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오늘은 신간 《키워드 오덕학―자생형 한국산 2세대 오덕의 현재 기록》을 소개합니다. 덕후 또는 오덕은 ‘특정 분야의 정보나 관련 상품, 지식을 적극적으로 수집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유래해 이미 오래 전부터 생명력을 얻고 있는 한국식 표현이지요. 우리의 오덕 문화는 일본의 영향을 받았으되, 그 말이 쓰이는 맥락은 태반이 혼란스럽거나 혼동되거나 심지어는 적잖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의 ‘오덕’은 일본의 ‘오타쿠’와는 또 다른 맥락성을 지니고 자생해가고 있는 중인데요. 《키워드 오덕학》은 ‘웹툰(WEBTOON)/오타쿠/코스프레/야오이 그리고 BL/OSMU(ONE SOURCE MULTI USE)/기록과 통계/백합(百合)/모에(萌)/지역 캐릭터/짤방/병맛/츤데레에서 얀데레까지/서브컬처(subculture)’에 이르는 총 13가지 키워드(열쇳말)를 통해 오덕 문화가 우리네 현실과 닿아 있는 접점이 무엇인지 상세히 살펴봅니다. 한마디로 《키워드 오덕학》은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땅의 ‘오덕 문화’를 충실히 소개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타쿠에 대한 부정적 인식

 

'덕후'의 어원이라 할 수 있는 '오타쿠'(おたく)는 일본에서도 멸칭으로 시작되었다. 칼럼니스트 나카모리 아키오는 《만화 브릿코》 1983년 6월호부터 실은 칼럼 〈'오타쿠' 연구〉에서 오타쿠를 '안경에 파묻혀 영양실조 걸린 하얀 돼지 같은데' '엄마가 사준 옷 차려입고' '세기말적으로 어두컴컴하다가 만화 행사장에선 잔뜩 모여 활개 치는' '남창 같은 구석이 있어 여자를 사귈 수 없을 것 같은 놈들'이라고 묘사했다. 명색이 연구란 말을 제목에 달아놓은 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감상적 악담을 쏟아낸 까닭에 연재가 중단되긴 했으나 이 칼럼은 '오타쿠'라는 용어의 정립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그러다 1989년 미야자키 츠토무가 도쿄·사이타마 연속 여아유괴 살인 행각을 벌이자 일본 사회는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일본 경찰은 처음으로 프로파일링 수사기법을 동원해 범인을 검거했다. 그런데 그의 집에서 5763개의 비디오테이프가 발견되고, 그 안에 호러 영화와 로리콘 성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언론은 '오타쿠=잠정적 범죄자'란 부정적인 인식을 유포하기에 이른다. 미야자키 츠토무는 '롤리타 콤플렉스 살인귀'라고 불렸다. 이 때문에 한동안 일본에서 오타쿠는 시각 기호로 창작된 캐릭터에 집착해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범죄 예비군 정도로 인식되었다. 2008년까지 NHK는 오타쿠를 금지어나 다름없는 방송 문제 용어로 구분하기도 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후 오타쿠에 대한 인식이 재정립되고 그들이 심취한 산업의 규모가 재조명되면서 인문학적 연구가 거듭되고 있다. 이로써 오타쿠는 '꽂히는 취향에 일정 이상으로 몰입하는 사람'을 뜻하는 표현으로 일반화하는 지리멸렬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한때 일본의 신어사전은 오타쿠를 '만화, 애니, 비디오게임, 아이돌 등 허구성 강한 세계관을 좋아하는 이들을 일컫는다'라고 정의한 바 있지만, 현재 오타쿠의 관심 대상은 철도나 밀리터리, 성우, 특정 인물 등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우리의 덕후 문화, 어디까지 왔나?

 

'덕후' 또는 '오덕'은 '특정 분야의 정보나 관련 상품, 지식을 적극적으로 수집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유래해 오랜 시간을 거쳐 생명력을 얻고 있던 한국식 표현이었다. 그런데 인터넷 커뮤니티 공간을 넘어 다수의 일반 한국 대중 사이에서 '오덕'이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 건 TV 프로그램 〈화성인 바이러스〉(tvN, 2009. 3. 31~2013. 11. 26)였다. 2010년 1월 27일자 〈화성인 바이러스〉 프로그램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안는 베개(끌어안고 잘 수 있는 등신대 베개)를 들고 나와 "이 캐릭터와 혼인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출연자를 소개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서 조롱처럼 돌아다니던 '안여돼'(안경 여드름 돼지)형 인물이 화성인(=상식 밖 인물)의 대표주자 '덕후'의 표상으로 정립되는 순간이었다. '오덕' '덕후' 부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대중에게 고정된 것이다.

 

이를 보면 한국의 '오덕' 또한 일본 ‘오타쿠’의 전철을 밟은 듯하지만, '오덕 문화'는 거기에 머무르고 있지만은 않았다. 웹툰이 상업적 정립 10년을 넘긴 2013년을 거치며 미끼 상품에서 벗어나 콘텐츠와 상품으로서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로, 덕후 문화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향유층과 함께 나이를 먹기 시작했다. 문화 코드란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 정의되던 범위 바깥으로 확장하며 경계를 무너뜨리고 급기야 멸칭마저도 유희화하는 현상을 겪게 마련이고 그러지 못하는 문화는 역설적으로 박제화하거나 사멸하는데, 오덕 문화는 다행스럽게도 확장되기 시작했다.


근래 화제를 모은 TV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능력자들〉(MBC, 2015. 11. 13~2016. 9. 8)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인류는 덕후들의 능력으로 인해 진화되었다" "당신의 덕심이 바로 당신의 능력이다"(프로그램 소개 중에서)라며 '덕후'를 별다른 주석문 하나 없이 전면에 내세웠다. 재밌는 건 〈능력자들〉이라는 프로그램의 제목 자체다. 말 그대로 덕후를 '능력자'로 지칭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여기서 한술 더 떠 "개개인의 전문성이 나라의 경쟁력이 된다"라고까지 피력했다. 새로운 프로그램의 등장 정도로 여길 수도 있겠으나, 어떤 사람들에겐 그야말로 상전벽해라는 말이 어울릴 법한 변화로 비치는 현상 이었다. 여기서 어떤 사람들이란 바로 덕후들, 바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TV 미디어가 '능력자' 이전에 '화성인'으로 분류했던 이들을 의미한다.


아스카(〈신세기 에반게리온〉 여주인공 가운데 한 명)를 향한 애정을 감추지 않는 연예인과 〈도라에몽〉에 미쳐 사는 몸짱 훈남 연예인처럼 사회적 인지도와 실력을 갖춘 그럴싸한 오덕층의 출현은 스스로를 덕이라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 대부분일 일반 대중에게는 나름대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어라? 우와? 세상에?' 하며 놀라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그런 사람이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많다는 생각에 도달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들이 '사회성 결여' 같은 비상식적 면모와 거리가 멀다는 점도 인지하게 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 모두는 어느 무언가에는 '덕'이다. '덕질'이 즐거운 유희가 되는 시점에 '오덕·덕후=안여돼' 프레임은 힘을 잃게 된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창궐하던 사방천지의 덕질 놀이가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TV라는 절대적 대중문화 살포 도구(!)에까지 침투하고 있다. '오덕' '덕후' '덕질'이라는 말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나 〈능력자들〉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다. 〈능력자들〉에 출연한 이들은 겉보기에 멀쩡하고 자기 일에도 충실했다. 더구나 관심 대상을 향한 애정과 노력은 실제 해당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조차 혀를 내두르다 못해 "너 이쪽으로 와라"라며 취업 제안을 즉석에서 받을 만큼 전문성마저 갖추고 있었다. 오덕들의 노력과 지식은 '덕질'이라는 범주 안에 놓이지 않아 왔을 뿐 덕후 문화가 애먼 논란 속에 정체를 겪고 있던 시기부터 이미 쌓이고 있었던 것들이다. 우리 시대의 흐름이 이들이 쌓아온 면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칭찬할 수 있는 데까진 온 것이다.


 

오덕 문화가 우리네 현실과 닿아 있는 접점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오덕 문화가 새로운 경제 동력이 되고 있다. 이들이 몰입하는 분야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 게임 같은 콘텐츠 시장이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이면 이 분야만 약 170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오타쿠 시장의 규모를 알려주는 단적인 자료가 있다. 2004년 8월 24일 노무라종합연구소(野村総合研究所)가 발표한 〈마니아 소비층은 애니메이션, 만화 등 주요 5개 분야에서 2,900억 엔 시장—오타쿠층의 시장 규모 추계와 실태에 관한 조사〉라는 보도자료를 보면 '애니메이션/만화/게임/아이돌/조립PC' 다섯 개 분야에 걸친 오타쿠들의 소비 시장 규모는 2900억 엔(약 2조 9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콘텐츠 관련 네 개 분야, 즉 애니메이션, 아이돌, 만화, 게임 산업 전체의 시장 규모는 약 2조 3000억 원이며 이 가운데 오타쿠 소비층이 금액 기준 11퍼센트를 차지했다. 이처럼 오타쿠는 구매 의욕이 높을 뿐 아니라 커뮤니티 형성의 핵심, 차세대 기술 혁신의 장, 신상품 실험 대상으로서의 가치도 높아 산업 관점에서 기대되는 역할이 큰 모집단이라 할 수 있다. 오타쿠든 한국화한 오덕이든, 이들에게 통하는 코어한 부분을 이용하려면 이들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오덕들의 문화와 역할은 일본의 오타쿠들과는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되 다르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더욱 달라질 것이다. 이 때문에 《키워드 오덕학》의 저자는 '오덕'을 '오타쿠'와 단순 동의어로 놓고 용어를 해설하기보다는 우리나라의 오덕 문화가 우리네 현실과 닿아 있는 접점이 무엇인가를 찾아보려 노력했다. 이 책의 특징은 일본에서 유래한 '바닥 문화'를 파고드는 차원이라기보다 우리나라에서 오덕 문화와 개념들이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제목이 《키워드 오타쿠학》이 아닌 《키워드 오덕학》인 까닭도 여기에 있다. 우리에겐 우리에게 맞는 '오덕' 담론이 필요하다. 아울러 앞으로도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 책이 그 시발점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을 공유하고자 한다.


 

지은이 

 

서찬휘
본명 임채진. 1979년생. 1998년 이후 지면과 형식을 가리지 않고 만화 이야기를 해온 만화 칼럼니스트. 자생한 한국산 2세대 오덕으로 한국 오덕 문화의 흐름과 성격을 역사라는 맥락 안에서 꾸준히 탐색하고 정리해왔다. 만화, 애니, 성우, 애니송, 라이트노블 등을 덕질하다 현재는 만화를 중심으로 정착 중. 만화 정보 웹진 《만화인manhwain.com》 운영을 비롯해 대학 강의, 인터뷰, 팟캐스트 진행, 전시 기획, 세미나 기획 및 진행, 캘리그래피 등 만화와 연관성 있는 일들에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차례

 

들어가며 _자생형 한국산 2세대 오덕의 현재 기록

 

01. 웹툰(WEBTOON)
‘MADE IN KOREA’ 만화 형식 웹툰의 정립 과정과 대외 브랜드화 현황에 관하여

-생각할 거리들

 

02. 오타쿠
‘화성인’에서 ‘능력자’까지, ‘덕후’의 즐거운 위상 변화

-생각할 거리들

 

03. 코스프레
불분명한 유래 집착과 일본 콤플렉스를 넘어서

-생각할 거리들

 

04. 야오이 그리고 BL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섹슈얼리티 판타지

-생각할 거리들

 

05. OSMU(ONE SOURCE MULTI USE)
똑바로 서지 못한 원 소스, 멀티 유즈가 무시한다

-생각할 거리들

 

06. 기록과 통계
한국 만화가 진정 튼튼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

-생각할 거리들

 

07. 백합(百合)
소녀(여성) 간의 우정과 유대에 천착한 판타지 픽션

-생각할 거리들

 

08. 모에(萌)
극단적으로 부품화한 취향 코드와 언캐니밸리

-생각할 거리들

 

09. 지역 캐릭터
한국에서 ‘쿠마몬 성공신화’를 바라고 싶다면

-생각할 거리들

 

10. 짤방
이미지 속 맥락의 만화적 재해석

-생각할 거리들

 

11. 병맛
조롱을 내재화한 이 시대의 산물

-생각할 거리들

 

12. 츤데레에서 얀데레까지
상반된 마음의 간극을 부품화하다

-생각할 거리들

 

13. 서브컬처(subculture)
오타쿠 컬처? 문화콘텐츠?

-생각할 거리들

 

마무리하며 

 

 

박근혜 대통령 7시간의 진실

 

지난 주말 세월호가 언론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네티즌 수사대 자로'의 다큐멘터리 〈세월X〉 때문입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자로를 단독 인터뷰하기도 했죠. 무려 8시간 49분에 달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업로드 지연으로 약속한 공개 시간을 맞추지 못했고, 이에 따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또한 예정 시간보다 40여 분 늦게 시작하는 등 우여곡절도 뒤따랐습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열리며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모든 것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1057회에서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 - 대통령 5촌간 살인사건 미스터리〉를 방영했습니다. 방영 직전 편집 원본이 누군가에 의해 삭제되어 백업본으로 겨우 방영된 터라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음모가 여전하다는 의구심이 들게 합니다.

 

최근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대통령의 7시간' 의혹도 마찬가지입니다. 2014년 9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개회하면서 일본 언론과도 마찰을 빚은 이른바 세월호 침몰 당시 사라진 7시간에 대한 소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세월호 침몰이라는 긴박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의 수장으로서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의문을 겨냥한 발언이었죠.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모독 발언이 도를 넘었다"며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성 발언이 사회의 분열을 가져온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틀 만에(18일) 대검찰청이 미래부, 안행부, 방통위, 경찰청, 포털업체 등과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 대응 방안'을 마련했던 일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훌쩍 지난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그토록 대통령이 감추고 싶어 했던 진실 말입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 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그날 공식 일정이 없어 관저에 머물렀고, 이 때문에 비서실장이나 안보실장이나 비서관 그 누구도 대통령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서면으로 보고했다곤 하나 제대로 보고되었는지조차 그 누구도 몰랐죠. 이것이 세월호 사고를 참사로 키운 원인입니다. 대통령이 제 할 일을 하지 않았다, 이것이 7시간의 명확한 진실입니다.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합리적인 의문을 '괴담'으로 치부하며 입막음을 하려 했던 박 대통령의 이상한 행동들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2016년에 가장 주목받은 책 중에 한 권입니다. 이 책의 결론은 세월호 사고 당시 구할 수 있는 세력이 있었고, 시간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없었던 것은 구조 계획과 이를 수행할 책임자였습니다. 대통령 탄핵과 국정조사로 박근혜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서서히 밝혀지는 지금 이 시점에 이 책을 다시 읽으면 세월호 사고가 왜 참사가 되었는지 명확히 보입니다. 제 할 일을 하지 않은 대통령의 7시간을 은폐하기 위해 수많은 합리적 의문이 매몰되었습니다. 대통령 한 사람의 잘못을 덮기 위해 국가 시스템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새누리당이 힘을 실어주고, 진실을 외면한 언론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를 음모론으로 규정하며 어젠다를 돌려버렸습니다. 

 

 

〈세월X〉 다큐멘터리, 무엇을 시사하나?


출처 - 자로 유튜브 채널


대통령의 7시간이 은폐된 지 2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이 시점에 〈세월X〉 다큐멘터리가 공개되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지난 26일 유튜브에 공개된 자로의 〈세월X〉 내용을 두고 의견이 갈릴 수는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의 원인을 잠수함과의 충돌에 의한 것이라고 보는 내용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여전히 음모론으로 치부하는 시각도 있을 수 있습니다. 보충 설명 혹은 비판을 시작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동안 국가 기관이나 언론이 제대로 규명하지 않았던 일을 민간인이 파고들어 끝까지 원인을 추적하고 진실을 규명하려 노력했다는 사실입니다. 〈세월X〉 다큐멘터리는 그 내용의 사실관계를 따지기 전에 사회적 의의와 행간을 읽어내는 비판적 감상이 필요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여론을 환기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기여한 바가 상당하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자로의 바람처럼 더 강력한 세월호 특조위를 만들어 진실을 규명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시점입니다.


출처 - 헤럴드경제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세월호 참사 당일 기록과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밝혔다면 한 시민이 2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9시간에 달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 필요는 없었을 겁니다. 대통령의 7시간을 은폐하려는 세력이 있었기에 인명 구조 자체가 무산됐고, 이후 사고 원인을 규명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막혔습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가장 마음 아파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책임질 국가가, 대통령이 가장 가혹하게 진실을 은폐했다는 것 말입니다.


탄핵심판 절차를 위해 헌법재판소가 세월호 참사 당시 사라진 박근혜의 7시간에 대한 행적을 시간대별로 상세하게 제출하라고 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근혜 탄핵심판 대리인단과 청와대 핵심 참모는 헌재가 요구한 박근혜의 세월호 당일 세부 일정에 대한 자료를 민정수석실 등이 준비했다며 추가할 내용을 보완한 뒤 제출하면 세월호 7시간에 대한 행적이 명쾌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그들 외에는 없습니다. 대통령 자신의 퇴진에 대해서, 검찰 수사에 대해서, 심지어 특검에 대해서도 말을 뒤집은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을 누가 믿겠습니까?


출처 - JTBC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7시간 동안 아무것도 한 게 없는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을 은폐하기 위해 참으로 많은 사람이 동원되었습니다. 초반에는 여성으로서 대통령의 사생활을 인정해달라고 했던 이상한 궤변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더니, 청와대에서 프로포폴 등 마약류 처방이 관행처럼 계속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근거 없는 일이라고 부인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인명 구조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던 그 시간에 대통령의 올림머리를 한 미용사가 등장했고, 이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당일 7시간 동안 청와대가 아닌 롯데호텔 36층에서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마저 제기되었습니다.

 

IMF 한보사태 이후 19년 만에 구치소에서 진행된 국정조사에서 정호성 부석비서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관저에 누가 있었는지 대통령의 사생활이라 말할 수 없다고 버텼습니다. 그날 박근혜 대통령이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는 건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이 되었죠.


출처 - 파이낸셜뉴스


한편 구치소에서 국조특위가 최순실을 신문할 때 독일에서 자기 재산을 찾을 수 있다면 몰수하라며 큰소리치던 최순실이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의 행적을 묻는 말에는 신경질을 내며 질문하지 말라고 했다죠. 참으로 이상합니다. 대체 그 7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토록 은폐하려 하는 걸까요?

출처 - 경향신문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밝혀지는 파편화된 사실들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당사자가 아무것도 밝히지 않고 입을 틀어막고 있으니 세월호를 둘러싼 갖가지 음모론이 제기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국정원이 일부러 침몰시켰다는 의혹부터 최순실이 인신 공양을 위해 침몰시켰다는 얘기까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세월X〉 다큐멘터리의 잠수함 충돌설은 그나마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면서 사람들을 설득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추고 있죠.

 

 

진실 규명에 늦은 시간이란 있을 수 없다

 

〈세월X〉 다큐멘터리는 단원고 학생들이 세월호에서 찍은 주변 풍경을 보여줍니다. 사고가 발생하기 얼마 전까지 자신들의 일상을 담담히 기록했던 이 아이들이 왜, 어떻게 참사에 휘말리게 되었을까요? 

 

출처 - 머니투데이


안타깝게도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의 7시간에 대한 행적은 의문을 남긴 채 2016년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특검과 헌재에서 성역 없이 수사하고 끝까지 사실관계를 다퉈 2017년에는 진실을 밝혀내길 바랍니다. 진실 규명에 늦은 시간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이 진실 규명을 위한 최선의 시간입니다. 이 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힘을 모을 때입니다. 진실을 규명하는 것만이 세월호 참사로 죽어간 국민과 그들을 위해 고난의 길을 걸어온 유족 그리고 거리에서 촛불을 밝힌 우리를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입니다.

 

“19일 오후 트럭을 타고 羅州로 대피했다. 20일 光州의 세무서와 MBC KBS가 불타고 시민들이 광주를 장악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 일찍 광주로 들어갔다. 시내 곳곳마다 검은 연기가 솟아 올랐고 군용트럭에 탄 시민들이 애국가와 반정부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오후 2시쯤 군용트럭을 타고 시내를 돌아봤는데 갑자기 월산동로터리 부근에서 헬리콥터가 나타나 사격을 가했으며 길가의 한 학생이 쓰러졌다.”

(광주사태부상자회 이광영 부회장)


“한편 금남로에서는 도청 부근 상공에 군용 헬리콥터가 나타나더니 갑자기 고도를 낮추며 MBC가 있는 제봉로 근처에서 기총소사를 하기 시작했다. 금남로 주변의 골목에서 웅성거리던 사람들은 일시에 땅바닥에 엎드리거나 건물안으로 숨었다. 많은 사람들이 계속 희생되었다.”

(황석영,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출처 - 5.18기념재단


군부 독재가 자행한 자국민 학살로 한국 현대사의 비극으로 기억되는 1980년 5.18민주화항쟁. 전두환 등 지휘자의 부정과 은폐로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때의 정황이 담긴 증언과 기록을 보다 보면 헬기에서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전쟁터가 아닌 곳에서, 그것도 적이 아닌 자신들이 지켜야 할 국민을 향해 어떻게 군인이 총질할 수 있는지 억장이 무너집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확실하게 인정되지는 못했습니다. 군사 독재 정권이 헬기에서 기총소사했다는 광주 시민들의 증언과 기록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기 때문입니다. 12.12 관련 재판에서도 군 당국 역시 헬기나 탱크 등의 투입은 없었다고 잡아뗐죠.


출처 - SBS


그런데 지난 12월 15일 5.18기념재단의 발표에 의하면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총탄 흔적이 그 증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는군요. 전두환 정권이 시민을 학살하는데 헬기까지 동원했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 말입니다. 지난 13~1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광주 전일빌딩 10층 내부에서 총탄 흔적 130여 개를 육안으로 확인했습니다. 총탄 흔적은 1980년 5월 당시 전일방송국이 있던 10층 내부의 기둥에서 50여 개, 천장에서 30여 개, 바닥에서 50여 개 등 총 130여 개가 나왔습니다. 국과수는 총탄 흔적의 방향이나 각도 등을 고려할 때 공중에 떠 있는 헬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탄흔 크기로 볼 때 헬기에 달린 기총보다는 작은 5.56mm 총탄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보아 헬기에 탑승한 계엄군이 소총으로 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1980년 5월 당시 금남로 주변에 전일빌딩보다 높은 건물이 없었으므로 계엄군이 헬기를 동원했다는 것에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출처 - 뉴스1


1980년 5월 당시 옛 전남일보(현 광주일보) 소유의 건물이었던 전일빌딩 10층은 전일방송 영상 데이터베이스 사업부가 사용했는데, 당시 전일빌딩에서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증언은 없었다고 합니다. 당시 광주공원, 사직공원, 월산동 인근에서 헬기 사격에 대한 증언이 있었지만, 이곳에서는 희생자가 발견되지 않았고 5.18 이후 10층은 사무실을 비웠다고 합니다. 그 후 쭉 공실이었던 이 건물에서 무더기 총탄 흔적이 나올 거라곤 광주시나 5.18 단체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난 수십 년간 총탄 자국이 발견되지 않은 이유입니다.


출처 - 한겨레


계엄군이 헬기 사격 요청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군 보고서가 최근에 확인된 바 있습니다. 전 5.18유족회장인 정수만 5.18연구소 비상임연구원은 1980년 9월 5.18 계엄군이었던 전투병과교육사령부가 육군본부에 제출한 '광주 소요사태 분석 교훈집'에 헬기 사격 요청 내용이 있다고 지난 18일 밝혔습니다. 보고서에는 항공기임무 항목에 '무장 시위 및 의명 공중화력 제공' 요청이 있을 시 공중 사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공중 사격 지시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이뤄졌음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군은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 의혹을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해왔으나 최근 드러난 증거를 통해 5.18 민주화항쟁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전두환 군사 독재의 책임을 더 깊이 물을 수 있게 될 테니까요.


문제는 전일빌딩의 보존 방식입니다. 1968년 세워진 전일빌딩은 노후화되어 리모델링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5.18 당시 옛 전남도청 광장, 분수대에서 쫓겨온 시민들이 계엄군을 피해 몸을 숨긴 곳이 바로 이 건물이었고, 그당시부터 총탄 흔적이 꾸준히 발견되는 사실 등을 이유로 5.18 단체 등은 리모델링 계획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광주시가 전일빌딩의 노후화와 사적가치 등의 조사를 시행하고, 이 과정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건물 10층에서 헬기 사격 탄흔으로 추정되는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이 때문에 리모델링하려던 계획을 바꿔 체계적인 건물 보존 방안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가능하다면 국가사적지로 정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의 원폭돔이나 이스라엘의 통곡의 벽처럼 역사의 흔적이 담긴 상징물로 삼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삼엄한 군사 독재에 굴하지 않고 목숨을 걸고 저항한 민주 시민들이 있었음을 후손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대란 당시 박근혜 정부가 했던 말입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질 책임이 있는 자들이 할 얘기가 아니었죠. 이 때문에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연이어 터진 사건, 사고에 한결같이 발뺌했던 박근혜 정부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가 이즘 이 시점의 탄핵 정국을 불러온 방아쇠와도 같았는지 모를 일입니다. 탄핵으로 식물 대통령이 된 박근혜의 권한을 대행하는 황교안 총리는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는 점까지 똑같이 따라 하고 있습니다.



출처 - 뉴시스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현재 창궐하고 있는 조류독감(AI) 대책과 관련해 AI의 컨트롤타워는 농식품부고 총리실은 지원만 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창궐한 AI는 불과 1달여 만에 살처분 규모가 2000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사상 최단, 최대 규모이며, 국내 사육되고 있는 가금류의 10퍼센트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영남라인은 이미 뚫리고 충북과 심지어 서울 동물원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가 보여 AI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판국이죠. 반면 비슷한 기간 일본은 아베 총리가 AI 발생 2시간 만에 위기관리센터를 만들고 78만 마리를 살처분 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서 비교적 적은 피해 규모로 단속해냈습니다. "농식품부가 컨트롤 타워"라는 둥 사후약방문의 원칙론만 들고나온 황교안 총리는 그사이에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출처 - 채널A


대통령 권한대행인 만큼 총리의 역량과 권한에 한계가 있었다는 핑계를 댈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적어도 총리답게 굴어야지 대통령처럼 행세하면 곤란하죠. 지난 3월 황교안 총리는 관용차를 몰고 서울역 플랫폼까지 진입하는가 하면, 11월엔 오송 KTX역으로 황교안 권한대행을 태우러 온 의전 차량이 시내버스 정류장에 불법 정차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12월 14일 국무총리실은 15일에 있을 정세균 국회의장 면담을 앞두고 의장실과 의전 문제를 논의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방문이라는 점을 고려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니 대통령에 준하는 의전을 요구한 것이었죠. 이에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 코스프레를 그만두라며 비난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대통령에 대한 의전은 국민의 총의로 뽑힌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를 지지하는 국민을 존중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국무총리는 대통령이 임명한 공무원일 뿐이죠. 탄핵 정국이라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일하는 것이긴 하나 국민의 지지를 받아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고건 권한대행의 전례를 비추어볼 때 자중해도 모자랄 판국에 황제 의전을 요구하고 다녔으니, 과연 박근혜와 상통하는 사람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통령 의전을 요구한다면 업무도 정상적인 대통령처럼 처리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마땅할 텐데, AI 대란 앞에서는 총리실이 지원만 한다며 발뺌하는 꼴은 또 뭡니까?


출처 - 한겨레


황교안은 박근혜의 차악이지 차선이 아닌 사람임을 잊어선 안 됩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진상 규명보다 정부 책임 회피에 맞춰 지휘한 장본인이 바로 황교안 총리입니다. 그는 정부 책임과 직결되는 검찰의 해경 123정장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수사를 틀어막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이에 대한 인사보복으로 이를 제기한 광주지검 지휘부와 대검 간부 전원을 좌천시키기도 했습니다. 공안 검사 출신답게 국민이 죽어 나가도 정부 책임만 회피하면 된다는 후안무치한 관료의 전형이 곧 황교안 총리의 모습입니다. 이전의 행보를 볼 때 AI 사태에 뒷짐 지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예정된 행동으로 파악됩니다.


출처 - 연합뉴스


국민을 개, 돼지로 생각하는 박근혜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권한대행 때문에 서민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심각해진 AI 사태로 계란 대란이 발생해 서민들은 기본적인 단백질 섭취원마저 쉽게 수급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AI 발생지 계란 반출이 1주일간 금지되며 사상 처음으로 계란 수입이 결정되기도 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하루하루 계란 가격이 폭등하고 있으며, 1인당 계란 판매 개수를 제한하는 마트마저 생기고 있지요. 특히 청주 지역에서는 계란 한 판에 지난달보다 50퍼센트나 오른 8000원을 호가해 최저 시급으로는 계란 한 판도 사 먹을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풍성해야 할 연말이 헬조선의 불바다 앞에서 또 한 번 무너지는 현실입니다. 계란 수급에 비상이 걸려 외식업계와 제빵업계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케이크 판매에 열중할 제빵업계는 케이크 만들기에 바쁘기보다는 계란 구하기에 전력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일부 식당들은 메뉴에서 계란말이 등 계란을 빼기 시작했죠. 


출처 - 강원도민일보


탄핵 정국으로 나라가 어지러운 판에 AI 사태로 국민의 먹거리에 문제가 생겨 민심이 흉흉해질 조짐입니다. 조그만 식당, 자영업자 등 서민의 고충은 날로 심각해지고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권한대행인 황교안은 자신의 의전만 챙길 뿐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안일한 상황인식과 무력한 대응, AI 확산을 막지 못했다면 사태를 진정시키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텐데 그조차 자기 책임이 아니라는 식으로 발뺌하는 위정자의 모습에서 국가 시스템 마비를 넘어 절망감마저 느낍니다. 

출처 - 경향신문

 

세월호 참사, 메르스 대란 이후로 국가는 변한 것이 없습니다. 모든 피해를 국민만이 고스란히 뒤집어쓰는 현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대통령 한 명 갈아치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근본부터 다시 고민하고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를 도입해 정치판을 쇄신할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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