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2일, 안산 단원고에서 눈물의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학생과 교사 등 262명이 희생되어 2000년대 최악의 사건으로 한국 역사에 기록될 세월호 참사. 해가 두 번 바뀌어 살아남은 사람들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지만 아직 배에 희생자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 아이들과 유족들의 억울함도 풀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생존 학생들이 졸업할 정도로 시간이 지난 지금, 세월호 참사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요?


출처 – 서울신문



망언만 무성했던 세월호 청문회

 

생각비행은 지난 연말 피해자들의 뒤통수를 치듯 한일 양국 간 졸속으로 합의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말씀드리며 박근혜 정부가 과연 세월호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아니 최소한 방해는 하지 않을지 우려된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예상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진상 규명은 커녕 이를 수습할 의지도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밝혀지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 세월호 진상 규명을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뿐입니다.


출처 – 세월호 유가족방송 416 TV 유튜브


지난해 12월 14일에 열린 세월호 참사 특조위 1차 청문회 당시 구조에 나섰던 해경이 유족들 앞에서 배에 타고 있던 "아이들이 철이 없어" 배 밖으로 나오지 않아 탈출하지 못했다는 망언을 해 큰 분노를 샀습니다. 그 외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로 일관했습니다.


그들로서는 기억이 나면 큰일 나긴 할 겁니다. 《미디어오늘》의 취재 결과를 보면 당일 구조 임무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해경123정은 현장 도착 직후부터 사진과 영상을 카톡으로 보내느라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와대는 세월호 승객을 구조해야 할 골든타임에 해경 핫라인 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할 사진과 영상 자료를 보내라며 최소한 7차례 이상 독촉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심지어 청와대는 다른 일 하지 말고 영상부터 띄우라고 독촉하기도 했습니다.


10시 25분의 핫라인 통화에선 다음과 같은 지시가 내려진다. 


청와대: 오케이, 그다음에 영상시스템 몇 분 남았어요?

해경: 거의 10분정도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 예.

해경: 10분 이내에 도착할 거 같습니다.

청와대: 거 지시해가지고 가는대로 영상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다른 거 하지 말고 영상부터 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해경: 예.


[단독] 해경 세월호 현장 도착해서 한 일은 청와대에 카톡 전송


구조하러 간 해경에게 구조보다 먼저 영상부터 띄우라고 했으니 박근혜 정부의 일 처리가 얼마나 엉망진창이었는지 잘 드러납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한 사진과 영상 자료를 요구하던 청와대는 정작 구조를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고, 구조를 위한 지원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보고를 받아야 할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은 지금도 오리무중입니다.



해수부 공무원이 세월호 유족 고발하라고 사주했다


사태 예방과 수습에 놀랍도록 무능했던 박근혜 정부는 이후 세월호 참사를 국민의 기억에서 지우는 데는 기가 막힌 조직력과 행동력을 선보입니다.

 

출처 - KBS


세월호 참사 보도가 어느 순간부터 TV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의구심이 들지 않으셨나요? 청와대에서 직접 개입해 세월호 보도를 막은 사실이 폭로되었습니다. 그것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망언으로 논란을 낳았던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이 폭로한 것입니다. 청와대가 길환영 KBS 사장을 통해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해경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가 KBS 인사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도 터져 나왔습니다. 과연 청와대의 이런 개입과 조작이 KBS에 국한된 것이었을까요?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열렬히 지지하며 전범기를 꺼내 들기까지 한 홍위병들처럼 세월호 416연대 내에 보수단체 회원이 암약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세월호 참사 피해 유가족과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에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래 가입해 동향을 살피고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을 확산시켜온 것이죠. 이들은 416연대 내에서 활동하며 흠이 될 법한 발언이나 행동을 스파이처럼 훔쳐 듣고는 이를 보고서로 만들어 박근혜 정부 쪽에 보고해왔다고 합니다. 외부든 내부든 세월호 특조위를 흠집 내려는 정보 유출이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죠.

 

출처 - 미디어오늘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이 보수단체와 결탁해 특조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해온 사실이 폭로되었다는 겁니다. 세월호 특조위에 파견된 해양수산부의 3급 공무원이 세월호 유족에 대한 고발과 특조위 해체 주장을 해온 보수단체와 결탁한 정황이 드러난 것인데요, 당시 해수부 공무원은 보수단체 대표에게 세월호 유가족 중 홍모 씨를 왜 고발하지 않느냐며 "다 조국을 위하는 일이니 홍씨를 재차 고발해 달라"고 사주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사주로 인해 유족인 홍 씨는 대통령 명예훼손과 국가보안법으로 고소를 당했죠.

 

이는 일반 공무원 몇몇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인 특조위 활동 방해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들의 '최고 존엄'을 위해서는 아이를 잃고 슬퍼하는 엄마조차 빨갱이로 몰아 고소하기까지 했으니, 박근혜 정부는 무능할 뿐 아니라 사악하기조차 합니다.

 

출처 - 민중의 소리


결국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26일 광화문광장에서 해수부의 세월호 유가족 핍박 사주와 특조위 조사활동 방해에 대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사주한 해수부 공무원과 직원을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릅니다.

 

출처 - 뉴시스


같은 날 오후 한강에서 125톤 규모의 유람선이 운항 도중 가라앉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승객과 승무원 등 11명은 무사히 구조됐지만 영동대교 부근에 가라앉은 유람선은 아직 예인되지 못했고 침몰 원인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도 크고 작은 선박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젠 서울 한복판에서 유람선이 가라앉는 일마저 생겼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출처 - 다음 영화

 

얼마 전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의 1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나쁜 나라》를 본 관객수가 3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저희도 이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만, 사실 독립영화의 특성상 1만 관객을 동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나쁜 나라》의 흥행은 경이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영화에 소개된 《나쁜 나라》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2014년 4월, 진도 앞바다에서 생중계된 세월호 침몰사건은 304명의 희생자가 속해 있는 가족들에게 평생 지고 가야 할 상처를 안겨줬다. 그중에서도 단원고 학생들의 유가족들은 자식 잃은 슬픔을 가눌 틈도 없이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앞에서 노숙 투쟁을 해야만 했다. 그들의 질문은 단 하나, 내 아이가 왜 죽었는지 알고 싶다는 것. 하지만 그 진실은 1년이 지나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평생 ‘유가족’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마주친 국가의 민낯, 그리고 뼈아픈 성찰의 시간을 그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 1년의 기록.

 

지난 30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나쁜 나라》 상영회가 열렸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이 노스욕 시청 대회의실을 빌려 무료 공동체 상영을 한 것이고 합니다. 해외에서 세 번째로 열린 상영회였는데, 250여 명의 관객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세월호 진실 규명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영화 상영 후 요크 대학교에서 온 현지 학생은 "그런 사고가 일어났는데 어떻게 바로 조사를 들어가지 않았는지, 가족들이 어떻게 저렇게 해야 하는지 여기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지요.


세월호 인양은 7~9월로 예정돼 있는 데 반해 특조위의 활동기한은 6월까지입니다. 특별법 7조 1항에 따르면 위원회의 의결로 한 차례 활동기간을 6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대체 얼마나 무능하길래, 혹은 대체 무엇이 밝혀지는 게 그렇게 두려워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이렇게까지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걸까요? 세월호에 아직 사람이 있습니다.

 

권력과 자본에 굴복한 언론과 방송의 민낯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가족의 달 5월. 가족의 정을 느껴야 할 이 시기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은 가슴 아픈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겁니다. 마음 정리할 겨를도 없을 시기에 희생자 유가족 100명이 힘든 발걸음을 옮겨 KBS 본관 앞에 섰습니다. 세월호 보도를 사실대로 할 것을 요구하며 김시곤 KBS 보도국장과의 면담을 요구한 것이죠.

세월호 구조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발 빠르게 경찰들이 투입되어 세월호 유가족을 막아섰습니다. 앞서 김시곤 KBS 보도국장은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는 망언으로 유가족의 분노를 산 바 있습니다. 게다가 아나운서들이 검은 양복을 입자 사회 분위기를 세월호 쪽으로 몰고 갈 수 있는 검은 양복을 입지 말라고 지시한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언론의 역할보다는 정권과 윗선의 눈치를 살피는 데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출처 - 이뉴스투데이

세월호 참사를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를 저희도 여러 번 질타한 바 있는데요, 공중파를 비롯한 주류 언론에 대한 신뢰가 세월호와 함께 침몰했습니다. KBS, MBC, 연합뉴스 등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언론이 오보를 속출하고 똑같은 보도를 반복하며 경쟁적으로 감정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를 일삼은 탓입니다. 정부의 보도자료를 국민에게 전달하기 급급한 모습으로 정권을 눈치나 살피고 있으니 자업자득인 셈입니다. 

2년 전 이명박 정부의 언론 탄압이 극심할 때 MBC 노조가 파업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당시 언론학자 100명을 전화 면접한 결과 그나마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은 방송사는 케이블 채널인 YTN이었습니다. YTN이 43퍼센트로 1위, KBS가 14퍼센트, MBC가 9퍼센트, SBS는 8퍼센트였습니다. 공중파 3사의 신뢰도를 다 더해도 케이블 채널 하나의 신뢰도만도 못 한 현실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이후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지는 기조여서 특별한 일도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가 던진 사회적 충격과 함께 우리가 의미 있게 봐야 할 상황은 주류 언론의 침몰과 대안언론의 급부상입니다. JTBC는 종편의 한계를 깨뜨린 손석희 사장의 사려 깊은 뉴스 진행 덕에 대중의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뉴스타파》《국민TV》《팩트TV》《고발뉴스》 등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의 여파로 생긴 대안언론들이 객관적인 분석과 명확한 사실보도로 점차 언론으로서 큰 기능을 떠맡고 있습니다.


탐사보도 전문 미디어, 《뉴스타파》

출처 - 뉴스타파

뉴스타파 홈페이지 : http://newstapa.tistory.com/

세월호 침몰 직전 단원고 학생이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한 《뉴스타파》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라는 부제처럼 문제를 깊이 파헤치는 탐사보도에 기반을 둔 미디어입니다. 《뉴스타파》는 시민의 자발적 후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독립언론입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초기부터 정부의 무능함과 구조작업에서 벌어지는 각종 문제를 심도 있게 파헤쳐왔는데요, 특히 정부의 재난대처시스템을 지적한 4월 17일자 유튜브 방송은 조회수가 100만을 넘는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뉴스타파》는 2013년에 조세피난처의 한국인 명단을 발표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 씨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폭로하는 등 굵직굵직한 특종으로 세간을 놀라게 한 바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유튜브 방송을 중심으로 다음TV팟, 비메오, 팟캐스트 등 다양한 미디어 채널과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등 SNS 채널도 두루 활용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용 앱도 따로 제공할 정도로,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한국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대안언론으로서 변모하고 있습니다.


발 빠른 현장 생중계의 힘, 《팩트TV》와 《고발뉴스》

출처 - 팩트TV

팩트TV 홈페이지 : http://www.facttv.kr
GO발뉴스 홈페이지 : http://www.gobalnews.com/
 
정부 눈치를 보며 보도자료 받아쓰기만 하는 《연합뉴스》 기자를 일갈한 일로 유명세를 누린 이상호 기자의 《고발뉴스(GO발뉴스)》는 현재 《팩트TV》와 합동으로 세월호 현장 취재에 임하고 있습니다. 《팩트TV》는 보도와 방송을 겸한 인터넷 종합편성방송으로 이동 생중계 분야와 각종 선거방송 외주 제작 분야에서 노하우를 인정받았습니다. 대표적으로 2010년 한명숙TV, 2011년 박원순TV, 2012년 문재인TV 등이 《팩트TV》의 작품이었죠. 국내 시사분야 방송 최초로 버츄얼 스튜디오를 오픈하기도 했습니다. 《고발뉴스》의 대표 기자인 이상호 기자 역시 〈시사매거진2580〉〈뉴스 서비스 사실은〉 등과 같은 시사프로그램에서 탐사보도 전문기자로 활동한 경험이 있습니다. 2005년 '안기부 삼성 X파일 사건'을 보도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삼성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각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사회 변화에 기여한 공이 있는 기자이기도 합니다.


MBC 추방자들의 귀환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로 큰 주목을 받은 대안언론의 공통적 경향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 탄압으로 말미암아 MBC에서 쫓겨난 사람들의 활약입니다.

출처 – JTBC, 뉴스타파

《뉴스타파》에서 주 진행을 맡은 최승호 PD는 MBC를 대표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PD수첩》을 통해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등으로 권력의 비리를 폭로하다가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에 저항하는 MBC 파업 당시 해고된 전력이 있습니다.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 역시 MBC 해직기자입니다. 2013년 MBC가 대선을 앞두고 김정남의 인터뷰를 추진하고 있다는 트윗 때문에 MBC는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이상호 기자를 해고합니다. 이후 법원이 MBC의 해고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복직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JTBC 뉴스9〉의 손석희 앵커는 〈100분 토론〉 등의 프로그램으로 MBC를 대표하는 아나운서였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MBC에서 퇴직하고 JTBC로 자리를 옮긴 전력이 있습니다.

정부 눈치 보기에 바쁜 공중파 TV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KBS에서는 막내 기자들을 중심으로 자성적인 반성문이 나오고 있는 판국입니다.

KBS 기자들이 내부 게시판에 반성문을 올렸다가 삭제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KBS 38·39기·40기 기자들은 KBS 사내 보도정보시스템에 세월호 참사 취재와 관련 '반성합니다'라는 제목의 반성문을 게재했다. 이들은 반성문에서 "KBS 기자는 '기레기'(기자+쓰레기)로 전락했다. 사고 현장에 가지 않고 리포트를 만들었고 매 맞는 것이 두려워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지 않고 기사를 썼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충격을 안겼다.

 

SNS의 적극적인 서포트

대안언론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를 통해 이런 점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시청률에서 종편인 〈JTBC 뉴스9〉은 공중파 뉴스를 따라잡았으며, 얼마 전 《한겨레》와 《허핑턴포스트》가 합작하여 시작한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의 조회수가 《한겨레》 전체 조회수에 맞먹는 트래픽을 기록해 관계자들을 당혹게 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 SNS 채널의 온라인 버즈량 분석을 봐도 대안언론과 그 관계자들이 SNS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출처 - 폴리뉴스


세월호 참사 관련 미디어 연관어로는 JTBC가 12만8379건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SBS(3만7863건), KBS(3만4692건)가 그 뒤를 이었는데 KBS의 경우 최근 김시곤 보도국장의 막말 논란으로 인해 비판 여론이 많았다. 특히, 뉴스타파(2만8600건), 김어준의 뉴욕타임스(2만72건), 미디어오늘(1만6062건), CNN(1만3348건), 한겨레(1만2510건), 아프리카TV(1만649건) 등으로 독립언론, 진보성향 언론, 외국 언론 등이 주로 검색됐다. 이에 대해 유승찬 대표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트래픽이자 소셜데이터 집계 이후 가장 큰 사건이다. 사건 다음 날인 17일 하루에 40만 건에 육박하는 버즈량은 지난 대선 TV토론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하루 버즈량이 3만 건이면 모든 언론의 톱뉴스 수준인데 지난 4일 15만 건 이상을 기록한 것은 세월호 참사가 여전히 국민들의 마음을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JTBC는 물론 《뉴스타파》 역시 공중파인 MBC보다도 많은 언급을 이끌어냈습니다. 인물 관련으로는 박근혜와 이준석이 압도적인 1위였지만 이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함 그리고 이준석 선장의 무책임함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상호 기자는 개인으로서는 손석희 앵커와 거의 비슷한 정도의 언급을 이끌어냈을 정도로 SNS상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출처 - 폴리뉴스

이러한 결과는 세월호 사건의 원인부터 구조 과정까지 기존 주류 미디어에 대한 불신으로 새로운 미디어를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SNS 이용자들은 주류 언론과 방송보다 진실에 더 가까운 보도를 하는 대안언론의 뉴스에 지지를 보내고 전파했습니다.

포털의 영향력과 결합하고자 애쓰는 보수 언론의 시도 역시 함께 지켜봐야 할 중요한 지점이다. 얼마 전 한겨레가 시작한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그러고 보면 단순히 대안 언론의 성공 여부를 넘어서 '인터넷 매체 플랫폼'을 놓고 벌어지는 매체들의 '미래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전쟁의 승부를 예측해 볼 수 있는 하나의 팁이라면 SNS에서의 파급력이 관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SNS 및 인터넷 매체에 나름 일가견이 있는 한 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게 SNS를 통한 홍보와 마케팅이 매우 의미 있는 프로그램(콘텐츠) 조회 수 및 피드백을 보여준다는 말이었다. 즉 유튜브나 포털에서 기록되어지는 조회 수가 현상적으로 나타난 '결과물'이긴 하지만, 그 콘텐츠를 찾아 들어가게 하는 안내자 역할은 SNS가 상당부분 맡고 있다는 말이다.


SNS 자체가 콘텐츠를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 가능성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제 또한 분명합니다. 우선 온라인의 성과만으로는 중장년층의 주목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희는 대안언론들이 공중파 TV까지는 힘들더라도 케이블이나 IPTV 정도의 전국망에 입성하기를 바랍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올드 미디어의 힘이 필요합니다. 

또한 SNS 채널의 지원도 문제입니다. SNS 채널의 주도권이 정치성이 강한 트위터보다는 일상성, 개인성이 강한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등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상성, 개인성이 강한 채널에서 좌든 우든 정치적 발언은 배제되기 쉬운 구조입니다. 이런 과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대안언론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최근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프레시안》과 국민의 출자로 형성된 《국민TV》는 대안언론이 모색할 하나의 답안을 제시합니다. 대안언론은 어디까지나 사람들의 호응과 지지를 기반으로 합니다. 살아남기에 급급한 현실적 어려움을 뚸어넘어 국민적 지지 속에 대안언론이 이룰 성과를 기대하며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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