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 최승호 사장이 취임하고 신임 이사진이 구성되어 첫 이사회를 하자마자 달려간 곳은 세월호합동분향소였습니다. 최승호 사장 이하 본부장 등 7명은 분향대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습니다. 무거운 표정으로 304명의 희생자께 헌화했는데 최승호 사장은 방명록에 “MBC의 잘못을 사죄드립니다”라고 남겼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출처 - 미디어오늘


세월호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희대의 방송 참사를 일으킨 것이 이명박근혜 정권의 적폐들로 가득 찼던 MBC였기 때문입니다. 이후로도 그들의 세월호 참사 왜곡 및 유가족 헐뜯기는 차마 언론이라고 할 수 없는 지경이었죠. 그 언론장악의 희생자였던 최승호 PD가 MBC의 사장이 되었으니 MBC를 근본부터 쇄신하기 위한 첫 행보가 아닌가 싶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명박근혜 정권이 끝나고 그 적폐들이 해임되어 파업도 끝이 났지만 MBC 전임 사장들이 싸질러놓은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정권의 폐부를 찌르는 유능한 언론인들은 어이없는 이유를 대며 자르더니 기자라고 불러도 되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경력기자라는 사람들을 헐레벌떡 채용해 언론인으로서의 비판의식도 균형감각도 찾아볼 수 없는 이명박근혜 정권 비호 뉴스들만 쏟아냈습니다. 한때 뉴스의 대명사였던 MBC 뉴스데스크는 언론으로서의 신뢰도와 시청률 모두 최하위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언론사의 얼굴인 뉴스가 이 정도였으니 기타 제작현장은 말할 것도 없을 정도였죠.


출처 - 뉴스1


MBC는 최승호 신임 사장에 이어 부사장에 변창립 아나운서 등 각 본부장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조직도 개편하여 보도본부 내에 탐사보도부를 신설하고 이명박근혜 정권의 눈엣가시라 해체됐던 교양제작국을 시사교양본부로 격상해 다시 만들었습니다. 또 뉴스콘텐츠센터를 설치해 영상취재부의 기능을 부활시켰고 프로그램 제작본부는 사장 직속 조직으로 개편했습니다.


출처 - MBC


한편 MBC 최승호 사장은 MBC재건위원회를 통해 MBC 정상화와 인적 쇄신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MBC의 얼굴이었던 〈뉴스데스크〉에 먹칠을 한 배현진 아나운서는 8일부로 교체되었고, 십수 명에 이르는 아나운서들이 떠나가도록 만들고 이와 맞먹는 숫자의 아나운서들이 부당 전보되도록 만든 책임이 큰 신동호 아나운서에게도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출처 - 뉴스1


같은 8일 이용마 기자를 비롯해 부당하게 해직된 언론인 6명은 모두 MBC로 돌아왔습니다. MBC 구성원들은 레드카펫을 깔고 그들의 복직을 우레와 같은 박수로 반겼습니다. 부당 해직 기간에 병을 얻은 이용마 기자가 휠체어를 타고 등장해 안타까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한편 전임 안광한 사장이 만든 MBC의 유배지인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와 신사업개발센터는 사라졌습니다. 이에 따라 정권에 거슬리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거나 파업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유배지 등 비제작 부서로 밀려났던 기자, PD 등이 제작부서로 속속 돌아오고 있습니다. MBC가 '다시 만나면 좋은 친구 MBC 문화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시선'과 '제작 능력'을 갖춘 이들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환골탈태가 시작되나 봅니다.


그런데 MBC에 남아 있는 적폐들은 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장겸 전 MBC 사장 체제에서 선임된 문화방송 이사들이 억대 규모의 특별퇴직위로금을 주지 않으면 사퇴하지 않겠다며 새로운 MBC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죠. 정권의 비호가 사라졌으니 돈이라도 챙겨야겠다는 심보입니다. 1인당 3억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어 총 20억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노컷뉴스


이명박 정부 당시 소말리아 해적단에게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이 치료를 받고 내지 않은 치료비를 국가가 대신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오늘(14일) 아침 보건복지부가 밝혔습니다. 석 선장의 치료비는 모두 2억 5500만 원이었는데 국민건강보험에서 낸 8800만 원을 뺀 1억 6700만 원을 받지 못해 아주대병원은 이를 결손 처분한 바 있습니다. 석 선장을 아덴만의 영웅으로 칭송하며 자기 칭찬에 바빴던 이명박과 정부가 이를 나 몰라라 한 겁니다. 이명박 정부는 석 선장이 소속된 삼호해운이 경영난으로 파산하면서 내지 못한 치료비를 모른 체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정부 홍보는 할 대로 다하고서는 정작 영웅에게는 도움의 손길을 뻗지 않은 겁니다. 수십조를 4대강에 퍼붓고 자원외교로 탕진할 시간은 있었어도 국민을 살릴 시간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한 겁니다. 박근혜와 박근혜 정부는 더 노골적이었죠.

 

      출처 - MBC 〈PD수첩〉

 

지난 12일 〈PD수첩〉은 'MBC 몰락, 7년의 기록'이란 제목으로 7년간 MBC에서 벌어진 일들을 파헤쳤습니다. 아울러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작성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을 공개했습니다. 이 문건은 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 당시 국정원이 MBC를 장악하기 위해 작성한 시나리오였습니다. 문건의 내용에 따라 정권에 불리한 의제와 이슈를 다루는 시사 프로그램들은 퇴출 대상이 되었습니다. 

 

김재철, 안광한, 김장겸, 백종문, 박상후 등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채워진 MBC가 이명박근혜 시절 동안 몰락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사필귀정이라 할까요. 이명박근혜 정권의 대표적인 적폐였던 언론장악이 오랜 시간 동안 치열한 투쟁을 거친 지금에 이르러 제자리로 돌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이미 저질러버린 잘못이 산재해 있어 단숨에 정상화되기는 어렵겠지만 공중파에서 제대로 된 언론의 모습을 볼 날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처 - 한겨레

 

호전되어 가는 MBC를 보며 KBS가 못내 안타까웠는데 이제 돌파구가 보입니다. 방통위는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업무추진비 유용 혐의가 적발된 강규형 KBS 이사에게 해임 사전 통보를 하고 해임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이 1명의 자리만 바뀐다면 KBS 노조가 요구하는 고대영 사장 해임이 가능한 상황이라서 KBS 파업 사태도 종지부가 찍힐 것으로 전망됩니다. 참 언론으로 다시 태어날 MBC와 KBS를 응원합니다.

 

MBC 해직자의 대명사였던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해임된 김장겸 사장의 후임으로 MBC의 새 사장에 취임했습니다. 임기는 해임된 김장겸 전 MBC 사장의 잔여 임기인 2020년까지입니다.

 

지난 2012년 MBC 노조가 김재철 사장의 퇴진과 방송의 공정성 회복을 주장하며 총파업에 돌입했을 때 이를 응원하는 '으랏차차 MBC' 콘서트가 있었는데요, 그 자리에 최승호 PD도 있었습니다. 당시 그는 "50여 명이 넘는 시사교양 PD 중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경위서를 안 쓴 이가 별로 없다. 현 정부는 4대강의 보를 막듯이 언로를 막았다"고 MBC 내부의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생각비행은 2012년 으랏차차 MBC 콘서트 현장을 사진 위주로 소개하는 기사(사진으로 보는 '으랏차차 MBC' 공연 참관기)에서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겠다는 MBC 노조원들의 약속을 믿습니다. 끝까지 투쟁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바랍니다"라는 글로 마무리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최승호 MBC 사장은 MBC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이던 〈PD수첩〉의 책임 PD로 활동했으며 〈경찰청 사람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3김 시대〉 등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시사 프로그램들을 연출한 바 있습니다. 2010년 〈PD수첩〉 제작진으로서 이명박의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다루는 방송을 준비했다가 경영진과 갈등을 빚었고, 2012년 파업 참여를 이유로 해직되고 말았죠. 

 

해직된 후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PD와 앵커로 활동하며 탐사보도에 집중해 굵직한 뉴스들을 발굴해내는 한편 국정원의 간첩 조작 사건을 파헤친 〈자백〉과 이명박근혜 정권의 언론장악을 고발한 〈공범자들〉로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어 큰 반향을 얻기도 했습니다. 특히 MBC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지난 7일 〈공범자들〉로 제17회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 올해의 비전상을 수상해 뜻깊은 하루를 보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5년을 훌쩍 넘는 세월이 흐르긴 했지만 해직되었던 최승호 PD가 MBC 신임 사장이 되어 돌아왔으니 그야말로 사필귀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출처 - 뉴스타파


최승호 사장은 MBC가 너무 긴 세월 동안 어려운 과정을 겪었고 국민들게 많은 실망을 끼쳐드렸는데 이제 다시 국민에게 돌아가게 되었다며, 다시 국민의 신뢰를 찾을 수 있도록 자신이 모든 외압을 막는 방패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내부 구성원이 받을 수 있는 압력을 막아내고 스스로는 이거 보도해라 저거 보도해라는 얘기를 절대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남녀 평등 고용 문제에 있어서도 여성 인사를 늘리기 위해 신입사원 채용 때도 반드시 여성 면접관이 참여하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MBC노조와 언론시민단체들은 최승호 사장 취임에 환영 의사를 피력했습니다.

 

하지만 최승호 MBC 사장 선정을 놓고 자유한국당은 MBC가 이제 공영방송이 아닌 노영방송이 됐다고 비난했습니다. 지금껏 MBC를 망가뜨리는 데 일조한 그들이 노영방송이 되었다고까지 하는 걸 보니 MBC의 경영에 노조가 적극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더욱 기대하게 됩니다. 사실 이번에 보궐이사로 선임된 이진순 이사도 최승호 PD는 너무 정부에 비판적이지 않겠느냐는 비판이 있다는 내용을 페이스북까지 소개했을 정도로, 최승호 신임 사장은 상식과 사실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어떤 정파나 인물에 휘둘리지 않고 탐사보도의 본령인 자율성을 보장하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겁니다. 언론의 본질적 역할이 바로 거기에서 시작되니까요.

 

출처 - 미디어오늘


"문화방송 노사는 이 자리에서 선언합니다. 강지웅, 박성제, 박성호, 이용마, 정영하, 최승호의 해고를 무효로 하고 2017년 12월8일자로 전원 복귀시킨다." 최승호 신임 MBC 사장은 8일 오전 '해고자 복직 노사 공동선언'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최 사장은 "신동호 아나운서는 11명의 아나운서들이 떠나가도록 만들고, 열 몇 명의 아나운서들이 부당 전보되도록 하는 데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가 합당한 절차를 거쳐서 충분히 조사하고 책임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배현진 뉴스데스크 앵커와 관련해서도 "보도본부에서 새로운 앵커 체제를 마련하리라고 본다"고 밝혀 앵커 교체를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뉴스타파

 

최승호 MBC 사장은 《뉴스타파》가 계속될 것이라 말힌 바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KBS를 그만두고 온 기자들이 중추이기 때문이겠죠. 독립언론으로서 《뉴스타파》의 소명이 계속되겠지만, 한편으로 이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KBS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최승호 사장 취임을 계기로, 정권 눈치 보지 않고 탐사보도로 사회문제를 고발했던 과거의 MBC가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박근혜와 김기춘, 조윤선 등이 구속되었을 때 더는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던 블랙리스트. 하지만 그 깊은 뿌리가 아직도 사회 곳곳에 박혀 있습니다. KBS 새노조는 최근까지 KBS 내부에 출연자 블랙리스트가 존재했고 이에 따른 지침이 있었다고 폭로했습니다.


출처 - 한국일보


지난 7월 5일 KBS 1라디오의 〈이주향의 인문학 산책〉을 녹음할 예정이었던 한완상 전 부총리는 KBS로 가는 도중 갑자기 전화로 출연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습니다. KBS 1라디오 등을 책임지는 국장급에 해당하는 이제원 라디오프로덕션 1담당이 방송 취소 지시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황당하게도 한 전 부총리의 자서전에 문재인 대통령을 옹호하는 내용이 있어서 그랬다고 하는데요, 한완상 전 부총리가 이제원 담당과 통화하여 책을 읽어보긴 했느냐고 물으니 안 읽었다며 그제야 자기가 경솔했다면서 면피했다고 하죠. 이에 대해 한완상 전 부총리는 국장 개인의 돌출 행동이라기보단 KBS의 문화와 구조의 잘못이라며 사과를 하려면 사장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제원 담당의 전횡은 그 일만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이정렬 전 판사를 출연시켰다는 이유로 담당 PD에게 경위서를 받은 일도 있었습니다. 대선 이후 헌법의 의미와 개정 논의 등을 다뤘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이유 때문이랍니다. 또 신동만 환경전문 PD가 출연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지적하자 방송에서 언급하기 부적절하며 공정성을 해쳤다는 질타와 함께 프로그램 폐지까지 언급했죠. 이후 이제원 담당은 사전에 출연자 리스트를 제출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숫제 방송을 사전 검열하겠다는 심산이었죠.


출처 - 미디어오늘


이런 일이 벌어진 데에는 이제원 담당을 비롯한 문제 인사들을 주요 보직에 발탁해 블랙리스트 전횡을 용인하고 묵인한 고대영 KBS 사장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KBS 새노조가 기자회견으로 KBS 블랙리스트를 폭로하자 바로 이제원 담당을 직위 해제하고 전보 조치해 꼬리 자르기에 들어간 대응을 봐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런 심각한 문제를 공론화하며 KBS 13년차 이하 기자 273명은 지난 7월 4일 오전에 이명박근혜 정권의 언론 장악 부역자인 고대영 KBS 사장과 이인호 KBS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과 제작 거부를 촉구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한편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의 주요 표적이 되어 결국 이명박근혜 정권의 부역자가 된 MBC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 7월 11일 〈MBC 뉴스데스크〉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파견이 MBC 장악 의도이며 새로운 형태의 언론 탄압이라는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대표의 말을 인용하면서 보신에 나섰습니다. 뉴스 프로그램에 자사를 옹호하는 주장을 담아 공공의 전파를 전용한 것은 공영방송의 사유화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큰 문제는 자신들이 왜 특별근로감독을 받는지를 쏙 빼고 보도한 것입니다.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지난 6월 29일 오후 2시에 특별근로감독관 3명을 MBC로 급파했습니다. 정부가 언론사를 상대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요, 이는 MBC의 너무나 많은 직원이 부당한 해고와 징계, 부당 전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뉴논스톱〉 〈내조의 여왕〉 등을 연출한 김민식 PD도 MBC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가 부당 징계와 해고 통보를 받았죠. 이런 부당 행위의 피해자가 무려 200명이 넘어가는 상황인데,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는다면 그게 고용노동부로의 직무유기 아닐까요?

 

출처 - 오마이뉴스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 개봉에 앞서 지난 8월 9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최승호 PD와 영화 속 주역에 해당하는 김민식 MBC PD, 김연국 MBC 기자, 성재호 KBS 기자가 참석했습니다.

 

출처 - 오마이스타

 

이 자리에서 김민식 MBC PD는 "이용마 기자와 많이 싸웠다. (2012년 당시) 파업을 접고 복귀하자고 했던 제가 다시 싸우는 이유는 (눈물을 삼킨 뒤) 이용마 기자가 아프다는 소식 때문이다. 용마는, 보도국 기자들이 어떻게 당하는지 봐 왔거든. 물러나면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온다는 걸 안 거지. 그 과정에서 그 친구는 속이 썩어갔고, 전 그냥…. 그냥 잘 살아왔다. 드라마도 연출했고, 잘 살았다. 정말 부끄럽다. 영화 보면서 제가 정말 저항자일까. 용마가 아프다는 말에 너무 미안했다. '내가 그의 말대로 끝까지 같이 싸웠으면 이렇게까지 MBC가 망가졌을까' 이 생각을 항상 하고 산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죄 갚는 심정으로 그렇게 한 거다"라면서 울분을 토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연국 MBC 기자는 "김민식 PD는 MBC 측이 만든 블랙리스트에서 1등급이었고, 지난 1년간 연출일도 못했다. 노조원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만들어 주신 분이다. 그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고 《오마이스타》가 보도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지난 4일에 KBS 새노조는 총파업 출정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고대영 KBS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이날 박은영 아나운서(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는 KBS 1라디오 〈빅데이터를 보는 세상〉 진행을 포기하고 총파업에 참여해 KBS 내부에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저는 2회 연속 저성과자라는 인사고과로, 전보조치까지 내려졌다. 이광용 아나운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2010년, 2012년 파업에 참여한 KBS본부 조합원에 대한) 인사 불이익이 있었다. 저희 내부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 것이다. '얘는 방송시키지 말아라'라는 무언의 압박이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울러 최원정 아나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와 대단한 각오로 이번 총파업에 아나운서들이 임하고 있다. 부디 아나운서들이 이렇게 나서는데 2012년 때처럼 총알받이가 돼서 처참히 물러나는 일 없도록 여러분들의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총파업 지지를 촉구했습니다.

 

출처 - 노컷뉴스

 

이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이명박근혜 정권이 남긴 미디어 내 인적 장악의 잔재가 편파 및 왜곡 방송을 일삼고 있습니다. 이에 저항하는 방송인들은 이 순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죠. 이런 현실은 올해 30주년을 맞은 6월 항쟁에 대한 KBS와 MBC의 대응만 봐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난 6월 9일 이한열 열사 30주기 추모식은 30주년이란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의미 있게 진행되었습니다. 모든 방송사가 적어도 2건씩은 보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근혜의 부역자들이 권력의 중추에 있는 KBS와 MBC는 단 한 건의 보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명박근혜 정권의 부역자들이 민주항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 예입니다. 언론 장악에 성공한 이명박근혜 보수정권 9년 동안의 적폐가 드러나는 사례이기도 했죠. 이명박이 대선에 개입하여 국정을 농단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박근혜가 탄핵당해 구속된 지금도 우리는 적페를 청산하지 못해 이명박근혜 시대를 살고 있는 셈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민주주의는 바른 언론과 방송 없이는 존립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알 권리도 마찬가지죠. 이명박근혜 정권 차원에서 이뤄진 공영 미디어 장악과 탄압이 민주주의 원칙을 파괴하는 반헌법적인 폭거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진상을 규명하고 부당 징계자의 원상 회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울러 이명박근혜 정권의 언론 장악 부역자를 처단하고 퇴출하는 조처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공영 미디어 정상화는 민주주의 회복과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16만 관객을 넘어선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뉴스타파》의 앵커이자 과거 MBC 〈PD수첩〉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최승호 PD가 감독했죠. 이명박의 언론장악으로 인해 KBS, MBC, YTN 등의 공영방송이 어떻게 망가지기 시작했는지를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감독인 최승호 본인이 그 과정의 피해자이기에 더 뜻깊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MBC와 KBS 등은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이어져 내려온 언론장악의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동시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여러모로 의미 있는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출처 - 뉴스타파


최승호 감독의 전작인 〈자백〉도 그 시절 무고한 사람을 간첩으로 만드는 국가폭력의 행태를 고발하며 국정농단의 한 축인 김기춘을 인터뷰해 압박하기도 했었습니다. 파기환송심에서 유죄 판결이 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댓글부대 대선개입 등을 포함해 박근혜 정권 창출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이명박 정권의 패악으로 대한민국 역사의 시곗바늘이 되돌아간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출처 - 이데일리


지난달 이명박과 박근혜가 몸담았던 자유한국당의 강효상 의원이 밝혔다시피 이명박 정부가 종합편성채널, 이른바 종편을 만든 이유는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지상파를 두고서는 국정운영이 어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지상파를 길들일 때까지 자신들의 입맛대로 쓰다 버릴 말로 종편을 만들었다는 것이죠. 이는 방송과 언론을 사익 추구의 도구로 생각했다는 뜻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TV조선 보도본부장을 지낸 강 의원은 이것이 팩트라며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는 지난 6월 홍준표가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MBC의 좌편향을 견제하기 위해 종편을 만들었다고 고백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얘깁니다. 그렇게 탄생한 종편 가운데 JTBC와 TV조선이 박근혜의 국정농단을 파헤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대선개입을 넘어 이제 이명박의 턱밑까지 조준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출처 - JTBC


삼성 이재용 재판에서도 주요하게 쓰였고 박근혜의 명줄을 끊을 증거를 대거 포함하고 있는 청와대 캐비닛 문건에도 이명박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 있습니다. 국가안보실 캐비닛에서 나온 문건 중에는 이명박이 허가해서 큰 논란이 일었던 제2롯데월드 인허가에 관련된 문건들도 있기 때문이죠. 롯데그룹의 총괄회장인 신격호의 숙원사업이었지만 공군의 서울공항 이착륙 전투기의 안전성 문제로 십여 년간 정부 허가가 나지 않았던 제2롯데월드타워는 이명박의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어이없게도 공군이 활주로 각도를 트는 조건으로 신축 허가가 나게 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일개 민간 기업의 초고층 빌딩 신축을 위해 국가의 군 시설을 멋대로 바꾸게 한 대통령의 지시는 필연적으로 정경유착 의혹으로 이어졌는데요, 이번에 발견된 캐비닛 문건에 제2롯데월드타워 인허가 과정에 불법적인 지시로 보이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박근혜의 국정농단에 이어 이명박의 정경유착 역시 수사 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생긴 것이죠.


출처 - 뉴시스


지난 30일 파기환송심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징역 4년, 자격정지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포승줄에 묶여 구치소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국가 기관으로 정보 활동을 해야 할 국정원을 사유화하고 자기 입맛에 맞는 정권 창출을 위해 불법적인 외주 용역까지 남발한 장본인에게 어울리는 결말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합니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대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 행정관이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받아가며 친인척들까지 동원해 댓글 작업에 직접 관여했을 정도라면 이명박과 박근혜가 이를 모를 리 없기 때문이죠. 이제 법의 칼끝이 이명박을 가르키고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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