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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남자가 걷고 있습니다.
걷는 모습을 보면 각양각색, 나름의 자세가 보입니다.
걸을 때만 그런지, 삶이 그런지 견주어 그들의 삶 속을 들여다봅니다.
다양한 모양새지만, 보기 싫고 듣기 싫은 이들도 간간이 눈에 띕니다.
지나치게 소리를 냅니다. 그는 대화라지만 소음입니다.
담배를 피우며 걷는 이들은 바람에 담뱃재가 뒷사람에게 날리는지를 생각조차 못 합니다.
침을 뱉습니다.
걸으며 배려를 배울 수 있길 그들에게 소망해봅니다.
역시 배려하며 걷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움은 귀로도 들리고 눈으로도 보입니다.
결국 가슴에 채워집니다.
사는 모습이 다르다 하여 다양성이 보이는 건 아닌가 봅니다.
다양한 듯한 집단의 모습에서 획일적인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단체로 몰려오는 이들에게서 종종 보입니다.
올레길에선 혼자 걷는 이에게서 오히려 다양성을 엿봅니다.
다양성은 집단의 형체가 아니라 구성원 하나하나가 모여 이룬 집합의 형태입니다.
그래선지 혼자가 아름다울 때가 더 많습니다.
혼자일 때 다양한 삶의 진지한 태도가 엿보입니다.
그런 이유일까요?
올레길을 걷다 보면 “떼로 다니지 좀 말고 혼자 다녀보세요.” 하고 소리치고 싶을 때가 잦습니다.
유난히 떼 지어 몰려다니며 사는 우리나라 국민.
혼자인 게 두려운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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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가 걷고 있습니다.
제주도 산방산과 단산 사이 선뮤지엄(명상학교)을 출발한 이들은
시계방향으로 제주도의 바닷가를 한 바퀴 돕니다.
침묵하며 걷지만 이들은 몸으로 말합니다.
“지구야, 미안해.”
“자연아, 사랑해.”
이들과 동행할 수 없었던 어떤 남자가 노래 하나를 띄워 보냅니다.

천 번이고 다시 태어난대도 그런 사람 또 없을 테죠.
슬픈 내 삶을 따뜻하게 해준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그런 그댈 위해서 나의 심장쯤이야 얼마든 아파도 좋은데
사랑이란 그 말은 못해도 먼 곳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아도
모든 걸 줄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나 태어나 처음 가슴 떨리는 이런 사람 또 없을 테죠.
몰래 감춰둔 오랜 기억 속에 단 하나의 사랑입니다.
그런 그댈 위해서 아픈 눈물쯤이야 얼마든 참을 수 있는데
사랑이란 그 말은 못해도 먼 곳에서 이렇게 바라만보아도
모든 걸 줄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도 그대 웃어준다면 난 행복할 텐데
사랑은 주는 거니까 그저 주는 거니까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난 울어도 행복합니다. [각주:1]

걸어서 동행하지 못한 어떤 남자는
지구에, 자연에 머리 숙여
사랑처럼 이렇게 노래 부르고 있었습니다.
슬프지만 따뜻하게,
울지만 행복하게.


  1. 〈이승철 -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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