 됩니다.

 

10. 깜빡이, 그건 양보 신호

독일에서는 방향 지시등을 켜면 100대 중 98대는 들어오라고 속도를 줄여줍니다. 아우토반에서 진출로 쪽으로 빠져나갈 때도 200~300미터 전부터 깜빡이로 자신이 이번에 우측으로 빠질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밝혀둡니다. 혹이라도 속도를 줄였을 때 뒤차가 추돌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방향 지시등 사용은 매우 일상적이고 정확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스케치북 다이어리의 할로 아우토반》 186~195p

2. 우리의 교통문화, 독일의 교통 문화 / (24) 배웠으면 하는 독일 자동차 운전 문화 10가지 중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이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죠. 에티켓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오히려 운전의 즐거움과 속도를 보장해준다는 평범한 진리입니다. 자동차를 제조업의 유산으로, 운전을 테크닉 정도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이해할 때 우리의 도로 환경은 분명 지금보다 더 나아지겠죠.



가을철 자동차 운전, 독일은 이렇게 한다


아무리 운전 실력이 좋다 한들 자동차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얘기가 안 되겠지요. 가을철에 운전할 때는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통안전공단에서 발간하는 교통사고 백서에 따르면 10월과 11월에 교통사고가 가장 자주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른바 '가을 운전의 위험'입니다. 가을철에 안전하게 운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완 작가 알려주는 팁을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스케치북 다이어리의 할로 아우토반

 

1. 낙엽을 눈이라 생각하자

일교차가 심한 가을에는 낙엽들이 젖어 있기 쉬운데요, 이런 젖은 낙엽은 미끄럽기 때문에 자동차 제동력이나 주행에 꽤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점이 긴장하며 운전하는 겨울철보다 가을을 더 위험하게 만듭니다.

 

2. 차에 쌓인 낙엽은 무조건 치워야

차의 앞유리 아래엔 '카울'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엔진룸의 열기와 소음을 막는 방화벽 역할을 하고, 또 그곳을 통해 외부의 차가운 공기가 차량 안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곳이 낙엽 등으로 막혀 있으면 유리에 습기가 잘 차게 됩니다.

 

3. 낙엽은 포트홀의 위장막

아스팔트 도로에 충격으로 인해 생긴 구멍(포트홀)이 낙엽으로 은폐되기도 합니다. 포트홀에 걸려 타이어가 망가질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낙엽에 가려진 작은 돌멩이도 주의해야 합니다.  

 

4. 가을 안개, 조심 또 조심

짙게 깔린 안개는 운전자의 시야를 생각 이상으로 방해합니다. 독일에서는 50미터 정도의 거리를 기준으로 삼아 그보다 가시거리가 짧으면 안개등을 켜고, 그렇지 않을 땐 전조등을 사용해도 괜찮다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5. 바람은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일기 변화가 심한 가을에는 돌풍을 만나기 쉽기 때문에 다리 위에서 운전할 때는 두 손으로 운전대를 쥐고 운전하셔야 합니다.

 

이상의 다섯 가지에 하나만 덧붙이자면, 일교차가 큰 가을에는 부쩍 히터와 열선을 자주 사용하게 되므로 미리미리 점검해야 합니다. 특히 차 실내를 건조하게 유지하는 게 좋은데요, 이를 위해 방습제를 차 안에 비치하는 것도 가을철 자동차 관리 비법 중 하나입니다.

 

―《스케치북 다이어리의 할로 아우토반》 408~413p

부록2 위험한 가을 운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중에서

 

추석 명절의 운전은 가을 운전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추석 연휴에 교통사고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이번 명절엔 앞서 소개해드린 독일 운전 문화와 가을철 운전을 위한 팁을 생각하시면서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 하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가 1100조 원을 넘어 섰다고 합니다. 인구대비 1인당 부채가 약 2180만 원인 셈입니다. 가계 부채에 전세금은 잡혀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만약 아파트, 오피스텔, 원룸 등의 전세금을 포함한다면 우리나라 가계 부채 규모는 2154조 원에 이르며, 이를 1인당 부채로 환산하면 약 4200만 원이 되는 셈입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입니다.

 

직장인은 회사에 다니면서 더 많은 연봉을 받으려고 밤낮없이 열심히 일합니다. 하지만 급여의 대부분을 대출금을 갚거나 대출금을 조금 남겨둔 상태에서 퇴직한 다음, 남은 삶을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며 살아야 합니다. 미래가 참 암담합니다. 이러한 때에 생각비행은 가계 부채 1100조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가계 부채 1100조 시대, 회사처럼 가계를 경영하라》는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실질적인 금융 지식을 알려줍니다. 지은이가 말하는 금융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 실천한다면 회사에 다니는 동안 돈 때문에 가슴 졸일 일도 없고, 당장 퇴직하거나 은퇴한다 하더라도 남은 삶을 경제적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에 따라 돈을 계획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습득하셔서 여러분의 삶을 크게 바꾸시기 바랍니다.

 

가계 부채 1100조 시대,

회사처럼 가계를 경영하라

 

▸분야: 경제경영  ▸지은이: 박기웅  ▸판형: 신국판(152*225)

▸쪽수: 240  ▸가격: 15,000원  ▸ISBN 978-89-94502-49-6(03320)

 

 

금융 지식의 차이가 부를 결정한다

 

우리나라에 사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16년 동안 학교 교육을 통해 대부분이 직장인으로 길러진다. 학교 교육을 마치고 직장에 들어가 첫 급여를 받으면서 금융 활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금융에 대해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대다수 직장인은 급여를 주로 소비하는 데 쓰고 재테크에 투자한다고 해도 자주 실패한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 돈을 벌 줄만 알았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자들은 다르다. 그들은 가정에서 자식에게 금융 교육을 한다. 대부분의 가정이 자녀와 돈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인 풍경이다. 부자들은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돈을 관리하고 운용하는 사람은 금융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자녀에게 금융 교육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다.

 

의학의 발달로 기대 수명 100세 시대가 온다는데, 60세에 퇴직한다면 직장 없이 40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계속해서 자신의 노동과 시간을 돈으로 교환하는 삶만 산다면 견디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금융 지식의 필요성을 깨달아 돈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오늘보다 내일 더 여유 있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가계가 위험하다

 

현재 4인 가족 기준 가계 부채는 약 1억 7000만 원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국민이 가지고 있는 자산 중 75퍼센트가 부동산이고 25퍼센트가 금융 자산이다. 부채 역시 절반 이상이 부동산 담보 대출이다. 우리나라 부동산 자산의 거품은 심각한 수준이며 부채를 증대시키는 원인이 되어왔다. 이런 상태에서 만약 당신이 직장에서 해고된다면? 경제 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반 토막이 난다면? 보유한 주식의 회사가 파산한다면? 눈앞이 깜깜해질 것이다. 이렇게 될 가능성이 없는가?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나? 해고를 당하지 않고 정년에 퇴직하는 직장인들이라고 해도 간신히 주택담보 대출금을 갚고 남은 집과 퇴직금이 전부일 것이다. 사실 그것만 있어도 다행이다. 하지만 그런 불안한 재정 상태에서 노후를 자식이나 정부에 기대어 살 수 있을까?

 

 

연봉보다 금융 지식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돈을 은행에 저축하거나 이런저런 금융 상품에 가입해놓고 자신이 올바르고 안전한 재테크를 한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자신이 가입한 금융 상품이라는 것이, 금융 상품을 팔아야 수수료를 받는 판매자의 이야기만 믿고 산 펀드나 채권, 주식 등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금융 상품 판매자들은 고객이 산 펀드나 채권, 주식의 가치가 떨어져도 무엇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 책임은 오로지 고객의 몫이다.

 

한편 많은 사람이 부채를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채라고 무조건 나쁘지만은 않다. 수익을 내지 않는 부채가 나쁠 뿐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살 때 많은 사람이 오토론을 이용하는데 이 역시 금융 부채다. 부채를 이용하여 산 자동차를 영업활동에 이용하여 이익을 낸다면 좋은 부채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사는 자동차는 재산세, 보험료, 유류비, 오토론 대출 이자 및 원금 등의 비용만 발생시키는 나쁜 부채에 해당한다. 이렇듯 금융 지식 없이 재테크를 해서 부채를 늘리기만 한다면, 아무리 연봉을 많이 받더라도 자산은 모래 위에 지은 성에 불과하다.

 

 

회사처럼 가계를 경영하라

 

평생 일하면서 월급을 받을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월급을 이용해 이익을 내는 자산을 만든다면 어떨까? 당장 회사를 그만둔다고 해도 크게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일해야지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자산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휴대폰을 만드는 회사가 휴대폰만 팔아서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가? 휴대폰 제조 회사도 일반 투자자처럼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등 돈을 벌 새로운 자산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회사는 이익을 낼 수 있는 자산을 늘려가며 성장한다. 비록 실패할 때도 있지만 이에 대비한 관리가 철저하기 때문에 손해를 최소로 하며 이익을 창출하는 자산을 늘려나간다. 그래야 더 성장할 수 있다. 가계를 경영하는 이도 이런 방법을 배워야 한다. 직장인이라면 회사의 자산을 만드는 일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을 것이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회사처럼 가계도 돈을 어떻게 쓸지 계획을 세우고 비용을 어떻게 절감할지 고민하며 손해를 어떻게 최소로 할지 결정하는 돈에 대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익을 내는 자산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방법 또한 회사에서 찾을 수 있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 어떻게 새로운 자산을 찾고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며 운영하는지 관심을 두고 살펴본다면 분명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삶

 

돈의 노예로 살고 있지 않은가? 항상 "돈, 돈, 돈" 하고 떠들지만, 정작 하고 싶은 일이나 가치에 대한 생각이 있는가? 로또에 당첨된 사람이나 젊은 나이에 연예인으로 성공해 어마어마한 돈을 번 사람 중에도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금융 지식이 부족해 돈을 관리하고 운영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또한 돈을 벌었을 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나 가치에 투자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가계 부채 1100조 시대, 회사처럼 가계를 경영하라》는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금융 지식을 쌓고 회사처럼 가계를 체계적으로 경영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가 말하는 경제적 자유는 소비하는 돈보다 자신의 자산을 통해 들어오는 돈이 더 많은 단계를 의미한다. 이 단계가 되면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당신의 가치는 돈을 좇아가는 삶인가?'라고 묻는다면 대부분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반면 '당신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돈이 꼭 필요한가?'라고 다시 묻는다면 대부분 '그렇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 책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를 '경제적 자유'라고 말하고, 이를 위해 금융 지식을 바탕으로 회사처럼 가계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박기웅 

대학 시절 영상 편지 제작사인 ‘미래키움’을 설립하여 《시사저널》에서 뽑은 ‘청년 CEO 20인’에 선정되었다. 연세대학교, 매일경제, KT&G 등 여러 기업에서 진행한 강연이 중소기업청의 ‘인생을 바꾼 강의’로 꼽히기도 했다. 이후 SK 사업개발팀에 입사하여 신규 자산을 만드는 일을 담당했다. 그 방식을 가계에 적용한 결과, 5년 만에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덕분에 더 많은 사람이 경제적 자유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도록 돕고 있으며, 팀을 꾸려 교육, 숙박, 요식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 책은 여타 재테크 서적과 달리 경제 흐름을 예측하거나 금융 상품을 추천하지 않는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권유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금융 지식이 부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체험에 근거한 금융 지식을 아주 쉽게 풀어낸다. 잘못된 금융 활동은 가난과 직결되지만, 올바른 금융 지식은 경제적 자유의 상태에 도달하게 해준다. 더 많은 사람이 경제적 자유를 얻어, 돈이 아닌 각자의 가치를 따라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집필했다.

 

 

차례

 

 

프롤로그 | 금융 지식이 당신의 삶을 바꾼다

 

 

1장  당신의 가계가 위험하다
우리 집 빚이 1억 7000만 원?
내 집값은 과연 오를까?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월급이 멈추면 당신의 삶도 멈추는가?

 

2장 당신의 내일은 안녕하십니까?
대부분 사람들의 삶
당신의 일곱 가지 금융 활동
무엇이 문제일까?
누가 내 월급을 옮겼을까?

 

3장 문제는 금융 지식이다
학교에서는 금융이 아닌 수학을 가르친다
돈을 만드는 교육이 아닌 노동을 파는 교육
투기를 하며 투자를 한다고 착각하지는 않는가?
금융 지식의 차이가 당신의 부를 결정한다

 

4장 돈에 대한 관점을 바꿔라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자신이 닭이 되지 마라
최대한 많은 닭을 만들어라
닭이 낳은 달걀을 새로운 닭으로 만들어라

 

5장 부자들의 금융 교육
당신이 노동에 대한 교육을 받을 때 부자들은 금융 교육을 받는다
부자들의 현금 흐름은 노동에서 나오지 않는다
자산과 부채의 차이
돈이 없어도 돈을 벌 수 있다

 

6장 회사처럼 당신의 가계를 경영하라
회사는 자산을 만든다
자산에 투자하기 전에 리스크를 충분히 검토한다
투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한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션을 갖는다

 

7장 당신의 가치를 담은 자산을 만들라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많은 사람에게 당신의 가치를 전달하라
돈의 노예가 아닌 당신의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라

 

에필로그 | 세상에는 두 가지 교육이 있다

 

대한민국 소방공무원의 현실

 

지난 2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시·도 소방본부와 소방학교 24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소방공무원 7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소방공무원 근무여건 개선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근무하면서 한 번 이상 부상당한 사람은 124명으로 18퍼센트에 달했습니다. 그중에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했다'고 응답한 소방관이 약 80퍼센트(99명)에 달했습니다.

 

출처 - 한국일보

 

화재 현장의 최일선에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소방공무원들이 치료비를 본인 부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복잡한 신청 절차'가 27퍼센트로 가장 많았고, '공상처리 기준부재'가 26퍼센트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행정평가상 불이익'(17%), '부족한 보상'(10%) 등도 주요한 이유였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 작전에 필요한 안전장비까지 본인 부담으로 구매해서 쓰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전쟁에 나가는 군인이 무기를 직접 사서 쓰는 것과 다름없는 현실인데요, 왜 소방관들이 안전장비를 직접 사서 써야 했을까요? 통계 자료를 보면 현장활동 중에 위험을 유발하는 장비 관련 요인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안전장비의 노후화입니다. 무려 45퍼센트가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다음으로 안전장비의 수량부족이 30퍼센트로 뒤를 이었습니다. 실제로 조사에 참여한 소방공무원 가운데 무려 37퍼센트가 자비로 안전장비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하니 대한민국 소방공무원의 현실이 암담합니다.

 

 

최근 5년간 순직한 소방관보다 자살한 소방관이 더 많아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순직한 소방관이 33명, 자살한 소방관은 35명으로 자살한 소방관이 순직 소방관의 수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살자 35건 중 과반이 넘는 19건(54%)이 우울증 등 신변비관으로 숨졌으며, 가정불화가 10건(29%) 등이었습니다. 이는 위험하고 불규칙한 근무환경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지난 9월 17일 경기방송 <유연채의 시사999>라는 프로그램에서 박남춘 의원이 이 문제를 잘 다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 경기방송

 

소방관의 업무 특성상 위험 직군으로 분류돼 보험료 할증을 요구받거나 아예 보험가입을 거부당하는 사례도 빈번합니다. 시간외수당, 안전장구, 부상 치료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서 어떻게 일선에 있는 소방관들에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소방공무원을 위한 정책적 보험과 세밀한 공상처리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이 시급합니다. 또한 우울증, 불면증, 스트레스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을 위해 소방전문병원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치유센터 설립 등도 검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민안전처가 나서기 바랍니다.

 

 

한국전쟁 때 쓰던 수통 그대로 사용하는 한국 군의 현실

 

소방공무원의 현실도 기가 막히지만, 대한민국 군대의 현실을 보면 할 말을 잃게 됩니다. 군대 다녀오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한국전쟁 때 쓰던 수통과 베트남전쟁 때 쓰던 군장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온 젊은이에게 1~2년 전 것이 아닌 반세기 전 보급품을 지급하는 대한민국 군대의 현실, 과연 어떻게 봐야 할까요? 복잡한 심경을 말로 표현할 길이 없을 겁니다. 그런데 면전에서 "수통이 빵꾸나지 않고 사용만 제대로 할 수 있으면 50년이 됐든 100년이 됐든 무슨 상관이냐?"며 타박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이번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이 한 발언인데요, 한 의원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에 육군 장성으로 예편한 국회의원입니다.

출처 - JTBC


한 의원의 발언이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오래되고 비위생적인 수통을 사용하는 장병들을 위한 예산이 편성되어 노후 수통을 전량 교체할 수 있도록 했는데도 여전히 반세기 전의 헌 수통을 쓰는 현실을 지적하는 상황에서 변명처럼 나온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가재는 게 편이라더니 비웃음을 사더라도 국방부 장관의 변명을 대신 해주고 싶었나 봅니다.


이미 예산이 편성되어 새 수통을 사기까지 했는데도 변하지 않은 군대의 현실을 보면 비리와 부정 외엔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성인 남성이 태반인 우리나라에서 군대가 비리의 온상임은 공공연한 비밀이죠. 이번 국정감사 기간에 터진 사례만 해도 기가 막힐 지경입니다.



상수도 보급률 50퍼센트에도 못 미쳐


세계 7대 군사강국. 다음 달 1일로 창군 67주년을 맞는 한국 군의 위상입니다. 세계 10대 무기 생산국이자 병력 규모 등 외형이나 신무기 투자 규모로 봐도 세계 10위 수준이라는 대한민국 군대. 하지만 그 기본이 되는 장병에 대한 처우는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한국 군의 실태는 참으로 가관입니다. 반세기가 다 된 모포, 수통을 아직도 사용하고 육군과 해병대, 상수도 보급률은 5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하지요. 지하수나 우물을 쓰고 빗물을 받아 사용하는 곳이 수두룩하다는 얘깁니다. 화장실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재래식 화장실이 1400여 개에 달하며, 군납 식품에선 머리카락, 벌레, 쇳가루 등 불순물이 나오기 일쑵니다.

 

출처 - JTBC


대한민국에서 해킹 사건이 일어나기만 하면 항상 배후로 북한이 지목되는 데 반해 우리 군은 아날로그 방식투성이입니다. 예하 사단 상황장교들은 아직도 무선 통신 내용을 받아 적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함장이 휴대폰으로 보고했다는 사실을 잘 아실 겁니다. 군대 내부에서도 간부들은 급한 연락은 휴대폰으로 하기 일쑤입니다. 각종 통신장비가 낡았기 때문입니다. 소대장들이 대놓고 중대장에게 휴대폰으로 보고할 정도니 말 다했죠. 방송에서 <진짜사나이> 같은 프로그램으로 아무리 군대의 기강을 보여주고,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을 보여주어도 대한민국 군의 현실은 동물의 왕국 혹은 정글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병사의 주적은 간부, 병사-지휘관 간 차별 여전해


군 복무를 하신 분이라면 "사병의 주적은 북한이 아니라 간부"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사례만 봐도 사병과 지휘관 사이의 차별이 너무나 노골적이어서 별로 달라진 것 같지 않았습니다.


출처 – 계간 고대문화

 

장병들이 탑승하는 주력 전차와 장갑차에는 냉방장치가 없어 여름철 내부 최고 온도가 무려 56도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장교들이 타는 지휘관용 장갑차량에는 1000만 원짜리 냉방장치가 빠짐없이 장착되어 있었죠. K1A2 전차 성능 개선 사업에서 합참은 전차에 냉방장치를 장착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지만, 사업 추진 중 갑자기 백지화합니다. 비용 대비 효과와 전술적 운용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들먹이면서요. 그렇다면 지휘관용 전차의 냉방장치도 제거함이 마땅할 텐데, 지휘관용은 또 그렇지 않답니다.

 

출처 - 일요서울


장병들은 제대 후 예비군에 편성됩니다. 생업을 두고 길게는 3일간 다시 입소해 훈련을 받아야 하니 사회적으로 이만저만한 낭비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훈련을 빠져선 안 됩니다. 그것도 자비 부담으로 말입니다. 훈련소가 대부분 도심에서 동떨어진 곳에 있다 보니 오가는 교통비만 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예비군 훈련 참가비 평균 비용은 2만 2190원인데 반해 보상비는 겨우 1만 2000원입니다. 그러니까 예비군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1인당 1만 원을 자비 부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뿐입니까? 자영업 등 생업 전선에서 뛰고 있는 사람이라면 예비군 훈련 기간은 고스란히 손실로 돌아옵니다. 이 때문에 미군은 예비군 훈련 시 계급별로 하루 최고 22만 원에 이르는 보상비를 지급하고 있으며 이스라엘도 10여만 원을 국가가 지급합니다. 대한민국은 국가가 책임을 다하지 않는 상태에서 국방의 의무만을 이토록 손쉽게 요구해도 되는 걸까요? 사회에선 '열정페이' 군대에선 '애국페이', 이를 당연시하는 현실. 이대로 두면 안 됩니다.

 

출처 - 아시아경제


대한민국 군의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만 하면 군은 항상 예산 타령을 합니다. 하지만 사실 군대, 돈 잘 법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육군 일선 부대들이 민간인들을 상대로 숙박, 요식업소 등을 운영하면서 일반 전투병들을 무보수 종업원으로 불법 파견해 100억 원대의 순익을 내고 이를 해당 부대 지휘관 업무추진비로 전용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부대 근처의 복지회관 등이 대표적이죠.

 

군 병원 역시 입원한 환자인 장병을 청소나 배식 등에 부려 먹습니다. 군대에서는 이렇게 아파도 손해를 봅니다. 더구나 군 복지회관 부근 소상공인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봤습니다. 무보수로 일할 인력이 끊임없이 공급되는 군 복지회관을 상대로 소상공인이 어떻게 경쟁을 할 수 있겠습니까? 불의로 얻은 이익을 장병들에게 돌리기는커녕 높으신 분들끼리 나눠 먹으니 그야말로 '헬조선'의 축소판이랄 수밖에요.



군사기밀 유출, 영관 장교가 최다

 

상황이 이러한데 군사기밀 유출은 병사보다 장교들이 더 많이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5년여간 현역 군인에 의한 군사기밀 유출 사건은 모두 44건 발생했는데, 이 중 영관 장교가 가장 많았습니다.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8월에는 '일베'를 하는 현역 장교가 군 전술망 화면을 유출해 파문이 일기도 했죠. 이 때문에 스카파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직접 보안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처 - KBS


이뿐입니까? 지난 11일 신병 훈련 중 느닷없이 폭발한 수류탄으로 교관인 김 중사가 숨지고, 손 훈련병과 박 중사가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 수류탄은 이미 1년 전 스무 살도 되지 않은 박 훈련병의 목숨을 앗아간 불량 수류탄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기능시험에서 치명적 결함 판정을 받은 수류탄을 계속 훈련에 사용하고 있었던 겁니다. 30발 중 6발이 손에 들고 있는 상태에서 터져버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오폭률이 2퍼센트가 아니라 20퍼센트라니 러시안룰렛을 한다 해도 이것보단 살 확률이 높겠습니다. 문제의 수류탄은 현재 군에 25만 발이나 남아 있으나 군은 여전히 이를 내버려두고 있는 실정입니다.



'노동개악' 하지 말고 대한미국 군을 개혁하라

 

단 한 번의 국정감사로 온갖 비리로 점철된 군의 모습이 드러났지만, 대한민국 군은 뻔뻔하기 그지 없습니다. 인사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조남풍 재향군인회장은 비리로 채용한 임직원 25명을 취소하라는 보훈처의 명령을 어기고 임용을 강행했으며, 국정감사 출석을 앞두고 해외 출장을 떠나버렸습니다. 육군 대장으로 예편한 조 회장은 보훈처 감사 결과 과거 재향군인회에 790억 원의 손래를 입힌 핵심 인물입니다. 군에 있을 때처럼 자기가 아직도 왕인 줄 착각하고 있는 겁니다.

 

출처 - YTN


저희는 <박근혜 정부 방산비리 척결, 말뿐인 추악함>이라는 기사에서 방위산업과 연관된 숱한 비리 의혹의 실태를 다뤘습니다. 또한 부패 척결의 의지가 없는 박근혜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천안함 사건 5주기에 돌아보는 국가 안보>라는 기사를 통해서는 군사력 증강에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이 정말로 우리의 안보를 책임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때 납품비리로 통영함에 어군탐지기보다 못한 장비가 달려 있었다는 사실을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 장비 납품비리 혐의로 기소된 전직 해군 간부들에 대해 검찰이 징역 3년 6월에서 징역 12년 등 중형을 구형했다는 보도가 오늘 나왔습니다.

 

군납 비리를 처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행방이 묘연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때문에 세월호 사고의 진상조차 규명하지 못하는 정권이 과연 방산비리를 제대로 밝힐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에 방산비리 척결을 강조한 이후 합수단은 검사 18명과 군검찰관 9명을 포함해 총 117명의 규모로 운영됐습니다. 군 창설 이후 최대의 방산비리 수사 규모를 자랑했는데요, 방산비리에 연루된 국방 관련 사업 규모가 총 9809억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도된 바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에 쏟아부은 혈세가 24조 원에 달합니다. 자원외교로 날린 돈이 40조 원이 넘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합수단의 조사 결과 방산비리로 날린 혈세는 1조 원도 채 안 되니 대한민국 군이 그간 참 깨끗하게(?) 운영되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방산비리 수사가 변죽을 울리는 제대로 된 조사가 아니었다고 보는 편이 맞지 않겠습니까?

 

얼마 전 목함지뢰 두세 발이 남북 간 전쟁 위기 상황을 야기한 상황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대한민국 군의 설명을 그대로 따른다면 막대한 국방예산을 쏟아부어도 GP 내 북한군의 동향을 파악하기 어렵고, 목함지뢰를 매설하러 내려오는 북한군에 대해 적절한 대응조차 못하는 꼴입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목함지뢰 사건은 대한민국의 국익에 필요한 것은 엄청난 화력을 자랑하는 무기가 아니라 평화를 지향하는 의지라는 사실을 천명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생각비행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반대 23] 우리 세금을 무기 대신 복지에>라는 기사에서 "평화는 안보/평화 같은 이분법적 도식으로 풀 문제가 아닙니다. 평화와 안보는 상호보완적이고 병행적인 관계입니다. 우리 사회 도처에서 평화를 증진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발점은 군축입니다. 모두가 바라는 평화를 어떻게 이뤄나갈지 앞으로 시민사회와 한국사회가 답을 낼 차례입니다"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앞서 다룬 소방공무원과 대한민국 군의 현실을 통해 국민의 '안전'과 '안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우리의 세금을 어디에 써야 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남북 화해 분위기 가운데 통일을 지향하는 지도자를 뽑고,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국방예산을 국민의 복지와 안전을 증진하는 비용으로 환원한다면 우리의 삶은 현저히 나아질 수 있습니다. '노동개악'을 하지 않아도 관련된 일자리가 늘어나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후대에게 과연 어떤 세상을 물려주어야 하겠습니까?


지난 주말 노사정 대타협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타협'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후속조치를 놓고 입장차이가 커서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실행하는 데 큰 진통이 예고됩니다. 지난 14일 오후 한국노총이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전날 노사정이 내놓은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합의문 승인 여부를 논의하는 중 이에 반대하는 산별 노조 김동만 위원장이 분신을 시도해 파행을 겪었을 정도입니다.

 

취업규칙을 변경해 노조의 동의 없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임금체계 개편을 회사 뜻대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나, 저성과자 퇴출을 사실상 용인함으로써 일반해고 지침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금속, 제조업 분야 노조의 반대가 특히 심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한국노총은 노사정 합의문을 수용하기로 해 효력이 발생했습니다.


9.13 노사정 대타협을 두고 재계의 평가 역시 엇갈립니다. 일단 이번 협상이 깨지면 각 주요 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단체 파업 등이 예상돼 올해 노사 관계의 골이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컸는데 일단 합의가 이루어진 것에 의미를 두는 입장이 있습니다. 반면 이번 대타협이 반쪽짜리 개혁이며 사실상 합의를 위한 협의에 그쳤다고 지적하는 입장도 있습니다. 후속조치와 세부사항 조율과 실행 과정에서 파행이 일어 대타협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출처 - 서울경제



반쪽짜리 대타협, 일반해고/임금피크제/청년고용 등 산 넘어 산


노동자와 사업자 역시 자기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을 토로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노동자 측에서는 일반해고와 임금피크제 등 최근 쟁점이 된 안건을 일단 수용한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사업자 역시 근로시간 단축과 청년고용 등의 이슈를 받아들인 셈이죠. 문제는 어느 쪽도 법으로 강제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대신 청년 고용에 '노력한다'는 합의일 뿐 이를 강제하는 조항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지금까지의 노사 문제처럼 사측이 임금피크제만 챙기고 나 몰라라 해버리면 청년고용이 이뤄질 리 만무합니다. 저희는 임금피크제로 청년고용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임금피크제로 청년고용이 될 것이라는 환상 : http://ideas0419.com/578


 

출처 - 파이낸셜뉴스


노사정 합의문의 경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이번 정부는 노사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노사정위원회가 정부의 합의시한(10일)을 넘긴 데 대한 압박감 때문에 서둘러 사태를 봉합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비정규직 근로자 사용기간 연장과 관련해서 정부는 현재 2년인 사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4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2년이 넘는 기간에 받은 임금의 10퍼센트를 가산 임금으로 노동자에게 주도록 했지만, 노동계는 이러한 조처가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비정규직 문제 자체를 회피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부가 해온 꼴을 보면 당연히 노동계는 정부를 믿을 수가 없습니다. 《경향신문》 보도로 공개된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청년인턴 정규직 전환 채용 실적’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고졸을 포함한 청년 인턴을 뽑은 공공기관 중 3분의 2는 단 한 명도 정규직 전환을 해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생색내기용으로 뽑아 정규직이 될 수 있다며 희망고문을 하고 열정페이를 요구하면서 쏙 빨아먹고 먹고 버린 셈입니다. 공공기관조차 이런 상황인데 사기업이 이를 제대로 지킬 리 만무합니다.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회피하겠죠. 이런 상황에서 임금피크제 시행의 단초가 잡혔다고 청년고용이 활성화되겠습니까? 이는 또 다른 희망고문일 뿐입니다.


일반해고는 어떻습니까? 저성과자와 근무불량자를 회사가 좀 더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건데… 직장인 중에 회사가 성과 측정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아무리 성과를 올려도 팀 내 나이순, 직급순으로 나눠 먹고 줄을 잘못 타면 이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성희롱에 항의했다고, 피치 못할 이유로 회식에 불참했다고 근무불량자로 내몰리는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공정하고 타당한 해고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안 그래도 소득양극화로 신음하는 노동자들의 골을 더 깊게 할 뿐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노동자 평균 월급이 264만 원? 현실적인 체감 월급은 110만 원에 그쳐


통계청이 제출한 '2012~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10분위 평균소득'에 따르면 상위 10퍼센트의 소득이 511만 원 늘 때 하위 10퍼센트는 달랑 3만 원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하위 10퍼센트는 오히려 소득이 뒷걸음질 친 격입니다. 소득 격차는 27.7배로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출처 - 한국일보


또한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한국납세자연맹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동자의 평균연봉이 3172만 원으로 월평균 264만 원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발표와 달리 실제 노동자들이 체감하는 연봉은 1322만 원, 월평균 110만 원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부의 발표는 심화된 소득양극화로 인한 평균의 함정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현실적으로 우리 주변에는 한 달에 110만 원 정도를 월급으로 받으며 어렵게 사는 노동자가 가장 많다는 뜻이니까요.


이렇게 대부분의 노동자가 일방적으로 불리한 현실을 두고 사업자와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건 정의롭지 못합니다.



주 40시간 일하는 사람이 빈곤해서는 안 된다


출처 - 노컷뉴스


"내 가족의 생계를 보장할 좋은 직업을 원하는가. 누군가 내 뒤를 든든하게 봐주기를 바라는가. 나라면 노조에 가입하겠다."


노사정 대타협이 있기 한 주 전, 지난 7일은 미국의 노동절이었습니다. 보스턴 노동협의회에 참석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위와 같이 연설하며 시민들에게 노조 가입을 권유했습니다. 대통령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직접 노조 가입을 권하며 노조는 현재의 미국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상찬했으니 '노조=빨갱이'로 보는 우리나라의 무식한 작당으로서는 입에 거품을 물 일이 아닐 수 없겠군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는 "주 40시간 일하는 사람이 빈곤해서는 안 된다"는 연설로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로 여겨지던 힐러리 클린턴을 9퍼센트 차로 제치고 민주당 선두주자로 급부상하기도 했습니다.


노사정 대타협은 지난한 길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부당함을 받아들이는 것은 '대타협'이 될 수도 없고 '야합'에 불과하니까요. 쉬운 해고, 낮은 임금, 더 많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저지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녹색당원인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노동자들이 일방적인 희생양이 된 역대급 최악의 노사정 야합,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과오를 저질렀다" 라고 평가했습니다.

Posted by 녹색당 on 2015년 9월 15일 화요일

 

출처 - 녹색당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