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찾아주세요"

 

일러스트레이터인 이언 필립스는 세계 곳곳에서 잃어버렸거나 발견했다는 반려동물 포스터를 10년 넘게 수집했습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포스터―기발하거나 재치 있는 것, 유머가 돋보이는 것, 슬픔이나 애절함이 묻어나는 것, 보상금을 내건 것, 순전히 괴상한 것 등―를 엄선해 책으로 엮었습니다.

 

 

반려동물실종․발견 포스터에는 사랑, 상실, 우정을 보여주는 애절한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온 정성을 쏟은 포스터는 전봇대를 스쳐 지나가는 낯선 관람객을 불러 모으는 소탈한 예술 작품입니다. 이 책은 반려동물을 찾는 포스터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그 내용을 들여다본 적이 있는 모든 이에게 바치는 가슴 따뜻한 헌정서이기도 합니다.

 

 

추천의 글

반려동물을 잃어버려 미칠 것만  같은 주인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민중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사람과 동물 사이의 유대감을 불러일으키면서 때로는 사뭇 기묘하게 일깨우는 책.”                                                             

살롱닷컴Salon.com

 

포스터 한 장 한 장이 연애편지다. 그중에는 놀라운 독창성을 드러내는 연서들도 있다.”                                                       

―《뉴욕포스트

 

지은이

이언 필립스 

이언 필립스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로 책, 잡지, 신문 작업을 합니다. 남는 시간에는 작은 출판사를 운영합니다. 그가 손으로 겉을 꾸민 작은 책자들은 전 세계 책 수집가들의 책장에 꽂혀 있고 모스크바부터 샌프란시스코에 이르는 여러 갤러리에서도 선보였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옮긴이

허윤정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다양한 기업에서 마케팅을 하다가 비영리 사회단체에서 일했습니다. 글밥아카데미를 수료한 뒤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며 번역을 매개로 시공을 넘어 사람들을 이어주는 세상의 다리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우리 몸이 말을 할 수 있다면, 별 헤는 밤을 위한 안내서, 나도 나를 어쩌지 못할 때, 당신이 명상을 하면 좋겠어요, 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 최고임금등이 있습니다.

 

차례

고양이

그 밖의 동물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의 칼을 뽑았습니다. 지난 4월 15일 이른바 '검수완박'으로 불리는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겁니다. '검수완박'은 윤석열이 꺼내고 언론에서 붙인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준말입니다. 검찰개혁을 폄훼하기 위해 급조한 단어였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은 검찰의 일반적 수사권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입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를 필두로 172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공동 발의자로 서명한 법안이죠. 더불어민주당은 당론 채택과 법안 제안 이유에 대해 "검찰의 국가형벌권 행사에 있어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되지 못하고 있고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와 기소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그러면서 영장 청구 및 공소제기 및 유지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검찰의 위상을 재정립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검찰개혁을 해야만 한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YTN

 

검찰이 기소권을 독점하여 사건을 자기 입맛대로 주무르던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자기네 입맛에 맞으면 기소 요건이 되지 않아도 기어이 기소해 사건으로 만들고, 나라를 휘청이게 하는 사건일지라도 자기네 이득을 위해 기소하지 않고 조용히 묻어두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출처 - 연합뉴스

 

가장 큰 문제는 검찰이 검사의 비리를 기소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7년간 검사 범죄 사건에 대한 기소율은 0.1%, 불기소율은 97.2%에 달합니다. 검사가 범죄를 저질렀을 때는 사실상 처벌하지 않거나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 엄격한 기소율의 잣대를 과연 일반 사건에 공평하게 적용했을까요? 그럴 리 없죠. 검찰이 그렇게 공평했다면 '검찰개혁'이 시대적 화두가 됐을 리 만무합니다. 전체 형사사건에서 같은 기간 검찰의 기소율은 32.90%입니다. 들어온 사건의 3분의 1은 일단 기소하고 본다는 겁니다. 32.9%와 0.1%의 간극, 이 하늘과 땅 차이는 범죄자가 검사냐 아니냐, 이것뿐입니다.

 

출처 - 임은정 SNS

 

임은정 검사는 검찰의 '내로남불'과 '직권남용'에 대해 자신의 SNS에 구체적으로 썼습니다. 검사들이 단지 거슬린다는 이유로 기소하고 구속시킨 걸 무용담처럼 떠들고 다닌 추악한 실태를 말입니다. 자기가 보기에 건방지다거나 자기 앞에서 골프를 쳤다고 구속시키는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러라고 준 기소권이 아닐 텐데 말입니다.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극단적으로 비대한 검찰 권력의 결과가 이런 참담한 현실입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검찰청법에서 이른바 6대 범죄인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범죄 및 대형참사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을 삭제한 것입니다. 검사의 직무는 '공소의 제기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다만 수사는 제외한다'고 규정됐습니다. 다만 경찰이나 공수처 소속 공무원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단서 조항을 달았습니다. 기소와 수사에 대해 경찰과 검찰 그리고 공수처라는 권력끼리 견제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출처 - 리얼미터

 

검찰의 주요 권력 중 하나인 영장 청구 역시 검찰의 직접 청구가 아니라 경찰의 신청이 있어야 검찰이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조문을 수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긴급체포의 경우 검찰에는 경찰의 긴급체포를 승인할 권한만 주어집니다. 그간 검찰이 독점하고 마음껏 휘두를 수 있었던 권력을 경찰과 나누고 검찰의 직접 수사보다 경찰을 통해 보완수사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향으로 바꾼 겁니다. 그런데 밥그릇을 빼앗기게 된 대검찰청이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이 법안이 헌법 위반이라는 겁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사건이 검찰과 경찰 사이에서 이송이 반복되고 부실한 기소로 법원에서 무죄가 속출할 것이라며 돈 많고 힘 있는 범죄자들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처벌을 면해 안도할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사건의 장기화와 피해회복을 제대로 받지 못해 국민이 더욱 고통받을 것이라고 비난했죠. 여기서 한 가지 묻고 싶습니다. 검찰은 왜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처럼 얘기하는 걸까요? 기소권을 자기 입맛대로 휘두르며 정치질하던 검찰은 과연 헌법을 잘 지키고 있었던 걸까요?

 

출처 -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검찰개혁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돼 5월 3일 국무회의에서 공포될 경우 3개월 후인 윤석열 정부에서 시행이 되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윤석열 인수위는 검찰 개혁을 폄훼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처럼 검찰이 표적에게 권력을 휘두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이미 경험했습니다. 이번이 검찰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출처 - MBC

출처 - 시사오늘

 

그러나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속도전식 법 개정은 여러 측면에서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민변 사법센터는 지난 4월 12일 논평에서 "방향이 옳고 명분이 있다고 해도 충분한 검토와 대안도 마련 없이 진행되면 국민들께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국회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숙의하여 검찰개혁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참여연대 공동대표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4월 13일 언론과 통화에서 "이렇게 서둘러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결정을 하는 것은 너무 서두르는 느낌이 있다"고 꼬집었죠.

 

출처 - 참여연대

 

지난 4월 20일 참여연대는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검찰정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입법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수사권 조정 이후 꾸준히 '수사-기소' 조직의 분리를 개혁의 방향으로 제시해왔습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개정안은 "검찰권에서 수사 권한만을 분리하는 기능 분리 관점에서, 사법경찰관을 수사의 주체로 하고, 검사는 수사권 없이 기소권만을 행사하는 기관으로 상정하고" 있다며 "검찰로부터 수사권한을 제거하면서도 사법경찰관에 집중된 권한을 통제할 장치들을 마련하지 않고, 이미 있는 적법성/적정성 통제 장치마저 약화시켜 이대로 처리될 경우 비대해진 경찰권한의 오남용으로 인한 문제가 예상"된다고 문제를 제기합니다. 이 때문에 참여연대는 "권한이 강화되는 경찰수사에 대해 비례적으로 강력한 견제수단을 도입하여 견제와 균형이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검사-사법경찰관-공수처 등 수사·기소 기관 사이의 협력 프로그램을 통한 협력·공조 체제의 강화, △강제수사에서 영장청구권자인 검사의 심사를 통해서, 그리고 기소를 위한 독자적인 조사권능을 통해서 경찰수사의 적법성/적정성을 통제하는 검사의 역할 강화, △더욱 비대해지는 경찰에 대해 권한의 분리·분산을 통한 견제 등의 보완이 필요하고, △법 개정 이후 세부적 시행을 위한 입법 및 이행 로드맵과 조직법적 보완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점"을 입법의견서에 담았습니다.

출처 - 민변

 

이는 지난 4월 12일 민변 사법센터가 낸 논평과 같은 입장이었습니다. 민변은 "검경수사권조정 및 공수처 등 새로운 제도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검수완박이 아무리 올바른 방향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경찰의 수사능력과 통제장치는 충분한지, 사건관계인들의 불만과 불평은 없는지 확인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검찰이 수행하고 있는 소위 6대 범죄를 경찰이나 공수처가 수행할 경우 수사의 공백을 채울 대안은 무엇이고, 경찰과 공수처의 수사역량을 확보할 방안은 무엇인지, 나아가 공수처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에 중대범죄수사청이라는 또 다른 전문수사기관을 만드는 것이 필요불가결한 일인지에 대해서도 평가와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치열하게 논쟁 중인 법의 세세한 부분을 다 이해하기란 어렵습니다. 이번에는 '검찰 개혁'이라는 국민의 뜻에 부합하면서도 진영 논리에 빠지 말고 정말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국회가 제대로 일하길 기대합니다.

숲 생태계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즐거운 여행

프랑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천체물리학자 위베르 리브스가 숲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리는 책을 펴냈습니다. 전작인 《생물의 다양성》, 《바다의 생태계》로 지구의 모든 생명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지구의 미래가 바다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쉽게 설명해주었던 저자가 숲 생태계를 탐사하는 즐거운 여행을 제안합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숲 생태 탐사를 통해 인류의 기원을 통찰하고 숲의 놀라운 생명력을 확인합니다. 아울러 숲 생태계를 이루는 식물과 동물의 다양성을 우리가 왜 보호해야 하는지, 산림 훼손이 지구온난화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을 그래픽노블 형식을 빌려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줍니다. 

 

숲은 지구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세계다

숲은 인류의 오랜 조상들의 거처였습니다. 숲은 지구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중요한 생태계이기도 합니다. 위베르 리브스는 숲 생태 탐사를 통해 산림의 네 단계 식생을 소개합니다. 임상층(이끼들이 있는 층), 초본층(풀이 자라는 층), 관목층(5~6미터 정도의 나무가 자라는 층), 교목층(30미터 이상까지 자라는 키가 큰 나무의 군집)에는 갖가지 동물과 식물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복잡한 먹이사슬로 얽혀 풍요로운 생태계를 형성합니다. 

땅 밑에는 식물 뿌리와 연결된 박테리아와 균류가 존재합니다. 이들은 공생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균류와 박테리아는 나무가 만든 자양분을 이용하는 동시에 그것들을 나무와 식물 사이에서 전달하고 나눠주는 역할을 합니다. 아카시아, 무화과나무, 유칼립투스 같은 나무들은 고의로 땅을 오염시켜 잠재적 경쟁자를 물리치기도 합니다. 이와 반대로 몇몇 오래된 나무들은 이로운 물질을 전달함으로써 어린 나무들을 돌보기도 합니다. 아프리카 사바나에 있는 아카시아나무는 화학물질을 내뿜어 포식자를 물리칩니다. 초식동물의 위협을 받은 나무가 에틸렌 가스를 내뿜으면 바람을 타고 다른 나무로 전달되어 유독성 물질을 분비하게 함으로써 위험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죠.

예로부터 사람들은 숲을 경작지로 만들기 위해 산림을 개간하곤 했습니다. 최근엔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숲을 개간하기도 하고, 빵이나 크래커 등에 바를 스프레드를 만들 목적으로 숲을 훼손하기도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팜유를 생산하기 위해 엄청난 면적의 숲 생태계가 훼손되고 있습니다. 최근 산림 훼손의 심각성을 인식한 이들이 재조림(再造林)을 하는 좋은 사례도 있습니다. 인도에서 80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하루 만에 49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일이 있었는데, 이후 인도에서 6600만 그루의 나무를 단 12시간 만에 심어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죠.

산불은 소중한 산림을 훼손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지구온난화를 생각하면 숲이 불타지 않도록 보호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지요. 그런데 불에 강한 일부 나무들은 산불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코르크나무는 불에 민감하지 않아 화재 후에도 되살아날 능력이 있습니다. 알레포소나무의 경우 불꽃으로 인해 솔방울이 열리고 씨가 땅에 떨어져 새로운 나무가 자라납니다. 세쿼이아 나무 역시 숲에 불이 나면 솔방울 속의 씨앗이 방출되어 땅에 떨어져 재의 보호를 받으며 싹을 틔웁니다. 세쿼이아 나무 껍데기는 잘 타지 않기 때문에 불 속에서도 나무줄기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숲은 수많은 나무와 다양한 동물이 공존하며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소중한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멕시코의 외딴 시골인 나나카밀파 마을의 목재상협동조합은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반짝이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여주는 관광 수익이 벌목으로 인한 수익보다 크다는 점을 깨닫고 숲을 보호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반딧불이의 생태를 지키기 위해 제초제와 살충제 사용을 금지했는데, 이로써 600헥타르 이상의 숲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이 어우러지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숲은 생물의 다양성을 보호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경제개발을 하더라도 숲을 온전하게 지키며 미래 세대의 요구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재생가능한 자원을 사용해야 할 뿐 아니라 생물의 다양성을 보호하며 자연이 훼손되지 않도록 생태적 절차를 존중해야 합니다. 숲은 지구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담보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 때문이죠. 숲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 숨 쉴 때 우리 모두의 집인 지구가 평화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위베르 리브스
프랑스의 천체물리학자입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고문으로 활동하였으며, 프랑스물리학회상과 아인슈타인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016년에는 환경부장관에 의해 프랑스생명다양성기구의 명예회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같은 해, 손주들에게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를 펴내어 출판계에서 성공을 거둔 뒤, 삽화가인 다니엘 카자나브와 협업으로 롱바르 출판사의 지식의 작은 만화가게콜렉션 중 우주편을 출판하였습니다. 또한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생물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그래픽노블 시리즈 생물의 다양성, 바다의 생태계, 숲의 생태계를 출판하였습니다.

 

옮김 

문박엘리
서울에서 자라 학교를 다녔으며 대학 졸업 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했습니다. 철학과 언어학을 공부했으며 일반회사와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했습니다. 인간과 자연과 우주 만물의 연계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옮긴 책으로 프랑스 아이의 과학 공부, 생물의 다양성, 바다의 생태계, 숲의 생태계, 마우트하우젠의 사진사가 있습니다.

세 아이의 입양 엄마이자 입양 사후 서비스 기관인 '건강한입양가정지원센터'를 이끌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설아 센터장이 《모두의 입양》이란 책을 내놓았습니다. 이 책은 사람들이 알고 있던 입양에 대한 이미지가 아닌 저자의 경험과 입양 가정을 상담한 사례를 통해 현실 속에서 겪는 입양인, 입양 부모, 생부모의 삶을 입체적으로 보여 줍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연예인이나 공익광고, 텔레비전에 출연한 입양 가족이 하나같이 얘기하는 "입양, 세상을 바꿀 순 없지만 한 아이의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라는 말에 감정을 이입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입양인이나 생부모는 빼놓고 입양 부모 중심의 숭고한 희생과 사랑만 부각합니다. 이런 관점은 어둡고 슬픈 얼굴로 혼자 울고 있을 것 같은 아이를 돌봐주고, 가슴으로 안아 아이의 세상을 바꾸는 부모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있는 사람들을 입양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런데 입양 부모가 된 후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것은 입양이 완벽한 해결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의 시작이라는 사실입니다. 입양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편견과 환상을 떨치지 못한 채 입양 부모가 된 이들은 현실의 문제에 부딪히며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만 돌아서기엔 이미 아이와 가족이 된 뒤입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입양으로 세 아이를 키우면서 마음이 수십 번씩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일상과 죽을 만큼 힘든 과정을 거치며 부모와 자식,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소비되는 입양에 대한 편견과 환상을 깨뜨립니다. 아울러 아이가 입양을 통해 가족의 일원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입양 가정이 현실에서 겪는 갈등들, 그 속에서 소외된 생부모의 문제를 지적하며 건강한 입양을 위한 대안을 이야기합니다. 입양은 불쌍한 아이를 구제하는 행위가 아니라 한 아이의 부모가 되는 일이며 평생 한 가족이 되는 여정이라고 강조합니다.   

 

개인의 입양에서 모두의 입양으로

2020년 10월 13일, '정인이 사건'으로 알려진 서울시 양천구 입양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은 온 국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하지만 16개월 아이의 죽음을 두고 한 입양단체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아동 학대이지 입양이 아니다. 입양은 죄가 없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로 여론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입양과 관련한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이를 다루는 미디어와 대중의 시선, 입양계의 반응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입양 부모의 천사 같은 이미지와 입양 아동에 대한 측은지심이 훼손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입니다. 1994년 울산 입양 아동 학대 사망 사건 때도, 2016년 대구와 포천에서 일어난 입양 아동 사망 사건 때도 비슷한 양상이었죠. 입양 아동에 대한 학대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입양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겠다며 몇몇 국회의원과 민간단체가 목소리를 높였지만 흐지부지되곤 했습니다. 

 

이는 입양 아동 학대 사건이 그동안 공들여 쌓아 온 입양이라는 선한 이미지에 금이 갈까 두려운 나머지 입양 생태계의 본질적 문제를 외면한 결과가 아닐까요? 입양이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남의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수십 년이 지나도록 바뀌지 않는 입양 홍보 문구와 가끔씩 미디어에 등장하는 익숙한 입양 서사는 입양 부모에 대한 찬사와 좋은 면만 내세워 사람들에게 입양을 평면적이고 단편적 이미지로 고착화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이런 이미지에 숨겨진 입양인, 입양 부모, 생부모가 겪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을 외면한 채 말이죠.

 

《모두의 입양》에는 입양 자녀와 울고 웃으며 성장통을 함께 겪는 입양 부모들, 음지에서 숨죽이며 지낼 수밖에 없는 생부모들,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꺼내지 못하는 입양인들, 건강한 입양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생생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저자는 선한 이미지로 박제된 빈약한 입양 생태계의 현실을 냉정하게 조명하고 사람들의 머릿속에 단단하게 굳어진 입양에 대한 선입견에 균열을 냅니다. 또한 입양을 단순히 입양 부모의 숭고한 헌신으로 내보이지 않고 가족을 이루는 한 형태라는 사실을 이웃과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 개인의 입양에서 모두의 입양으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입양 가족의 삶이 무언가 모자라거나 낯설지 않은 다양한 삶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이 입양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할 뿐 아니라 입양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촘촘한 제도가 필요합니다. 입양인과 입양 부모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검증과 교육, 입양 가정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지원, 입양을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생부모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등이 절실합니다. 이렇게 될 때 입양인·입양 부모·생부모 중 아무도 배제되지 않고, 입양이 성공과 실패로 구분되지 않으며, 입양 아동이 섬세하게 분리되고 안전하게 연결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이런 환경이 만들어질 때 개인이 책임지는 입양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책임지는 입양이 되기 때문이죠.

 

《모두의 입양》은 입양과 관련한 쉽지 않은 사랑, 쉽지 않은 결정, 쉽지 않은 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줍니다. 그동안 천사의 사랑이나 숭고한 희생이라는 이미지로 입양을 바라보며 자신과 동떨어진 일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이라면 새로운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며 감동과 위로를 받게 될 것입니다. 입양은 누군가에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 성장, 인생에 관한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추천사

세 아이를 입양하고 입양 부모와 친생부모, 입양인 삼자 자조 모임을 이끄는 저자가 길잡이 되어 입양의 편견과 환상을 걷어내고 ‘아동 중심 입양’으로 독자를 이끈다. 경험에서 우러난 따뜻하고 구체적인 조언도 값지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저자의 사려 깊은 자기 성찰에 있다. 관계를 통해 자신의 취약함을 깨닫고 스스로를 지탱하던 벽을 무너뜨리며 부단히 노력하는 저자의 ‘쉽지 않은 사랑’ 이야기는 입양과 직접 관련이 없는 독자에게도 묵직하게 다가갈 것이다.
_김희경(전 여성가족부 차관, 《이상한 정상가족》 저자)

책을 읽으면서 처음 든 생각은 내가 입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점이었다. 동시에 마음
깊은 곳에서 어떤 감정이 올라왔는데, 때론 눈물이나 감격, 잔잔한 감동이 되었다. 그러면서 여기에 실린 글 한 편 한 편은 ‘입양’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사랑, 인생, 성장에 대한 이야기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우리 시대, 우리 사회를 살아가며 사랑하고자 하고, 때때로 사랑이 쉽지 않아 좌절하지만 그럼에도 끝내 사랑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이 필요할 것이다.
_정지우(문화평론가,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저자)


저자 

이설아
신생아 입양, 큰 아이 입양, 개방 입양이라는 창의적인 방식을 통해 세 아이와 가족이 되었다. 입양에서 배운 삶의 지혜와 숭실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박사과정 수료)하며 다진 전문성을 기반으로 입양의 여정을 지원하는 실천가로 살고 있다. 2015년 입양 사후 서비스 기관인 ‘건강한입양가정지원센터’를 설립해 대표로 활동하며 입양 부모 중심의 입양에서 ⟨입양부모학교⟩, ⟨입양말하기 워크숍⟩, ⟨우리 아이 속마음 함께 읽기⟩ 등 ‘아동이 경험하는 입양’으로 관점을 변화시키는 교육을 이어오고 있다. 2018년부터 만 1세 이상의 큰 아이를 입양하려는 예비 입양 부모를 위한 심화 교육 과정을 ‘아동권리보장원’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2018년에 국내 최초로 ⟨입양 삼자 자조모임⟩을 시작하여 입양의 세 주체인 성인 입양인과 생부모, 입양 부모의 목소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에 흐르도록 했다. 2019년부터 ⟨국내입양가정 통합서비스⟩를 통해 입양 이후 삶에서 겪는 여러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저서로는 《가족의 탄생》과 《가족의 온도》가 있다.
_건강한입양가정지원센터 www.guncen4u.org


차례

추천사 
프롤로그 

1장 남들과 다르지 않은 가족
두렵거나 불쌍하거나
감동하거나 숭고하거나 
살아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편견과 환상을 지우는 여정 

2장 입양의 사생활, 하나
도전의 연속 
최후의 안전기지가 되는 일
그들은 왜 입양을 했을까? 
가족을 세우는 힘 
염치도 보은도 필요치 않아 
터지지 않은 지뢰 위에서
가족과 비밀, 나란히 놓을 수 없는 두 단어 
상실을 애도할 때 얻는 유익 
다르게 사랑합니다
더 쉬울 거라는 착각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잊지 말아야 할 것
동굴이 아니라 터널입니다
엄마가 버텨야 아이가 산다 

3장 입양의 사생활, 둘
'나'로 자랄 권리
생일, 그녀와 우리 모두의 시간
고통보다 강한 무엇
아이가 슬퍼할 때
낳아 준 엄마에게 나는 어떤 의미일까? 
섬세하고 따뜻한 분리
고통스러운 분리, 불안한 연결
너무 늦지 않게 찾아보고 싶어요 
무대 위 세 당사자
두 엄마, 입양인의 손을 잡다
우리의 삶은 연결돼 있습니다
너무 우울해하지 말고 새로운 인생 잘 살아라 
아름다운 다섯 인생, 디어 마이 라이프
내 삶의 모든 조각과 만나고 싶어요 
당신의 재회를 돕습니다 

4장 모두의 입양
양육과 입양의 갈림길에서
원가족은 아동의 첫 번째 권리 180
입양 아동의 생애 상자 '소중한 너에게'
아동 중심 입양의 시작
보호종료 아동의 이모, 삼촌이 되어 주세요
지속 가능한 연결의 숲, 어떻게 만들까?
나는 여전히 파양에 반대한다
촘촘한 연결, 안과 밖 넘나들기
개인의 입양에서 모두의 입양으로 

- 함께 읽어요! 
- 건강한입양가정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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