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6주기를 보낸 뒤인 지난 4월 27일 세월호 특조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현직 국정원 직원 5명과 불상의 국정원 직원 20명에 대해 이들이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금지조항을 위반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권이 국정원을 이용해 단식 농성을 하던 김영오 씨 등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고 유튜브와 일베 등 극우 인터넷 커뮤니티를 활용해 여론 조작을 시도한 정황과 CCTV 영상 등이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 노컷뉴스


눈으로 확인된 CCTV 영상 중 하나는 2014년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요구하며 38일째 단식을 하던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를 사찰한 건입니다. 당시 서울 동부시립병원에 입원해 있던 김영오 씨를 사찰하러 국정원 2차장 산하 정보요원인 A 씨가 분주하게 병원을 누비고 다닌 장면이 CCTV에 남아 있었습니다. 정보요원인 A 씨의 임무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대공, 대테러 관련 정보 수집입니다. 그런데 이런 임무와 아무 상관이 없는 민간인을, 그것도 아이를 잃고 단식 중인 유가족을 감시하고 다닌 겁니다. 국정원 요원은 당시 병원장을 만나 병실을 둘러보고 김영오 씨의 상황과 주치의에 대해 캐묻고 갔다고 하죠. 병원장은 당시 김영오 씨 주치의에게 국정원 직원이 너에 대해 물어보고 갔으니 꼬투리 잡히지 않게 조심하라는 말을 전했다고 답했습니다.


출처 - 뉴시스


국정원은 이 대화 내용과 다른 유가족들의 농성 현장을 감시한 정보를 토대로 유가족 사찰 보고서를 작성했고, 이 보고서는 박근혜 정권의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 업무수첩에도 언급됐습니다. 정보가 크로스 체크까지 되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국정원이 세월호 유가족을 불법적으로 사찰했고, 그 내용을 박근혜 청와대가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확인된 셈이니까요. 불법 사찰을 통해 얻은 김영오 씨의 개인 정보가 알려지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퍼진 것으로 특조위는 판단했습니다. 단식 40여 일 이후부터 김영오 씨에 대해 '이혼 뒤 외면', '아빠의 자격' 같은 키워드들이 SNS와 언론에 다뤄지기 시작했고 일베를 비롯한 극우 단체들은 폭식 투쟁과 반대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김영오 씨가 방한한 교황을 만나는 등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주목받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사회적으로 매장하려고 한 것입니다.


출처 - JTBC


국정원은 자체 예산을 들여 세월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동영상을 제작한 후 불상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동영상은 일베 같은 극우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인터넷에 퍼졌는데, 이에 대해 국정원은 일주일 만에 조회 수가 1만 회가 넘는 등 유익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자평하는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국정원이 일베와 독립신문 등 극우 커뮤니티와 언론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고 그 소스들을 직접 만들어내고 있었던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국정원이 내부에서 작성한 여론 확산 계획 문서에 이른바 유력 ‘건전’ 사이트인 일베나 독립신문 등을 통해 전파하겠다는 내용이 언급돼 있었다고 하니까요. 국정원과 박근혜 정권의 여론 조작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보수 언론들을 통해 전략적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세월호 지겹다, 이제 애들 놓아주고 일상으로 돌아가자' 같은 물타기 문장들은 그때 국정원에서 흘러나온 것들입니다.


출처 - MBC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이하고서야 부족하게나마 증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유가족들은 국가 기관의 불법 사찰과 정권 차원의 탄압과 폄훼에 다시금 분노를 토로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말합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6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할 게 남았느냐고 말이죠. 하지만 진상 규명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여러 차례의 검찰수사, 특조위의 진상규명, 선체조사위원회의 조사, 사회적참사특조위의 진상규명을 통해서도 세월호의 침몰 원인조차 결론 내지 못했으니까요.   

 

출처 - 연합뉴스 / 시민모임

 

지난 21일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을 요구하는 시민모임'은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출정식을 열고 목포, 광주, 전주, 대전, 천안 수원을 거쳐 청와대까지 570여 킬로미터를 행진하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5명의 행진단에는 세월호 생존자도 포함되었습니다. 이들이 행진하려는 이유는 뭘까요? 업무상 과실치사 등 세월호 참사 관련 일부 범죄의 공소시효가 7년으로, 이제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현재 사회적참사특조위와 검찰 내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 수사가 진행 중이긴 하나 조사권밖에 없는 사회적참사특조위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고 검찰 수사 역시 반드시 수사해야 할 기관들에 대한 수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라면서 "검찰에만 수사를 맡기면 해경에 대한 조사로만 끝날 가능성이 너무 많다"라고 밝혔습니다. 검사, 감사원, 검찰, 경찰, 군 검사 등으로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실체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요구입니다.


 

출처 - 뉴스1

 

지난 26일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이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윤 전 차관은 지난달 22일에도 소환된 바 있죠. 윤 전 차관은 특조위 방해 계획을 세운 데 개입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과 함께 기소된 뒤 2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특수단은 특조위 방해 의혹 외에도 박근혜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와 국정원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사찰한 의혹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출처 - 4.16연대

 

세월호 참사 6주기가 지난 시점에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청와대 청원에 21만 6118명의 시민이 참여하면서 지난 5월 1일 마감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잔여 공소시효를 10개월 남겨놓은 지금 문재인 정부는 다시 한번 진상규명 요구에 답해야 합니다. 특조위 활동이 올해로 끝나는데 세월호 진상규명의 길은 너무 멉니다. 국민들의 관심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장미 대선 투표일을 며칠 남겨두고 방송 참사로 난리였습니다. SBS 8시 뉴스가 단독 보도한 기사 때문이었죠. 기사 제목이 자극적이게도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였습니다. 해수부가 세월호 인양을 지연한 이유가 문재인 후보에게 공을 갖다 바치기 위해서라는 것이었죠. 물론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세월호 인양 지연은 2014년 11월부터 줄곧 있었는데요, 그때는 총선도 치르기 전이라 문재인과의 관련성은커녕 최순실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을 때였고 새누리당 정권이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자랑할 때였죠. 해수부가 신내림을 받은 예언가도 아니고 그때 장미 대선을 예상하여 문재인 후보에게 줄을 섰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이야깁니까?


출처 - SBS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SBS는 즉각 김성준 보도본부장이 사과문을 내고 가짜뉴스에 대해 세월호 유가족과 문재인 후보에게 사과했습니다. 기사 작성과 편집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건데, 찌라시도 아닌 공중파 TV가 사전 투표 이틀 전 황금시간에 대놓고 가짜뉴스를 살포한 잘못은 방송 참사 이외의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일입니다. 

 

출처 - SBS

 

이 때문에 SBS미디어그룹 회장 윤세영과 부회장인 아들 윤석민이 4대강 건설에 연루된 태영건설의 회장과 부회장이기도 하다는 점이 부각되며 4대강 비리를 재조사하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공약 때문에 무리해서 가짜뉴스를 살포한 것 아니냐는 루머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민심이 들끓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가짜뉴스로 공중파 방송인 SBS는 이미지가 실추되었습니다. 중앙선관위에서도 SBS의 허위방송을 조사하기로 했죠.


 

(인공기를 활용한 자유한국당 홍보자료 사진 - 삭제함)

 


박근혜가 적을 둔 당으로서 국정농단을 일으켜 실질적인 장미 대선을 만든 당사자들인 자유한국당(구 새누리당)은 사전 투표 하루 전날까지 경악을 금치 못할 불법적인 선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후보와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에서 사전 투표 홍보 이미지로 북한 인공기를 다른 후보 번호에 덧씌웠기 때문입니다. 돼지 발정제로 강간을 모의한 공범다운 저열한 인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인공기까지 동원하는 어처구니없는 색깔론을 끝까지 놓지 못하는 작자들이 소위 대한민국의 '보수'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국익을 중요하게 여기는 진짜 보수층이 이런 작태를 보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죠.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다른 정당을 당명 대신 북한 인공기로 표시한 자유한국당의 선거홍보물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와 비방 등 혐의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글을 올리고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찾아보니 자유한국당이 올린 인공기 홍보물은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군요. 경남도선관위는 문제의 홍보물이 SNS 등 온라인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상태라, 위법 홍보물임을 알리고 삭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저희도 위에 게시했던 사진 자료를 삭제했습니다.)


출처 - 한겨레21


잘 생각해보시죠. 장미 대선을 만든 시발점도 사실은 선거에 대한 여론 조작이었습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은 이미 밝혀진 바이지만, 최근 국정원이 돈을 주고 알파팀이라는 이름의 민간 여론조작 조직을 운영하고 한국자유연합 등 극우단체를 설립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이명박근혜 정부를 옹호하는 온라인 활동을 하는 한편 용산참사 집회 등에서 동영상 채증조로 활동하는 등 이명박근혜 정권을 위해 일했음이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 작성 문서를 전달받고 용산참사 관련 여론을 조작한 정황이 확인되어 국정원의 여론조작 민간조직 활동을 이명박근혜의 청와대가 지원했다는 정황이 확인되었습니다. 여기서 활동했던 내부자가 활동 내역과 이메일 그리고 입금 내역을 폭로해 이 모든 사실이 알려진 겁니다. 알파팀의 수괴는 현재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활동 중인 김성욱 씨로 드러나 대통령이 탄핵당한 마당에도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은 그 나물에 그 밥임이 만천하에 밝혀졌습니다.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방심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운 겨울 촛불을 들고 광자에서 박근혜 탄핵을 부르짖은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장미 대선 사전투표일입니다. 오늘과 내일(5월 4~5일) 양일간 사전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4월 말부터 진행된 해외 부재자 투표에서 역대 최다 참여율을 보여 이번 장미 대선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선관위에 따르면 사전투표 첫째 날인 오늘 전국 평균 투표율은 11.7퍼센트로 집계되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4.13 총선 당시 사전투표율 4.46퍼센트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황금연휴 기간 놀러 가시는 길에 잠깐만 시간을 내시면 됩니다. 편하게 투표하실 수 있도록 거주지 주민센터는 물론 서울역, 용산역, 인천공항 등에도 사전투표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가까운 투표소를 중앙선관위 누리집이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전 투표가 대선에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린이날인 내일까지 사전투표를 할 수 있으니 어른인 우리가 본을 보여야겠죠? 우리의 한 표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도 감옥에서 투표를 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다면 너무 부끄러운 일 아닐까요?

 

"박근혜는 내려가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추운 겨울 광장에서 외치던 이 한마디가 드디어 실현되고 있습니다. 2017년 3월 23일 1073일 동안 바닷속에 가만히 잠들어 있던 세월호가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1000일이 넘는 시간을 차가운 바닷속에서 보낸 세월호를 꺼내는 데에는 만 이틀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인양 결정은 박근혜 탄핵 5시간 만에 결정됐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세월호 선체는 바지선의 유압 장비로 시간당 3미터씩 끌어올렸습니다. 2.4미터 높이까지 끌어올린 뒤에는 세월호를 바지선에 고정하는 작업이 진행됐죠. 목표했던 13미터까지 끌어올려야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를 옮겨싣는 2단계 작업에 들어가게 되지만, 인양 과정에서 세월호 선체가 흔들린 데다 바지선 두 척 사이가 좁아져 세월호 환풍구와 바지선 도르래가 부딪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방금 속보를 보니 2시께 3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대기 중인 반잠수식 선박으로 세월호가 이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2척의 잭킹바지선이 와이어로 세월호를 묶어 한 덩어리가 돼 5대의 예인선에 이끌려 반잠수식 선박 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하는군요. 천만다행입니다.

출처 - 뉴스토마토


고은, 조정래 등 문인들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사람들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세월호가 1000일이 넘도록 바다 밑에 가만히 있어야 했던 이유가 대체 뭐냐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사실 세월호 인양은 업체 선정 당시부터 잡음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시도한 세월호 인양 방식은 상하이 샐비지가 제안했던 방식이 아닙니다. 상하이 샐비지가 제안했던 방식이 실패로 끝나 다른 회사들이 제안했던 방식으로 선회하면서 시간과 돈을 허비했죠. 당시 입찰에 실패한 업체는 기술평가도면에서 1위였고, 이번에 이뤄진 인양 방식으로 세월호를 인양하겠다고 제안했는데도 최종 낙찰은 해수부가 고집한 상하이 샐비지로 선정되어 의구심을 자아냈습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인양이 미뤄진 이유로 정부의 부실한 사전조사와 판단착오를 꼽습니다.


출처 – 추적 60분


사실 지난해 9월 30일 기한 만료를 주장하는 정부에 의해 강제로 해산된 세월호 특조위, 그에 대한 보수단체의 비난과 방해공작 뒤에는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통해 이런 사실을 잘 알 수 있었죠.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7시간의 행적을 감추기에도 바빴지만, 유가족에게 약속한 인양에도 무능과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준 겁니다. 아니, 사실은 인양을 막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쓴 것이죠.  


출처 - 노컷뉴스


일부 보수언론은 세월호 인양에 든 예산 1000억이란 돈에 집착하며 박근혜가 탄핵당한 지금에도 마치 유가족들 때문에 나랏돈 1000억이 샌다는 식의 프레임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박근혜와 똑같은, 인면수심의 종자들입니다. 나랏돈 낭비가 걱정이라면 박근혜가 탄핵당한 마당에 박정희 기념사업이나 폐기하라고 주문해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구미시를 중심으로 짜인 전국의 각종 박정희 기념사업 예산이 1873억 원입니다. 탄신제, 추모제 같은 굿판들에 쓰인 예산이 세월호 인양 비용의 거의 2배에 달합니다. 보수언론이나 일베의 프레임대로라면 나랏돈을 좀 먹는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이 아니라 박정희의 유가족인 박근혜와 그 일당들인 셈입니다.


출처 - JTBC


박근혜 탄핵 후 구속과 진실 규명을 위한 수사가 진짜 싸움인 것처럼,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도 인양 이후부터가 진짜 싸움입니다. 4월 초 인양은 예고돼 왔지만 참사 원인과 진실을 어떻게 규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합의나 계획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작성한 인양 관련 기본 방침에 선박 자체는 아무 의미 없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는 애초부터 관심 밖이었죠. 대법원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조사 결과인 '조타 미숙'을 인정하지 않기도 해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여전히 미궁 속입니다. 자로의 <세월X> 다큐의 경우 정부의 침몰 원인 전체를 부정했죠. 과적이나 조타 미숙 급변침 등의 원인이 아니라 '외력'이 작용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에 세월호 선체의 정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해수부는 제대로 된 선체 조사 계획은 마련치 않고 대형 선박 참사에 대한 조사 경험도 없는 산하 기관에 선체 조사를 맡기겠다는 한마디뿐이었습니다.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국회가 나서자 21일에서야 선체 조사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죠.


출처 - 경인일보


아직 9명의 미수습자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과 이를 밝히기 위한 싸움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지난 22일 오후 6시 38분께 강원도 원주시 단구동 단구사거리에서 세월호 리본 모양의 구름이 촬영됐습니다. 자연적인 구름인지 비행 항적에 의한 것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의 순간을 보며 하늘나라에 있는 아이들이 화답한 것이 아닌가 싶어 반가운 마음입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습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는 그 날까지 함께 힘을 내야겠습니다.

 

지난 1월 12일, 안산 단원고에서 눈물의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학생과 교사 등 262명이 희생되어 2000년대 최악의 사건으로 한국 역사에 기록될 세월호 참사. 해가 두 번 바뀌어 살아남은 사람들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지만 아직 배에 희생자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 아이들과 유족들의 억울함도 풀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생존 학생들이 졸업할 정도로 시간이 지난 지금, 세월호 참사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요?


출처 – 서울신문



망언만 무성했던 세월호 청문회

 

생각비행은 지난 연말 피해자들의 뒤통수를 치듯 한일 양국 간 졸속으로 합의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말씀드리며 박근혜 정부가 과연 세월호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아니 최소한 방해는 하지 않을지 우려된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예상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진상 규명은 커녕 이를 수습할 의지도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밝혀지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 세월호 진상 규명을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뿐입니다.


출처 – 세월호 유가족방송 416 TV 유튜브


지난해 12월 14일에 열린 세월호 참사 특조위 1차 청문회 당시 구조에 나섰던 해경이 유족들 앞에서 배에 타고 있던 "아이들이 철이 없어" 배 밖으로 나오지 않아 탈출하지 못했다는 망언을 해 큰 분노를 샀습니다. 그 외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로 일관했습니다.


그들로서는 기억이 나면 큰일 나긴 할 겁니다. 《미디어오늘》의 취재 결과를 보면 당일 구조 임무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해경123정은 현장 도착 직후부터 사진과 영상을 카톡으로 보내느라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와대는 세월호 승객을 구조해야 할 골든타임에 해경 핫라인 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할 사진과 영상 자료를 보내라며 최소한 7차례 이상 독촉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심지어 청와대는 다른 일 하지 말고 영상부터 띄우라고 독촉하기도 했습니다.


10시 25분의 핫라인 통화에선 다음과 같은 지시가 내려진다. 


청와대: 오케이, 그다음에 영상시스템 몇 분 남았어요?

해경: 거의 10분정도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 예.

해경: 10분 이내에 도착할 거 같습니다.

청와대: 거 지시해가지고 가는대로 영상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다른 거 하지 말고 영상부터 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해경: 예.


[단독] 해경 세월호 현장 도착해서 한 일은 청와대에 카톡 전송


구조하러 간 해경에게 구조보다 먼저 영상부터 띄우라고 했으니 박근혜 정부의 일 처리가 얼마나 엉망진창이었는지 잘 드러납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한 사진과 영상 자료를 요구하던 청와대는 정작 구조를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고, 구조를 위한 지원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보고를 받아야 할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은 지금도 오리무중입니다.



해수부 공무원이 세월호 유족 고발하라고 사주했다


사태 예방과 수습에 놀랍도록 무능했던 박근혜 정부는 이후 세월호 참사를 국민의 기억에서 지우는 데는 기가 막힌 조직력과 행동력을 선보입니다.

 

출처 - KBS


세월호 참사 보도가 어느 순간부터 TV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의구심이 들지 않으셨나요? 청와대에서 직접 개입해 세월호 보도를 막은 사실이 폭로되었습니다. 그것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망언으로 논란을 낳았던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이 폭로한 것입니다. 청와대가 길환영 KBS 사장을 통해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해경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가 KBS 인사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도 터져 나왔습니다. 과연 청와대의 이런 개입과 조작이 KBS에 국한된 것이었을까요?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열렬히 지지하며 전범기를 꺼내 들기까지 한 홍위병들처럼 세월호 416연대 내에 보수단체 회원이 암약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세월호 참사 피해 유가족과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에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래 가입해 동향을 살피고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을 확산시켜온 것이죠. 이들은 416연대 내에서 활동하며 흠이 될 법한 발언이나 행동을 스파이처럼 훔쳐 듣고는 이를 보고서로 만들어 박근혜 정부 쪽에 보고해왔다고 합니다. 외부든 내부든 세월호 특조위를 흠집 내려는 정보 유출이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죠.

 

출처 - 미디어오늘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이 보수단체와 결탁해 특조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해온 사실이 폭로되었다는 겁니다. 세월호 특조위에 파견된 해양수산부의 3급 공무원이 세월호 유족에 대한 고발과 특조위 해체 주장을 해온 보수단체와 결탁한 정황이 드러난 것인데요, 당시 해수부 공무원은 보수단체 대표에게 세월호 유가족 중 홍모 씨를 왜 고발하지 않느냐며 "다 조국을 위하는 일이니 홍씨를 재차 고발해 달라"고 사주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사주로 인해 유족인 홍 씨는 대통령 명예훼손과 국가보안법으로 고소를 당했죠.

 

이는 일반 공무원 몇몇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인 특조위 활동 방해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들의 '최고 존엄'을 위해서는 아이를 잃고 슬퍼하는 엄마조차 빨갱이로 몰아 고소하기까지 했으니, 박근혜 정부는 무능할 뿐 아니라 사악하기조차 합니다.

 

출처 - 민중의 소리


결국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26일 광화문광장에서 해수부의 세월호 유가족 핍박 사주와 특조위 조사활동 방해에 대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사주한 해수부 공무원과 직원을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릅니다.

 

출처 - 뉴시스


같은 날 오후 한강에서 125톤 규모의 유람선이 운항 도중 가라앉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승객과 승무원 등 11명은 무사히 구조됐지만 영동대교 부근에 가라앉은 유람선은 아직 예인되지 못했고 침몰 원인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도 크고 작은 선박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젠 서울 한복판에서 유람선이 가라앉는 일마저 생겼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출처 - 다음 영화

 

얼마 전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의 1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나쁜 나라》를 본 관객수가 3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저희도 이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만, 사실 독립영화의 특성상 1만 관객을 동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나쁜 나라》의 흥행은 경이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영화에 소개된 《나쁜 나라》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2014년 4월, 진도 앞바다에서 생중계된 세월호 침몰사건은 304명의 희생자가 속해 있는 가족들에게 평생 지고 가야 할 상처를 안겨줬다. 그중에서도 단원고 학생들의 유가족들은 자식 잃은 슬픔을 가눌 틈도 없이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앞에서 노숙 투쟁을 해야만 했다. 그들의 질문은 단 하나, 내 아이가 왜 죽었는지 알고 싶다는 것. 하지만 그 진실은 1년이 지나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평생 ‘유가족’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마주친 국가의 민낯, 그리고 뼈아픈 성찰의 시간을 그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 1년의 기록.

 

지난 30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나쁜 나라》 상영회가 열렸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이 노스욕 시청 대회의실을 빌려 무료 공동체 상영을 한 것이고 합니다. 해외에서 세 번째로 열린 상영회였는데, 250여 명의 관객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세월호 진실 규명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영화 상영 후 요크 대학교에서 온 현지 학생은 "그런 사고가 일어났는데 어떻게 바로 조사를 들어가지 않았는지, 가족들이 어떻게 저렇게 해야 하는지 여기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지요.


세월호 인양은 7~9월로 예정돼 있는 데 반해 특조위의 활동기한은 6월까지입니다. 특별법 7조 1항에 따르면 위원회의 의결로 한 차례 활동기간을 6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대체 얼마나 무능하길래, 혹은 대체 무엇이 밝혀지는 게 그렇게 두려워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이렇게까지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걸까요? 세월호에 아직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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