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 관객을 넘어선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뉴스타파》의 앵커이자 과거 MBC 〈PD수첩〉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최승호 PD가 감독했죠. 이명박의 언론장악으로 인해 KBS, MBC, YTN 등의 공영방송이 어떻게 망가지기 시작했는지를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감독인 최승호 본인이 그 과정의 피해자이기에 더 뜻깊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MBC와 KBS 등은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이어져 내려온 언론장악의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동시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여러모로 의미 있는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출처 - 뉴스타파


최승호 감독의 전작인 〈자백〉도 그 시절 무고한 사람을 간첩으로 만드는 국가폭력의 행태를 고발하며 국정농단의 한 축인 김기춘을 인터뷰해 압박하기도 했었습니다. 파기환송심에서 유죄 판결이 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댓글부대 대선개입 등을 포함해 박근혜 정권 창출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이명박 정권의 패악으로 대한민국 역사의 시곗바늘이 되돌아간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출처 - 이데일리


지난달 이명박과 박근혜가 몸담았던 자유한국당의 강효상 의원이 밝혔다시피 이명박 정부가 종합편성채널, 이른바 종편을 만든 이유는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지상파를 두고서는 국정운영이 어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지상파를 길들일 때까지 자신들의 입맛대로 쓰다 버릴 말로 종편을 만들었다는 것이죠. 이는 방송과 언론을 사익 추구의 도구로 생각했다는 뜻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TV조선 보도본부장을 지낸 강 의원은 이것이 팩트라며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는 지난 6월 홍준표가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MBC의 좌편향을 견제하기 위해 종편을 만들었다고 고백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얘깁니다. 그렇게 탄생한 종편 가운데 JTBC와 TV조선이 박근혜의 국정농단을 파헤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대선개입을 넘어 이제 이명박의 턱밑까지 조준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출처 - JTBC


삼성 이재용 재판에서도 주요하게 쓰였고 박근혜의 명줄을 끊을 증거를 대거 포함하고 있는 청와대 캐비닛 문건에도 이명박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 있습니다. 국가안보실 캐비닛에서 나온 문건 중에는 이명박이 허가해서 큰 논란이 일었던 제2롯데월드 인허가에 관련된 문건들도 있기 때문이죠. 롯데그룹의 총괄회장인 신격호의 숙원사업이었지만 공군의 서울공항 이착륙 전투기의 안전성 문제로 십여 년간 정부 허가가 나지 않았던 제2롯데월드타워는 이명박의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어이없게도 공군이 활주로 각도를 트는 조건으로 신축 허가가 나게 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일개 민간 기업의 초고층 빌딩 신축을 위해 국가의 군 시설을 멋대로 바꾸게 한 대통령의 지시는 필연적으로 정경유착 의혹으로 이어졌는데요, 이번에 발견된 캐비닛 문건에 제2롯데월드타워 인허가 과정에 불법적인 지시로 보이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박근혜의 국정농단에 이어 이명박의 정경유착 역시 수사 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생긴 것이죠.


출처 - 뉴시스


지난 30일 파기환송심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징역 4년, 자격정지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포승줄에 묶여 구치소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국가 기관으로 정보 활동을 해야 할 국정원을 사유화하고 자기 입맛에 맞는 정권 창출을 위해 불법적인 외주 용역까지 남발한 장본인에게 어울리는 결말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합니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대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 행정관이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받아가며 친인척들까지 동원해 댓글 작업에 직접 관여했을 정도라면 이명박과 박근혜가 이를 모를 리 없기 때문이죠. 이제 법의 칼끝이 이명박을 가르키고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한국의 판타지 백과사전

 

2013년 12월 18일, SBS TV에서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광해군일기》에 나오는 기이한 자연현상에 대한 기록에서 모티프를 얻어 제작되었습니다. 지구에 불시착한 UFO를 타고 온 외계인, 말 그대로 ‘별에서 온 그대’를 드라마의 설정으로 도입하여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꾸며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죠.

 
〈별에서 온 그대〉는 경제적 파급 효과도 대단했습니다. 중국에서 분 '치맥 열풍'에 당시 BBQ는 3주 만에 현지 매출이 50퍼센트나 증가했고, 교촌치킨은 개점 1년도 안 돼 매출이 3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남녀 주인공이 입고 걸친 옷과 액세서리의 수출 효과가 무려 545억 5500만 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드라마 한 편으로 발생한 국내 광고 및 해외 매출 총액은 5303억 원, 종합적인 생산 유발 효과는 무려 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죠.

 

생각비행이 한국형 판타지 작품을 만드는 문화 콘텐츠 창작자를 위해 재미있는 소재를 풍부히 담은 책을 출간했습니다. 《한국의 판타지 백과사전》인데요, 신기하고 재미있는 옛이야기 120편을 수록했습니다.

 

한국의 판타지 백과사전

신기하고 재미있는 옛이야기 120가지


  ▸분 야: 인문․교양 ▸판형: 신국판 변형(145*210) 

▸지은이: 도현신 ▸쪽수: 400쪽 ▸가격: 18,000원

 

 

▶ 한국의 판타지 창작을 위한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백과사전

 

사람들은 판타지에 열광한다. 옛사람들이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같이 입에서 입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를 즐겨 들었다면, 요즘 사람들은 할리우드에서 만드는 최신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를 보러 극장에 간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본성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훌륭한 이야기를 창작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소재가 전제되어야 한다. 희귀하고 재미있는 소재를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다. 무수한 이야깃거리의 소재가 바로 책에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면 수없이 많은 매력적인 이야깃거리들을 쉽고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비롯하여 북유럽 신화와 켈트 신화 등은 모두 그 이야기의 원천이 책으로 출간되어 있다. 21세기 들어 인기 있는 대중 예술 작품인 소설, 영화, 드라마, 게임, 만화 등은 대부분이 책으로 나온 고전 신화와 전설들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J. R. R. 톨킨이 쓴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 《호빗》의 영향력은 실로 엄청나다. 그가 창조한 중간계 신화는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 3편, 〈호빗〉 시리즈 3편, 총 6편의 영화로 제작되어 약 5조 5500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뉴질랜드에서 촬영되고 후반 작업을 거치는 동안 2만 명 이상의 직접적 인력 고용 효과가 창출되어, ‘웰리우드’(뉴질랜드 수도 웰링턴+할리우드)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반지의 제왕》 덕분에 뉴질랜드 영화제작 능력과 인프라가 전 세계에 알려지는 효과를 거두면서 뉴질랜드의 영화 산업은 2~3배 성장했다. 또한 〈반지의 제왕〉 영화 개봉 후 뉴질랜드를 찾은 관광객 수도 연평균 5.6퍼센트 증가했으니 판타지 작품이 국가경제에 끼친 영향력은 수치로 집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다.


판타지 작품이 끼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이처럼 막대한데도, 우리가 즐기는 대중 예술 작품의 대부분이 서구의 신화와 전설, 민담 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라 우리네 정서가 녹아 있는 이른바 ‘한국적 판타지’ 창작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적 판타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뿌리인 한국 신화와 전설에 대해 알아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랫동안 신화라고 하면 그리스 신화 같은 서구 쪽의 것들만 알려져 있었고, 한국의 신화와 전설에 대해서는 관심도 적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의 신화적 세계관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으며, 그 내용들도 여러 문헌과 자료로 흩어져 있어 모으는 작업이 쉽지 않다.


《한국의 판타지 백과사전》은 고전 문헌과 민담, 전설 등에서 신기하고 재미있는 내용들만 가려 뽑아 한국적 판타지 세계관 정립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모은 자료집이다. 21세기 한국에서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소재를 신비한 보물, 신비한 장소, 영웅, 악당, 예언자와 예언, 기상이변과 자연재해, 신(神), 괴물과 요괴, 귀신, 도깨비, 사후 세계와 환생, UFO와 외계인, 신선과 도사 그리고 이인(異人) 등 13가지 항목으로 분류하여 담아냈다.


우리 고유의 문화와 전통이 담긴 한국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삼아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앞으로 많이 창작되길 바라는 작가의 희망을 더불어 담았다.

 

 

저자

 

도현신 

1980년 수원에서 태어났고, 2005년 순천향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인 2004년부터 작가의 꿈을 꾸고, 전자책 형식의 소설 〈마지막 훈족〉 발간을 시작으로 작가의 길을 걸었다. 2005년에는 광명시가 주최한 제4회 전국신인문학상에서 단편소설 〈나는 주원장이다〉로 장려상을 받았다.
그 뒤 여러 가지 길을 찾다가 인생의 목표를 역사 저술로 잡고, 2008년 첫 번째로 출간한 인문·역사 서적인 《원균과 이순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저술 활동에 뛰어들었다. 그중에서 2011년 2월 출간한 다섯 번째 서적인 《전쟁이 요리한 음식의 역사》는 지금까지 총 5쇄를 찍으며 2012년 2월 한국정책방송 ‘인문학열전’ 코너에서 인터뷰를 할 정도로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2011년 12월에 출간한 일곱 번째 서적인 《전쟁이 발명한 과학기술의 역사》 출간을 계기로 방위청 홈페이지에 무기와 보급에 관한 원고를 20회 연재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아울러 2013년 12월에 출간한 역사 서적인 《지도에서 사라진 사람들》은 다음 카카오톡에 10년간 내용을 무료 공개하는 대가로 저자와 출판사 모두에게 큰 수익을 안겨주었다.
2012년 12월에 출간한 역사 서적인 《르네상스의 어둠》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청소년 권장도서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으며, 독자들의 꾸준한 관심에 호응하고자 내용을 보완하여 제3판에 해당하는 완전판을 내놓았다.
이번에 내놓는 《한국의 판타지 백과사전》은 한국형 판타지 창작에 관심이 많은 작가들을 위한 교재이자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옛이야기에서 찾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소재를 풍부하게 수록했다. 앞으로고 계속해서 새로운 관점으로 인문·역사 서적들을 출간할 예정이다.

 

 

차례

 

 

-책을 펴내며

 

1. 신비한 보물
001 죽은 생명을 살려내는 환혼석(還魂石) | 002 모든 병을 치료하는 구리 화로 | 003 미래를 예언한 책 | 004 소원을 이루어주는 신비한 그림 | 005 사람에게 부를 가져다주는 구슬 | 006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차(飛車) | 007 환상을 만드는 하얀 천 | 008 음식과 금은보화를 쏟아내는 박 | 009 술을 만들어내는 용궁의 돌 | 010 귀신을 쫓아내는 살귀환과 경귀석 | 011 생각을 현실로 바꿔주는 거울 | 012 죽을병을 치료한 상륙 뿌리와 신수단 | 013 100년의 수명을 늘리는 약물 | 014 불임 여인을 임신시키는 뱀의 뿔(蛇角)

 

2. 신비한 장소
015 여인들만 사는 동해의 섬나라 | 016 호랑이와 봉황이 살고 무궁화가 피는 군자국 | 017 〈숙향전(淑香傳)〉의 신기한 나라들 | 018 우리와 다른 차원의 세계 | 019 꿈속에서 찾아간 또 다른 세상 | 020 백두산 천지 속의 용궁 | 021 도적과 괴물 지네가 보물을 지키는 동굴

 

3. 영웅
022 우산국의 우해왕 | 023 지나가던 스님 VS 지나가던 선비 | 024 율도국(栗島國)의 왕이 된 홍길동 | 025 하늘을 나는 아이와 ‘아기장수’ | 026 백두산의 마귀를 죽인 소년 | 027 이무기를 죽인 박만호와 이복영 | 028 바늘을 던져 왜군 병사를 죽인 조선의 어느 병사 | | 029 백마산의 소장군 | 030 소년 씨름꾼 | 031 흑룡을 물리친 백장군 | 032 천하장사 송장군 | 033 백룡을 쏘아 죽인 사냥꾼 | 034 날개 달린 궁수, 묵신우 | 035 새로운 세상을 연다는 정도령의 정체는? | 036 금강산의 승려가 된 일본군 병사

 

4. 악당
037 백정 출신의 대도적, 임꺽정 | 038 2대에 걸쳐 활동한 도적, 장영기 | 039 갑옷을 입고 활을 당긴 도적 | | 040 임진왜란 시기의 도적들 | 041 광해군 때의 마적들 | 042 남원의 비밀 조직, 살인계 | 043 조폭의 원조, 무뢰배와 검계 | 044 5000명의 기병을 거느렸던 장길산 | 045 강원도의 도적, 이경래 | 046 조선의 해적들 | 047 덕유산의 도둑, 이광성 | 048 영조 무렵의 변산 도적들 | 049 말을 타고 총을 쏘는 무법자 | 050 조선을 침입한 영국 해적선

 

5. 예언자와 예언
051 안동부사의 죽음을 내다본 두 승려 | 052 벌거벗은 예언자 | 053 하늘에 나타난 세 부처의 예언 | 054 정여립의 난 | 055 미륵을 자처한 이금(伊金)과 여환(呂還)

 

6. 기상이변과 자연재해
056 사람의 얼굴 모습을 한 우박 | 057 태양의 기이한 변화 | 058 적조와 해일 현상

 

7. 신(神)
059 해모수(解慕漱) | 060 〈남궁선생전〉의 신들 | 061 바다 폭풍의 신, 설운(雪雲) |  062 활쏘기의 신, 송징 | 063 고려를 지킨 송악산의 산신령 | 064 모욕당한 여신, 순군부군(巡軍府君) | 065 조령의 신령과 맞선 관찰사 | 066 신명대왕(神明大王)

 

8. 괴물과 요괴
067 동해의 사악한 식인 괴물, 장인족 | 068 저승에 사는 공포의 금돼지 | 069 머리 아홉 달린 지하 세계의 거인, 아귀(餓鬼) | 070 천둥과 비를 일으키는 백룡 | 071 황해도의 거인족, 우(禹)와 을(鳦) | 072 함경도의 안개 괴물 | 073 바다의 인어 | 074 둔갑하는 여우 | 075 털보 거인들의 섬나라에 간 사람들 | 076 식인 벌레 이야기 | 077 우박을 퍼붓는 강철이 | 078 새처럼 날아다니는 사람 | 079 삿갓을 쓴 외다리 요괴 | 080 승려로 둔갑한 호랑이 | 081 백두산 천지의 요괴, 자라 | 082 사람으로 태어난 불여우 | 083 귀마왕(鬼魔王)과 찰마공주(刹魔公主) | 084 짐승으로 둔갑하는 노인 | 085 우물 속에 나타난 황룡 | 086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간 어린 용 | 087 원한을 품고 환생한 뱀 | 088 서해 바다의 섬에 사는 뱀 | 089 괴물 지네

 

9. 귀신
090 강릉의 무서운 처녀 귀신 | 091 김유신 장군의 귀신이 한 선비를 벌하다 | 092 의병장 고경명을 저주한 처녀 귀신 | 093 악취를 풍기는 귀신을 만난 사람들 | 094 호랑이의 앞잡이, 창귀(倀鬼) | 095 잊힌 전쟁 영웅, 제말의 귀신 | 096 침략군을 물리치는 신비한 병사들 | 097 나무에 붙은 귀신들 | 098 귀신에게 재앙을 당한 사람들 | 099 귀신을 물리친 사람들 | 100 귀신에 빙의된 사람들 | 101 사람을 부자로 만들어준 귀신 | 102 남자를 홀리는 미녀 귀신

 

10. 도깨비
103 이름을 가진 도깨비, 문경관 | 104 미녀를 데려간 폭포의 도깨비 | 105 주인에게 행운을 안겨준 꼬챙이 | 106 동전과 장기알에 붙은 도깨비 | 107 소원을 들어주는 김생원

 

11. 사후 세계와 환생
108 감사(監司)로 환생한 소년 | 109 아이로 환생한 돌부처의 시종 | 110 저승에 다녀온 박생(朴生) | 111 실수로 저승에 다녀온 사람들

 

12. UFO와 외계인
112 하늘에 나타난 불덩어리들 | 113 하늘에 나타난 둥글고 빛나는 물체 | 114 하늘에서 내려온 3명의 남자들 | 115 외계인의 아이를 낳은 사람들?

 

13. 신선과 도사 그리고 이인(異人)
116 도술을 부려 공간을 이동한 거지 | 117 조선의 트릭스터, 전우치 | 118 늙지 않는 책 장사꾼, 조신선 | 119 당나라의 귀빈이 된 신라인 신선, 김가기 | 120 볏짚으로 만든 복제인간

 

-책을 닫으며
-참고 자료

 

세기의 재판이라던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1심 재판 판결이 나오기 전 마음 졸이신 분이 많으셨을 줄 압니다. 재벌 총수의 경우처럼 휠체어 타고 들어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선고를 받고 유유히 집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재용에게는 징역 5년이 선고되었습니다. 문자 게이트로 우리나라가 삼성공화국임을 보여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장충기와 최지성은 각각 4년을 받고 구치소로 돌아갔습니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무는 집행유예로 일단 풀려났습니다.


출처 - JTBC


이번 선고에 대해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모두가 항소할 뜻을 밝혔습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그 자리에서 모든 혐의와 양형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할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반면 박영수 특검팀은 집행유예로 풀려난 2명을 포함해 삼성그룹 관계자 5명의 법원 1심 판결이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으로 모든 부문에 대해 전부 항소했습니다. 법원이 무죄로 판단한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 관련 뇌물 약속과 일부 뇌물공여 등이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청와대 강압에 따라 수동적으로 따른 것이란 이유로 무죄 판단된 미르, K스포츠재단 지원과 관련한 뇌물공여 혐의들도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무엇보다 12년을 구형했던 특검 입장에서는 절반도 안 되는 5년의 형량은 지나치게 가볍다는 판단입니다. 국정농단의 핵심적인 범죄이고 피고인들이 범행을 여전히 부인하고 반성도 하지 않는 마당에 말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재용 재판 결과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도 갈리고 있습니다. 판결 후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이른바 야 3당의 공식 회의나 논평에서 이재용과 삼성이 사라졌습니다. 지금도 진행 중인 국정농단 심판의 핵심 어젠다임에도 도둑이 제 발 저린 건지, 이리저리 회피하며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틀 연속으로 강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판사 출신인 추미애 대표는 최장 45년형까지 가능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최저형을 선고함으로써 재벌에 약한 사법부,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판을 자초했다고 재판부를 비판했습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이번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징역 5년 판결은 법조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재판부가 양쪽 눈치를 지나치게 보다가 줄타기를 한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전 부장판사인 이정렬 국민TV 이사는 삼성 장학생이 즐비한 법조계에서 역시 재벌 봐주기를 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국정농단에서의 이재용의 비중을 생각하면 최소 징역 15년 이상이었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재용 판결은 유죄와 무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 것이고 제기된 혐의가 전부 유죄로 인정되었다면 최소 징역 10년 이상으로 선고해야 하는데 일부 무죄로 5년으로 형량을 낮춰줬다는 겁니다. 요즘 추세상 항소심에서 무죄가 뒤집히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출연 관련 무죄가 뒤집힐 가능성이 낮아 걱정이라고 합니다.


출처 - JTBC


또 다른 전문가인 김태현 변호사는 아예 무죄면 모르되 유죄로 판결이 났다면 5년은 너무 적다고 말합니다. 또한 혐의 적용의 논리적 일관성도 문제로 보았습니다. 제3자 뇌물죄가 걸린 동계스포츠 영재센터는 유죄인 데 반해 미르, K스포츠 재단 건은 무죄가 나왔습니다. 동계스포츠 영재센터는 박근혜와 이재용의 3차 독대 때, 미르, K스포츠 재단은 2차 독대 때 문제입니다. 똑같은 사람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독대를 한 뒤 생긴 문제로 뇌물 혐의가 나온 것인데, 하나는 유죄고 하나는 무죄라는 판결은 이상하다는 겁니다. 

 

미르, K스포츠 재단 건이 무죄로 나온 것은 삼성이라는 대기업과 최순실, 박근혜 재판과 연결이 되어 있어 이에 따른 안배가 아닐까 하는 시중의 우려를 더 크게 만듭니다. 삼성이 미르, 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204억 원을 뇌물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한 점, 최순실 소유의 독일법인인 코어스포츠에 대한 삼성 지원금 77억 9735만 원 중 36억 원만 재산 해외도피로 인정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재산 해외도피죄는 50억 원이 넘을 경우 형량이 징역 10년 이상이 되기 때문이죠. 또한 미르재단에 출연을 요청받은 기업 대부분이 돈을 냈고 이에 대한 보답으로 친기업적인 법안을 밀어붙였던 박근혜 정부의 비정상적인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났는데도 뇌물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미르재단 출연 기업들에 면죄부를 준 꼴이 되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그나마 이재용 1심 판결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불리해졌다는 점은 다행입니다. 뇌물 부분이 일부라도 유죄라고 인정됐기 때문이죠. 독일로 보낸 뇌물은 유죄로 인정된 것인데, 준 사람이 유죄면 당연히 받은 사람도 유죄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르, K스포츠 재단 건이 뇌물 인정은 되진 않았지만 강압은 인정되었으므로 강압을 한 박근혜로서는 더욱 불리해졌습니다.


이재용 1심 판결로 89억 2227만 원의 뇌물 혐의가 인정되었고, 박근혜 정부의 정책 지원을 노리고 제공된 자금 가운데 소유권이 삼성에 남겨진 부분을 제외한 80억 9095만 원 상당은 법인자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법상 횡령)도 인정되었습니다. 독일로 넘어간 자금 중 64억여 원은 범죄수익은닉에 해당하며, 그중 최순실 소유 법인 계좌로 들어간 금액은 재산국외도피 성격도 갖는다고 봤습니다. 

 

이런 1심 판결문이 박근혜와 최순실 재판의 증거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물론 재판부가 독립해서 판단하므로 원칙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만, 이재용과 박근혜 사이에 뇌물을 건네고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에 도움을 받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본 판결은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검찰은 "뇌물공여자(삼성) 측에 대한 1심 선고결과를 충분히 검토, 반영해 수수자인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뇌물 사건 공판에서 효율적인 공소유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뉴스토마토


하지만 온 국민이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서 지켜봐도 박근혜, 최순실, 이재용 등 국정농단의 핵심들이 정당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하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1심 판결이었습니다. 항소심과 이후 정경유착을 청산하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적극적인 입법 조치와 그들을 단죄할 수 있는 법의 단호한 결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해외 사이트에서 상품을 '직구'해보신 분들은 우리나라 결제 시스템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잘 아실 겁니다. 아마존이나 이베이 같은 해외 사이트에서는 구매 버튼만 누르면 끝일 정도로 결제가 간편합니다. 반면 한국 은행이나 쇼핑몰에서 결제하려면 뭔가 복잡합니다. 요즘은 우리나라에도 모바일을 중심으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같은 'XX페이'부터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 전문은행처럼 비교적 결제가 간편한 서비스가 등장해, 기존 결제 시스템을 써야 하는 곳에서는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의 은행과 쇼핑몰들은 '액티브X'로 괴롭게 만들더니 이제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EXE 설치 파일을 수도 없이 깔도록 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암호화, 키보드 보안 등등 각종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으면 서비스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죠. 또한 공인인증서라도 기간이 만료되면 처음부터 다시 받게끔 되어 있습니다. 정부의 전자민원 사이트나 국세청 등도 예외가 아닙니다.

 

앞서 나가는 전자정부라는 말이 실상 무색할 정도입니다. 그나마 2014년부터 액티브X 폐기 정책을 펴 이제 액티브X를 쓰는 사이트는 83퍼센트 감소했지만, 사실상 액티브X를 실행파일 EXE로 대체했을 뿐인 현실입니다. 뭔가 없앴다고는 하는데 결제를 하려면 컴퓨터에는 누더기 같은 프로그램들을 계속 깔고 실행해야 하는 불편함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는 웹 표준을 준수하여 정부 관리 사이트에서 액티브X는 물론 일체의 플러그인을 제거하겠다고 공약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과도 거리가 멀죠.


출처 - 연합뉴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결제 시스템의 핵심에는 공인인증서가 있습니다. 공인인증서는 애초에 계약 성사 확인을 위한 전자서명용이었지만 점점 본인 확인용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더니, 이제 공인인증서 없이는 웹사이트 자체를 이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공인인증서는 공개키 기반의 전자서명 방식으로 공인인증서 자체의 보안성은 좋은 편이나 태생적으로 파일 형태로 컴퓨터에 저장되기 때문에 해커들의 먹잇감이 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현실적인 보안성은 어떨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입니다. 올해 초에도 단 한 명의 해커에 의해 우리나라 개인 정보 3300만 건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죠. 한국인의 개인 정보는 세계인의 공공재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도는 것도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출처 - 매일경제


그 근원은 공인인증서를 금융권에서 면피 수단으로 쓰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9조 2항에 따라 금융사는 고객에게 공인인증서 및 보안 프로그램 설치를 요구하고 미설치 시 이용을 제한하는 건데요. 이렇게만 하면 고객의 공인인증서가 해킹돼 금융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관리 소홀의 책임은 고객이 지게 되어 있습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공인인증서를 쓰도록 사이트를 만들어놓기만 하면 금융 사고가 일어나도 책임을 피하게 되는 거죠. 이 때문에 2015년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되어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규정이 폐기됐지만 계속해서 은행과 금융권이 고객에게 공인인증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나도 책임질 일이 없으니 보안을 위한 투자가 예산 책정 때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금융권이 책임을 미루는 사이 매년 천문학적인 규모의 개인 정보 유출과 보안 사고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출처 - 한국일보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뱅크 앱의 하루 사용자 수가 KB국민은행과 농협은행에 이어 3위를 기록했습니다.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카카오뱅크를 설치한 사용자는 226만 명, 일 사용자 77만 명으로 집계되었다고 합니다. 

 

그간 고객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던 기존 금융권이 카카오뱅크의 진격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해외송금 분야를 독점하며 수익성 때문에 수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하던 시중 은행권이 카카오뱅크의 해외송금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수수료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죠. 저축은행들은 기존보다 이율이 더 높은 예금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고, 카드사들 역시 수수료를 대폭 낮추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XX페이'처럼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간편하게 결제되는 단말기의 공동개발에 착수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


한편 각종 은행이 자사의 앱을 개선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인인증서는 물론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통한 로그인 절차까지 걷어내는 과감함을 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지문, 패턴 등으로 바로 송금이나 조회를 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활성화되고 있는 마당에 공인인증서만 붙잡고 있다간 그 불편함을 견디며 이용할 사람이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금융권의 늑장 대응에 소비자들은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반응입니다. 금융권이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안 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죠. 금리 차나 수수료 장사에 몰두하다가 인터넷 전문은행 같은 신규 서비스가 등장하자 마지못해 개선하려고 부산을 떠는 모습이 고까워 보일 수밖에 없죠.


출처 - 한국일보


인터넷 전문은행은 시작부터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제대로 풀어나가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고여 있는 물이었던 금융권에 혁신의 도화선이 된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런 좋은 양상은 더욱 촉진해야 하겠죠. 이를 위해 공인인증서로 묶여 있던 금융 사고의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관행을 털어내고 금융권이 사고의 책임을 지도록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웹 표준을 준수하는 해외 사이트들처럼 보안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려야 합니다. 그간 모든 책임을 애먼 국민에게 떠넘겼으니 이 정도는 금융권이 책임지고 개선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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