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6주기가 되는 5.18 민주화항쟁도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으로 시작했습니다. 상식적인 사회라면 이런 일이 논란이 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겠죠. 박근혜 대통령은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사실상 제창하지 못하게 지침을 내렸으며 박승춘 보훈처장은 이 교시를 받들어 올해도 제창을 불허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청와대 회동에서 협치를 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말은 또 하나의 쇼였을 뿐이었습니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 대부분이 거짓임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야당은 청와대 회동 무효를 선언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심지어 새누리당 원내대표조차 청와대와 보훈처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야당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해임촉구 결의안을 내기로 했습니다.


출처 - 한겨레


1997년 김영삼 정부 때부터 제창된 〈임을 위한 행진곡〉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때부터 제외되기 시작했습니다. 집권당과 정권의 성격을 보면 그 의도가 너무나 명백하죠. 보훈처의 해석도 이상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음악적으로 제창과 합창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개념이지만, 보훈처의 유권해석으로는 제창은 참석자 전원이 의무적으로 불러야 하지만 합창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죠.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5.18 민주화항쟁 기념식 동영상을 보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입을 다물고 노래를 부르지 않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외워서 부르고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는 주먹을 움켜쥔 채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반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들고 있는 종이만 들여다볼 뿐 입을 열지 않습니다.


출처 - 유튜브


보훈처의 유권 해석대로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국가 기념식의 관행을 어긴 것이며 '의무적'으로 불러야 하는 노래를 고의로 부르지 않은 셈이 됩니다. 그렇다면 보훈처는 박근혜 대통령의 무례와 무식함을 계속 알리고 싶어 이런 방침을 자꾸 고수하는 걸까요? 그렇지 않다면 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노래를 막기 위해 다른 핑계를 대고 있는 걸까요?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까지 해온 일을 보면 그 이유가 그대로 드러나긴 합니다.


출처 - 페이스북


〈임을 위한 행진곡〉은 보수단체의 주장과 달리 종북이나 김일성 찬양을 위한 노래가 아닙니다. 탈북하여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는 주성하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북한에서 허락없이 부르면 잡혀가 정치범이 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북한과 연결시키는 찌질한 짓거리" 좀 그만하라면서 말입니다. 삼척동자도 다 알 만한 노래를 두고 옥신각신하는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보면 그 수준의 저열함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한편 5.18 민주화항쟁 당시 학살의 책임자였던 전두환은 자신이 광주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4대 조건이 선결되어야 된다는 망언을 했습니다. 신변 보호와 박탈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를 갖추는 등의 조건이 선결되어야 5.18 묘역을 참배할 수 있다는 겁니다. 광주에서는 죄인에게 무슨 예우냐는 반응이 나오고, 5.18 관련 단체는 책임 인정과 광주에 대한 사죄 그리고 대국민사과가 선결 조건이라고 대응하기도 했죠. 

 

출처 - KBS


하지만 살인마 전두환은 지난달 27일 《신동아》 기자와 나눈 인터뷰에서 5.18 민주화항쟁 당시 시민군을 향해 총을 쏜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동석한 전두환의 지인들도 인터뷰에 참여했는데 여기서 재미있는 상황이 나왔습니다.

 

(5·18 당시 보안사령관으로서 북한군 광주 침투와 관련된 정보 보고를 받은 적 없다는 전 전 대통령 말에)


고명승 전 삼군사령관 "북한 특수군 600명 얘기는 연희동에서 코멘트 한 일이 없다."

전두환 전 대통령 "뭐라고? 600명이 뭔데?"

정호용 전 의원 "이북에서 600명이 왔다는 거예요. 지만원 씨가 주장해요."

전두환 전 대통령 "오, 그래? 난 오늘 처음 듣는데."


일베에서 5.18 관련으로 "종북, 빨갱이" 타령할 때 흔하게 나오는 주장이 북한 특수군 얘기죠. 그런데 그 주범인 전두환이 이런 논거를 부정한 셈입니다. 광주와 북한이 관련 있다는 일베의 주장이 헛소리임을 전두환이 밝힌 셈입니다. 한편 역사적 책임감으로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전두환은 "광주에 내려가 뭘하라고요"라고 되물어 책임 인정과 사과할 마음이 전혀 없음을 드러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출처 - 스포츠동아


한국인 작가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한강 작가는 《소년이 온다》라는 작품의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얘기했죠.

 

2009년 1월 새벽, 용산에서 망루가 불타는 영상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불쑥 중얼거렸던 것을 기억한다. 저건 광주잖아.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

출처 - 《소년이 온다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과 같이 고립되고 힘으로 짓밟히고 훼손된 사건 이면에는 광주를 수없이 되태어나게 한 국가의 원죄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아물지 못하고 해마다 후벼지는 그 상처에서는 여전히 피가 철철 나고 있습니다. 5월 광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곧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2주기가 돌아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생각비행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분입니다. 여러분께서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저희의 첫 책 《사랑의 승자》가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상을 담은 포토 에세이였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앞두고 이 책을 출간했는데, 벌써 1년이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생각비행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는 말씀을 남긴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억합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한국 정치사를 돌아볼 때 고 김대중 전 대통령만큼 협박과 회유와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인물이 또 있을까요?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의 산 증인으로 납치와 감금을 당한 것도 모자라 사형수로 내몰린 인간 김대중. 그러나 갖은 고초를 이겨내고, 3전 4기의 도전 끝에 제15대 대통령이 된 그는 우리 시대의 양심이었습니다. 분단 이후 최초로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6.15남북공동선언을 이끌어 내는 등, 평생을 남북 평화협력과 통일에 대한 열망으로 살다가 한국인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그는 한국 현대사가 낳은 거목이기도 했습니다.

김대중의 '햇볕정책'은 단순한 ‘유화정책’이 아니라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을 바탕으로 평화통일을 이뤄내겠다는 현실주의적 외교정책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지금도 김대중을 남북관계를 화해와 공존으로 이끈 위대한 지도자로 인식합니다. 인간 김대중. 그의 개인사는 이 땅의 역사와 함께 질풍노도 그 자체였습니다. 

일제식민지 치하의 유년 시절부터 좌우 대립, 분단, 남한 단독정부 수립, 한국전쟁, 이승만 독재, 4.19 혁명, 5.16 군사 쿠데타, 유신독재, 민주화 투쟁, 10.26 사태, 5.18 광주민주화항쟁, 6월항쟁, 정계 은퇴, 대통령 당선, IMF 사태 극복, 6.15 남북정상회담, 노벨 평화상 수상에 이르기까기 그의 인생은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그대로 축소해놓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그는 말년에 이런 글을 일기로 남겼습니다.

“오늘은 나의 85회 생일이다. 돌아보면 파란만장의 일생이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투쟁한 일생이었고, 경제를 살리고 남북 화해의 길을 여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일생이었다. 내가 살아온 길에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
- <마지막 일기> 2009년 1월 6일


2주기 추모행사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억하시는 분들을 위해 2주기 추모행사 소식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8월 18일(목)에 추도식이 있습니다. 그 밖에 추모 음악회와 출판기념회 등의 행사 소식도 있습니다.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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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도식
- 일시, 장소 : 8월 18일(목) 오전 10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관
- 식순 : 추도사, 김 대통령 육성 영상, 추모 노래, <김대중 연보> 헌정, 유족대표 인사
※ 추도식 후 김 대통령의 묘소로 이동, 헌화와 참배.

○ 추모음악회
- 일시, 장소 : 8월 17일(금) 오후 7시, 효창동 백범기념관 컨벤션홀
- 출연진 : 최선규 아나운서와 영화배우 오정해 씨 사회, 목포시립교향악단 및 합창단, 정은숙(소프라노),
  김철웅(바리톤), 신형원·안치환(가수), 신영희(국악인), 김정환(시인), 이명수(섹스폰 연주자) 등 출연

※ 추모기간 : 2011년 8월 10일∼8월 18일(9일간)
-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 분향소가 마련되고, 추모사진전이 개최됩니다.
-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5층 김대중 대통령 집무실이 일반인에게 개방됩니다.

○ <김대중 연보> 출판기념회
- 일시 및 장소 : 8월 16일(화) 16:00,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 추모사진전 ‘만남과 동행’
- 기간 : 8월 1일~31일(개막식 8월 1일 14:00, 김대중도서관)
- 장소 : 김대중도서관 지하 1층 컨벤션홀


비판은 진정한 사랑으로 가는 길목에 항상 있다

2주기를 맞이하며 생각비행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억하며 예전의 언론기사를 한자리에 모아봤습니다. 《프레시안》과 《경향신문》이 비교적 잘 정리해두었더군요. 여러 각도에서 조명한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기사를 보시고 난 뒤 여러분도 다시 한 번 그분의 뜻을 기억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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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선 각계 인사를 직접 만나거나 혹은 그들의 글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을 돌아보는 기획을 진행했습니다. 〈김대중을 생각한다〉라는 제목으로 총 32회에 걸쳐 연재된 이 기사를 통해서 다양한 사람의 시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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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은 작년 김대중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이하여, 관련 기사를 묶어서 정리해놓았습니다. 《주간경향》에 게재된 내용도 포함되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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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지만 생각비행도 《사랑의 승자》라는 책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을 조명한 바 있습니다. 아는 분은 알고 모르는 분은 모르는 책이죠. 판매량과 상관없이 이 책은 생각비행으로서는 뜻깊은 책입니다. 이 책으로 출판사로서 첫 비행을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사랑의 승자》는 김대중 대통령의 살아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에세이집입니다. 저자 오동명 선생님이 기자로 활동하시던 때에 촬영한 김대중 대통령의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중심으로 담은 책이죠. 오동명 선생님은 《사랑의 승자》에서 인간 김대중을 노벨상을 탄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영웅적인 면모를 드러내기보다는 일상의 고단함에 지쳐 하품을 하고 정원 화초에 물을 주며 즐거워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인간 김대중의 모습을 보고 싶은 분은 생각비행의 《사랑의 승자》를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생각비행은 김대중 전 대통령 2주기를 맞이하여 이 책의 내용 중 일부를 일주일에 2회 정도 소개하겠습니다. 기대해주시고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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