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만큼 지독하다는 초미세먼지를 뚫고 주말에 사전투표를 하신 분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총선이나 대선 국면에 거리 곳곳에서 인기 있는 노래를 개사한 선거송이 흘러나오고 희한한 복장으로 괴상한 춤을 추는 후보들과 선거운동원 혹은 지지자들과 마주치는 건 아주 한국적인 풍경인지도 모르겠군요. 참, 티브이를 틀면 나오는 한국적 풍경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건 어쩌면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나오는 '북풍'입니다. 총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는 전가의 보도인 북한 이슈를 꺼내 들어 대대적으로 뉴스에 흘려보냈습니다. 시기도 이슈도 너무나도 노골적이어서 보수층의 표를 노리는 총선용 행보라는 걸 삼척동자도 다 알 정도입니다.


출처 - JTBC



총선 앞두고 이례적인 집단 탈북 긴급 발표


지난번 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등지를 잇달아 방문해 청와대의 총선 개입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보수 언론에서조차 거론될 정도였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들이댄 잣대였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탄핵을 10번은 당했을 거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이번 4.13 총선 승리를 위한 청와대의 개입이 노골적입니다. 한마디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막 가고 있습니다.


4.13 총선 사전투표 바로 전날 공교롭게도(?) 박근혜 정부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주무부인 통일부의 반대 의견조차 묵살하고 강행했다고 하지요. 총선 국면에 긴급 기자회견이란 형식으로 발표한 것은 총선을 앞두고 정부 주도의 대북 제재로 인한 북한 내부 동요 분위기를 강조하려는 꼼수임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결국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목적일 따름입니다.


출처 - 한겨레


집단 탈북 사건 공개를 기점으로 박근혜 정부의 부처들은 휴일 내내 개성공단 폐쇄를 강행한 대북 제재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보도자료들을 내며 보수층의 표심을 자극했습니다. 통일부와 외교부가 일요일에 비공개 기자간담회까지 동시에 열 정도였죠. 문제는 이런 탈북 사실 발표 자체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겁니다.

 

우선 긴급 기자회견이란 말처럼 예정에 없던 회견이 시작 30분 전에 갑자기 기자단에 공지됐습니다. 탈북했다는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한국 입국이 지난 7일이었다고 하는데, 바로 그다음 날 사실을 공개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탈북자가 한국 정부에 보호를 요청하면 해외 공관 등에 임시 수용한 뒤 입국시킨 뒤 국정원 등의 합동 신문을 거쳐 탈북민으로 보호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집단 탈북 사실을 그대로 언론에 공개해버렸습니다.

 

출처 - SBS


이런 행보가 총선을 의식한 쇼라는 것이 분명해지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박근혜 정부는 북한에서 대남 공작업무를 담당하던 북한군 대좌와 해외 주재 외교관이 2015년 11월 탈북해 국내에 들어온 사실을 공식 확인해주었습니다. 북한 고위급 인사인 데다 직접적인 군사, 외교 관련자의 탈북 사실을 반년 동안 일언반구 없이 묵히고 있던 정부가 민간인의 탈북 사실을 마치 북한 정권이 붕괴라도 한듯 대대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는 모습이 한 편의 촌극을 방불케 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자기네 대북 정책에 대한 자화자찬이 필요했다면, 민간인보다는 대좌 쪽이 더 나은 선택지였을 텐데 왜 그랬을까요? 청와대는 이번 탈북 발표에 정부의 총선 개입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굳이 밝혔지만, 지금껏 공개하지 않던 사실을 총선을 이틀 앞둔 시점에 공개하는 데에 달리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방귀 뀐 놈이 성내는 법이지요. 도둑이 제 발 저리는 법이고요.


 

탈북자 인권은 무시하고 모든 발표는 청와대가 지시


집단 탈북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청와대의 총선 개입도 문제지만, 그간의 원칙을 무시하고 탈북자들의 정체를 일방적으로 까발렸다는 점이 사실상 더 큰 문제입니다. 북한을 탈출한 주민들이 한국으로 오는 과정이나 이들의 신원과 관계된 내용은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런 정보가 드러날 경우 확보된 탈북 루트가 막힐 수 있고, 북한과 우리나라 그리고 관련국 사이에 외교적 마찰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탈북자들의 사생활 노출이 무엇보다 위험한 까닭은 이들의 정체가 특정될 경우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 친척, 친구들에게 위협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8일 박근혜 정부가 단행한 해외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탈출 사실 공개는 지금까지 지켜졌던 원칙과 관례를 깡그리 무시한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원칙대로라면 자세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러기도 전에 청와대는 이들의 탈출 동기, 시점, 심지어 그들의 사진까지 빠짐없이 언론에 제공하고 말았습니다. 탈북자들의 인권과 북한에 있는 이들 가족의 위험성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서 말입니다. 대북 제재 정책의 실효성을 입증하고 이를 통해 보수층의 표를 얻으려는 청와대의 행보는 참으로 비열하기 짝이 없습니다.

 

출처 - 국민일보


《한겨레》가 취재한 결과 이번 집단 탈북 긴급 기자회견은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가 통일부의 집단 탈북 공개 브리핑에 대해 청와대의 지시로 갑작스럽게 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관련 기사: 〈청와대의 ‘창조 북풍’, 너무 구려요〉)주무부처인 통일부는 집단 탈북 사실을 공개하면 북쪽에 남은 가족의 신변이 위험해지며 탈북 사실을 비공개로 해온 전례에도 어긋난다며 반대했지만, 박근혜가 권좌에 앉아 있는 청와대는 탈북자쯤 쓰고 버릴 카드패로 생각했는지 공개를 강행했다죠. 

 

출처 - 미디어오늘

 

세월호에서 우리 아이들이 죽어갈 때, 7시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조차 밝히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아무런 상관없는 탈북자들을 과연 사람으로 보았을지 의심스럽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대남공작 업무를 담당한 대좌와 해외 주재 외교관의 탈북을 확인해준 국방부조차 총선 시기에 군이 왜 이러느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우린들 그런 말 하고 싶어서 했겠느냐"고 볼멘소리를 했다고 합니다. 청와대가 까라니까 깠다는 말인 것이죠. 이런 숱한 정황으로 볼 때 청와대의 총선 개입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보아야 할 듯합니다.



집단 탈북 국정원 개입? 총선 현명한 선택해야


박근혜 정부의 발표와 달리 AP통신은 이런 사실이 불분명하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내 언론에는 중국 지린성 옌지의 한 식당에서 집단 탈출했다고 보도되었으나 AP통신은 아시아에 있는 북한 식당들에 전화를 돌려본 결과 베트남 다낭의 크라운 플라자 호텔 북한 식당을 제외하고는 모두 멀쩡히 영업하고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베트남의 식당조차 2주 전에 영업을 중지했다며 이 식당이 집단 탈북과 관련이 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했습니다. 이와 같은 AP통신의 보도 내용을 볼 때 박근혜 정부가 대북 제재 효과를 운운한 것이 새빨간 거짓말이었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는군요.

 

실제로 2013년에 반년 가까이 개성공단의 가동을 중단했을 때도 폐업한 식당이 한 군데도 없었죠. 그런데 대북제재 시행 두 달도 안 된 현 상황에서 북한의 식당들이 줄줄이 폐업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죠. 애초에 북한식당은 UN 안보리의 대북제재 대상조차 아니니까요.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라며 싸이의 〈강남스타일〉부터 송중기의 〈태양의 후예〉와 같은 문화 콘텐츠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숟가락을 얹더니 이제는 아예 '창조북풍'까지 만들어내는 지경에 도달했습니다.

출처 - 한겨레


서두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어떻게든 선거에서 이기고자 북한을 이용한 협잡과 거짓 정보가 선거철마다 판을 치는 상황은 지겹게 보아온 풍경입니다. 허황한 이야기가 지겹게 반복된다는 건 적어도 여권에서는 이런 짓이 먹힌다고 보고 있다는 소리겠죠. 언제까지 내버려둬야 합니까? 이번 총선부터는 북풍 따위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투표로 증명해 보입시다. 4월 13일,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으로 선거판을 바꿔주시기 바랍니다.

 

 

출처 - 경향신문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엄청난 희생자를 낸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의 진실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풀리지 않는 의혹만 무성할 뿐입니다. 그날의 진실에 관해 밝혀진 게 없기에 슬퍼하는 이들에게 잊으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위 표에서 드러나듯 세월호 관련 주요 정책·과제에 대해 새누리당은 응답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특조위 활동 개시 시점에 대해 국민의당은 재논의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이 살아 있다면 이번 총선에서 첫 주권을 행사할 수 있겠지요. 이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요?

 

지난 1월 12일, 안산 단원고에서 눈물의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학생과 교사 등 262명이 희생되어 2000년대 최악의 사건으로 한국 역사에 기록될 세월호 참사. 해가 두 번 바뀌어 살아남은 사람들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지만 아직 배에 희생자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 아이들과 유족들의 억울함도 풀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생존 학생들이 졸업할 정도로 시간이 지난 지금, 세월호 참사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요?


출처 – 서울신문



망언만 무성했던 세월호 청문회

 

생각비행은 지난 연말 피해자들의 뒤통수를 치듯 한일 양국 간 졸속으로 합의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말씀드리며 박근혜 정부가 과연 세월호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아니 최소한 방해는 하지 않을지 우려된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예상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진상 규명은 커녕 이를 수습할 의지도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밝혀지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 세월호 진상 규명을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뿐입니다.


출처 – 세월호 유가족방송 416 TV 유튜브


지난해 12월 14일에 열린 세월호 참사 특조위 1차 청문회 당시 구조에 나섰던 해경이 유족들 앞에서 배에 타고 있던 "아이들이 철이 없어" 배 밖으로 나오지 않아 탈출하지 못했다는 망언을 해 큰 분노를 샀습니다. 그 외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로 일관했습니다.


그들로서는 기억이 나면 큰일 나긴 할 겁니다. 《미디어오늘》의 취재 결과를 보면 당일 구조 임무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해경123정은 현장 도착 직후부터 사진과 영상을 카톡으로 보내느라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와대는 세월호 승객을 구조해야 할 골든타임에 해경 핫라인 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할 사진과 영상 자료를 보내라며 최소한 7차례 이상 독촉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심지어 청와대는 다른 일 하지 말고 영상부터 띄우라고 독촉하기도 했습니다.


10시 25분의 핫라인 통화에선 다음과 같은 지시가 내려진다. 


청와대: 오케이, 그다음에 영상시스템 몇 분 남았어요?

해경: 거의 10분정도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 예.

해경: 10분 이내에 도착할 거 같습니다.

청와대: 거 지시해가지고 가는대로 영상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다른 거 하지 말고 영상부터 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해경: 예.


[단독] 해경 세월호 현장 도착해서 한 일은 청와대에 카톡 전송


구조하러 간 해경에게 구조보다 먼저 영상부터 띄우라고 했으니 박근혜 정부의 일 처리가 얼마나 엉망진창이었는지 잘 드러납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한 사진과 영상 자료를 요구하던 청와대는 정작 구조를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고, 구조를 위한 지원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보고를 받아야 할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은 지금도 오리무중입니다.



해수부 공무원이 세월호 유족 고발하라고 사주했다


사태 예방과 수습에 놀랍도록 무능했던 박근혜 정부는 이후 세월호 참사를 국민의 기억에서 지우는 데는 기가 막힌 조직력과 행동력을 선보입니다.

 

출처 - KBS


세월호 참사 보도가 어느 순간부터 TV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의구심이 들지 않으셨나요? 청와대에서 직접 개입해 세월호 보도를 막은 사실이 폭로되었습니다. 그것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망언으로 논란을 낳았던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이 폭로한 것입니다. 청와대가 길환영 KBS 사장을 통해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해경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가 KBS 인사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도 터져 나왔습니다. 과연 청와대의 이런 개입과 조작이 KBS에 국한된 것이었을까요?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열렬히 지지하며 전범기를 꺼내 들기까지 한 홍위병들처럼 세월호 416연대 내에 보수단체 회원이 암약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세월호 참사 피해 유가족과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에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래 가입해 동향을 살피고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을 확산시켜온 것이죠. 이들은 416연대 내에서 활동하며 흠이 될 법한 발언이나 행동을 스파이처럼 훔쳐 듣고는 이를 보고서로 만들어 박근혜 정부 쪽에 보고해왔다고 합니다. 외부든 내부든 세월호 특조위를 흠집 내려는 정보 유출이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죠.

 

출처 - 미디어오늘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이 보수단체와 결탁해 특조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해온 사실이 폭로되었다는 겁니다. 세월호 특조위에 파견된 해양수산부의 3급 공무원이 세월호 유족에 대한 고발과 특조위 해체 주장을 해온 보수단체와 결탁한 정황이 드러난 것인데요, 당시 해수부 공무원은 보수단체 대표에게 세월호 유가족 중 홍모 씨를 왜 고발하지 않느냐며 "다 조국을 위하는 일이니 홍씨를 재차 고발해 달라"고 사주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사주로 인해 유족인 홍 씨는 대통령 명예훼손과 국가보안법으로 고소를 당했죠.

 

이는 일반 공무원 몇몇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인 특조위 활동 방해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들의 '최고 존엄'을 위해서는 아이를 잃고 슬퍼하는 엄마조차 빨갱이로 몰아 고소하기까지 했으니, 박근혜 정부는 무능할 뿐 아니라 사악하기조차 합니다.

 

출처 - 민중의 소리


결국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26일 광화문광장에서 해수부의 세월호 유가족 핍박 사주와 특조위 조사활동 방해에 대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사주한 해수부 공무원과 직원을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릅니다.

 

출처 - 뉴시스


같은 날 오후 한강에서 125톤 규모의 유람선이 운항 도중 가라앉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승객과 승무원 등 11명은 무사히 구조됐지만 영동대교 부근에 가라앉은 유람선은 아직 예인되지 못했고 침몰 원인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도 크고 작은 선박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젠 서울 한복판에서 유람선이 가라앉는 일마저 생겼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출처 - 다음 영화

 

얼마 전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의 1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나쁜 나라》를 본 관객수가 3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저희도 이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만, 사실 독립영화의 특성상 1만 관객을 동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나쁜 나라》의 흥행은 경이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영화에 소개된 《나쁜 나라》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2014년 4월, 진도 앞바다에서 생중계된 세월호 침몰사건은 304명의 희생자가 속해 있는 가족들에게 평생 지고 가야 할 상처를 안겨줬다. 그중에서도 단원고 학생들의 유가족들은 자식 잃은 슬픔을 가눌 틈도 없이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앞에서 노숙 투쟁을 해야만 했다. 그들의 질문은 단 하나, 내 아이가 왜 죽었는지 알고 싶다는 것. 하지만 그 진실은 1년이 지나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평생 ‘유가족’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마주친 국가의 민낯, 그리고 뼈아픈 성찰의 시간을 그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 1년의 기록.

 

지난 30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나쁜 나라》 상영회가 열렸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이 노스욕 시청 대회의실을 빌려 무료 공동체 상영을 한 것이고 합니다. 해외에서 세 번째로 열린 상영회였는데, 250여 명의 관객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세월호 진실 규명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영화 상영 후 요크 대학교에서 온 현지 학생은 "그런 사고가 일어났는데 어떻게 바로 조사를 들어가지 않았는지, 가족들이 어떻게 저렇게 해야 하는지 여기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지요.


세월호 인양은 7~9월로 예정돼 있는 데 반해 특조위의 활동기한은 6월까지입니다. 특별법 7조 1항에 따르면 위원회의 의결로 한 차례 활동기간을 6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대체 얼마나 무능하길래, 혹은 대체 무엇이 밝혀지는 게 그렇게 두려워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이렇게까지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걸까요? 세월호에 아직 사람이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가정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복 많이 받으시고 계획한 일 모두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에 생각비행은 꿋꿋하게 지난 한 해를 무사히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2015년 한 해 동안 생각비행이 포착하여 기사화한 내용을 중심으로 2015년을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흘러간 시간을 잘 정리해야 새로 시작하는 2016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늠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출처 - 교수신문

 

한 해를 마무리할 때면 대학교수들이 그해를 함축하는 사자성어를 꼽곤 합니다. 2015년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였습니다. 이는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실정으로 나라 전체의 예법과 도의가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상태를 말합니다. 세월호 사태로 비탄에 빠진 국민을 오히려 빨갱이로 몰아붙이고, 메르스 사태 때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숱한 국민이 죽어 나가게 만들었으며, 친일·반민족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꾀함으로써 자신의 과거를 세탁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종내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에 헐값에 팔아먹으며 민족반역자의 핏줄임을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네, 모두 박근혜 대통령에 관한 얘깁니다. 박근혜 정부 3년 차, 대한민국 사회를 지칭하는 단어인 '헬조선'처럼 2015년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최악이었죠.

 

 

사상 초유의 연말재정산으로 막을 올린 2015년 박근혜 정권

 


출처 - 한겨레

 


2015년을 열자마자 13월의 월급을 기다리던 대다수 직장인이 세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연봉이 적은 사람이 높은 사람보다 세금을 오히려 더 내게 되는 등 문제가 많았는데요, '서민 증세'라는 여론이 터져 나오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새누리당은 사상 초유의 연말재정산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해 혼란을 가중했습니다. 2016년 연말정산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지 걱정되는군요.



박근혜 정권의 연속된 인사 대참사

 

출처 - 기자협회보

 


박근혜 정권은 초기부터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해외에서 의전 중에 성추행 파문을 일으키며 인사 참사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인사 참사는 이후로도 계속되었습니다. 박근혜란 암군 곁에 제 이익 차리기에 바쁜 간신들만 모였으니 당연한 결과겠지요. 그 와중에 총리 후보가 된 이완구는 싸구려 조폭 영화에나 나올 법한 대사를 읊으며 대한민국 언론을 난도질했습니다. 병역비리 정도에 그치면 그나마 청렴한 사람으로 보일 정도로 박근혜의 인맥은 어처구니없는 수준이었죠.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선거 캠프의 불법 대선 자금 수사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도 있었죠. 잘 길든 검경과 사법부가 없었더라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이 오락가락할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메르스 사태, 살아남기조차 힘들었던 2015년


출처 - 경향신문

 


여름으로 들어갈 무렵 메르스 대란이 일어났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초기 대응으로 무고한 국민이 죽어갔고 또 많은 사람이 슬픔과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이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해 백배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이었으나 유체이탈화법으로 실무자들을 족치기 바빴습니다. 그야말로 2014년에 있었던 세월호 참사의 재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대통령을 위시한 위정자들로 인해 해마다 수많은 국민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니, 올해는 또 어떻게 지내야 할지 2016년이 벌써 두려워집니다.



국정원의 계속되는 민간인 사찰

 

출처 - 한겨레

 

 



박근혜 정권의 성립에 일조한 국정원이 불법 대선 개입도 모자라 해킹툴을 활용하여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고 이런 사실의 실체가 드러나려 하자 담당 직원을 자살로 내몬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의 무능함과 전근대적 운영방식이 만천하에 공개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자신의 스마트폰이 사찰 대상이 될까 봐 전전긍긍해야 했습니다. SNS에서는 "마티즈 태우러 온다"는 말이 높으신 분들에 의해 자살 당한다는 동의어로 쓰이게 되었죠. 지금 돌아봐도 아찔한 정국이었습니다.



노동개악과 헬조선

 

출처 - 경향신문

 



숨돌릴 틈도 없이 하반기에 들어서자 박근혜 정부는 임금피크제로 노동개혁의 기치를 올리더니 노동개혁을 빙자한 '노동개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합니다. 더욱 팍팍해진 취업 문턱은 결국 극단적 좌절을 낳아 '노오오오력'조차 무의미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른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은 우리에게 이땅은 '헬조선'일 뿐이라는 자괴감마저 들게 했습니다. 1년도 안 된 신입사원마저 희망퇴직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회장의 아들은 전무로 승진했던 두산 사태만 봐도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의 틀이 짜인 대한민국의 상황을 알 법합니다. 이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삼권분립마저 무시한 채 국회의장에게 노동개악을 위한 법안을 직권상정하라고 사실상 명령을 내려 논란의 대상이 되었죠.



국정교과서 문제와 친일파 박근혜

출처 - 경향신문

 


11월부터 12월 초까지 세 차례에 걸친 민중총궐기로 극한에 달했던 국민의 분노가 조금 누그러지고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에 박근혜 정부는 느닷없이 한일외무정상회담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합의되었으며 이는 최종적, 불가역적이라고 발표해 다시금 수많은 국민을 경악시켰습니다. 아무리 아버지가 한일협정을 맺은 친일파의 거두라고 해도 21세기에 딸까지 이렇게 당당히 자기가 친일파임을 드러내리라곤 상상을 못 했기 때문입니다. 아니, 생각해보면 그런 조짐은 계속 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과 자기 아버지를 따르는 무리의 과거를 세탁하기 위해 국정교과서 파동을 일으켰으니까요.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활비를 끊으려고 획책하던 박근혜 정부는 결국 사달을 내고 말았습니다. 제2의 한일협정인 12.28 합의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더는 거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니까요. 하지만 민의를 반영하지 않은 독단적인 합의는 원천 무효이며 친일파의 본성을 드러낸 민족반역 행위를 국민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역사의 피해자를 등한시하고 정치적 야합을 벌인 박근혜 정권은 책임을 면피할 수 없습니다.



외계어를 구사한 박근혜와 아버지를 두 번 죽인 김무성

 

출처 – 페이스북


 

대한민국의 문제는 현 대통령인 박근혜와 여권의 대표이자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김무성으로 귀결됩니다. 생각비행이 쓴 다양한 기사 중에서 지난 1년간 독자 여러분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내용도 바로 박근혜와 김무성의 망언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말이 통하는 사람이 국가를 책임져야 할 텐데 외계어를 구사하고 망언을 일삼는 사람들이 중책을 맡고 있으니 나라 꼴이 이 지경이 된 게 아니겠습니까? 이명박근혜 정부를 살아가는 우리가 민주주의에서 선거가 이렇게 중요하다는 교훈을 반면교사를 통해 얻었다기에는 그 결과가 너무 가혹한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앞으로 2년이 더 남았습니다. 하지만 2016년 4월에는 총선이 있습니다. 드디어 조금이라도 바꿔볼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모쪼록 2016년에는 생존보다는 더 나은 삶의 가치를 고민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여러분의 선택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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