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그날의 기록

 

 

1.
2014년 4월 16일에 일어난 세월호 사고는 결단코 우연히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인간과 생명보다 돈과 이윤을 우선시하는 권력이 풀어놓은 자본주의라는 괴물이 민낯을 드러낸 참사였다.

 

2.
세월호 하면 떠오르는 숱한 잔상이 있다. 승객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선령 규제 완화, 더 많은 화물을 싣고 승객을 태우기 위한 선박 개조와 증축, 안전 규제 완화와 철폐, 승무원의 비정규직화, 사고 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구명벌, 승객보다 선장과 선원을 먼저 구조한 이해할 수 없는 해경의 구조 방식, 수백 명의 승객이 남아 있는데도 적극적으로 구조에 힘쓰지 않은 이유, 세월호 침몰 후 수색 작전에서 전권을 휘두르다시피 했던 잠수업체 언딘과 해경의 모호한 유착 관계, 승객 구조의 골든타임에 중앙부처 고위급 인사를 위한 의전 통화나 청와대의 요구를 들어주기 바빴던 119상황실과 해경의 업무 태도, 사고 초기 인명 수색 과정에서 드러난 재난구조 체계의 총체적 부실과 문제점, 재난의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며 책임 면피에 급급했던 정부와 대통령, ‘정피아’ ‘해피아’ ‘관피아’로 통칭되는 이권을 매개로 한 유착 관계, 세월호와 국정원 간의 드러나지 않은 의문의 관계, 유병언만 잡으면 세월호의 진실이 드러날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던 권력의 앞잡이들이 펼친 술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은 대통령의 잘못과 행적을 숨기기에 급급했던 국가 시스템, 이 모든 과정에서 허위 정보를 받아쓰기한 것도 모자라 진실을 감추는 데 일조한 언론과 방송의 저급한 보도 행태…, 더 나열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3.
진실을 감추는 숱한 잔상에 의해 삶의 바탕이 무너져 하루하루 지쳐가던 그때 《세월호, 그날의 기록》을 읽기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두고 테러방지법 반대를 위한 필리버스터 정국, 4.13 총선 이슈가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던 시기였다.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이 드러낸 숱한 사실은 단 하나의 문장으로 귀결된다.

 

"구조할 시간도, 구조할 세력도, 부족하지 않았다."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인가? 그렇다면 세월호에서 승객들에 의해 구조된 5살 권 양이 훗날 ‘그런데 왜 구조하지 못했나요?’ 하고 묻는다면 우리는 대답할 준비가 되었는가?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끝난 기록이 아니라 진행형인 기록이며 우리의 몫이 남아 있다.

 

 

4.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그해 추석 때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라는 책을 곱씹어 읽으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이 겪어야 했을 고통의 의미를 묵상할 기회가 있었다. 프리모 레비는 나치에 의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경험한 당사자였음에도 평생토록 자신이 ‘구조된 자’라는 사실에 힘겨워했다. 그가 짊어지고 살았을 죄책감의 실체를 세월호 참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돌이켜보면 경솔한 판단이 아니었나 싶다. 타인의 고통 앞에서 내가 무죄하다는 생각을 내려놓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가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에 얼마나 깊이 마음 아파했던가를 반성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5.
세월호 참사를 목도한 순간부터 얼마나 오랜 시간을 분노의 감정에 휩쓸려 지냈던가? 정부를 비판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지 못하는 정치권을 질타하고, 사회적 연대에 힘을 쏟지 않는 사람들을 못마땅하게 여기면서도 정작 희생된 분들이 겪었을 죽음에 대한 공포, 상실감, 고통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못한 나 자신의 부족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화해의 제자도》라는 책에서 저자들은 “기독교적 희망을 배우는 것은 결과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그것은 기억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또한 피해를 가장 많이 본 사람들과 가까이할 때 우리의 소명은 “변화시키는 일”이 아니라 그 만남에서 오는 고통을 함께 아파하는 것이라고 역설하는데, 참으로 귀를 기울여야 하는 대목이었다.

 

6.
세월호 사건과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속도를 늦추고 세상의 참상을 정직하게 보고 대면하도록 요구한다. 아울러 자본주의라는 괴물이 짜놓은 생존경쟁의 무대에서 내려와 우리의 일상을 유지하게 하는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되묻게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톨스토이는 이에 대해 일찍이 답을 내놓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가 대하고 있는 사람이며,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라고.

 

 

7.
아픈 사람들이 세상의 중심이요, 고통받는 사람들이 우주의 중심이다. 언젠가 우리는 세상의 중심, 우주의 중심이 될 존재들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우리의 삶은 달라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 1011일을 보내면서 우리 모두가 다짐했으면 한다. 무죄함의 의식에서 벗어나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면서 세월호라는 죽음의 공간을 평화와 화해가 넘치는 역사적 화해의 공간으로 되살려야 할 의무가 바로 우리에게 있다고. 촛불은 그 다짐의 약속이며, 《세월호, 그날의 기록》의 남은 진실을 바로 우리가 기록하겠다고 말이다.

 

*2017년 1월 20일 녹색당 서울시당에 기고한 글입니다. 

 

[편집자 X의 세상 읽기]라는 연재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책은 생각의 집합체입니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던 생각이 모이면 한 권의 책이 됩니다. 그 책은 다시 사람들의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냅니다. 이런 생각의 선순환이 잘 이뤄진다면 세상은 좀 더 자유롭고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 상상의 나래를 펴자! 책으로 꿈꾸는 생각의 혁명!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2017년을 시작하자마자 송인서적 부도로 출판계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습니다. 송인서적과 거래한 출판사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저희도 부도를 맞은 금액이 상당합니다. 더 큰 문제는 송인서적에서 받아서 지난 몇 달간 지류회사, 인쇄사, 제책사, 후가공업체 등으로 기 지급한 어음이 앞으로 매달 부도어음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다시 지급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좋은 책을 펴내어 독자분들과 만나는 접점을 넓혀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어려운 가운데 또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책 제목은 《금융·경제 보고서 작성법》입니다. 생각비행의 스테디셀러 중 한 권인 《돈은 어떻게 움직이는가?》의 저자 임경 작가의 신작입니다.

 

《금융·경제 보고서 작성법》은 "한국은행이 전수하는 보고서 작성의 야전교범"과 같은 책입니다. 한국은행에서 30여 년간 금융·경제 보고서를 가까이했던 저자가 한국은행 차장, 과장, 조사역과 대학생들을 상대로 '보고서 작성법'을 강의하고 거기에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덧붙여 실무 교범을 만들었습니다. 

 

그간 발간된 보고서 관련 책들이 '글은 이렇게 써야 한다'는 기준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면, 이 책은 '현장에서 어떻게 써야 하는가?'라는 실무적인 물음에 충실한 답을 주는 책입니다. 한두 번은 누군가가 작성한 이런저런 자료를 참고해 형식이 잘 짜여진 보고서를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 작성을 위한 기본기가 잡혀 있지 않다면 이와 관련된 실무를 담당할 때마다 갑갑함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겠지요.

 

 

좋은 보고서는 내용과 형식의 상호작용이 중요합니다. 한국은행에서 30여 년간 다양한 직무를 맡아 수많은 보고서를 썼고, 국장급 지위에서 후임들의 수많은 보고서를 평가하기도 했던 경험자로서 저자가 이 점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행 경제교육 교수(1급, 국장)로서 대학원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금융시장과 통화정책 등을 강의하면서 '보고서 작성법'의 실무를 전달하는 책의 필요성을 느낀 점도 집필의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은행의 실무 경험을 고스란히 담아낸 《금융·경제 보고서 작성법》을 통해 보고서 작성법의 기본기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배워보시기 바랍니다. 순간의 선택이 순탄한 직장생활을 보장합니다.

 

 

실무에 바로 적용하는 보고서 작성법

 

글을 쓰는 과정은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생각과 글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정리된다. 하지만 쉽게 정리되지 않는 생각은 형식을 익힘으로 정리될 수 있다. 금융·경제 보고서 역시 수집한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알맞은 형식을 취하여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실무를 익힐 수 있는 문제를 제시하여 독자 스스로 문제를 풀면서 생각하고 형식을 찾아가며 잘못된 점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도록 했다.

 

예를 들어 문장의 연결과 끊기를 설명하면서 아래와 같이 질문한다.

 

◆ 다음 ‘국내 경제 동향 보고’를 수정하시오.

 

국내 경제를 살펴보면, 수출이 일시적 요인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내수는 완만하나마 개선 움직임을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설비투자는 자동차 구입및 항공기 도입이 줄면서 큰 폭 감소하였다. 그러나 건설투자는 아파트 분양물량 호조 등으로 증가하였다. 그리고 제조업 생산은 휴대폰 신제품 출시 효과, 자동차 부품 생산 호조 등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서비스업 생산은 5개월 연속 증가 후 도소매 및 금융·보험을 중심으로 조정하였다. 아울러 고용 면에서는 취업자 수가 증가하면서 고용률이 전년 동월 대비 상승하였다. 반면 실업률은 하락하였다.

 

이후 다음과 같은 모범 답안을 보여주며 과도한 접속사 사용을 지적한다.

 

국내 경제 동향 보고

 

국내 경제를 살펴보면, 수출이 일시적 요인으로 증가하였으며, 내수는 완만하나마 개선 움직임을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설비투자는 자동차 구입 및 항공기 도입이 줄면서 큰 폭 감소하였으나 건설투자는 아파트 분양 물량 호조 등으로 증가하였다. 제조업 생산은 휴대폰 신제품 출시 효과, 자동차 부품 생산 호조 등으로 증가한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5개월 연속 증가 후 도소매 및 금융·보험을 중심으로 조정하였다. 고용 면에서는 취업자 수가 증가하면서 고용률이 전년 동월 대비 상승하였으나 실업률은 하락하였다.

 

한편 서술식 보고서 작성 실무를 익힐 문제도 제시한다.

 

◆ 제시된 자료를 이용하여 '세계 경제 동향'의 개요를 서술식으로 작성하시오.

 

□ 미국 경제: 경제가 회복되는 모습을 이어나가고 있음
□ 중국 경제: 완만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음
□ 유로지역 경제: 개선 움직임이 미약한 모습이 계속되고 있음
□ 향후 세계 경제: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
□ 향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요인: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어떻게 변할 것
   인지?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신흥시장국의 경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등

 

 

아래와 같이 모범 답안을 제시하여 스스로 작성한 서술식 보고서와 비교․평가할 수 있게 했다.

 

세계 경제 동향

 

세계 경제를 보면, 미국은 회복세를 지속하고 중국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였으나 유로지역에서는 개선 움직임이 여전히 미약하였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신흥시장국의 경제 상황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좋은 보고서의 완성

 

금융‧경제 보고서를 작성하려면 국내외 경기 상황과 전망,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 등 경제 여건을 잘 알고 있어야 하고 경제학, 경영학, 무역학, 회계학 등 관련 분야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주제에 대한 사전 공부와 현황에 대한 충실한 고민 없이 충실한 보고서를 쓸 수 없다. 논리 전개도 중요하지만 보고서는 무엇보다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핵심이다.

 

보고서를 완성했다면 오류가 없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한다. 오류 없이 내용을 완성했다고 해도 출력할 때 빠진 부분이 없는지, 제본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실수가 생기면 내용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무자들은 보고된 문서를 통해 업무가 진행된다고 착각하기 쉽다. 실제로는 구두 보고나 회의 등을 통해 주요 과정이 진행되기도 한다. 심지어 보고서 작성이 생략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직급이 올라갈수록 말하기가 중요해진다. 보고서는 보고를 잘하기 위한 밑바탕임을 명심해야 한다.

 

보고서 작성에 대한 많은 책이 문장과 형식의 기준을 설명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금융·경제 보고서 작성법》은 형식을 통하여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한다. 또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기준에 대한 설명과 사례별 '수정 연습'과 '작성 연습'에 중점을 두어 실무에서 바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을 읽는다면 내용과 형식에서 완성도 있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지은이 

 

임경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한국은행에 입행하였다. 입행 직후 중소기업금융, 수출산업설비금융 실무를 거쳐 외환보유액 관리, 외화예탁 관련 기획업무 등을 담당하던 중 고려대학교 대학원에 연수·파견되어 재무론(finance, 경영학 석사)을 전공하였다. 지도교수이셨던 이필상 선생님께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한국은행으로 돌아온 뒤 금융시장 담당부서에서 총액한도대출, 채권시장동향 분석, 채권시장제도 조사업무 등을 담당하던 중 세계은행World Bank 등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연수과정을 수료하였다. 이후 미국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에 객원연구원visiting researcher으로 파견되어 채권유통시장제도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였다. 복구 후 다시 채권시장 분석업무를 담당하다가 자리를 옮겨 공개시장조작open market operation 관련 기획, 금융시장 동향과 자금흐름 분석 등을 담당하던 중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책과정을 수료하였다.

 

금융시장국 부국장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관련 외환·금융대책 한국은행 T/F에 참여하였으며 채권시장팀장으로서 시장의 움직임을 점검하였다. 경제교육부장으로 대對국민 경제교육을 담당한 이후 중앙공무원교육원 고위정책과정에 파견 중 ‘외화와 원화의 긴밀한 연결고리’에 대한 기본체계를 정리하였다. 복귀하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책무를 맡아 경남본부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한국은행 경제교육 교수(1급, 국장)로서 대학원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금융시장과 통화정책 등을 강의하면서 자산가격 결정과 기업재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은행 생활 중 상당 기간 금융시장 분석업무를 담당하면서 30여년을 금융·경제보고서와 함께 하였다. 한국은행 차·과장, 조사역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보고서 작성법’을 강의하면서 설명자료 등에 실무 경험을 반영하여 작성 기준과 사례case 연습에 중점을 두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저서로 《소설처럼 재미있는 금융이야기》, 《돈은 어떻게 움직이는가?—원화와 외화 그리고 금리와 환율의 긴밀한 연결고리》가 있다.  

 

차례

 

머리말_ 연애를 글로 배우고 수영을 교과서로 익히기

 

1장 준비 운동
  01. 새로 조성되는 동물원
  02. 테스토스테론
  03. A에서 Z까지

 

2장 형식을 위한 수학
  04. 집합: 포함관계 인식
  05. 인수분해: 공통요소 묶기
  06. 차원: 매트릭스 정리
  07. 내용: 생각 연결

 

3장 생각의 틀
  08. 주제와 내용
  09. 접근법

 

4장 작성 기준
  10. 과정: 어떤 순서로 작성되는가?
  11. 준비: 자료정리와 확인
  12.  단어: 어휘의 힘
  13.  문장: 생각의 최소단위
  14. 체계: 구상의 설계
  15. 시각: 보이지 않는 것들의 실상
  16. 퇴고: 밀거나 두드리거나
  17. 상충: 갈등과 적용

 

5장 수정 연습
  18.  연습(1): 문장과 문단
  19.  연습(2): 체계와 제목
  20.  연습(3): 표와 그래프
  21.  연습(4): 종합

 

6장 작성 연습
  22. 연습(5): 서술식
  23. 연습(6): 개조식

 

7장 점검과 보고
  24.  점검
  25.  보고

 

8장 생각 정리

 

맺음말_ 다시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며

 

부록 1 금융·경제 보고서 개조식 작성 지침(예)
부록 2 금융·경제 보고서 서술식 작성 지침(예)
부록 3 띄어쓰기(예)
부록 4 순화가 필요한 표현(예)

 

온라인 서점에서 보기

교보문고   YES24   알라딘   인터파크도서   반디앤루니스  영풍문고   종로서적 

 

 

2016년을 마무리하며 크리에이티브 시각디자인 집단인 버틀러 잉크(Beutler Ink)에서 한 해 동안 벌어진 전 세계 사건, 사고를 한 장의 그림에 담았습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이미 보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이 그림은 16세기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명화인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을 패러디하여 제작된 것입니다. 그림 안에는 탐욕스러운 트럼프 당선부터 카스트로, 데이비드 보위, 프린스 등 우리 곁을 떠난 명사들에 대한 추모도 담겨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연 어떻게 표현되었을까요? 삼성 갤럭시노트7 폭발 사건이 조그맣게 실려 있을 뿐입니다. (그림에 노란색 상자로 표시해두었으니 그림을 클릭해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림 그리는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면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군요.  

 

출처 - Beutler Ink.com


2016년은 우리나라나 전 세계적으로 정말 '격동의 해'라는 말이 어울리는 해였습니다. 훗날 역사가들에겐 흥미진진할 장면일지 모르겠으나 '지금'을 사는 우리에겐 더없이 고된 한 해였죠. 굵직한 사건만 훑어봐도 이렇습니다.

 

 1월 북한 4차 핵실험

 2월 개성공단 폐쇄

 3월 이세돌 vs 알파고 대국

 4월 총선으로 16년 만에 여소야대 및 3당 체제 형성

 5월 강남역 10번 출구 살인사건

 6월 브렉시트

 7월 영남권 진도 5 규모 지진

 8월 브라질 대통령 탄핵 및 갤럭시노트7 폭발 사건

 9월 이화여대 정유라 특혜 의혹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 JTBC 태블릿 PC 특종

11월 카스트로 사망 /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12월 박근혜 대통령 퇴진 100만 촛불집회 / 탄핵 가결 / 송박영신


이미 일어난 일들이긴 합니다만 정치, 사회, 경제적인 이슈부터 자연재해와 세계적인 사건에 이르기까지 이 많은 일이 대체 어떻게 한 해 동안 다 일어날 수 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훗날 2016년 역사를 공부해야 할 아이들이 이 시기를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집니다.


출처 - 유튜브

 


이 많은 사건, 사고 속에서 우리가 이뤄낸 것 역시 작지 않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국회를 움직여 대통령 탄핵 가결을 이끌어낸 일은 하나의 쾌거이자 세계인에게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영국 BBC는 100만 명 이상이 모인 대규모 시위를 평화롭게 진행한 대한민국 시민의 힘에 놀라워했습니다. 폭력으로 권력을 뒤집어엎는 피의 혁명이 아니라 평화와 비폭력의 방법으로 국민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그 대리자인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뜻을 받들게 하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교과서와도 같은 모습을 거시적으로 실현해냈기 때문입니다.


출처 - JTBC


이 때문일까요? 2016년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군주민수(君舟民水)'였습니다. 《교수신문》은 전국의 교수 611명을 대상으로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이메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2016년 한 해를 규정할 사자성어를 뽑았다고 밝혔는데요, '군주민수'란 《순자》의 왕제 편에 나오는 말로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君者舟也 庶人者水也. 水則載舟 水則覆舟. 君以此思危 則危將焉而不至矣)."는 뜻입니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육영수 중앙대 역사학 교수는 좀 더 전복적인 추천 사유를 덧붙였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군주가 배고 백성은 물이란 비유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개념이라는 거죠. 유가사상에 입각한 전국시대의 지식인인 순자가 지배자에게 민본주의를 훈수하는 제왕학에서 파생됐기 때문입니다. 민주공화국에서는 더 이상 무조건 존경받아야 하는 군주도 없고 그 자리에 그냥 가만히 있는 착하고 어린 백성도 없으니 이 사자성어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번역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공화국에서 권력자는 국민의 힘을 대리하는 선출직 공무원일 뿐임을 잊어선 안 될 이유입니다.



이 밖에도 '역천자망(逆天者亡)' '노적성해(露積成海)' '빙공영사(憑公營私)' '인중승천(人衆勝天)' 등 민주주의 원칙과 재권주민의 의미를 밝히고 공적인 일을 빙자해 사익을 챙긴 이들에 대한 비판이 어린 사자성어가 후보에 올랐다고 합니다.

 

출처 - 뉴시스

 

2016년 12월 31일 서울 광화문을 비롯한 도심에 시민 110만 명이 운집해 '송박영신' 촛불집회를 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 박근혜 정권이 물러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길 바란다는 염원이 10차 촛불집회까지 누적인원 1000만 명의 시민이 촛불을 든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출처 - YTN

 

2017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7년은 최순실-박근혜, 그리고 그 부역자들을 엄벌에 처하고 세월호를 비롯한 숱한 의혹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생각비행 독자 여러분의 행복을 빕니다. 저희도 사회에 필요한 책을 펴내면서 힘차게 날아오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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