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을 향해 개, 돼지란 말을 서슴지 않고 망언과 막말을 일삼으면서, 언론의 정당한 발언과 문제 제기에는 재갈을 물리려는 자들이 있습니다. 바로 박근혜 정권의 사람들이죠.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현 새누리당 의원이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해경 비판 보도를 하지 말라고 압박한 전화 통화 내용의 녹취록이 지난달 30일 공개되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이정현 의원은 지난 4.23 총선에서 전라도에서 유일하게 새누리당 의원으로 당선되어 유명세를 치른 사람이죠.


출처 - 미디어오늘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2년 넘게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사건 당시 그저 박근혜 대통령의 안색을 살피기에만 바빴던 이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또다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청와대 홍보수석이란 작자가 공영방송인 KBS의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방송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며 사실상 지시와 다름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 이명박 정권 때부터 길든 MBC 이후 우리나라 언론이 정부의 통제에 얼마나 길들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2014년 4월 300여 명의 생명이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바닷속으로 잠기던 그날, 참사를 수습했어야 할 곳은 자신들이 재난의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발뺌하고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더니 뒷구멍으로는 비판하는 언론과 여론을 통제하기 바빴습니다.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말 중 핵심 대목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출처 - JTBC


"하필이면 또 세상에 KBS를 오늘 봤네."


박근혜 대통령이 KBS에서 한 세월호 참사 보도를 보고 뭔가 언짢은 소릴 했고, 그게 부리나케 이정현 홍보수석에게 보고가 되어, 놀란 마음을 추스르고 이정현 홍보수석은 KBS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앞으로 대통령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보도를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겁니다.

 

세월호 참사 수습을 이 정도로 재빨리 했다면 2년이 넘도록 사회 문제로 비화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BBK 사건을 주어가 없다는 핑계로 빠져나갔지만, 이번에 공개된 통화 내용에 주어가 없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겠죠. '창조'를 강조하는 박근혜 정권답게 뭔가 창조적인 변명을 찾아야 할 겁니다.


출처 - 노컷뉴스


전두환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던 보도지침이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 30년 만에 부활하여 현재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에게 이번 녹취 공개를 설득한 사람이 김주언 전 KBS 이사로 드러났죠. 1986년 《한국일보》 기자였던 그는 전두환 정부의 보도지침 584건을 월간 《말》에 폭로한 당사자였습니다. 30년이 지난 시점에 그가 또다시 보도지침 문제로 등장하게 될 줄은 몰랐을 겁니다.

 

한편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녹취록으로 남아 있지는 않으나 박근혜 대통령 취임 초기에 정권을 뒤흔들었던 윤창중 성추행 파문과 관련해서도 보도 지시가 내려왔다고 폭로했습니다. 당시 KBS 사장은 '내일부터 윤창중 사건 속보를 첫 번째로 다루지 말라'고 지시하고 이정현 당시 정무수석도 전화를 걸어 '대통령 방미 성과를 잘 다뤄달라'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외교적 의전 중에 성추행을 일으킨 국제적 망신 대신 박근혜 대통령의 패션 외교를 더 중요하게 다뤄달라고 했으니 개념 없는 것도 이 정도면 도를 넘었습니다. 이게 보도통제가 아니라면 대체 뭐가 보도통제란 말인가요? 군사독재 시절처럼 강제로 방송사 통폐합이라도 되는 게 아니라면 입도 뻥긋하지 말라는 걸까요?


출처 - 미디어오늘


비판 여론을 의식한 이정현 의원은 홍보수석으로서 언론에 협조를 구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변명했지만 언론들이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경향신문》《한겨레》는 물론이고 대표적인 보수지인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조차 비판 기사를 실었으니까요. 

 

《중앙일보》는 "아직도 청와대가 공영방송 뉴스 제작에 개입한다"고 하고 《동아일보》는 "청와대의 KBS '세월호 보도‘ 간섭은 경계수위 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보도통제를 당한 KBS에선 6월 30일부터 3일 동안 이와 관련한 보도를 볼 수 없었습니다. 당사자인데도 의도적으로 입을 닫은 모양새를 볼 때 청와대의 보도통제가 그만큼 강했다는 얘기겠죠.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이정현 의원의 어투가 읍소이다 보니 생긴 오해라고 감싸는 반면 야당은 노골적인 독재정권의 보도통제라며 청문회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11일 검찰은 세월호 보도 개입에 관해 고발장을 접수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서에서 수사 중이라고 합니다. 방송법 제4조 2항에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해 법률에 의하지 않고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KBS 보도본부 33기 기자들은 어지럽게 돌아가는 상황을 비판하는 뜻에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보도통제의 심각성을 유머로 맞받아친 이른바 세로 드립이 빛나는 성명이었죠.

 

KBS 보도본부 33기 성명 전문

 

박통각하 우국충정, 몰라주니 서운하네

주 7회도 모자라니 밤낮으로 틀어보세

민심처럼 시청률은 하늘 높이 치솟는데

은혜마저 몰라주니 이내 마음 섭섭하네


까치 울음 찾아온 듯 전화소리 반갑구나

면목 없단 부탁인데 어찌그리 매몰찬가

서로 사맛디아니해도 녹음버튼 웬말인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정상화를 하자는데 뒷조사가 웬일인가

현명하다! 그의 판단, 고매하네 우리 기사

은갈매기 한쌍처럼 집중원투 정답구나


왜란으로 나라뺏긴 비상시국 아닐진데

안팎으로 시끄럽네 국론분열 머리아파

까닭없이 까지말고 월급날을 기다리세


북한소식 궁금한데, 너희들은 안물안궁?

한시라도 못 전하면 혓바닥에 바늘 돋아

보고말았네, 하필 오늘! (박통께서) 좋아하네

도탄빠진 조선민족 구할 길은 통일대박!


그리자! 소설보다 실감나는 처참한 북조선을!

만들자, 질릴 때까지 북핵위기 또 수공위기!

좀비처럼 죽지않고 대대손손 보도하세!

해치지마 욕하지마 아프지마 박통 박통 잠보.

(에헤라! 세상 사람들아, 가로로만 읽자꾸나)


KBS 기자들의 성명을 '세로'로 읽으면 놀라운 내용이 나온다(허핑턴포스트)

 

 

출처 - 뉴스1


2014년 5월 청와대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박근혜 정권 퇴진 교사 선언을 올린 교사와 교사선언 탄압 중단 2차 교사 선언을 올리고 이를 신문에 대국민호소문으로 발표한 교사들에게 검찰은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교사직을 상실하게 하는 실형을 구형했습니다. 그 수가 자그마치 30여 명에 이릅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전교조 법외노조 중단을 촉구했다는 이유로 국가 권력이 나서서 교사직을 박탈한 겁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이어졌지만 정식 기소되어 유죄를 다툰 일은 교사들의 시국선언이 유일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교육부 고위 공무원은 민중을 개, 돼지 취급했으나 잘해야 파면으로 끝나지만, 일선 교사들은 학생들의 무고한 죽음 앞에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진실을 규명하라고 했을 뿐인데도 실형을 받는 현실이 과연 제대로 된 것일까요? 박근혜 정권은 세월호 참사 때 퇴선 유도 지시를 안 했다고 구설에 오른 해경 책임자를 지난 11일자로 승진까지 시켰습니다. '헬조선'이라는 말로도 대한민국의 현실을 표현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하는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권 이후 추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올해 130개국 중 70위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습니다. 중국의 통제를 받는 홍콩보다도 밑이며 탄자니아보다 한 단계 위일 뿐인 이 처참한 현실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나날이 퇴보하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

 

"정권에 비판적인 멘트를 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 말씀드릴까요? 뉴스데스크에 광고가 24개 정도 붙고 하나당 5000만 원 정도 호가합니다. 근데 제가 그만둘 무렵 광고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중소기업 하나 남았습니다. 그래서 대포 광고했습니다. 회사가 돈을 안 내지만 이름만 쓰는 겁니다. 서너 개 회사 이름을 써서 내보낸 적이 있는데, 그 회사에서 전화 와서 돈을 줄 테니 이름을 빼달라고 합니다. 제가 그때 청와대도 조지고 삼성도 조지고 군도 조지고 국정원도 조지던 때였거든요. 그래서 그 회사의 상무에게 왜 그러십니까? 물었더니 '저쪽'에서 어제 광고 잘 봤다고 매일 아침에 전화가 온다는 겁니다. 국정원이 그런답니다. 그렇게 오래전 일이 아닙니다. 지금은 제발 그런 짓을 안 하길 바랍니다만."


―MBC 뉴스데스크에서 물러난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 중에서


신경민 의원의 발언대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우리나라의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나날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 초기에 파업을 불사하며 국민을 대변했던 MBC가 이제는 TV조선과 어깨를 겨루며 박근혜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죠. 그 정점은 얼마 전에 터진 MBC 녹취록 파문입니다.


출처 - 뉴스타파



MBC가 증거도 없이 기자와 PD들을 해고했다는 녹취록



"그때 최승호하고 박성제 해고시킬 때 그럴 것을 예측하고, 알고 얘들을 해고시켰거든, 그 둘은. 왜냐면 증거가 없어… 그런데 이놈들 가만 놔두면 안 되겠다 싶어 가지고 해고를 시킨 거예요" - 2014년 4월 1일 녹취록


MBC 고위간부의 밀담, "그 둘은 증거없이 잘랐다"(뉴스타파)

 

2012년 170일간 이어진 파업의 도화선이었던 김재철 사장은 끝내 해임됐지만, MBC는 붕괴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청자에게 친숙했던 아나운서들이 한 사람씩 회사를 떠났습니다. 시사교양국 분리 해체로 해당 PD들은 예능 프로로 발령이 나거나 스케이트장 관리직 등 전문 분야와 상관없는 곳으로 좌천되기도 했습니다. 파업에 대한 보복이자 정권에 비판적인 PD들의 싹을 자르려 한다는 비판적인 여론을 무릅쓰고 MBC는 정당한 인사권이라며 이를 무시해왔죠. 그런데 지난 1월 25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폭로한 녹취록은 세간의 의혹이 사실이었음을 증명합니다. 해고의 직접적 피해자들은 후안무치한 녹취록이 공개되자 기가 막힌다고 토로했습니다. 당시 최승호 PD는 4대강 사업이 사실상 대운하 사업이라는 사실을 파헤쳤으나 김재철 당시 MBC 사장은 방송하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방송을 불허한 MBC 결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일주일 후에 방영되긴 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에 잘 보여야 했던 경영진은 최승호 PD를 비롯해 정권 비판적인 시사교양국 PD들을 한 사람씩 찍어낼 궁리를 했죠.

 

출처 - 한겨레


문제의 녹취록에는 라디오는 새빨갛다며 눈엣가시인 패널은 교체를 지시하고, 국부이신 이승만 프로그램은 좌파뿐인 MBC 내부에 만들 놈이 없으니 외주 제작을 해야겠다는 내용도 나옵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법통인 임시정부를 폄훼하면서 말이죠. 또한 MBC 노조를 비판한 극우 인터넷 매체의 편집장을 만난 자리에선 방송 출연과 외주 청탁을 주고받는 말이 오고 가기도 했습니다. 녹취록을 통해 의도된 부당 해고, 프로그램 제작 자율성 개입, 진보 언론 탄압 행위 그리고 청탁 비리까지 천태만상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PD수첩>의 기수였던 백종문 PD의 타락


이 녹취록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백종문 미래전략 본부장이라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녹취록에서 최승호 PD 등을 증거 없이 해고하고 비판적 시사 프로그램을 못 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자랑스레 말한 그가 바로 <PD수첩> 출신 PD이기 때문이지요.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이 변절하여 일제에 부역하는 셈이랄까요?

 

1990년대 <PD수첩>은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를 표방하며 성역 없는 비판을 추구했습니다. 당시 백종문 PD는 그런 <PD수첩>의 기수였습니다. 지금도 제목만 들으면 알 만한 '의혹 기도원에서 생긴 일'(1993.03.26), '죽어서도 사람대접 못 받는 외국인 노동자들'(1994.01.25.), '의혹 영생교를 벗긴다'(1994.02.15), '사람대접 받고 싶어요 외국인 근로자들의 절규'(1995.01.17), '시대유감! 우리 사회의 노래심의'(1995.10.17), '80년 5월 광주 이 얼굴들을 아십니까?'(1999.05.18) '고문 이근안 뿐인가'(1999.11.09) 같은 대표작으로 종교, 정치, 사회문제 등 문자 그대로 성역 없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던 사람이었죠. 그랬던 그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변절 끝에 정권의 충견이 된 것일까요? 웹툰 <송곳>의 명대사처럼 서는 곳이 달라지면 보이는 풍경도 변하기 때문일까요?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후배들을 이끌어주었어야 할 사람의 변절을 보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출처 - 노컷뉴스


윗물이 탁한데 아랫물이 깨끗할 리 만무하지요. 지난 8일 MBC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긴급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 의도된 결과를 얻기 위해 편향된 질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안겼습니다. MBC는 미국의 사드 한반도 배치 필요성에 대해 국민의 67.8퍼센트가 공감하며 25.8퍼센트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사드 배치 찬성 의견이 두 배 이상 많았다고 보도한 바 있으나 여론조사 설문지 전체 내용을 보면 원문 질문 자체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기 위해..."라며 사드의 필요성을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답변으로 공감한다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도록 짜여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국회 쟁점 법안에 대한 국회의장 직권상정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마치 국회선진화법이 법안 처리를 가로막는 악법인 양 질문을 던져 직권상정 찬성으로 투표를 유도하는가 하면 노동개혁에 관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도록 질문지 자체를 조작하고 있었습니다. 지극히 편향된 프레임으로 짠 설문이라 엄밀히 설문조사라고 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이 밝힐 정도입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이 설문조사 왜곡 논란을 취재하던 《미디어오늘》 기자에게 MBC 최기화 보도국장은  "개새끼야. 어디서 내 정보를 알아낸 거야. 싸가지 없는 새끼 아냐"라고 원색적인 쌍욕을 퍼부어 문제가 되기도 했죠. 기자가 "욕하시면 안 되죠"라고 말하자 "욕이고 지랄이고 간에 내 개인정보를 네가 왜 아냐. 네가 녹음을 하든 말든 마음대로 해"라고 마치 시정잡배처럼 말을 늘어놓았습니다.


하지만 초록은 동색, 가재는 게 편이라죠? 이런 사달이 나고 직접적인 증거도 명확함에도 박근혜 정권 인사로 가득한 방송문화진흥회는 MBC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을 재임했습니다. 자신들의 충견을 쓰다듬어준 셈입니다. 최근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관인 방문진은 MBC 녹취록 논란의 장본인 백종문 본부장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로 했으나 보수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는 방문진 여당 추천 이사들은 녹취록 파문은 선거철을 앞두고 기획된 정치공작이라는 MBC 측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미디어오늘》 보도 내용처럼 방문진 이사들이 백종문 본부장의 일방적인 해명을 듣고 내릴 결론은 뻔합니다. '사적인 자리에서 나눈 개인적 의견일 뿐이고, 업무상 불법행위가 있다면 법적으로 처벌받으면 되는 일이므로 방문진은 이 문제에 더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겠지요.

 

 

언론 및 표현의 자유 vs 테러방지법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날 우리나라 주요 방송사의 기사 타이틀은 위와 같았습니다. MBC와 KBS는 '정치쇼'로 치부했고, SBS는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비난했습니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의견만 옳다는 것을 전제하고 정한 제목이니 프레임 자체가 왜곡되었다고 봐야 하겠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무슨 이유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필리버스터를 강행했는지 제대로 알려주는 방송은 JTBC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공중파 3사의 프라임 뉴스 상황이 이러하니 시청자가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할 수 없고 왜곡된 의견을 사실로 인식하기 쉽습니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이 언론 장악에 열을 쏟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거겠죠.


국제적인 저널리스트 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는 매년 세계언론자유지수 순위를 발표합니다. 세계 각국·지역 보도의 자유도에 순위를 매김으로써 검열 상황, 제도장치, 투명성, 인프라 등의 항목으로 세계 180개국·지역을 채점해왔습니다. 2015년 2월 12일에 발표한 '세계언론자유지수 순위 2015'에서 한국은 전체 180개 조사 대상국 중에서 60위를 기록했습니다.

 

출처 - 국경 없는 기자회

 

우리나라 언론자유지수 순위는 노무현 정부에서 최고 31위(2006년)를 기록했지만, 이명박 정부 때부터는 하락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언론자유지수가 역대 최하위인 69위를 기록했을 때는 2009년이었죠. 아시다시피 그 당시에는 미네르바 사건, <PD수첩> 등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 등이 악영향을 주었습니다. 이후 이명박 정권하에서 언론의 자유는 계속 위축되어 대한민국 사회에서 유례없이 언론사 총파업 같은 행동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4년 57위, 2015년 60위라는 순위가 알려주듯이 박근혜 정권 들어 언론자유지수는 회복될 기기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생각비행은 출판사 창립 이후 이 문제를 중요하게 여겨 탐사보도를 중심으로 관련 기사를 꾸준히 발행해왔는데요,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주요한 기사를 정리해서 보여드립니다. 시간순으로 정리했으니 대한민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어떻게 위축됐는지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테러방지법이 통과된 현시점에서 우리의 현실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검사와 스폰서 사건에서 발견한 탐사보도의 가치
http://ideas0419.com/126

 

《PD수첩》 무죄판결로 살피는 탐사보도의 가치
http://ideas0419.com/220

 

사진으로 보는 '으랏차차 MBC' 공연 참관기
http://ideas0419.com/312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념하며 표현의 자유를 다시 돌아보다
http://ideas0419.com/354

 

삼일절에 돌아보는 헌법의 근본정신
http://ideas0419.com/456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주류 언론
http://ideas0419.com/470

 

<세월오월> 전시 유보, 박근혜 무엇을 얻었나?
http://ideas0419.com/493


빅브러더, 국정원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다
http://ideas0419.com/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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