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라는 책을 출간하고 생각비행 블로그에 처음 소개한 때가 2017년 11월 14일이었습니다. 수많은 수험생이 수능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 “왜 수능을 보는 걸까?”, “대학에 가면 인생이 달라질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으로 소개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 - 나답게 살기 위한 최고의 준비


2022학년도 수능 시험이 끝나고 며칠 전에 성적표가 배부되었죠. 성적에 맞춰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이 많이 있을 줄 압니다. 그런데 잠깐 생각해볼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 2021년 9월 1일자 《충청투데이》에 취업난 때문에 학위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까지 대학원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4년 전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에서 손영배 작가는 박사조차 취업이 어려운 현실을 소개했습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교육과 관련하여 많은 변화가 있었죠.

 
가장 큰 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취업의 문이 훨씬 더 좁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위드 코로나’ 혹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사회가 안정을 좀 찾아가나 싶었던 순간도 잠시, 확진자가 연일 6000~7000명 대를 오르내리면서 그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 되고 말았죠. 코로나19 여파로 취업의 문이 좁아지긴 했지만 세상은 학력보다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는 건 확실합니다.


4년 전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를 펴내고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추어 직업을 찾고, 그 직업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진짜 공부를 시작할 때다!"라고 주장했던 손영배 작가의 일침은 많은 학생과 학부모님 들의 생각을 바꾸어놓았습니다. 진로상담부장으로서 숱한 학생과 학부모님을 만나 '진학'보다 '진로' 위주 선택의 중요성을 피력해온 손영배 작가는 대학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공부'를 위해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제는 알아야 합니다. 대학 진학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일 뿐, 취업이나 창업 그리고 창직 등 다양한 진로의 출구가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필요를 느낄 때 대학에 진학해 학습을 이어가는 길도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특성화고에서 제자들이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안정된 삶을 누리고, 진짜 공부가 필요할 때 대학에 진학해 공부의 맛을 알아가며 행복해하는 사례를 소개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사이에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는 초판 13쇄를 발행하고 개정판 작업을 한 뒤 개정 2쇄까지 판매되며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자녀의 인생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님들,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설계하고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고민하는 학생들, 성적에 맞춰 일단 진학했다가 휴학을 하거나 자퇴를 한 다음 다른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 이들은 모두 ‘나답게 살기 위한 최고의 준비’가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손영배 작가는 4년 전 소개한 9명의 제자들을 인터뷰하여 그중에 5명의 사례를 [개정판]에 다시 소개했습니다. 사실 이들은 공인이 아닌 까닭에 각자의 삶을 사람들 앞에 내보이는 건 어쩌면 불필요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진로 탐색의 다양한 예시로 예전 책에 소개했던 제자들이 당당한 사회인으로 자리를 잡아 여전히 잘 살고 있다는 안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학생과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손영배 작가 유튜브 <행진가tv>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개정판]에는 취업과 진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움켜잡은 제자들의 실제 사례가 여럿 수록되어 있습니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각자의 적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진로상담을 해준 결과입니다. 손영배 작가는 제자들의 실제 삶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다가오는 미래의 직업 세계에 대한 준비는 ‘진학’이 아니라 ‘진로’라는 생각을 전달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한 이후 '위드 코로나' 상황이 오기까지 근 2년이 걸렸습니다. '뉴 노멀'이란 신조어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상당한 부분이 이미 바뀌었습니다. 바람직한 변화도 있지만, 실로 좋지 않은 변화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온라인 세상 속 악플과 혐오 표현입니다. 청소년 자선단체인 디치 더 레이블이 주관한 연구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2년 동안 영국과 미국 내 온라인 혐오 발언이 2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인터넷상 혐오 발언은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2020년 3월에는 전 세계에서 중국인을 필두로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발언이 폭증했습니다. 미국에서는 2020년 6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를 계기로 혐오 발언이 급증했습니다. 영국에서는 2021년 3월 사라 에버라드 살인 사건을 계기로 혐오 발언이 급증했습니다. 현직 경찰이 방역 수칙을 이용해 여성을 납치하여 성폭행하고 죽인 후 사체를 유기한 끔찍한 사건이었죠. 이 사건으로 경찰에 대한 적개심과 반대급부로 여성 혐오적인 표현이 쏟아졌죠.

 

출처 - 서울신문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인사이트연구소는 1~5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 카페, 커뮤니티 글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혐오에도 유행이 있었던 사실을 분석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혐오 표현은 대상을 바꿔가며 특정 집단을 비하하고 공격하는 양상으로 드러났습니다. 국내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1월 4주 차에는 중국인에 대한 언급량이 7만 8842건이었는데 1월 5주 차에는 26만 5130건으로 한 주 만에 3.4배 증가했습니다. 언급량이 늘수록 부정적인 언급 비중이 늘었습니다. 1월 초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언급은 30% 정도였으나 5주 차에 이르면 언급량의 82.8%가 부정적인 표현이었다고 하죠. 코로나19를 '우한폐렴'으로 규정하고, '짱깨 입국 금지' 같은 혐오 표현이 난무했습니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집단 확진자가 나온 뒤인 2월 말에는 신천지와 대구 지역에 대한 부정 언급량이 늘었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내 집단감염이 발생한 5월 초에는 성소수자 혐오 표현이 급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장애인과 여성에 대한 혐오는 특정 시기에 집중되기보다는 일상적으로 일어났습니다. 한국인사이트연구소는 "세계적인 감염병이라는 재난 상황에서 그 책임을 사회적 약자에게 떠넘기고, 비난할 대상을 만들어 공격하는 흐름이 확인됐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와 언론의 노력, 시민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출처 - KBS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가 혐오 발언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봉쇄되어 집 안에만 있다 보면 사람들은 갑자기 늘어난 자유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고 지루해합니다. 스스로 삶을 통제할 수 없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죠. 결국 온라인상에서 악플과 혐오 표현을 하며 자기 통제감을 확인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됩니다. 팬데믹 이전에도 혐오 발언은 있었고 온라인 학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훨씬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혐오 발언을 쏟아냈고 표현의 수위는 점점 더 극단적으로 변했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코로나19 2차 확산세가 뚜렸했던 유럽 곳곳에서 이동 제한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급증했던 이유는 '코로나 블루'를 두려워하기 때문이었습니다. 1차 확산으로 봉쇄 조치를 경험한 시민들은 코로나에 걸려 죽은 것이나 자유를 제한당해 주는 것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며 봉쇄에 대한 강한 저항감을 피력하기도 했죠. 외출과 모임 자제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 감염 확산에 따른 건강 염려, 취업과 일자리 유지의 어려움, 신체활동 부족으로 인한 체중 증가 등이 주요한 코로나 블루의 원인입니다. 우울감은 온라인상에서 타인에 대한 혐오와 공격 행위로 표출되곤 합니다. 지난 1월 6일 온라인 상에서 선동과 날조를 일삼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대선 불복 트윗을 보고 자극을 받은 극우 시위대가 미 연방의회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사건 이후 트위터는 트럼프의 계정을 폐쇄했습니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

 

우울과 스트레스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업들이 윤리에 입각한 경영을 해야 합니다. 혐오를 조장하고 이를 이용하여 세를 키우고 과시하는 기업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온라인 활동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런 교육은 학교 현장에 국한된 활동이 아닙니다. 각종 온라인 플랫폼과 커뮤니티 등에서 혐오와 학대를 용인하지 않는 에티켓을 서로 지키는 상식적인 활동이 중요합니다. 대단한 활동이 아니라 혐오를 용인하지 않는 상식적인 대응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 세계 인류가 인터넷을 시작한 건 고작 20년 남짓입니다. 물질문화의 변동 속도를 비물질문화가 따라가지 못해 나타나는 사회의 부조화 현상을 지칭하는 '문화지체'에 빠진 사람이 많습니다.

 

출처 - YTN

 

최근 여가부, 군대 관련 논의 속에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와 여성에 대한 차별 발언이 자주 등장합니다. 심지어 전혀 다른 맥락의 내용을 다루는 기사에도 단어 하나를 보고 달려들어 혐오에 가득한 악플을 쏟아내는 경우도 수두룩 합니다. 신고제도가 있긴 하지만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기까지 검토 시간이 오래 걸려 댓글 창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도 많고요. 그사이에 혐오 표현과 온라인 학대를 당하는 사람들의 피해는 늘어만 갑니다.

 

출처 - 네이버

 

네이버는 악성 댓글을 걸러주는 AI클린봇을 업데이트해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미봉책일 뿐입니다. 네이버 운영약관에 '개인이나 집단 사이의 비판적 표현은 폭넓게 허용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고 혐오 표현 규제와 관련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명문화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혐오 표현과 온라인 학대를 묵인한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앞서 트럼프 트위터 계정을 영구 정지시킨 트위터처럼 글로벌 IT 및 SNS 기업들은 혐오 콘텐츠에 대한 정의와 규제조항을 가이드라인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 중에 카카오 같은 곳은 이를 명시하고 있죠.

 

출처 - SK텔레콤

 

최근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ESG 경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거 기업들은 정량적인 지표를 중심으로 기업의 영향력을 평가했습니다만,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경험하면서 최근엔 ESG와 같은 비재무적 가치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신기술 개발로 사회와 환경 문제를 극복하려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그렇더라도 인권, 프라이버시 등은 기업이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가치입니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

 

한 시민단체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네이버를 이용하면서 성별이나 성소수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 표현을 봤다고 답한 비율이 85%를 넘었습니다. 네이버 이용자가 사실상 혐오 표현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를 막기 위해 네이버도 이용약관에 구체적 조항을 명시해야 합니다. 혐오 표현을 표현의 자유로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것이 혐오 표현인지 명확하게 규정하고 이를 갱신하며 규제하려는 노력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인터넷 서비스가 우리 일상에 끼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함께 커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본 정부가 지난 13일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성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흘려보내 처분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셉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이런 비판의 입장이 실질적으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라기보다 미중 대결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출처 - MBC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수 방류 결정은 여러 해 전부터 논의된 바 있어 사실 어느 정도 예상되는 일이었죠. 현재 일본 정부는 유능하지도 않거니와 상식 이하의 부도덕한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방류 결정이 나오자마자 미국이 곧바로 일본을 지지했습니다. 이를 볼 때 방사성 오염수 방류 결정은 미일 간 사전에 모종의 협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겠죠.

 

출처 - JTBC

 

미 국무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일본 정부가 특수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선택의 결과를 따져보고 투명하게 결정했다며 국제적 안전 기준에 따른 접근법을 택한 것으로 본다고 발표했습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방사성 오염수를 '처리수(Treated Water)'라는 일본 정부의 용어로 쓰며 일본 정부를 두둔했습니다. 일본 외무상은 일본 정부의 결단이 미국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즉각 환영을 표했습니다. 아마도 이번 주말 열릴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 때문인 듯합니다.

 

출처 - 글로벌타임스

 

반면 중국은 이에 대해 미국도 공범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일본이 오염수 방류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용인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만약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가 이런 결정을 했다면 미국은 비난하지 않았을 리 없고 서방 여론의 태도도 지금보다 훨씬 험악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한국 등 주변국들과 연계해 소송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이번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성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해 미국의 내로남불은 좀 심각한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간 일관되게 중국을 공격하던 수단 중 하나가 환경오염 문제였는데, 이번 일본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을 통과했으니 괜찮다며 손바닥 뒤집기라도 하듯 입장을 바꿨으니까요. 중국을 견제하고 동맹인 일본을 감싸려는 바이든 정부와 미국의 절대적 영향을 받는 IAEA가 핵발전을 옹호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이익이 일치한 결과라는 분석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지난 2012년 독일 헬름홀츠 지구해양연구소가 분석한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성 오염수 방출 시나리오에 의하면 태평양에 접한 미국 서부지역은 오염수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출처 - MBC

 

일본은 알프스라는 장비를 거치면 삼중수소만 남는 '처리수'가 되고 바닷물로 이걸 희석하면 안전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애초 다른 방사성 위험물질에 대해서는 충분히 밝히지도 않았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성 오염수는 정상 처리된 상태가 아닙니다.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며 생긴 오염수이기 때문에 60가지가 넘는 방사성 물질이 뒤섞여 있습니다.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외부 검증을 거부하고 있습니다만, 도쿄전력이 자체 조사한 자료만 봐도 스트론튬은 기준치의 1만 4400배, 세슘은 9배, 요오드는 6배 등이 나왔다고 하죠. 세슘은 삼중수소의 722배, 스트론튬은 무려 1556배가 넘는 방사능을 내뿜는 물질입니다. 그런데도 일본은 삼중수소 얘기만 할 뿐 훨씬 더 위험한 방사성 물질들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염수를 방류했다가 세계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데, 과연 그때 가서 누가 책임을 질 수 있을까요?

 

출처 - KBS

 

일본 내 일본 어업 종사자들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들고일어났습니다. 후쿠시마 현지에선 지난 10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며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어민 중 누구 한 명 납득하는 사람이 없는데 스가 총리 말 한마디에 방류를 결정하다니 이게 말이 되느냐고 말입니다. 시민단체들도 도쿄 총리 관저 앞에서 일본 정부의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주변국은 물론 국민도 반대하는 결정을 단지 미국만 보고 했다는 겁니다.

 

출처 - SBS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4일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성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습니다. 동시에 청와대 내부회의에서 일본의 핵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잠정 조치와 함께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잠정 조치'란 국제해양법재판소가 최종 판단을 내릴 때까지 방류를 미루라는 일종의 가처분 신청을 의미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출처 - 한국일보

 

바다는 한국의 것도 일본의 것도 아닙니다. 미국의 것도 중국의 것도 아니죠. 지구라는 거대한 환경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프랑스에서 존경받는 천체물리학자인 위베르 리브스라는 학자가 있습니다. 그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고문으로 활동했으며 프랑스 물리학회상과 아인슈타인상을 받았습니다. 2016년에는 환경부 장관에 의해 프랑스생명다양성기구의 명예회장으로 임명되었죠. 그런 분이 저 먼 우주 천체에서 눈을 돌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책을 여러 권 집필했습니다. 《생물의 다양성》은 그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매일 바라보는 아름다운 자연은 생물의 다양성이 빚어낸 결과입니다. 수중과 지상, 도처에 있는 식물, 동물을 포함해 모든 생명체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하고 있기에 풍요로운 생태계가 유지됩니다. 일찍이 레이철 카슨은 《침묵의 봄》이라는 책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이 어떻게 생태계를 파괴했는지 그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었습니다. 인간이 뿌린 농약이 생태계에 확산하여 동식물에 축적되어 연쇄작용을 일으킨 결과, 봄이 왔지만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끔찍한 현실을 '침묵의 봄'으로 표현했습니다.

 

출처 - 《생물의 다양성》, 생각비행

 

위베르 리브스는 우리가 생물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축적된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며 살아간다고 말합니다. 집 앞을 흐르는 시냇물, 각종 나무로 울창한 고원, 드넓게 펼쳐진 들판, 광활한 바다, 이 모든 자연이 생명의 다양성이 춤추는 현장이요, 우리 삶의 터전입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생물은 저마다의 역할로 지구를 풍요롭게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류의 미래가 곧 생물의 다양성과 직결되어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를 위해, 우리와 관계 맺고 있는 수많은 생물을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환경오염을 일으킬 핵발전소 방사성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세계 각국의 환경단체와 시민단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낼 때입니다. 정부도 외교적인 방법과 국제 소송을 잘 진행하여 정당한 목소리로 국민의 입장을 대변해주길 바랍니다.

지난달 26일 드디어 우리나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2020년 전 세계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어두운 터널의 끝자락이 서서히 보이는 느낌입니다. 물론 코로나19 예방에 백신이 완벽한 돌파구가 될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백신 접종을 우리보다 일찍 시작한 나라들이 있지만 전 세계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추세이고, 각국에서 발생한 변이 바이러스의 위협도 존재하는 상황이니까요. 게다가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 효과가 발생하기까지의 시간도 주요한 변수입니다. 방역 당국이 정한 백신 접종 기준에 따라 순서대로 백신을 맞게 되는데요, 우리나라 국민 사이에 집단면역이 형성되려면 적어도 반년이 넘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죠.

 

출처 - YTN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 등지에서 분명한 백신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사실입니다. 이스라엘의 경우 백신을 두 차례 다 맞은 사람의 경우 98% 항체가 생성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2억 회 이상 백신 접종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나라도 3월 2일 0시 기준 백신 접종자가 2만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백신이 코로나19에 대항하는 강력한 수단인 건 맞지만 유일한 대책은 아닙니다.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신속히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에 부작용이 없는지 계속 주시해야 할 뿐 아니라 생성된 항체로 인한 면역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는지도 관건입니다.   

 

출처 - YTN

 

대다수 국민이 코로나 백신을 맞기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등의 생활방역이 여전히 중요한 이때 극우 세력과 기레기가 쏟아내는 가짜뉴스는 코로나19보다 더 위험합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유럽에서 기피하는 백신이라며 노인에 대한 백신 효능을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아전인수 격의 주장이었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시험에 참여한 노인의 수가 적었을 뿐이니까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노인에게 대규모 접종한 영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중증 질환 예방에 효과가 더 크다고 합니다. 노인 대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중증 예방효과는 94%로 화이자의 85%에 비해 10% 정도 더 높았습니다.

 

출처 - JTBC

 

사실이 이러한데 클릭 장사, 트래픽 장사에 여념이 없는 이들이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로 여론을 호도하고 방역에 혼선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가짜뉴스를 보노라면 백신의 효과를 기대하기는커녕 부작용으로 누군가 죽기라도 바라는 양 고사를 지내는 수준입니다.

 

출처 - YTN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면 신경계 이상 반응이 나타나 치매 증상이 심해진다고 주장하질 않나, 코로나19 백신 안에 DNA 변경장치가 들어 있어 맞으면 인간이 아닌 기괴한 다른 종이 된다고 하질 않나, 백신에 낙태된 태아의 세포가 들어 있다는 황당한 얘기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가 백신을 통해 전자칩을 심으려 한다던 초기의 가짜뉴스는 귀여울 정도입니다.

 

출처 - MBC

 

게다가 최근엔 정부가 백신에 물을 타서 효과 없는 주사를 놓고 있다는 가짜뉴스도 나왔습니다. 어이가 없어서 한숨밖에 안 나옵니다. 원래 백신은 식염수와 섞어서 접종하게 되어 있습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0.4㎖ 원액에 1.8㎖ 식염수를 섞어서 1인당 0.3㎖씩 접종합니다. 또 다른 가짜뉴스는 백신 한 병으로 여러 명에게 놓아 효과를 없애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사실은 어떨까요? 화이자 백신은 1병당 접종 권고 인원이 6명,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0명입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7일 화이자 백신의 1병당 접종 인원을 7명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1~12명으로 늘려도 된다고 공지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LDS 주사기 덕분입니다. 국내에서 개발된 이 주시기는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죠. 질병관리청은 일선의 의료요원들의 피로도를 걱정하여 꼭 권고량을 채울 필요는 없다는 방침입니다.

 

출처 - KBS

 

청와대는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백신의 안전성을 정부가 책임진다고 공언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됐든 화이자가 됐든 어떤 백신이든 말이죠.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피해보상 신청을 하면 보건소와 질병관리청이 조사를 거쳐 보상을 해줍니다. 현재 나온 예방접종 피해보상은 간병비는 일일 5만 원, 장제비는 30만 원, 사망 시 약 4억 3700만 원, 장애 시 사망보험금의 55~100% 등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상 반응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편이 가장 좋겠죠.

 

출처 - 오마이뉴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자기 세력의 정치적 이익이나 클릭 장사를 위해 국민을 공포에 밀어넣으려는 가짜뉴스가 판친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런 가짜뉴스를 접한 이들 중에는 마음이 흔들려 코로나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코로나19 백신 관련 가짜뉴스는 강력한 조치로 박멸해야 합니다. 온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중요한 일이니까요. 또한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긴 하나 방심은 금물입니다. 접종률이 70%가 넘기 전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의 생활방역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지난달 26일부터 지금(3월 3일 오후 1시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이는 2명입니다. 백신 부작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방역 당국은 인과성 조사에 나섰는데요, 오늘 오후 긴급브리핑을 열고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합니다. 큰 문제 없이 모두의 노력으로 2021년에 코로나19를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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