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은 개, 돼지다. 개, 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


윤태호 작가의 미완결 웹툰을 원작으로 히트한 영화 〈내부자들〉의 유명 대사죠. 이 대사를 현실에서, 그것도 진짜 국민한테 하는 고위 공무원이 나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나 드라마보다 막장으로 치닫는 박근혜 정권하에서는 상상이 현실이 되더군요.


출처 - SBS

 


아시다시피 지난 7일 나향욱 정책기획관이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식사 중에 문제의 저 발언을 했습니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고까지 발언하며 죽은 구의역 비정규직 청년마저 모욕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경향신문》 기자가 문제의 발언에 대해 재차 물었으나 다시 대답한 거로 보아서는 술김의 실언이 아니라 평소의 신념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고위 공무원으로서 국민을 저렇게 보고 있고 또 그걸 부끄러움 없이 기자들 앞에서 내뱉었다는 것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나향욱 정책기획관이 교육부 소속이라는 사실 앞에서는 할 말을 잃게 됩니다. 한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이 지내는 법 그리고 사회에 이바지하는 자신의 역할 등을 교육하고 지도하도록 정책을 기획해야 할 담당자가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우리나라 교육부가 과연 제대로 운영되고 있었을지 되묻게 되는군요. 박근혜 정부가 국민의 뜻에 반하는 국정 역사 교과서를 추진해도 일사천리도 진행되는 것에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민중을 개, 돼지로 생각하는 정책기획관이 일하는 교육부에서 어떤 국정 교과서를 만들지 안 봐도 그림이 나옵니다.

 

나향욱 정책기획관은 연세대 교육학과 출신으로 3년간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이 유학비와 체재비를 국비로 지원받았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장학금까지 받고서 은혜를 갚지는 못할망정 국민을 개, 돼지 취급하다니 목불인견이 따로 없습니다.


출처 - YTN


분노한 여론을 의식한 교육부는 지난 11일 긴급 브리핑 자리에서 공무원으로서 부적절한 망언으로 국민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고 전체 공무원의 품위를 크게 손상한 책임을 물어 나향욱 정책기획관을 파면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국가공무원법상 최고 수위의 중징계이긴 합니다만 검사의 구형처럼 아직 최종 선고인 것은 아닙니다. 여론이 잦아들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슬쩍 파면에서 사직 처리하고 덮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일이 어디 한두 번이어야 말이죠.


박근혜 정권 들어 고위직 인사들이 막말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눈 가리고 아웅도 할 생각조차 없나 봅니다. 단순 말실수나 욱해서 욕을 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국가 반역급 발언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출처 – 채널A


지난 1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워크숍에서 이정호 센터장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일제강점기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마지막 사장이었다고 자랑하며 건배사로 '천황폐하 만세' 삼창을 했다고 합니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일본이 영국의 동인도회사를 본떠 만든 기관으로 조선 착취의 대명사죠. 나석주 의사의 동양척식주식회사 폭탄 투척 사건으로 한 번쯤은 들어본 이름일 겁니다.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사장이었다면 빼도 박도 못할 친일파이고 이를 부끄러워해도 모자랄 판국에 사람들 앞에서 자랑하고 대한민국 정부 출연 기관의 워크숍에서 자발적으로 '천황폐하 만세' 삼창까지 하다니 뼛속까지 친일파 집안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정호 센터장은 전두환 노태우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의 핵심 멤버였던 이종구 전 국방부 장관의 차남이었습니다. 3대가 참 알뜰하게 나라를 망치는군요. 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에 따르면 할아버지가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마지막 사장이었다는 이정호 센터장의 자랑은 거짓말이라는군요. 조선총독부가 사장 같은 높은 직책에 조선인을 봉했을 리 없으니 기껏해야 조합장 정도였을 거라고요. 조합장 자리였더라도 보통 사람 같으면 쉬쉬하거나 부끄러워하며 사죄할 마당에 이정호 센터장은 스스로 나서서 거짓말로 할아버지 직책까지 높여가며 친일파로서 소임을 다한 것입니다. 할 말을 잃게 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하긴 뭐 이 정도는 박근혜 정권에서는 기본 스펙이겠죠? 유신 시대로 역사의 시곗바늘을 되돌리려 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 입장에서 알아서 척척 해결해주고, 미국의 국익 앞에서 견마지로를 다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보기에는 얼마나 부족한 사람이겠습니까?


출처 - JTBC


교육부 인사가 민중을 개, 돼지 취급하여 공분을 사기 전에 한국장학재단은 헬조선에서 힘겹게 하루하루 연명하는 학생들을 조롱했습니다. 지난 4일 한국장학재단 안양옥 이사장은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학생들이 빚이 있어야 파이팅한다"고 말해 학생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학생들의 학자금 부담을 조금이나마 경감시켜주는 기관인 한국장학재단의 이사장이 저따위 소리를 했다는 게 충격적입니다. 등록금 때문에 휴학해 아르바이트로 연명하고 졸업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해도 학자금 대출의 빚을 갚느라 등골이 휘어지는 청년이 태반이 판국에 감히 저런 농담을 하다니요?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 부창부수(夫唱婦隨 )가 따로 없다고 해야 할까요?


출처 - 매일경제


이외에도 미래부 서기관급 공무원은 성매매를 하다 적발되었습니다. 지방직 공무원들이나 일선 경찰관들의 성추행, 성폭행 사건은 너무 많아 뉴스에 다 나오기도 어렵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공무원의 도덕적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저런 망언들을 대놓고 해도 해를 입지 않을 거라 기고만장하지 않고서야 이럴 수는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불의해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더 큰 문제는 불의의 정점인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을 비롯해 이 모든 일련의 사태를 개인의 일탈로 간주하고 꼬리 자르기로 일관한다는 사실입니다. 고위직에 앉혀서는 안 될 사람들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고, 비위나 맞추는 사람들만 주변에 등용하니 이런 사달이 안 날 리 있겠습니까? 정부는 나날이 무능해지고 부패할 수밖에요.

 

 

출처 - 경향신문

 

제대로 된 대통령이라면 리더십을 발휘해 문제 있는 사람들을 일소하고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하겠지만 '아몰랑' 대통령인 박근혜는 지역 이기주의와 안보 프레임으로 국론을 분열시키고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아셈) 참석차 오늘 몽골로 외유를 떠날 예정입니다. 아직도 2년 남았습니다. 대한민국이 망가지는 모습을 얼마나 더 봐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4.13 총선 개표 방송을 보느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분이 많으실 테지요. 뜻밖의 총선 결과에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어지간하면 개헌선 못 돼도 과반이라고 기고만장하던 새누리당은 참패했습니다. 반면 19대 의석이나마 유지하면 성공이라던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1당이 되었습니다. 국민의당은 '천하삼분지계'에 성공하며 약진했습니다. 정의당의 심상정과 노회찬은 금의환향했습니다. 

 

거대 양당의 공천 갈등이 이번 선거의 화두였습니다. 일여다야의 구조 속에 청와대까지 총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설문조사 결과는 번번이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측했으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습니다. 역시 민심은 무섭습니다. 20대 총선 결과로 우리나라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출처 - 노컷뉴스



새누리당 참패, 콘크리트 지지층 붕괴


이번 총선 내내 새누리당은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습니다. 정권을 잡은 집권당인 데다 단독으로 원내 과반을 차지할 정도로 견고한 지지를 받은 제1당이었죠. 레임덕이라는 불안 요소를 타개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새누리당을 돕기 위해 탄핵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노골적인 총선 개입을 마다치 않았습니다. 보수 언론들은 연일 북한의 동향을 퍼트리고 탈북자 문제를 다루며 북풍 몰이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모든 게 이전 선거판의 모습과 똑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방심은 가장 큰 적이었습니다. 총선 참패 후 나오는 수많은 조롱은 그간 함부로 내뱉은 새누리당의 오만함의 결과일 겁니다.


출처 – 시사in

출처 – 뷰스&뉴스

출처 - 아주경제

출처 - 트위터


이번 총선에서는 북풍이 통하지 않는 중도층이 선거 판세를 움직였습니다. 총선 국면 전후로 이어진 대북 이슈에도 과거와 같은 보수 세력 결집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북한 핵실험, 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폐쇄, 탈북자 집단 망명 등 주목할 만한 북풍 이슈가 연이어 터졌지만 국민은 이에 대해 염증을 느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강경 일변도인 대북 제재가 국민의 공감을 얻는 데 완전히 실패한 결과입니다.


중도층의 관심은 경제와 안전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보수의 아이콘이 집권하고 있고 과반이 넘는 원내 1당인 새누리당이 그 뒤를 받치고 있으면서도 경제는 계속 곤두박질쳤고, 사회적인 참사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집권당에 과반 정당이라는 카드를 양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현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둘 중 하나가 아니겠습니까? 무능하거나 악하거나.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은 이 둘에 다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으실 테지요. 어느 쪽이든 중도층은 손을 들어줄 일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출처 - 문화일보


특히나 이번 총선에선 진박, 친박, 비박 등이 갈리는 추한 공천 경쟁과 충성 경쟁 속에서 콘크리트 지지층인 영남권조차 등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놀랍게도 이번 총선의 평균 투표율은 영남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이는 새누리당이 꼴 보기 싫고 그렇다고 갑자기 더불어민주당에 표를 주긴 그러니 투표를 포기하는 것으로 성난 민심을 표현한 보수 지지자가 많았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제3의 선택지로 국민의당까지 등장하니 새누리당에 실망한 지지층이 국민의당으로 이동하는 결과 또한 나왔습니다. 놀랍게도 박근혜 대통령과 TK의 총본산인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영남의 주요 선거구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 후보가 대거 당선되며 콘크리트 같았던 보수 지지층인 낙동강 벨트도 끊어졌죠. 여권 지지자는 투표 포기로, 야권 지지자는 적극적 사전투표로 각각 정권 심판에 마음을 모은 결과,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 겁니다.


4.13 총선 결과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에 레임덕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차기 대권 주자인 김무성은 새누리당 대표직을 사퇴했습니다. 그는 공천 당시 살생부, 옥쇄파동 등으로 재기하기 어려운 타격을 받았습니다. 공천 학살로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된 이한구 등 친박 인사들도 총선 패배의 책임에서 벗어날 순 없겠죠.

 

반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내친 유승민 의원은 TK의 텃밭인 대구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었습니다.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 다음 날부터 비대위 체제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에도 세대교체와 권력이동의 돌풍이 불 예정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선전과 국민의당의 약진, 20년 만에 제3당 등장


더불어민주당 스스로 놀랄 정도로 총선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현상 유지만 해도 감지덕지였는데 뜻밖에 원내 1당이 되는 승리를 거뒀으니까요. 중간에 잡음이 많았지만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자 경제통인 김종인 영입과 그의 당 운영이 주효했다고 말합니다. 우클릭이라는 비난을 받긴 했으나 새누리당의 안보 이슈 쟁점화를 노련하게 피했고, 경제 이슈에 전력한 결과 중도 보수층을 흡수해 원내 제1당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죠. 아무튼 더불어민주당의 선전으로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면이 연출됐습니다.



출처 - 아주뉴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국민의당의 약진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중진들과 안철수 대표의 약발이 다 떨어진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위기감이 감돈 적도 있었으나 호남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일부 보수층의 지지도 흡수했습니다. 특히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에서는 더불어민주당보다도 더 많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죠. 경제와 안보 문제에서 경우에 따라 편을 달리한 전략이 이번 선거에서는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중도 보수가 향방을 가른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건 안철수와 국민의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민의당이 약진한 결과 국회는 20년 만에 양당 정치의 틀을 깨고 3당 정치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의 지지를 거의 상실한 대신 대구를 포함한 영남과 수도권 지역에서 폭넓은 지지를 끌어내며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으로 진출하게 된 셈이고, 국민의당은 존립 자체가 위협받던 당에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주요 정당으로 발돋움하게 됐습니다.



지역정치 소멸하나? '국회 삼국지'의 시작


20대 총선에서 특기할 만한 사실은 지난 40년 동안 선거 때마다 지긋지긋하게 되풀이되던 지역주의가 상당히 해체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대구와 부산 등 야권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던 보수의 아성이 붕괴했고 강남 벨트의 한 축도 무너졌습니다.

 

호남과 야권 주류의 결합이 처음으로 사실상 와해되었으나 야권 주류가 수도권 압승을 발판으로 원내 1당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이번 총선에선 여에서 야로 간 사람, 야에서 여로 간 사람 등 상호 교체가 많았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종북세력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노동운동 출신 야권 인사가 울산에서 당선된 걸 보면 이제 한국 정치도 단순한 지역 구도와 북풍 공작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진정한 소통의 정치가 시작되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20대 국회에서는 어느 당이든 다른 당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요.


출처 - 헤럴드경제


각 당은 이번 총선 결과 앞에 겸허해야 할 것입니다. 민심은 곧 천심이니까요. 새누리당은 참패를 맛봤지만 이번 총선 결과를 더 상세히 분석해봐야 합니다. 야권통합이 되지 않아 3자 구도여서 어부지리로 당선된 곳만 33곳이 넘으니까요. 만일 야권 연대가 이뤄졌더라면 압도적으로 야권 후보가 당선됐을 곳들입니다. 이런 지역을 모두 잃었다면 새누리당은 90석도 안 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었습니다. 

 

국민은 그동안 안하무인으로 유신 독재로 회귀하려던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엄중한 경고를 보낸 셈입니다. 이제 새누리당이 해야 할 일은 청와대 바라기에서 벗어나 대통령의 독재를 견제하는 국회 본연의 자세를 되찾는 것이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번 총선 결과 앞에서 겸허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새누리당보다 잘해서가 아니라 새누리당은 아니어야 하기 때문에 원내 1당이 된 셈이니까요. 여기서 기고만장해 국민의 뜻을 거스르다가는 제2의 열린우리당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으로 성난 민심의 지지를 얻어 압도적인 원내 1당이 되었던 열린우리당은 기고만장하다 호남권의 역풍을 맞고 소멸하여 민주당에 흡수되고 말았죠. 이번에 더불어민주당이 TK의 아성을 깨고 전국적으로 고른 득표를 하여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한 것일 수도 있지만, 호남이란 기반을 잃어 사상누각이 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국민의당은 기뻐하기에 앞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됩니다. 호남권의 지지가 없었다면 당은 소멸하고 말았을 것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민의를 벗어나는 우클릭은 자신의 존립 기반을 없애는 일임을 알아야 합니다.



출처 - 아시아경제


20대 총선이 끝나고 내년이면 대선 정국입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박근혜 정부의 독재도 필연적인 레임덕과 더불어 서서히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3당을 주축으로 하는 국회 삼국지라는 결과를 내어준 국민의 의중을 읽고 각 당은 제대로 된 소통으로 시원한 정치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 혐오가 기승을 부리고 이전투구의 다툼 속에서 꿈도 희망도 없는 대선을 치르게 될 테니까요.

 

출처 - 경향신문

 

여야를 막론하고 3당은 세월호특별법과 특검 수용, 테러방지법 폐기, 노동개악 4법 폐기, 청년 고용 및 경제 문제 해결 등등, 국민이 원하는 문제부터 하나하나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합니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은 정신 차리고 자신의 의무를 잘 감당하기 바랍니다. 점점 더 성숙해지는 국민이 지켜보고 있으니까요.

 

유체이탈 화법의 일인자, 이명박

 

이명박 전 대통령은 유체이탈 화법으로 유명했습니다. 민생을 챙기지 않고 자화자찬을 일삼고, 대통령을 겨냥한 국민의 개혁 요구에는 마치 딴 사람 이야기인 것처럼 이야기하기 일쑤였죠. 몸과 정신이 따로 놀았으니 무슨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었겠습니까? 측근들은 MB의 발언을 '마시지'하느라 바빴습니다.

 

재임 기간 내내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며 국민을 도탄에 빠트린 당사자인 이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대통령의 시간》이라는 회고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탐사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국민의 방송 《뉴스타파》의 보도에 따르면 한 페이지에 평균해서 거짓말이 다섯 개 정도 나온다고 하니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일국의 대통령이 쓴 기록물이라기보다는 거짓말 백과사전으로 기네스북에 오를지도 모를 일입니다.

 

출처 - 한겨레

 

이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거짓말은 4대강 사업이었습니다. 《대통령의 시간》에서 가장 많은 거짓말과 왜곡이 난무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정치적 반대자와 4대강 사업 피해 농민들마저 가차 없이 공격했습니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 협상과 촛불집회에 관한 내용이나 자원외교 등에 관해서도 사실 왜곡과 거짓말로 일관합니다. 이 전 대통령은 쇠고기 협상의 부실함에 대한 책임을 노무현 정권의 이면 협상 탓이라며 책임을 떠넘겼지만, 정작 수차례의 구두 약속으로 협상의 여지를 좁힌 이는 그 자신이었습니다. 해외 자원 투자로 말미암아 천문학적인 부실이 명백히 드러났는데도 이 전 대통령은 그 일을 자신의 치적으로 자랑하며 자원외교에 들인 비용마저 선물로 둔갑시켰습니다.

 

《뉴스타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이렇게 평가합니다. "재임 중 초라한 경제성적표를 짜깁기해 자기 자랑에 혈안이 된 자칭 경제 대통령의 회고록에는 과장과 위선이 가득"하다고 말입니다. 유체이탈 화법의 일인자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답다고나 할까요?

 

 

외계어 구사의 일인자, 박근혜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 때문에 국민의 성화가 끊일 날이 없었고 측근들은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을 '마사지'하기 바빴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을 능가합니다. 일국의 대통령이 소통이 불가능한 외계어를 구사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측근들마저 그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어 '마사지'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불통과는 차원이 다른 불통이라고 해야 할까요.

 

메르스 사태가 일파만파로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외계어에 대한 비판도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같은 한국 사람이지만 이해가 불가능한 비문과 오류투성이의 대통령의 화법 때문에 최근 페이스북에는 '박근혜 번역기'라는 페이지까지 등장했습니다. 대통령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듣겠다며 번역기까지 만든 일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 아닌가 합니다. 

 

 

박근혜 번역기 페이지 

 

출처 - 한겨레

 

외계어를 구사하는 대통령 때문에 정치권에 산재한 일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폭풍전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두 가지 사안은 '국회법'과 '황교안 총리 인준' 문제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사실 이러한 상황은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그대로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에 불과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 자신이 발언한 내용을 막으려고 자신과 싸움을 하고 있는 웃기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외계어를 남발하면서 말이지요. 오늘은 이 웃지 못할 현실을 좀 더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거부권 운운하는 국회법 개정안, 17년 전 박근혜가 발의한 것


여야가 합의한 수정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권 행사 방침을 시사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여당에서조차 반발이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출처 - 팩트TV


그런데 17년 전 김대중 대통령 취임 원년 당시 야당(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박근혜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수정 국회법 개정안보다 훨씬 강력한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2015년 현재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삼권분립 운운하며 국회법 개정안이 행정부를 무력화시킬 것이라며 반대 논리를 내세우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일을 한 셈입니다.

 

출처 - 한겨레


17년 전 박근혜 의원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을 보면 행정부는 국회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국회 의견에 대한 정부의 수용 의무를 명확하게 강제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엄살을 부리는 국회법 개정안은 그 강제성이 모호하게 처리되어 있어 해석에 따라 의견이 나뉠 정도로 과거의 개정안에 비하면 훨씬 약한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 소지가 높다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습니다. 이건 그야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중잣대일 뿐입니다.



박근혜에게 인사 파국으로 돌아온 인사청문회법 부메랑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행보가 이중잣대의 역풍으로 되돌아온 일은 또 있습니다. 총리 후보자의 낙마를 양산한 인사청문회법입니다. 최근 공안 검사 출신인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과 연관된 무수한 비리 의혹이 드러났습니다. 청문회장에서는 며칠 전까지 법무부 장관이었던 사람이 세법을 잘 몰라 탈세했다는 웃기지도 않는 촌극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출처 - 시사in


황교안 총리 후보자의 청문회가 끝났지만, 과연 그가 제대로 된 총리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안대희, 문창극, 이완구 등등 박근혜 대통령의 간택을 받아 총리에 도전한 사람은 여럿 있었지만, 속된 말로 탈탈 털리고 물러나기 바빴으니까요. 대통령 임기의 절반이 지나는 시점까지 국정 공백이 빚어지고 후임자가 없어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정홍원 총리가 계속 유임되는 건 아닐까 하는 농담마저 떠돌았습니다. 대부분의 총리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었죠. 국민의 불신이 커지자 박근혜 대통령은 신상털기, 여론재판식 비판이 반복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유체이탈 화법의 최고 경지에 해당하는 발언입니다. 왜냐하면 인사청문회를 강화한 법을 만들어낸 게 바로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기 때문이지요.


2005년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근혜 의원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을 비판하며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을 전 국무위원과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위원장, 방송위원장 등으로 확대하고 청문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인사청문회법 개정을 추진해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댄 이유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였습니다. 박근혜 대표는 인사청문회가 공직자 후보의 도덕성을 검증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 자신이 한 일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남 탓하듯 하며 외계어를 구사하고 있으니 참 구제할 길이 없는 듯합니다.

 

2005년 당시 열린우리당은 인사청문회법 개정이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약한다며 반대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따끔한 예언을 남겼습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문화제에서 박근혜 정부의 인사 혼란을 비판하면서 이를 밝힌 바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지는 인사 참극을 완벽하게 예측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유튜브


자신이 발의한 법에 따라 만들어진 인사 시스템을 통과하지 못하는 사람들만 깨알같이 골라서 대한민국의 총리 자리에 앉히겠다고 용을 쓰면서 이제 와 남 탓만 하는 대통령의 발언이 외계어가 아니면 대체 무엇입니까?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는 그렇게 부정부패한 자들밖에 없는지 참 의아합니다.



남은 임기 내내 이어질 박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과 외계어

이에 대한 소통법: 과거 발언을 그대로 돌려주기


자기가 한 일도 기억하지 못하고 남 탓만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 소통은커녕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를 남발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화법은 임기 내내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국민이 할 일은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과거에 했던 말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대처 실패로 수많은 국민을 사지로 내몰고 경제가 곤두박질치는 상황을 조장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10여 년 전 그가 했던 말을 고스란히 돌려주면 됩니다.

 

출처 - 경향신문

 

출처 – 민중의 소리


다음번엔 제대로 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읍시다. 최소한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남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는 사람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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