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분이 많으실 줄 압니다. 자동차 강국인 독일은 정지선을 칼 같이 지키는 운전자들의 수준 높은 교통 문화로 유명합니다. 또한 마음껏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아우토반'이 생각납니다. 자동자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아우토반에서 질주하는 자유를 마음껏 누려보고 싶다고 열망하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최근 생각비행은 독일의 자동차 문화를 담은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1500만 네티즌이 방문한 블로그(스케치북다이어리)의 운영자이기도 하며, 독일의 자동차 문화를 한국에 소개하는 데 열심인 분이기도 합니다. 그가 자동차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독일이 자랑스러워하는 자동차의 특징과 그들의 교통 문화를 이해하면 독일 사회와 독일인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나아가 독일인들의 운전 태도, 신호 체계, 도로 시스템 등을 이해하게 되면 우리나라 교통 시스템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수시로 경적을 울리고, 정지선을 잘 지키지 않을 뿐 아니라 곡예 운전을 기본으로 하는 우리나라 운전자들을 보면서 국민성을 의심하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독일에 거주하면서 오랜 시간 그들의 교통 문화를 관찰한 결과 독일과 한국 교통 문화의 차이는 국민성이 아닌 교통 시스템의 차이에서 기인한 결과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이야기에 귀기울여주세요.  

 

스케치북 다이어리의

할로 아우토반

독일에서 전하는 자동차 문화 이야기

 

▸분야: 인문교양  ▸지은이: 스케치북 이완  ▸판형: 신국판(152*225)

▸쪽수: 416  ▸가격: 18,500원  ▸ISBN 978-89-94502-43-43 (03300)

 

 

아우토반, 독일 자동차 문화의 진수!

 

저자는 어느 날 시속 200킬로미터로 아우토반을 달릴 기회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달려보지 못한 속도를 느끼며 자연스럽게 아우토반의 매력에 빠졌다. 아우토반에 대해 하나둘 알아가다 보니 독일이 자랑스러워하는 자동차의 특징과 우리나라와 다른 교통 문화, 그리고 독일인의 성격까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독일의 자동차와 교통 문화를 몸으로 알아가면서 그들의 운전 태도, 신호 체계, 도로 시스템 등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마르지 않는 샘처럼 쏟아지는 자동차 관련 정보들은 저자에게 재미와 고민을 동시에 던져주었다. 그는 자동차를 통해 독일이란 사회를 알아갔고, 반대로 독일이란 나라를 통해 자동차를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은 그에 대한 종합적 기록이다.

 

 

수준 높은 자동차 문화는 어디에서 유래하는가
자동차 운전을 할 때 독일인들은 속도와 신호를 잘 지키고, 정지선이나 고속도로 통행 규칙 등을 잘 지키는 국민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평소보다 두세 배 빠른 속도로 아우토반을 달리는 독일인들을 보면 꿈틀대는 반전의 욕망을 읽을 수 있다. 그들에게 자동차는 실용적 생활의 도구지만, 아우토반을 만나면 자유를 향한 강한 욕망을 표출하기도 한다. 그러니 독일인들과 독일 사회를 보려면 먼저 자동차와 아우토반을 이해해야 한다.


《스케치북 다이어리의 할로 아우토반》에는 독일의 자동차 문화뿐 아니라 최초의 자동차, BMW를 구한 땅콩차 이세타, 자동차 엠블럼 등 자동차 제조사들의 숨겨진 이야기, 디젤차를 퇴출시키는 프랑스 등 환경을 고려한 유럽 각국 정부의 움직임, 하이브리드와 전기, 수소연료차, 자율주행 등 미래의 자동차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자동차와 연관된 다양한 읽을거리가 곳곳에 담겨 있다.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독일의 자동차 문화는 남다르다. 안전한 교통 문화 시스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아우토반, 자동차 클럽 아데아체(ADAC)와 전문 자동차 잡지, 그리고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 등. 이런 토대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1500만 명이 즐겨 찾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독일과 같은 수준 높은 자동차 문화를 우리도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교통 시스템을 고치고 기초부터 철저하게 교육하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비판을 아끼지 않는 언론과 소비자의 뜻을 대변하는 단체를 만든다면 우리도 독일과 같은 자동차 문화를 가질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강조하는 바가 이것이다.

 

 

국민성을 논하기 전에 시스템을 바꿔라
아우토반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만나는 독일 운전자들은 그야말로 운전 모범생 자체다. 설 때 서고 갈 때 가며, 속도를 늦출 때 늦추고, 보행자를 배려하는 운전 등등 자동차 운전의 기본과 원칙을 철저하게 지킨다. 정지선을 넘어서거나 스쿨존에서 빠르게 지나는 모습, 아무 때나 경적을 울리는 행위 등을 독일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 혹자는 이를 국민성의 차이라고 말하곤 하지만, 저자는 이를 국민성의 차이가 아니라 시스템의 차이라고 강조한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 신호등은 횡단보도 바로 위나 앞에 설치되어 있다. 정지선을 지나면 신호등을 볼 수 없으므로 운전자가 굉장히 불편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독일에서는  운전면허 취득 과정에서 기능과 함께 신호 체계, 운전자가 꼭 지켜야 할 원칙 등을 체득하지 않고서는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없다. 이런 차이가 교차로의 꼬리물기, 정지선 지키기 등을 단속으로 개선하려는 우리와 사뭇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시스템의 문제는 단속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른 것은 선진국과 비교하면서 교통 시스템은 독일 등 자동차 문화 선진국과 왜 비교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지금 느끼는 교통 문화의 차이는 국민성의 차이가 아니라 시스템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독일 자동차 문화는 운전자가 만든다
노란 천사라는 별명을 가진 아데아체는 독일 자동차 클럽으로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유료 클럽인 아데아체는 회원들을 위해 긴급 출동 서비스뿐 아니라 자동차 테스트는 물론 도로, 휴게소, 주유소 등 자동차와 운전에 관련된 모든 것을 검사하여 얻은 정보를 회원들과 공유하고 잘못된 점들을 바로잡게 한다. 아데아체는 자동차 운전자들이 스스로를 위해 만들어낸 독일 자동차 문화의 열매인 셈이다.


매주 70~80만 부를 판매하는《아우트빌트》를 필두로 한 자동차 전문 잡지들은 유료 구독자들 덕분에 막강한 힘을 가진 자동차 제조사들이나 광고주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그래서 자동차 운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공정하고 날카로운 시각으로 비판적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처럼 선진적인 자동차 문화의 이면에는 단결하는 독일 자동차 운전자들의 저력이 있다.

 

 

독일 자동차 문화를 보면 독일인이 보인다
독일 자동차의 발전에는 아이러니하게도 히틀러가 차지하는 몫이 크다. 국민차 프로젝트나 아우토반 건설, 자동차 경주를 통한 홍보 및 기술 향상 등은 독일 자동차 발전의 밑바탕이 되었다. 특히 아우토반은 독일 자동차의 엔진 내구성과 조종의 안정성, 단단한 하체와 우수한 제동력 등 자동차 성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밑바탕이었다. 하지만 독일인들은 자동차 번호판에서 히틀러와 그의 시대를 상징하는 글자조차 쓰지 못하게 하는 등 독재자의 얼룩을 자동차 문화에서 지워나가고 있다. 이처럼 역사의 과오를 고쳐나가는 독일 자동차 문화를 통해 독일인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지은이  스케치북 이완

 

어렸을 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했다. 지나다니는 자동차를 보며 이름을 맞히고 엔진이 몇 기통으로 되어 있는지 읊어대는 등 제법 마니아다운 점도 있었다. 만화책보다 자동차 잡지에 빠져 몇 년을 보냈고 모형 자동차를 만들어 책장 앞에 쭉 늘어놓으면 왜 그렇게 뿌듯했던지. 하지만 그 정도였다. 자동차는 어릴 적 취미나 관심 이상의 대상이 되지는 못했다. 잊고 지냈고 전혀 다른 공부를 했다. 한동안 기획하고 대본 쓰고 인터뷰하는 등 방송국 밥을 먹기도 했다. 결과적이지만 그때의 소소한 경험이 자동차를 문화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동력이 되었다.


독일에서 서울로 휴가 나온 아내를 만나 사랑에 빠져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여 독일에 둥지를 틀었다. 독일은 자동차에 미친 나라다. 그 덕분에 잊고 지내던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되살아났다. 우리 사회와 너무나 다른 교통문화를 경험하며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다. 배워야 할 점을 더 많은 사람에게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에 펜을 들었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 모른다고 했던가. 자동차 덕분에 블로거로 그리고 칼럼니스트로 살고 있다.

 
현재 프랑크푸르트 인근,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작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어쩌면 내 인생의 진짜 전성기는 지금부터가 아닐까 한다. 흰머리 가득해질 때까지 자동차와 자동차 문화에 대한 담론을 이어가려는 꿈과 욕심이 가득한 사내에겐 말이다. 요즘은 작은 자동차 박물관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준비 중이다. 사람 이야기 가득한 ‘독일 자동차 박물관 기행’이 될 것 같은데, 과연 언제쯤 끝낼 수 있을는지.

 

 

책 속으로

 

긴급 출동 서비스가 아데아체의 핵심 서비스라면 두 번째로 중요한 일은 각종 자동차 관련 테스트입니다. 이는 아데아체의 주요 업무이자 자랑거리로, 신차에 대한 꼼꼼한 분석과 연간 150대 이상의 충돌 테스트를 통해 차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이 자료들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습니다.

아데아체는 충돌 테스트 외에도 에코 테스트, 타이어 테스트, 바이크와 스쿠터 테스트, 어린이 카시트 테스트 등 다양한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기본적인 테스트 외에도 정비소 비교 테스트, 터널 테스트, 고속도로 휴게소 비교 평가, 자전거 헬멧 테스트, 자동차의 각종 첨단 장치 테스트, 주차장 테스트, 주유소 테스트 등 이동 수단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시험하고 그 결과를 공유합니다. 심지어 어느 해변의 모래 상태가 어떻다거나 어느 지역 도로가 어떻다는 등의 시시콜콜한, 하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세부적인 내용까지도 점검하고 있습니다. ―20~21쪽

 

 

그런 자동차 전문지는 운전자들을 위해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억울한 일에 대신 발 벗고 나서줍니다. 독자들은 그런 잡지를 위해 아까워하지 않고 기꺼이 구독료를 지불하죠. 그리고 그렇게 지불한 돈은 다시 잡지사가 독자를 위해 새로운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 됩니다. 멋진 순환구조가 아닐 수 없죠. 이제 우리도 이런 자동차 전문지 하나쯤 가질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34쪽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 보호는 단속과 시민 의식 촉구로만 이뤄지는 게 아니죠. 더 나은 제도를 마련하고, 그렇게 마련된 제도를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홍보하는 과정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합니다. 이는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일관되게 이어져야 할 기본 정책이라는 점도 분명히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덧붙여 요즘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한 채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들이 늘고 있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합니다. 또 신호가 바뀌기가 무섭게 뛰어 건너는 아이들에 대한 주의도 필요합니다. 횡단보도는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대각선으로 건너는 것이 조금이라도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점도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146쪽

 

 

토요타가 이끌었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더 이상 시장을 이끌지 못하게 됐습니다.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 같은 다른 대안들이 점점 그 기세를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하이브리드가 열어준 새로운 길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없었더라면 친환경과 연비 효율의 중요성이 지금보다 더 늦게 우리를 찾아왔을지 모릅니다. 또 하이브리드 기술이 없었더라면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의 기술 발전은 더뎠을 것입니다. ―349쪽

 

 

현대차 내부에서도 요즘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입차의 성장은 이런 위기를 가중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정말 위기를 느끼고 있다면 그리고 어떤 해답을 찾고자 한다면 몸으로 부딪쳐보길 권합니다. 백날 연구원들만 경쟁 차량 타고 숫자 가득한 보고서 올리게 하지 말고, 과감하게 회사 차원에서 임원들이 경쟁 차량을 제대로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적극적 전략을 세워보길 권합니다.
외제차가 사내에서 보이기라도 하면 '애사심' 없는 어떤 이가 다른 브랜드 차를 타고 다닌다며 눈총을 주기도 하는데 좋은 물건을 써봐야 그게 왜 좋은지, 어떻게 그 수준에 다다를지 배울 수 있는 것 아닐까요? 현대차 자신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현대차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서라도 진정성 있는 도전과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395~396쪽

 

 

차례

 

 

서문 자동차는 문화다

 

CHAPTER 1 자동차로 읽는 독일
독일인을 통해 보는 자동차, 자동차를 통해 보는 독일인

 

01 독일인을 알면 독일 자동차가 보인다
02 독일 운전자들의 노란 천사, 아데아체를 아시나요?
03 이런 착한 자동차 잡지를 봤나
04 독일인들은 아우디, BMW, 벤츠를 어떻게 생각할까
05 똥차가 아니라 오래된 차입니다
06 독일 노인들은 제복 안 입은 경찰관?
07 자동차 번호판에서조차 나치 역사 용납 않는 독일
08 히틀러, 자동차 대중화 공약으로 무얼 노렸나
09 히틀러는 왜 포드에 열광했나
10 나치 시대가 낳은 전설의 경주차 은빛 화살
11 아우토반을 만든 작은 히틀러, 프리츠 토트
12 아우토반은 어떻게 독일 차를 키워냈나?

- 독일 중고차 딜러와의 솔직한 인터뷰

 


CHAPTER 2 우리의 교통 문화, 독일의 교통 문화
한국과 독일에서 운전하며 느낀 교통 문화 이야기

 

13 횡단보도 정지선은 지킬 수밖에 없다
14 독일 도로에는 왜 김여사가 없을까?
15 아우토반이 안전한 세 가지 이유
16 착한 사마리아인 법 그리고 교통사고 목격자
17 횡단보도는 교통 문화 수준을 알려주는 바로미터
18 프랑스는 왜 디젤차를 버리려 하나
19 과속방지턱은 과연 사라질 수 있을까
20 유럽 문화를 이해하는 열쇠, 해치백과 왜건
21 SUV, 이기적인 차로 남을 것인가
22 독일 초등학생의 자전거 면허 따기
23 당신의 차에 있어야 할 것과 있어서는 안 되는 것들
24 배웠으면 하는 독일 자동차 운전 문화 10가지

-평범한 독일 아저씨, 몬제 씨와의 자동차 수다

 


CHAPTER 3 일상, 삶 그리고 자동차
자동차, 그 안에 담긴 일상의 이야기들

 

25 자동차 접촉 사고로 울고 웃었던 하루
26 자동차, 그 욕망의 이름
27 자동차 주행 막는 세 가지 저항, 우리 인생 같아
28 화물차와 택시에 대한 불편한 이야기
29 운전하는 아내, 난 이래서 예쁘다
30 어느 88만원 세대로부터 온 글
31 넌 세상에서 가장 운전을 못하는 사람이야
32 세월호 그 후, 우리 도로는 더 안전해졌나
33 자동차로 미래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안철수 의원과의 자동차, 교통 정책 인터뷰

 


CHAPTER 4 자동차, 알고 보면 더 재밌다
자동차 제조사들의 영리한 비즈니스 세계

 

34 부가티, 대당 60억 넘게 손해 보면서 파는 이유
35 알파 로메오에서 볼보까지, 자동차 회사 이름의 유래
36 프랑스, 자동차 역사를 빛낸 히든 챔피언
37 BMW를 위기에서 구해낸 땅콩차 이세타
38 페라리 엠블럼과 한 도시에 얽힌 수수께끼
39 삼각별의 영리함: 고객의 마음을 훔치는 방법
40 SUV, 그녀를 유혹하다
41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과연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42 자율주행, 유토피아로 갈 것인가
43 에어백보다 더 많은 사람 살린 ESP의 개발 비화
44 아우디 A1, BMW 1시리즈 맞수 맞나요?
45 유럽의 자동차 보증 기간, 어느 수준일까?
46 현대차 안팎의 불편한 분위기들

-현대차 임원들이 수입차를 타야 하는 이유

 

부록 1  독일 전문가가 전하는 내 차 관리 요령 15
부록 2  위험한 가을 운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5살, 눈도 못 뜨던 아이가 일어서서 걷고 말하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어린이집을 다니는 등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 나이입니다. 첫 책을 낸 지 만으로 5년을 훌쩍 넘긴 생각비행은 아직 튼튼한 출판사로 자리를 잡지는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해마다 어려워지는 출판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버틸 수 있었던 건 모두 독자 여러분의 사랑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어린이집에 처음 나가는 아이에게 새 옷을 입혀 보내는 부모의 마음처럼 생각비행 구성원들도 블로그에 새 옷을 입혀 봤습니다. 생각비행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는 분이라면 지난 주말부터 뭔가 확 바뀌었다는 사실을 느끼셨을 겁니다. 인터넷 환경이 컴퓨터(PC)에서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로 바뀌는 흐름에 발맞춰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생각비행의 콘텐츠를 똑같이 체험할 수 있도록 반응형 스킨을 적용했습니다. 이제 어떤 단말기로 접속하더라도 똑같은 모습의 생각비행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모바일 환경에 친화적으로 변신한 생각비행 블로그의 주요 기능을 간략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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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기간 : 2015. 7. 30~2015. 8. 15

이벤트 경품 : 생각비행 신간, 문화상품권


 

예시)

(비밀 글) 생각비행 블로그 리뉴얼을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내주세요!^^

김XX / 010-XXXX-XXXX (전화번호 대신 메일 주소를 남기셔도 됩니다.)

 

얼마 전까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해 달라는 읍소형 광고가 인터넷과 신문을 뒤덮었습니다. 삼성물산의 광고를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한 분이 많으셨을 줄 압니다. 여기에 찬성하지 않으면 간악한 해외 투기 자본인 헤지펀드 엘리엇이 대한민국 대표 기업인 삼성의 경영권을 강탈해갈 것 같은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광고였기 때문이지요. 자본주의와 이윤추구라는 명제의 최첨단을 달리는 주식시장에서까지 애국심 마케팅을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것도 삼성이 하는 것이라 뭔가 다른 걸까요?


출처 – YTN


물량 공세에 가까운 광고 덕분인지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가까스로 가결되었습니다. 주주총회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만 가결될 수 있었는데, 69.5퍼센트가 이에 찬성했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의 후계 구도와 지배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합병 무효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향후 삼성그룹의 향방은 아직 미지수입니다.

 

출처 - 울산매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단순한 두 회사의 합병이 아니라 삼성그룹 전체 지배 구도를 짜기 위한 수순입니다. 다른 재벌들도 그렇지만 삼성그룹은 계열사들끼리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순환출자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순환출자는 오너 입장에서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어느 한 회사가 공격을 당하면 그 회사 하나뿐 아니라 그룹 전체의 지배권이 모조리 넘어갈 수도 있다는 위험성도 따릅니다. 

 

삼성그룹 전체의 정점에 있던 이건희 회장의 사망 소식이 언론에 떠돌기도 할 정도로 그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기 때문에 삼성 오너 일가로서는 부회장인 이재용을 중심으로 하루속히 지배구조를 재편해야 하는 실정이었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그들은 전 직원을 동원해 주주들에게 위임장을 받기 위해 전화를 돌리기 바빴습니다. 그리고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를 공고화하기 위한 방책으로 주요 주주인 엘리엇을 돈에 눈이 먼 탐욕스러운 벌처 펀드로 매도하기 바빴죠. 급기야 앞서 말씀드린 감성팔이 물량 광고까지 동원하게 되었습니다.


일개 삼성 재벌의 경영구조나 영리만을 목적으로 한 자본주의적 발상 등도 비판할 여지가 많겠지만, 생각비행은 국민연금과 박근혜 정권의 입장 등에 초점을 맞춰 이 문제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이번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가결될 수 있었던 건 삼성물산 지분의 11퍼센트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삼성 편을 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합병 가결 선인 66.6퍼센트를 겨우 2.9퍼센트 차로 넘긴 이번 합병에서 국민연금의 지지가 없었다면 성사될 수 없었을 테니까요. 그런데 국민연금이 삼성 편을 들어주었다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 박근혜 정권이 대선공약의 기치로 내건 경제 민주화, 그중에서도 가족이 소유한 재벌들을 견제하여 한국 경제의 혁신을 가져오겠다던 약속을 헌신짝처럼 던져버렸다는 겁니다.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서스틴 베스트가 합병안에 반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권고를 무시한 채 국민연금은 합병 찬성에 표를 던졌습니다. 이는 어떤 의미에서는 삼성재벌에 대한 박근혜 정권의 패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삼성공화국이니 재벌공화국이니 하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님을 방증하는 일이었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


둘째, 더 직접적인 문제점은 그간 연기금 고갈 타령으로 더 걷고 덜 주기에 혈안이 되어 있던 국민연금이 무려 이틀 만에 3000억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세금을 이 합병안으로 인해 날려버렸다는 사실입니다. 합병에 반대하라는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의 권고를 무시하고 삼성 편을 들어주었으나 예상을 뒤엎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는 폭락을 거듭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은 이틀 만에 3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습니다. 그 돈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낸 국민연금에서 나온 것이었죠.

 

매매와 매도도 상식을 벗어났습니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연기금은 6월 당시 삼성물산 주식을 1250억 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제일모직 주식은 1197억 원어치 순매도했습니다. 합병 법인의 지분을 계속 보유하려면 상대적으로 싸진 제일모직 주식을 사 모으는 편이 유리하지만 연기금은 그 반대로 매매를 한 겁니다. 자기네 돈이 아니라고 이렇게 막 써도 되는 걸까요? 갈팡질팡한 연기금의 잘못된 투자는 고스란히 국민의 불이익으로 돌아올 겁니다.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러놓고 국민연금은 '국민연금은 공공기관으로서 국가기관과는 거리가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했습니다.


얼마 전에 우리는 이번 사태와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습니다. 현대 오너 일가의 무리한 토지 거래였죠. 현대그룹 본사를 세운다면서 시가의 3배가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 삼성동 부지를 샀지만, 무리한 투기로 말미암아 기업 가치와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현대그룹의 위기설마저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당시 현대 오너 일가의 무리한 땅 투기에 대해 외국인 주주들이 비난하자 현대는 이를 쓸데없는 간섭으로 매도했죠.


국외 자본의 도덕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기업을 소유하려 드는 재벌 오너 일가와 이를 무비판적으로 편들어주는 정부의 행태는 정경유착 외에 달리 설명할 도리가 없습니다. 이런 비이성적인 전례는 국가의 신뢰와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작년에 있었던 세월호 사고, 올해 터진 메르스 사태 등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크나큰 타격을 입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돌발적인 일보다 기본적인 시장경제 질서마저 유린하는 재벌들의 전횡과 거기에 친재벌적인 춤사위를 곁들이는 비이성적인 기관들과 이런 행태에 침묵하는 경제 전문가들과 전문 기관이야말로 대한민국호의 앞길을 가로막는 더 큰 암초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만날 당하기만 하는 국민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됩니다. 한국 경제의 문제점이 그저 해결될 리는 만무하니까요. 변화의 필요를 느끼는 시민이 더욱 깊고 넓게 연대해야 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몇 달 전에 2분기 1퍼센트 성장을 장담하던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이 엉터리 예측이었음이 판명 났습니다. 실제 성장률이 0.3퍼센트에 그쳤기 때문이지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측과 달랐던 것은 메르스 사태와 가뭄이라는 돌발변수 때문이라며 해명했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위원은 "메르스 사태가 시작되기 전인 4~5월에 이미 수출이 마이너스였고, 투자 지표도 점점 내려오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해 8월 주택시장 정상화를 명분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등 부채 확대에 기반을 둔 경기 부양책을 내세워 가계부채를 어마어마하게 늘렸습니다. 허구한 날 사고가 터지고, 양극화와 빈부 격차는 날로 늘어나는 가운데 점점 늘어나는 가계부채로 인한 경제 위기를 걱정해야 할 상황입니다.  

 

지난 7월 22일 미국 뉴욕 주는 패스트푸드 식당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약 1만 7400원)로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주의 특성상 뉴욕 주의 변화를 필두로 다른 주도 뒤따르는 효과가 나타날 겁니다. 이에 최저 임금 15달러 운동을 주창했던 노조 및 노동자들과 지지자들은 모두 함께 기뻐했습니다. 신자유주의의 정점을 달리는 미국에서조차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지난 7월 6일 열린 제10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고, 다음 날인 7일 11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성의 없는 사용자 위원 측의 인상안에 분노한 노동계 위원 전원이 항의하며 퇴장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2016년 최저임금은 노동계 위원의 참석 없이 결정되었죠. 문제는 또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노동개혁 방향을 기업을 위해 '쉬운 해고'로 몰고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제시하려는 취업규칙 변경 기준 가이드라인과 일반 해고 기준 절차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일방적으로 기업에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지요. 청년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임금피크제와 관련해서도 이것이 실상 노동자의 임금을 깎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이 따릅니다.  

출처 - 경향신문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제인 사면에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때에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17명이 청와대에서 모인다고 합니다. 지난 22일 두산 회장이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박용만이 기자간담회에서 SK의 최태원 회장과 한화의 김승연 회장을 사면 대상자에 포함시켜 달라며 노골적으로 요청한 바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는 경제사범의 사면 불가였죠.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 어떤 결정을 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사면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는 법이 없더군요.


조직이 흔들리고 높은 분이 위기에 처하자 밑 사람이 자살로 스캔들을 막고, 첩보 활동에 연루된 용의자는 유유히 해외로 도피해 휴양을 즐기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마치 일드와 미드를 합해 놓은 듯한 일입니다. 이탈리아 해킹팀 자료 유출로 민간인 사찰 정황이 드러나 국정원과 박근혜 정권이 위기에 처하자 담당자인 국정원 직원이 자살을 하고, 해킹 프로그램 RCS를 국정원에 구매해준 나나테크 사장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유유히 캐나다로 날랐습니다. 막장 드라마 같은 모습이 바로 대한민국의 오늘입니다.

출처 - 시사인


생각비행은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으로부터 RCS라는 프로그램을 구매해 지난 대선 개입 당시부터 운용한 사실을 알려드린 바 있습니다.


빅브라더, 국정원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다 : http://ideas0419.com/566


하지만 그 이후의 상황이 점입가경입니다. 오늘은 그 난맥상을 들여다보겠습니다.



해킹 불법 사찰 의혹으로 자살 '당한' 국정원 직원


해킹 프로그램으로 인한 민간인 사찰 의혹이 파문을 일으키면서 확산 기미를 보이던 지난 주말, 국정원 직원인 임 모 과장이 자기 승용차 안에서 자살한 채 발견되었습니다. 5시간 동안 연락이 안 된다고 그의 아내가 소방서에 실종 신고를 한 지 2시간 만인 오후 12시 2분, 소방대원들이 야산에서 임 과장의 시신을 발견한 것입니다. 휴대전화 내 위치추적 앱을 활용해 임 과장의 소재를 파악했다고 합니다. 국정원 직원이 휴대전화 위치추적 앱을 설치하고 다녔다는 말인데, 이 사실을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습니까?

 

더 이상한 점도 있습니다. 실종 신고를 받아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자살로 추정되는 현장에서 실종자의 생사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더구나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쳐 외부 접근을 막기는커녕 현장을 기자들에게 공개해 사진을 찍고 차량 내부를 들여다보기도 하는 일마저 벌어졌습니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자살한 임 과장은 운전석에 앉은 채 몸이 굳어 있었습니다. 조수석과 뒷좌석에는 자살에 사용된 번개탄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수석에 A4 용지에 쓴 3장의 유서가 있었습니다. 주말에 자살한 시점, 언론과 방송의 이례적인 자살 속보 경쟁, 경찰의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자살 현장이 기자들에게 그대로 개방된 것…. 이렇게 국정원 직원의 자살 사건에는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지난 7월 18일 오후 9시 17분에 《조선일보》는 <[단독]숨진 국정원 직원은 해킹 내부 직원... "내국인 해킹한 적 없다>는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그때까지 자살한 국정원 직원 임 과장이 해킹 업무를 담당했는지는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조선일보》는 어떤 언론사보다 먼저 임씨가 국정원 직원이라는 점과 해킹 업무를 담당했다는 점 등을 보도한 셈입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국정원이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사실을 일절 보도하지 않던 《조선일보》가 이례적으로 국정원의 자살 사건을 보도하면서 내국인 해킹이 없었다는 주장을 펼친 겁니다. 뭔가 짜인 각본에 의해 연출된 듯한 냄새를 물씬 풍깁니다.

 

유서 공개를 극구 반대한 유족을 설득해 경찰은 다음 날 임 과장이 국정원 상사들에게 쓴 유서를 공개했습니다. 임 과장은 유서를 통해 국민과 선거에 대한 사찰이 전혀 없었다면서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유서를 찬찬히 읽어보면 유서라기보다는 사과문이나 시말서에 가까움을 알 수 있습니다. 나중에 국정원은 임 과장이 2012년도 문제의 해킹 프로그램 구매를 실무적으로 판단하고 주도한 사이버 전문 기술직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출처 - 뉴스타파


유서 내용과 국정원이 밝힌 내용에 근거한다면 임 과장이 자살할 이유는 사실상 전혀 없었습니다. 국정원의 발표대로 북한을 해킹하기 위한 구매였다면 그 부분의 자료만 증빙하면 될 것이고, 연구 목적이었다면 관련 사실을 그대로 국회에 제출해 의혹을 풀면 될 일입니다. 임 과장의 유서 내용처럼 국정원이 민간인을 사찰한 적이 없다면 그가 억울해할 일이 전혀 없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임 과장은 오해를 일으킨 자료를 모조리 지워버리고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정말로 해킹 프로그램이 대북한용이었거나 연구 목적일 뿐이었다면, 그리고 임 과장이 너무나도 억울해서 죽음을 각오할 정도였다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는 편이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사람의 심리에 근거한 행동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죽음을 앞두고 관련 데이터를 지워버렸다는 건 역설적으로 민간인 사찰 의혹을 더욱 의심하게 하는 정황 증거가 됩니다. 자살 직전 진행되고 있었다던 국정원 내부 감찰이 임 과장에게 큰 부담이 되었을 수는 있지만 첩보 분야 전문가가 그런 부담감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여러 정황 증거를 맞춰보면 임 과장은 국정원의 보이지 않은 압력에 의해 자살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합니다. 이와 비슷한 일은 실제로 또 있었습니다. 2014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국정원 권 모 과장은 승용차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그의 항변도 이번과 똑같았습니다. 국정원이 간첩 증거 조작을 하지 않았다는 거였죠.


일본 정치권이나 우리나라나 거대한 스캔들이 일어나면 몸통이 아닌 꼬리가 희생되는 일은 다반사였습니다. 세월호 사고의 책임자라며 국가가 총력을 기울여 죽음으로 내몰았던 유병언 회장의 자살 사건도 의혹으로 가득했습니다. 그가 세월호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맞는가 하는 사실관계의 의구심부터 누군가 그의 시신을 바꿔치기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국정원과 정치권과 경찰의 무능하고 한심한 반응들


진실을 감추려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국정원의 태도는 이번에도 여전합니다. 해킹팀의 해킹프로그램을 35개국 97개 기관이 구매했지만 아무 논란 없이 받아들여졌으며 근거 없는 의혹으로 국가 정보기관을 매도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겁니다. 새누리당도 여기에 동조했지요.

출처 - 시사인


하지만 변명 자체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해외 정보기관 역시 이번 해킹팀 사태로 뭇매를 맞고 있으니까요. 미국에서는 공화당이 FBI와 마약단속국에 해킹팀 해킹프로그램 사용처를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마약단속국은 해킹프로그램 사용을 시인하고 사용 규모를 공개했습니다. 키프로스 정보기관은 정보보호법 저촉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장이 물러났습니다. 규모가 큰 나라부터 작은 나라까지 모두 이번 사태에 대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봐도 뻔히 나오는 뉴스를 두고서도 국정원은 마치 자신들이 모든 정보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싶었는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조작과 변명을 일삼았습니다. 

 

이는 국정원의 마인드가 전근대적인 시점에 멈춰 있음을 방증합니다. 그들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화룡점정은 국정원 직원 일동 명의로 언론에 배포된 공동성명입니다. 명색이 정보기관이라는 곳의 직원들이 자신을 드러내며 감성팔이를 하는 것은 세계 정보 역사에 유례가 없을 겁니다. 직원들은 아무런 생각이 없고, 위에서는 내부 직원들을 통제조차 못 하는 무능한 조직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국정원은 해킹 프로그램 사건의 용의자이니 헛소리를 해도 사실을 은폐하고 싶어 그러려니 하겠지만, 민간인 사찰 의혹과 이로 인한 국정원 직원 자살에 반응하는 정치권과 경찰의 대처는 그야말로 점입가경입니다.

 

출처 - 뉴스1


유승민 사태 때 박근혜 대통령 보위에 나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이번에는 국정원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국가 안위를 위해 필요하면 해킹해야" 된다고 발언해 비난을 받았죠. 대한민국 헌법 제18조는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입니다. 여권의 제1 대선주자라는 사람이 이 나라의 근간이 되는 헌법을 모르고 있다면 크나큰 문제입니다. 알고도 저런 소리를 지껄였다면 이는 더 큰 문제입니다.


한 입으로 두말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빼놓으면 섭섭하게 여기겠지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부터 세월호 사고, 메르스 사태에 이르기까지 산 넘어 산이었던 청와대로서는 이번 해킹 프로그램 사건에 개입하면 일이 커질까 봐 쉬쉬하고 있습니다. 2005년 참여정부 때는 국정원의 도청 의혹을 "정부나 국정원이 무슨 말을 한들 국민이 믿겠느냐. 도청이 없어졌다고 주장하려면 (국정원이) 국민이 믿을 수 있을 때까지 스스로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비판하던 분이 왜 지금은 입을 꼭 다물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출처 - 한겨레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기관이고 최종 지휘권자는 대통령입니다. 국정원이 이번 해킹 프로그램의 용도로 변명한 대공 감청의 최종 허가권자 또한 대통령입니다. 백번 양보해 국정원의 변명을 믿어준다고 해도 이번 사태는 실정법 위반의 혐의가 짙습니다. 해킹 프로그램을 대북용으로 사용했다 한들 대통령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면 명백한 실정법 위반입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4개월에 한 번씩 대통령으로부터 감청 허가를 몰아서 받는다고 변명했는데요, 법적으로 개별 건마다 대통령의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이것만으로도 국정원은 위법 혹은 규정 위반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의 허가를 받은 감청 대상자라도 그 사람이 대한민국 국적의 내국인과 통신을 할 때는 추가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만 합니다. 따라서 국정원은 어느 쪽이든 법을 어긴 셈입니다. 만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사실을 몰랐다면 직속기관이 뭘 하는지도 몰랐던 무능한 대통령인 셈이고, 알고도 허가했다면 미국 닉슨 대통령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할 정도의 중대한 헌법 위반입니다.

 

출처 - 조세일보


정치권과 국정원이 한통속이니 경찰이라고 다를 리 없습니다. 경찰은 임 과장의 자살이 불법 민간인 사찰과 맞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한 채 사실상 하루 만에 수사를 마무리했습니다. 부검 결과 타살 의문이 없고 행적도 다 밝혀졌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경찰은 평범한 사람의 자살 사건이라도 한 번쯤은 조사해볼 통화 내역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정원 윗선의 압력으로 인한 자살이라면 부당한 업무 지시나 협박에 의한 죽음으로 볼 의혹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또한 윗선의 지시로 데이터를 삭제했다면 이는 증거 인멸 교사라는 중범죄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런 부분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도무지 수사 의지가 없어 보입니다.

 

출처 - 한겨레


이렇게 어지러운 판국에 국정원과 해킹팀 사이에서 에이전트 역할을 했던 나나테크의 허 대표는 출산을 앞둔 자기 딸을 보러 간다며 유유히 캐나다로 출국했습니다. 허 대표는 해킹팀의 프로그램 구매와 사용이 불법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 역시 이번 사건의 중요한 용의자 중 한 명입니다. 그런 사람을 출국금지 조치도 하지 않아 캐나다로 나가는 것을 그냥 뒀으니, 이는 일부러 보내줬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안철수 의원 국정원 해킹 자료 요청, 과연 의혹을 파헤칠 수 있을까?



출처 - 경향신문


지난 19일 안철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정원의 불법 해킹을 통한 사찰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관련 직원의 돌연한 죽음으로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면서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운영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국정원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국민들은 궁금해한다.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버린 이유가 무엇인지 수사 당국은 한 점 의혹 없이 국민 앞에 밝혀 달라"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존재감이 미미했던 그가 이번 사건에서는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은 지난 21일 국정원에 7개 분야 30개에 이르는 해킹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해 국정원과 새누리당을 당혹게 했습니다. 보안업계 출신자다운 행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안 의원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3년 6개월치의 모든 로그 파일과 감청 단말기, 인적 사항을 포함한 인원 숫자, 감청 내역 및 조치 사항, RCS 감청 시연 및 운용 실무자 면담까지 물샐 틈 없이 자료를 요구하는 한편 자살한 국정원 직원이 삭제한 데이터와 관련해서도 그가 삭제 수정해 훼손된 디스크 원본과 복구 파일을 동시에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스스로 복구하겠다며 해킹 미끼 블로그들을 지우고 있는 국정원의 위변조를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출처 - 한겨레


그런데 이상한 점은 새누리당이 "국정원이 목숨을 끊은 직원 임 씨의 삭제 자료 복원을 완료하는 시점에 맞춰 새정치연합도 여야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합의한 국정원 현장 조사에 응해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자료가 복원되면 새누리당은 정국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석연치 않은 국정원 직원의 자살, 삭제된 자료를 디지털 포렌식으로 100퍼센트 복원할 수 있다는 국정원의 대응, 새정치민주연합의 의혹 제기에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묻겠다는 새누리당의 알 수 없는 자신감 등을 미루어 볼 때 과연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민간인 사찰 의혹의 진실이 밝혀질지는 미지수입니다. 국민 개개인의 자유가 걸린 문제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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