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오늘은 신간 《키워드 오덕학―자생형 한국산 2세대 오덕의 현재 기록》을 소개합니다. 덕후 또는 오덕은 ‘특정 분야의 정보나 관련 상품, 지식을 적극적으로 수집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유래해 이미 오래 전부터 생명력을 얻고 있는 한국식 표현이지요. 우리의 오덕 문화는 일본의 영향을 받았으되, 그 말이 쓰이는 맥락은 태반이 혼란스럽거나 혼동되거나 심지어는 적잖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의 ‘오덕’은 일본의 ‘오타쿠’와는 또 다른 맥락성을 지니고 자생해가고 있는 중인데요. 《키워드 오덕학》은 ‘웹툰(WEBTOON)/오타쿠/코스프레/야오이 그리고 BL/OSMU(ONE SOURCE MULTI USE)/기록과 통계/백합(百合)/모에(萌)/지역 캐릭터/짤방/병맛/츤데레에서 얀데레까지/서브컬처(subculture)’에 이르는 총 13가지 키워드(열쇳말)를 통해 오덕 문화가 우리네 현실과 닿아 있는 접점이 무엇인지 상세히 살펴봅니다. 한마디로 《키워드 오덕학》은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땅의 ‘오덕 문화’를 충실히 소개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타쿠에 대한 부정적 인식

 

'덕후'의 어원이라 할 수 있는 '오타쿠'(おたく)는 일본에서도 멸칭으로 시작되었다. 칼럼니스트 나카모리 아키오는 《만화 브릿코》 1983년 6월호부터 실은 칼럼 〈'오타쿠' 연구〉에서 오타쿠를 '안경에 파묻혀 영양실조 걸린 하얀 돼지 같은데' '엄마가 사준 옷 차려입고' '세기말적으로 어두컴컴하다가 만화 행사장에선 잔뜩 모여 활개 치는' '남창 같은 구석이 있어 여자를 사귈 수 없을 것 같은 놈들'이라고 묘사했다. 명색이 연구란 말을 제목에 달아놓은 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감상적 악담을 쏟아낸 까닭에 연재가 중단되긴 했으나 이 칼럼은 '오타쿠'라는 용어의 정립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그러다 1989년 미야자키 츠토무가 도쿄·사이타마 연속 여아유괴 살인 행각을 벌이자 일본 사회는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일본 경찰은 처음으로 프로파일링 수사기법을 동원해 범인을 검거했다. 그런데 그의 집에서 5763개의 비디오테이프가 발견되고, 그 안에 호러 영화와 로리콘 성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언론은 '오타쿠=잠정적 범죄자'란 부정적인 인식을 유포하기에 이른다. 미야자키 츠토무는 '롤리타 콤플렉스 살인귀'라고 불렸다. 이 때문에 한동안 일본에서 오타쿠는 시각 기호로 창작된 캐릭터에 집착해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범죄 예비군 정도로 인식되었다. 2008년까지 NHK는 오타쿠를 금지어나 다름없는 방송 문제 용어로 구분하기도 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후 오타쿠에 대한 인식이 재정립되고 그들이 심취한 산업의 규모가 재조명되면서 인문학적 연구가 거듭되고 있다. 이로써 오타쿠는 '꽂히는 취향에 일정 이상으로 몰입하는 사람'을 뜻하는 표현으로 일반화하는 지리멸렬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한때 일본의 신어사전은 오타쿠를 '만화, 애니, 비디오게임, 아이돌 등 허구성 강한 세계관을 좋아하는 이들을 일컫는다'라고 정의한 바 있지만, 현재 오타쿠의 관심 대상은 철도나 밀리터리, 성우, 특정 인물 등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우리의 덕후 문화, 어디까지 왔나?

 

'덕후' 또는 '오덕'은 '특정 분야의 정보나 관련 상품, 지식을 적극적으로 수집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유래해 오랜 시간을 거쳐 생명력을 얻고 있던 한국식 표현이었다. 그런데 인터넷 커뮤니티 공간을 넘어 다수의 일반 한국 대중 사이에서 '오덕'이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 건 TV 프로그램 〈화성인 바이러스〉(tvN, 2009. 3. 31~2013. 11. 26)였다. 2010년 1월 27일자 〈화성인 바이러스〉 프로그램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안는 베개(끌어안고 잘 수 있는 등신대 베개)를 들고 나와 "이 캐릭터와 혼인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출연자를 소개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서 조롱처럼 돌아다니던 '안여돼'(안경 여드름 돼지)형 인물이 화성인(=상식 밖 인물)의 대표주자 '덕후'의 표상으로 정립되는 순간이었다. '오덕' '덕후' 부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대중에게 고정된 것이다.

 

이를 보면 한국의 '오덕' 또한 일본 ‘오타쿠’의 전철을 밟은 듯하지만, '오덕 문화'는 거기에 머무르고 있지만은 않았다. 웹툰이 상업적 정립 10년을 넘긴 2013년을 거치며 미끼 상품에서 벗어나 콘텐츠와 상품으로서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로, 덕후 문화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향유층과 함께 나이를 먹기 시작했다. 문화 코드란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 정의되던 범위 바깥으로 확장하며 경계를 무너뜨리고 급기야 멸칭마저도 유희화하는 현상을 겪게 마련이고 그러지 못하는 문화는 역설적으로 박제화하거나 사멸하는데, 오덕 문화는 다행스럽게도 확장되기 시작했다.


근래 화제를 모은 TV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능력자들〉(MBC, 2015. 11. 13~2016. 9. 8)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인류는 덕후들의 능력으로 인해 진화되었다" "당신의 덕심이 바로 당신의 능력이다"(프로그램 소개 중에서)라며 '덕후'를 별다른 주석문 하나 없이 전면에 내세웠다. 재밌는 건 〈능력자들〉이라는 프로그램의 제목 자체다. 말 그대로 덕후를 '능력자'로 지칭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여기서 한술 더 떠 "개개인의 전문성이 나라의 경쟁력이 된다"라고까지 피력했다. 새로운 프로그램의 등장 정도로 여길 수도 있겠으나, 어떤 사람들에겐 그야말로 상전벽해라는 말이 어울릴 법한 변화로 비치는 현상 이었다. 여기서 어떤 사람들이란 바로 덕후들, 바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TV 미디어가 '능력자' 이전에 '화성인'으로 분류했던 이들을 의미한다.


아스카(〈신세기 에반게리온〉 여주인공 가운데 한 명)를 향한 애정을 감추지 않는 연예인과 〈도라에몽〉에 미쳐 사는 몸짱 훈남 연예인처럼 사회적 인지도와 실력을 갖춘 그럴싸한 오덕층의 출현은 스스로를 덕이라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 대부분일 일반 대중에게는 나름대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어라? 우와? 세상에?' 하며 놀라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그런 사람이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많다는 생각에 도달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들이 '사회성 결여' 같은 비상식적 면모와 거리가 멀다는 점도 인지하게 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 모두는 어느 무언가에는 '덕'이다. '덕질'이 즐거운 유희가 되는 시점에 '오덕·덕후=안여돼' 프레임은 힘을 잃게 된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창궐하던 사방천지의 덕질 놀이가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TV라는 절대적 대중문화 살포 도구(!)에까지 침투하고 있다. '오덕' '덕후' '덕질'이라는 말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나 〈능력자들〉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다. 〈능력자들〉에 출연한 이들은 겉보기에 멀쩡하고 자기 일에도 충실했다. 더구나 관심 대상을 향한 애정과 노력은 실제 해당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조차 혀를 내두르다 못해 "너 이쪽으로 와라"라며 취업 제안을 즉석에서 받을 만큼 전문성마저 갖추고 있었다. 오덕들의 노력과 지식은 '덕질'이라는 범주 안에 놓이지 않아 왔을 뿐 덕후 문화가 애먼 논란 속에 정체를 겪고 있던 시기부터 이미 쌓이고 있었던 것들이다. 우리 시대의 흐름이 이들이 쌓아온 면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칭찬할 수 있는 데까진 온 것이다.


 

오덕 문화가 우리네 현실과 닿아 있는 접점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오덕 문화가 새로운 경제 동력이 되고 있다. 이들이 몰입하는 분야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 게임 같은 콘텐츠 시장이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이면 이 분야만 약 170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오타쿠 시장의 규모를 알려주는 단적인 자료가 있다. 2004년 8월 24일 노무라종합연구소(野村総合研究所)가 발표한 〈마니아 소비층은 애니메이션, 만화 등 주요 5개 분야에서 2,900억 엔 시장—오타쿠층의 시장 규모 추계와 실태에 관한 조사〉라는 보도자료를 보면 '애니메이션/만화/게임/아이돌/조립PC' 다섯 개 분야에 걸친 오타쿠들의 소비 시장 규모는 2900억 엔(약 2조 9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콘텐츠 관련 네 개 분야, 즉 애니메이션, 아이돌, 만화, 게임 산업 전체의 시장 규모는 약 2조 3000억 원이며 이 가운데 오타쿠 소비층이 금액 기준 11퍼센트를 차지했다. 이처럼 오타쿠는 구매 의욕이 높을 뿐 아니라 커뮤니티 형성의 핵심, 차세대 기술 혁신의 장, 신상품 실험 대상으로서의 가치도 높아 산업 관점에서 기대되는 역할이 큰 모집단이라 할 수 있다. 오타쿠든 한국화한 오덕이든, 이들에게 통하는 코어한 부분을 이용하려면 이들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오덕들의 문화와 역할은 일본의 오타쿠들과는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되 다르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더욱 달라질 것이다. 이 때문에 《키워드 오덕학》의 저자는 '오덕'을 '오타쿠'와 단순 동의어로 놓고 용어를 해설하기보다는 우리나라의 오덕 문화가 우리네 현실과 닿아 있는 접점이 무엇인가를 찾아보려 노력했다. 이 책의 특징은 일본에서 유래한 '바닥 문화'를 파고드는 차원이라기보다 우리나라에서 오덕 문화와 개념들이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제목이 《키워드 오타쿠학》이 아닌 《키워드 오덕학》인 까닭도 여기에 있다. 우리에겐 우리에게 맞는 '오덕' 담론이 필요하다. 아울러 앞으로도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 책이 그 시발점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을 공유하고자 한다.


 

지은이 

 

서찬휘
본명 임채진. 1979년생. 1998년 이후 지면과 형식을 가리지 않고 만화 이야기를 해온 만화 칼럼니스트. 자생한 한국산 2세대 오덕으로 한국 오덕 문화의 흐름과 성격을 역사라는 맥락 안에서 꾸준히 탐색하고 정리해왔다. 만화, 애니, 성우, 애니송, 라이트노블 등을 덕질하다 현재는 만화를 중심으로 정착 중. 만화 정보 웹진 《만화인manhwain.com》 운영을 비롯해 대학 강의, 인터뷰, 팟캐스트 진행, 전시 기획, 세미나 기획 및 진행, 캘리그래피 등 만화와 연관성 있는 일들에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차례

 

들어가며 _자생형 한국산 2세대 오덕의 현재 기록

 

01. 웹툰(WEBTOON)
‘MADE IN KOREA’ 만화 형식 웹툰의 정립 과정과 대외 브랜드화 현황에 관하여

-생각할 거리들

 

02. 오타쿠
‘화성인’에서 ‘능력자’까지, ‘덕후’의 즐거운 위상 변화

-생각할 거리들

 

03. 코스프레
불분명한 유래 집착과 일본 콤플렉스를 넘어서

-생각할 거리들

 

04. 야오이 그리고 BL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섹슈얼리티 판타지

-생각할 거리들

 

05. OSMU(ONE SOURCE MULTI USE)
똑바로 서지 못한 원 소스, 멀티 유즈가 무시한다

-생각할 거리들

 

06. 기록과 통계
한국 만화가 진정 튼튼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

-생각할 거리들

 

07. 백합(百合)
소녀(여성) 간의 우정과 유대에 천착한 판타지 픽션

-생각할 거리들

 

08. 모에(萌)
극단적으로 부품화한 취향 코드와 언캐니밸리

-생각할 거리들

 

09. 지역 캐릭터
한국에서 ‘쿠마몬 성공신화’를 바라고 싶다면

-생각할 거리들

 

10. 짤방
이미지 속 맥락의 만화적 재해석

-생각할 거리들

 

11. 병맛
조롱을 내재화한 이 시대의 산물

-생각할 거리들

 

12. 츤데레에서 얀데레까지
상반된 마음의 간극을 부품화하다

-생각할 거리들

 

13. 서브컬처(subculture)
오타쿠 컬처? 문화콘텐츠?

-생각할 거리들

 

마무리하며 

 

 

	 Let's Dance, 강변 가요제, 강변북로 가요제, 길, 냉면, 명카드라이브, 무모한 도전, 무한도전, 무한도전에서 사회적기업을 보다, 박명수, 버라이어티, 사람을 도와 일을 창출하는 소셜비즈니스, 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 창업,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 사회적기업이란, 생각비행,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소녀시대, 소셜비즈니스, 야마모토 시게루, 올림픽대로 가요제, 유재석, 윤미래, 정준하, 정형돈, 제시카, 키 작은 꼬마 이야기, 타이거JK, 퓨쳐라이거, 하하
주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강자 <무한도전>이 올해에도 재미있는 일을 기획했습니다.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를 시작으로 무한도전은 2년마다 '도로변(?)' 가요제를 개최하여 많은 사람에게 큰 공감을 얻어왔습니다. 2009년에 '올림픽도로 듀엣가요제'를 개최했고, 올해에는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를 기획하고 가수들을 섭외하여 곡을 만들었습니다. 쟁쟁한 가수들이 모였습니다. 빅뱅의 G드래곤, 이적, 정재형, 10센치, 스윗소로우, 싸이, 바다와 같은 내로라 하는 가수들이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음악을 만들고 공연을 한다고 합니다.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는 다음 주 토요일에 방영될 예정인데요, 벌써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 가요제의 무모한 시작과 현재

<무한도전> 가요제의 시작은 2007년 7월에 방영됐던 강변북로 가요제입니다. 한때 MBC에 <강변가요제>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1979년부터 2001년까지 춘천시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가요제였습니다. <무한도전>이 시작한 가요제가 그 궤를 같이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도 시청자에게 선보일 여러 가지 재미있는 소재를 찾는 가운데 나온 아이디어가 아닌가 합니다.

	 Let's Dance, 강변 가요제, 강변북로 가요제, 길, 냉면, 명카드라이브, 무모한 도전, 무한도전, 무한도전에서 사회적기업을 보다, 박명수, 버라이어티, 사람을 도와 일을 창출하는 소셜비즈니스, 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 창업,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 사회적기업이란, 생각비행,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소녀시대, 소셜비즈니스, 야마모토 시게루, 올림픽대로 가요제, 유재석, 윤미래, 정준하, 정형돈, 제시카, 키 작은 꼬마 이야기, 타이거JK, 퓨쳐라이거, 하하

가요제 로고


첫 회인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를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가요제 준비나 아티스트 섭외 등 그 진행 과정이 그다지 수월해보이지 않았습니다. <무한도전>의 콘셉트와 꼭 맞는, 그러니까 특별한 계획 없이 무모하게 작곡가들을 섭외해 곡을 만들고 강변북로에 무대를 만들어 가요제를 여는 과정 속에서 시청자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구성이었으니까요. 비록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결과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가요제에서 하하의 <키 작은 꼬마 이야기>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사람이 즐겨 부르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강변북로 가요제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이 부른 모든 노래가 음반으로 나오기도 했지요.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에 이어서 2009년에는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를 개최했습니다. 도로변에서 개최한다는 기본 콘셉트는 유지하면서도. 지난 가요제와 비교하면 덜 무모하게 진행된 듯합니다. 멤버들이 각자 함께할 가수를 선택하게끔 했고, 그 가수와 더불어 음악을 만들어 가요제에서 발표하게 했으니까요. 그 결과 박명수와 제시카가 팀을 이룬 명카드라이브가 부른 <냉면>이란 노래가 큰 인기를 얻었고, 타이거JK·윤미래 부부와 유재석이 팀을 이룬 퓨쳐라이거가 부른 <Let's Dance>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냉면>과 <Let's Dance>는 음악방송 무대에 서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지요. 물론 강변북로 가요제에 이어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노래도 앨범으로 출시되어 높은 판매고를 거뒀습니다.

올해 세 번째 <무한도전> 가요제가 열립니다. 그간 행사 장소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었던 데 비해 이번에는 충남에서 가요제가 열린다고 하는군요.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이니까요. 무엇보다 이번 가요제에는 앞서 소개한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여함으로써 많은 사람의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가요제 일주일 전에 진행한 <무한도전> 멤버와 가수들의  MT가 방영되어 큰 웃음을 줌으로서 사람들의 기대는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에서 사회적기업을 엿보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무한도전> 프로그램. 생각비행은 이 프로그램에서 사회적기업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조금 의하하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어떻게 사회적기업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말인지,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씩 설명해보겠습니다. <무한도전>에서 사회적기업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은 꽤 많다고 생각합니다. 가요제 프로그램만 하더라도 대중의 인기와 더불어 음원 판매로 큰 수익을 거뒀습니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그 수익을 사회의 불우한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기부했습니다. 2007년, 2009년에도 그랬고, 이번에 열리는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앨범 수익 또한 불우한 이웃을 위해 기부한다고 합니다.

2008년에 제작된 <무한도전> 달력은 또 어떻습니까? 달력을 만드는 과정을 재미있게 어필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모으는 한편 판매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했습니다. 다음 기사를 한번 읽어보시죠.

<무한도전> 일본 지진피해 성금 1억 원 기부!
http://talk.imbc.com/news/view.aspx?idx=38189

무한도전, 달력 판매 수익금 기부하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0111774927

'무한도전'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개최, 수익금 전액 기부
http://www.ibtimes.co.kr/article/news/20090704/7441653.htm

생각비행이 <무한도전>에서 사회적기업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뿐이 아닙니다. <무한도전>은 사회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영역에 관심을 보이며, 그 문제에 도전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주의를 환기시켰습니다. 봅슬레이 특집편이 그 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군요. 솔직히 봅슬레이 특집에서 멤버들이 한 일은 어떻게 보면 민폐(?)일 수도 있었습니다. 매일 훈련해야 하는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에게 부담을 주는 일인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들의 경험이 고스란히 TV로 방영되어 국민적인 관심이 봅슬레이에 쏠려 그 종목의 현실과 문제점에 대해 대중의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는 결코 작은 일이 아니지요.

단편적인 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생각비행은 <무한도전>이라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문제점을 직시하고 직접 참여함으로써 주위 사람들을 환기하고 참여와 기부를 이끌어냄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하는 이른 바 사회적기업으로서 하나의 모델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도와 일을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이 나아갈 길

사회적기업 창업교과서의 저자 야마모토 시게루는 사회적기업을 일컬어 "사람을 도와 일을 창출하는 소셜 비즈니스"라고 말합니다. 예전에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정부나 공공기관이 나서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주길 바라는 게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공공 영역에 시민의 참여가 점차 확산하고 있는 오늘날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 기다리지 않습니다. 불만이 있거나 잘못된 일이 있다면 당당히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야마모토 시게루도 "불만이 있으면 자신이 직접 손발을 움직여 해결해나가면 된다"고 책에서 이야기합니다. 그의 얘기에 좀 더 귀를 기울여볼까요?

정부는 지원을 목적으로 한 후원단체가 아니다. 비판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리도 없다. 민과 관 사이 마음의 거리만 점점 더 멀어질 뿐이다. …… 정부는 사회적기업과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파트너다. 비판하거나 진정을 내기보다는 정부가 현재 시행하는 정책보다 더 효율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 우리는 무심코 사회문제를 놓고 나라 탓을 하기 쉽다. 사실 우리가 세금만 내고 공공의 문제를 무관심하게 내던져버리고 살면서 말이다. 소셜 비즈니스에서 정부는 파트너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 288~289 내용 중에서

<무한도전>이 물론 사회적기업 그 자체는 아닙니다. 사람들을 직접 도와 일을 창출하는 기업은 아니니까요. TV에서 방영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일 뿐이죠. 하지만 <무한도전>이 시도하고 있는 일에서 사회적기업이 하는 일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저희의 생각을 이제 어느 정도 이해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생각비행은 <무한도전>을 만드는 예산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면 훨씬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사회적기업을 찾아가 삶을 변화시키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서 <무한도전>은 충분히 좋은 일을 많이 했으며, 앞으로도 그러리라고 예상합니다. 더구나 <무한도전> 자체의 힘이 어마어마합니다. <무한도전>에서 멤버들이 하는 말과 행동은 연일 주요 기사로 나오고, 그들에 대한 평가 또한 기사로 다뤄질 정도입니다. 무한도전은 앞으로도 사회적기업들이 관심을 보일 문제를 그들만의 시각으로, 또한 그들만의 유쾌한 방법으로 대중에게 환기하고 해결해나갈 것입니다.

올해도 벌써 반이 지나갔습니다. 많은 시청자가 앞으로도 <무한도전>의 도전이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이유는 그들이 선사하는 재미만이 아니라 사람을 직간접적으로 돕는 그들의 모습에서 인간적인 감동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요? 생각비행은 앞으로도 <무한도전>이 다양한 특집으로 '사회적기업'다운 모습을 계속 이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음 뷰 베스트에 올랐네요. 감사합니다. (__)

서태지와 이지아의 이혼 이야기로 포털 사이트, 인터넷 언론, TV 방송에 이르기까지 모든 언론이 떠들썩합니다. 최근 정우성과 열애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았던 이지아가 오랫동안 서태지와 결혼한 사이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이 놀라워하고 있습니다. 이지아와 서태지의 관계를 전혀 몰랐던 정우성이 생일파티를 취소하고 공황 상태에 빠졌다는 기사가 들려오는 가운데 언론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이 좀 더 자세한 정황을 캐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태지와 이지아의 이혼소송 기사가 터진 시기에는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맞물려 있었습니다.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킬 정부, 공공기관의 부정 이슈였습니다. 이에 몇몇 네티즌은 '이지아 열사가 묻어버린 뉴스'라는 제목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서태지-이지아 이슈에 묻혀버린 뉴스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BBK 수사 검찰, 언론사 상대 패소

BBK, 이명박, 시사IN,시사인

BBK 수사 검찰과 소송을 벌였던 《시사IN》

지난 2007년 BBK사건 특별수사팀 검사 10명이 시사 주간지 《시사IN》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습니다. 수사팀은 '김경준씨의 일방적인 진술을 사실인 것처럼 보도해 소속 검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냈다고 합니다.

《시사IN》이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무죄) 직전 ‘한국 검찰청이 이명박을 많이 무서워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에게 이명박 쪽이 풀리게 하면 3년으로 맞춰 주겠대요’ 같은 내용을 적은 김경준의 메모와 함께 “김경준씨가 검찰에게 협박당했다”는 김경준 가족의 주장을 보도했기 때문이죠.

2009년 1월에 열린 1차 공판은 검사 측이 승소했습니다. 재판부는 《시사IN》과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실명이 노출된 검찰 수사기획관과 검찰 부부장에게 각 1,000만 원, 나머지 검사 8명에게 각 200만 원 등 총 3,6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얼마전에 열린 2차 공판에선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재판부가 검사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보도된 김씨 자필 메모 등이 사후 조작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기사의 허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언론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며  《시사IN》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사실은 《시사IN》이 검찰에 승소했다는 소식이 TV에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금산분리법 완화

금산분리법, 금산분리법 완화, 악법 반대 릴레이 만화

금산분리법을 소개한 릴레이 만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금산분리법 완화가 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금산분리법은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자회사 보유를 금하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금산분리법 완화는 특정 기업에 대출처럼 자금 융통을 쉽게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기업이 은행을 보유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는 얘기죠. 기업이 은행을 보유한다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기업이 은행을 갖고 있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생기기에 그동안 금산분리법으로 엄격히 규제했던 걸까요?

금산분리법을 완화하면 은행의 거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모 기업은 은행을 통해 자금을 융통받거나 싼 이자로 대출받는 문제가 생깁니다. 기업이 그 돈을 새로운 연구에 투자하고, 상품을 개발하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사용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불법적인 대출로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유용할 여지가 생기며, 엄청난 돈이 정치계 로비나 후계자 승계에 불법적으로 악용될 수도 있겠죠. 무엇보다 불법적인 대출은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위협합니다. 모 기업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은행이 연쇄적으로 손실을 보아 은행을 믿고 돈을 맡긴 일반 시민과 대출받은 중소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미국에서 일어난 금융위기를 그대로 답습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연예기사에 가려졌습니다.

무한도전 기부금 유용한 복지단체 간부

무한도전, 무한도전 달력, 무한도전 기부금 불법유용

무한도전 달력

한국 사회에 기부에 대한 관심이 일다가 가장 큰 모금 단체의 자금 유용 사건으로 사람들의 외면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일명 사랑의 열매 일부 직원이 성금을 유용하여 유흥비로 탕진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었죠. 이에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는 비리를 저지른 직원을 즉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또다시 기부자들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MBC 간판 예능 프로 <무한도전>에서 맡긴 성금을 복지단체 간부들이 가로챈 사건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은 달력을 비롯한 관련 상품을 팔아서 얻은 수익금을 어려운 학생과 이웃을 위해 성금으로 내놓았습니다. 그 금액이 무려 3억 300만 원이었죠. 그 가운데 8000여만 원 정도를 복지단체 간부들이 되돌려받아 배를 채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들이 저지른 비리는 밝혀진 것만 해도 두 차례가 넘는다고 합니다.

<무한도전>의 성금은 관계자의 노력과 더불어 국민의 온정이 담겨 있습니다. 마땅히 좋은 일에 써야 할 돈을 횡령한 큰 사건 또한 연예기사에 묻혀버렸습니다.

묻혀버린 4.19, 알려지지 않은 4.19 기념 도서기부 캠페인

생각비행은 지난주에 <시와 함께 읽는 4.19> 기사로 4.19혁명의 경과와 그 의미를 돌아보았습니다. 언론에서 4.19 관련 보도로 눈에 띈 건 이승만 대통령의 후손이 4.19 묘역에 사죄하러 갔다가 수모를 당한 이야기뿐이었죠. 4.19의 경위와 역사적 의의를 제대로 보도하는 기사가 아쉬웠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는 한국사를 필수 교육 과정에서 배제하고, 한국 근현대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현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나마 내년부터 한국사가 선택이 아닌 필수 과목으로 바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나마 반쪽짜리 정책이긴 하지만요.

4.19를 아쉽게 보내는가 싶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인터넷상에서 좋은 소식을 접했습니다. <4.19혁명 책을 선물하세요>라는 소셜 도서기부 캠페인이었죠.

4.19, 4.19혁명, 4.19혁명 서적, 10대가 만난 현대사 시리즈-4.19혁명

소셜 캠페인으로 기부하는 책은 《10대가 만난 현대사 시리즈 - 4.19혁명》입니다. 참가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여러분의 페이스북, 트위터, 혹은 미투데이 아이디로 접속하셔서 기부할 곳을 등록하기만 하면 됩니다. 수집된 개인정보는 책 전달 후 모두 폐기한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고요(요즘 개인 정보 누출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이런 내용까지 캠페인에서 밝히고 있나 봅니다).

신청방법


현재 386권의 물량이 남아 있는데 112명이 참가한 상태입니다. 생각비행은 당연히 참여했습니다.^^ 홍성에 농부들을 위한 도서관인 '밝맑도서관'이 개관 예정인데요. 그곳의 아이들에게 책을 소개하고 싶어 신청했습니다. 부디 이 캠페인이 널리 알려져서 전국 각지와 여러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4.19혁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여러분이 이 사이트를 널리 전파해주시고 가까운 도서관에 책도 신청해주세요.

참여하기 : http://419.2u.lc/2


오늘 소개한 이슈 외에도 우리가 관심을 둬야 할 수많은 소식이 가십기사에 묻혔겠지요. 생각비행은 그동안 블로그 기사를 통해 언론의 역할을 강조해왔습니다. 과연 언론은 시민의 '눈과 귀'로 그 역할을 제대로 담당하고 있습니까? 사람들이 원하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식을 전해 판매 부수나 페이지뷰만 높이는 하이에나 언론이 될 것인지, 아니면 시민의 사회적 관심을 고양하는 심층적이고 꼭 읽어야 할 기사를 전달하는 길잡이 언론이 될 것인지 선택해야 할 때입니다.




MBC 시사교양국의 간판이자 한국 탐사보도의 상징인 <PD수첩>의 안위가 심상치 않습니다. 아니, 건국 이래 한 해도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던 한국경제처럼, 권력층의 치부를 드러내고 비리를 치열하게 파고드는 <PD수첩>이 한시도 위험하지 않았던 적이 없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최근 MBC의 행보를 보면 이번 정권 들어 <PD수첩>과 같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더 위험에 빠진 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MBC PD수첩 ‘수난시대’(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View.html?idxno=25521, 기자협회보)

"<무한도전> 김태호 PD를 '1년 됐다'고 다른 데로 보내면?" [인터뷰] 최승호 PD "비판 저널리즘 질식 시스템이 갖춰졌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10303221627, 프레시안)

‘PD수첩’, MB무릎기도사건 끝내 불방(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739404, 노컷뉴스)

스폰서 검사를 폭로하여 2010년 올해의 PD상을 받은 최승호 PD를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인사이동하더니, 지난 8일 생생 이슈 코너에 방영하려 했던 '이명박 대통령 조찬기도회 무릎기도사건'은 시사교양국장 지시로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본격적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입니다.

사실을 자유롭게 말할 수 없는 언론은 그 존재가치가 무색합니다. 그래서 현대 저널리즘에서 탐사보도에 바탕을 둔 '폭로'는 사실을 알리는 데 꼭 필요한 수단이죠.

폭로 - 사실을 보도하는 저널리즘의 가치

잡지 연재 초기에 스탠더드 오일을 폭로하는 기사에 대한 찬사가 꾸준히 이어졌다. 타벨은 헨리 데마레스트 로이드에게 받은 찬사에 답장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께서 제가 하는 일이 바람직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니 참으로 기쁩니다. 저는 양쪽의 입장을 치우치지 않게 파악하려고 노력했고 어느 한 쪽의 입장에 동조하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제가 가진 목적을 끝까지 고수하려 합니다. 언제나 사실을 말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_360p

아이다미네르바타벨어떻게한명의저널리스트가독점재벌스탠더드오일? 상세보기

그런 의미에서 <PD수첩> PD들의 인사이동 조치는 물론이고, 이명박 대통령 조찬기도회 무릎기도사건의 중지를 명령한 시사교양국장은 스스로 언론의 본령을 훼손한 셈입니다.

'나는 정치에 관심 없어, 따분한 시사 프로그램도 관심 없어, 그렇게 밤늦게 하는 시청률도 안 나오는 프로그램을 누가 본다고... 난 <무한도전>이랑 <나는 가수다>만 보면 돼'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만, 나만..."이라고 외쳤다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역사가 말해줍니다.

그들이 처음 왔을 때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에 그들이 유태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으므로.

마침내 그들이 나에게 들이닥쳤을 때
나를 위해 항변해 줄 사람은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 마르틴 니뮐러

Ahlul Bayt 뉴스 에이전시에 따르면 2011년 3월 4일자로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왕이 골드만 삭스를 통해서 페이스북을 170조 원에 현금으로 사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체 왜 석유로 잘 먹고 잘사는 사우디 국왕이 뜬금없이 페이스북을 천문학적인 현금으로 사겠다고 한 걸까요? 그 이유는 지금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중동 민주화 혁명을 분쇄하기 위해섭니다. 페이스북 같은 SNS를 중심으로 혁명세력이 결집하고 혁명주도 페이지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를 막아 혁명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생각이지요.

'석유'와 '페이스북'과 '혁명', 그리고 '민주화'. 이처럼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일도 가만히 따져보면 연쇄적인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우리나라에서 <PD수첩>이 사라지면 다음에는 전국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위험해질지 모릅니다. 아니 위험해진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작년부터 <PD수첩>과 <무한도전>의 PD들이 '세트로 묶여' 위협받아 왔으니까요. 딱딱한 저널리즘으로 '진실'을 지키는 일이 결국은 온 국민의 피로를 풀어주는 '웃음'을 지키는 일 아닐까요?

그러니 여러분, <무한도전>을 사랑한다면 <PD수첩>을 지켜내도록 힘을 모아주세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