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중국에 황제가 등극했습니다. 현재 중국 주석인 시진핑 얘기라는 걸 다들 아실 겁니다. 중국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전인대에서 99퍼센트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중국 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중국 국가 주석은 두 번 이상 맡을 수 없다는 규정이 삭제되었기 때문인데요. 이 개정헌법으로 시진핑은 임기인 2022년을 넘어 영구집권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셈입니다. 100페센트 찬성이라는 결과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반대와 기권을 끼워 넣어 99퍼센트 찬성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공산당 농담이 현실이 되는 세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출처 – SBS 유튜브


한편 시진핑은 헌법 서문에 자신의 이름을 올림으로써 마오쩌둥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1인 독재의 폐해를 막기 위해 마오쩌둥의 교시로 마련한 중국의 집단지도체제는 이번 개헌으로 와해되었죠. 반부패 작업 명목하에 장쩌민, 후진타오 등 전 주석들의 측근도 모두 제거했고, 국가감찰위까지 설치가 완료되면 측근 감시는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사실상 시진핑 주석의 1인 체제가 들어서게 되어 명실상부한 21세기 황제에 버금가는 권력을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당 원로들과 작가, 학자, 언론인 사이에서 질타가 쏟아졌지만 서슬 퍼런 검열에 잠잠해졌습니다. 이제는 관변학자들이 시진핑을 살아 있는 보살이라고 찬양하는 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출처 - 이데일리


소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가기 위한 일본의 개헌 드라이브도 만만찮습니다. 이번에 나온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개헌안, 즉 내각제인 일본으로서는 일본 정부 개헌안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안 역시 일당 독재로 국민들을 옥죄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른바 평화헌법인 9조의 개정에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지금까지 헌법 9조에 의해 공식적으로 군대를 가질 수 없게 되어 있었죠. 그러니 9조를 개정하여 일본 국방군을 신설하는 것이 현재 일본 아베 정권의 지상과제이며, 이를 위해 내놓은 개헌안에는 긴급사태발동권, 문민통제 철폐, 개헌안 발의 요건 완화 등등 군에 대한 족쇄를 풀어버리는 안건이 대부분입니다. 아울러 이에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주의적인 조항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특히 21조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서는 표현의 자유는 보장하지만, 공익 혹은 공적 질서를 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결사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못을 박고 있습니다. 그 목적과 결사에 대한 단서 조항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표현의 자유처럼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부득이하게 제한하는 경우 단서 조항을 붙이더라도 자유와 인권의 본질적 내용은 침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일본은 이마저 무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정안 3조인 일본 국민은 국기 및 국가를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내용을 보면 아베 정권을 위시한 자민당 일당 독재가 제한하고자 하는 표현의 자유와 그 목적, 결사에 대한 생각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중국과 일본이 개헌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드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정부 개헌안이 나왔습니다.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헌법개헌안 초안을 보고했습니다. 여기에는 대통령 4년 연임제 채택, 수도조항 명문화, 대선 결선투표 도입, 5.18 민주화운동 등의 헌법 전문 포함, 사법 민주주의 강화, 국회의원 소환제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초안을 토대로 국회 통과 가능성을 고려해 현실적인 개헌안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대선 당시 공약대로 6.13 지방선거 투표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부치려면 늦어도 이번 달 21일까지는 개헌안을 발의해야 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초안에는 3.1 운동과 4.19 민주이념에 이어 5.18 민주화운동, 부마 민주항쟁, 6.10 민주항쟁 등이 헌법 전문에 포함되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촛불혁명은 빠졌죠. 시민혁명으로서의 성격은 분명히 있으나 지난해에 일어난 일이라 아직은 역사적 평가가 완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정부 헌법개정안의 주요 내용으로 눈여겨볼 부분은 미국과 같은 식의 대통령 4년 연임제를 채택하고 선출된 대통령이 민주적 정당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결선투표제를 도입한 점입니다.

 

출처 - 뉴스1


정부 헌법개정안은 삼권분립의 권한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하여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국회의 권한을 확대하고 실질화하는 한편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하죠. 또한 지방분권이 새로운 국가질서임을 천명하기 위해 자치분권의 이념을 헌법에 반영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경제민주화의 의미를 분명히 하고 토지의 특수성을 명시해 사회경제적 불평등 완화를 위해 국가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 여러 요소가 도입되었습니다. '국민'에서 '사람'으로 기본권을 확대했고 새 기본권도 신설했습니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국적이 있는 국민이 아니더라도 마땅히 사람으로서 누려야 할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에 대한 보장입니다.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의 비례성을 강화하는 원칙을 명시했고, 무엇보다 국회의원 소환제와 국민 발안제를 포함했습니다. 국회의원 소환제는 국민이 투표로 국회의원을 파면할 수 있는 제도이며, 국민 발안제는 국민이 직접 법률안이나 헌법개정안을 발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출처 – SBS 유튜브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67.9퍼센트가 개헌에 찬성했습니다. 아울러 국민은 헌법 전문에 추가해야 할 시대정신으로 5.18과 촛불혁명을 꼽았습니다. 국민이 선호하는 정치 형태는 상당히 많은 국회의원이 좋아하는 내각제는 아니었습니다. 지금과 같이 한계가 많은 선거구제에서 현재 수준의 국회의원들이 중심이라면 내각제가 도입된다 한들 옆 나라 일본의 열화된 짝퉁에 불과할 겁니다. 사실상 일당 독재의 유사 민주주의를 민주주의라고 우기는 나라가 될 뿐입니다. 그 점을 대한민국 국민은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출처 – JTBC 유튜브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초까지 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 개헌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6.4퍼센트였습니다. 그런데 개헌 쟁점을 숙의한 후 토론을 거친 뒤에는 개헌 찬성 입장이 93.4퍼센트로 늘었다고 합니다. 개헌 시기와 관련해서는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한중일 동아시아 3국 중 이미 중국과 일본은 개악이라 불러 마땅한 개헌안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갔습니다. 시민이 주축이 된 촛불혁명으로 헌법정신을 유린한 권력자를 법으로 심판한 우리나라만이라도 민주주의 국가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을 개헌안을 만들어 '사람'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기 위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최근 새로 확보된 안종범의 수첩 속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의 뇌물에 직접 관여한 정황이 들어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박근혜의 구속 기한이 연장되었고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와 최순실에게 경영권 승계 지원의 대가로 430억 원대의 뇌물을 주었는지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뇌물은 어느 시대에서든 빼놓을 수 없는 흥미로운 관심사입니다. 시대에 따라 뇌물처럼 좋지 못한 의미로 쓰이는 돈의 별명도 각양각색입니다. 만 원짜리 색을 딴 '배춧잎', 검찰 돈봉투 만찬 사건처럼 '봉투'가 부정한 돈의 의미로 쓰이기도 했죠. 군사독재 시절에는 군인들과 일제강점기의 영향으로 일본어인 '와이로'(わいろ)가 그대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순사 포케또에 와이로 좀 찔러드렸다"는 식으로 한국어인지 일본어인지 모를 말들이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SBS


이보다 이전인 조선시대로 올라가면 화폐보다 현물이 뇌물로 사용되었습니다. 산삼 같은 귀한 약초야 사극에도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인 뇌물입니다만, 잡채와 김치가 뇌물로 쓰인 적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는지요? 조선의 잡채에는 오늘날과 달리 당면이나 고기가 없었다고 합니다. 김치는 오늘날과 달리 각종 채소류를 소금에 절인 음식을 뜻했다고 합니다. '침채'로 불렸죠.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땔감이 귀한 조선에선 튀김 요리보다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절임 같은 발효식품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습니다.


출처 - SBS


조선 중기의 문인이자 정치가인 신흠의 문집인 《상촌집》을 보면, 김치와 잡채가 광해군의 문고리 권력인 내시들에게 얼마나 잘 통했는지가 적혀 있습니다. 잡채와 침채(김치)를 바쳐 벼슬을 얻어 잡채상서니 침채정승이니 하는 말까지 나돌았을 정도라고 합니다.


한편 임진왜란 때 왜의 선봉장이었던 고니시 유키나가가 패퇴하여 일본으로 도주할 당시 바닷길을 열어달라며 이순신 장군에게 총과 칼, 금은보화를 뇌물로 바쳤다고 합니다. 이순신 장군은 왜군에게 빼앗은 총칼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금은보화는 조선 백성한테서 도적질한 것일 테니 절대로 받지 않겠다고 호통을 치며 거절했다고 합니다. 오히려 싸워서 모조리 물리치겠다며 전의를 다졌다네요.


출처 - 조선일보


일본의 총리인 아베 신조는 전범의 후손답게 최근 온갖 스캔들에 휘말려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부인인 아키에는 모리토모 학원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이 제기되었고, 아베 신조 본인은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학원 산하 대학에 무려 52년간 불가능했던 수의학과 신설 허가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 우익 사학과 연루된 스캔들이 연이어 터졌습니다. 일본 국민의 과반인 65퍼센트는 아베 신조 정부의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박근혜, 트럼프, 아베 신조까지 한-미-일 정상들이 사이좋게 손잡고 교도소에 들어가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싶군요.

출처 - 한국일보


한편 이 스캔들 덕분에 일본에서는 뇌물을 뜻하는 새로운 은어가 탄생했습니다. 우익사학재단인 모리토모학원 이사장이 국유지 헐값 매입을 위해 자민당의 전 방재담당장관에게 봉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종이에 들어있는 물건을 건네 받긴 했지만 바로 되돌려줬다며 "(봉투에 들었던 게) 돈인지 곤약인지 모르겠다"고 진술했기 때문입니다. 100만 엔 현찰의 두께가 1센티미터 정도 되는데 일본 슈퍼마켓에서 파는 곤약의 두께가 딱 그정도라고 하는군요. 실제로는 상품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세간에선 곤약이 돈의 은어가 되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극심한 파벌정치와 사실상 일당독재에 가까운 정치 후진국 일본은 그에 걸맞게 뇌물과 관련된 은어가 많았습니다. 전후 최악의 부정부패로 불리는 1976년 록히드 사건 때는 '피넛(땅콩) 100개'란 말이 유행했는데 뇌물수령 영수증 금액을 의미하는 은어였다고 합니다. 피넛 1개가 100만 엔이니 1억 엔이 오갔다는 뜻이죠. 이로 인해 일본 정치의 풍운아라는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가 구속되어 실각했습니다.


이 밖에도 위스키에 빗대 돈 받은 파벌 개수를 헤아리거나 풍덩과 퐁당이란 의성어로 지난 밤에 어느 정도 수준의 접대를 받았는지를 자랑하는 은어에 이르기까지 참 표현이 다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별칭으로 부르든 결국 뇌물일 뿐이죠.

출처 - 경향신문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은 뇌물죄에 대한 형량은 높으나 실제로 처벌받은 사람이 너무 적어 꼽기가 어려울 정도였죠. 뇌물은 민주주의 사회 시스템을 왜곡하고 열심히 사는 선량한 사람들의 일상을 무력하게 만드는 사악한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최고 권력자가 얽힌 뇌물죄 사건이 일벌백계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빌어봅니다.

 

제2의 경술국치, 제2의 한일협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 회담 합의안 얘깁니다. 지난 28일 박근혜 정권과 아베 정권은 한일 관계의 핵심 중 하나였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협상을 통해 최종 타결되었다고 선언해버렸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대한민국 국민의 정서를 외면한 채 일본 입장을 거의 수용해버렸습니다. 금수만도 못한 자들이라 할지라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이렇게 졸속으로 타결해버릴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박근혜 정권은 올해 마지막 날까지 국민을 분통 터지게 하는군요. 이로써 박근혜는 아버지 박정희에 이어 자신이 친일파임을 여실히 증명했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정치, 외교, 역사의 수치로 기록될 일본군 위안부 협상 타결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고발뉴스



위안부 피해자를 두 번 죽인 한국 외교의 무능한 참사


박근혜 정부의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아베 정부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지난 28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연 끝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방안을 24년 만에 합의했습니다. 협의안의 요지는 아베 신조 총리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죄와 반성을 표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을 한국 정부가 설립하며 일본 측에서 재단의 기금으로 10억 엔을 출연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거의 대부분 수용한 굴욕적인 합의입니다.


우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시민사회가 끊임없이 요구해왔던 핵심 쟁점인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에 대한 문제를 "책임을 통감한다"는 표현으로 구렁이 담 넘듯 피해갔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습니다. 이번 합의는 사실상 20년 전 고노 담화와 아시아여성기금에서 밝힌 위안부 문제 인식보다 퇴보한 수준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조차 거부했던 안을 박근혜 정부는 덥석 받아 물었습니다. 친일파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죠. 이번 합의를 그대로 넘긴다면 일본 정부는 전쟁범죄이자 국가범죄 그리고 여성과 인권에 대한 중범죄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외교적 협상을 통해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하는 데 성공한 셈이 됩니다.

 

출처 - 한겨레


이번 합의의 가장 큰 문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일 양국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으로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해결했다고 선언한 데 대해,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까지 주한 미국 대사관 누리집에 이를 공식적으로 강조하여 표현할 정도였으니까요. 영국 《가디언》의 보도대로 이번 합의는 동아시아 안보와 중국 견제라는 가치를 공유한 일본과 미국의 승리였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 아닙니까? 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무엇 하나 해결된 게 없는데, 외교적 합의가 이뤄졌으니 앞으로 우리나라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과 세계에 다시 거론하기 어렵게 된다면 말입니다. 일본 입장에서는 이번 합의가 기시다 외무상 말마따나 "역사적, 획기적 성과"일 수 있겠지만, 친일파를 제외한 우리나라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역사적, 획기적 참사'와 다름없습니다.


출처 – 주한 미국 대사관 누리집


지난 28일 발표된 합의문을 볼 때 우리나라 외교부가 얻어 낸 것이라고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당시 군이 '관여'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을 위한 10억 엔이 일본 정부의 예산이라는 점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는 일본 정부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군이 직접 한 것도 아니요, 말단 어딘가에서 '관여'는 했다는 정도여서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피해가고 의미를 축소 해석할 수 있는 표현일 뿐입니다. 사실 "군의 관여"란 표현조차 이전에 수차례 나온 일본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에 그칠 뿐입니다. 또한 일본이 내놓기로 한 10억 엔이 정부의 예산이라 해도 국가 차원의 책임을 인정하고 통감하는 의미에서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위로금'일 뿐이라는 입장이 일본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제 관계에서 100억 원이면 사실상 '껌값'에 가깝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참사 때 우리나라가 일본을 위해 모금한 돈이 560억 원이었습니다. 한류스타 배용준은 혼자서 10억 원을 기부했고, 재일교포인 손정의 회장은 1300억 원을 기부한 바 있습니다. 좀 더 피부에 와 닿게 액수를 비교하자면 100억 원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NC다이노스로 옮긴 박석민 선수의 FA 몸값(96억 원) 수준입니다. 프로 야구단이 아닌 프로야구 선수 한 명의 몸값입니다. 나치 독일이 패망한 후 독일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정권에 의해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1952년부터 총 700억 달러(약 79조 3000억 원) 이상의 배상금을 지급한 바 있었습니다. 그런데 독일 정부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나치 피해 유대인들에게 추가로 10억 달러(약 1조 1300억 원)을 배상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 정부가 얼마나 헐값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의 입맛에 맞춰 해결하려 하는지 감이 좀 잡히지 않으시나요? 겨우 100억 원으로 일본 정부는 영구히 법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걸 우리나라 박근혜 정부가 용인해줬다는 사실에 말문이 막힙니다. 한국 외교부에 의해 일본 우익의 거두인 아베 신조 총리는 전후 일본의 전쟁 범죄 문제를 일본에 가장 피해가 적은 형태로 해결해낸 불세출의 정치인으로 역사에 남게 되었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이를 모르고 합의했을 리 없습니다.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덮기 위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외면한 정부, 국내에 반정부 시위가 있을 때마다 외국 순방길에 나서서 패션쇼 하기에 바빴던 박근혜 대통령, 국민을 죽음으로 내몬 메르스보다 정부 비판 세력을 국가 안보에 더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했던 박근혜 정부의 시각, 국민의 당연한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뿐 아니라 미래의 동량인 학생들에게 국정화 교과서로 그릇된 역사를 가르치려 하는 이들의 실체가 무엇인지 대한민국 국민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의 합의안은 그들의 실체를 스스로 만천하에 드러낸 계기였을 뿐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지난번 저희가 <위안부 할머니 생활비 끊으라던 박근혜 정부>라는 기사에서 말씀드렸듯, 박근혜 정부의 표리부동함은 지난 11월 2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의 한일정상회담 직후부터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일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듯 위세를 떨던 박근혜 정부가 뒤로는 생존해 계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활비를 끊으려고 획책한 사실도 말씀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새빨간 거짓이었고, 그간 정치적인 쇼를 했을 뿐이었음이 이번 12.28 합의를 통해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일본이 출연하기로 한 100억 원조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게 돌아가게 한 것이 아니라 재단 설립금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데 합의해주었습니다. 이명박의 청계재단, 박근혜의 육영재단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들 아시죠? 12.28 합의에 의해 재단이 설립된다 하더라도 이명박근혜 정부의 잔당이 낙하산으로 취업할 직장이 하나 더 생길 뿐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을 한국 정부가 설립한들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돌아갈 정당한 배상금 지급은 차일피일 미뤄지거나 쥐꼬리만 할 겁니다. 부전자전이라는 말처럼 박정희 정권이 맺은 한일협정과 박근혜 정권의 이번 합의는 그야말로 판박이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단 한마디 협의도 없이 진행된 정치적 야합


출처 - 연합뉴스


"당신 어느 나라 소속이야! 일본이랑 이런 협상을 한다고 알려줘야 할 것 아니야!" 지난 29일 오후 연남동의 정대협 쉼터를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협상 결과를 설명하려던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에게 터뜨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절규입니다. 할머니는 "나라가 약해서 겪은 민족의 수난 때문에 고통당한 우리를 왜 두 번, 세 번 죽이는 거냐. 아무리 그래도 알려는 줬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격하게 항의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절규에서 알 수 있다시피 박근혜 정권은 피해자분들이 시퍼렇게 눈 뜨고 살아 있는 현실을 못 본 척하며 자기들끼리 협의하고 자화자찬하기 바빴습니다. 애초에 피해자한테 얘기도 없이 협상에 나서는 것부터가 참으로 비상식적인 행위입니다. 하지만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박근혜 정부의 외교부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는커녕 가해자의 주장에 입을 맞춰 합의해주고 돌아왔습니다. 그러고선 변명이랍시고 하는 말이 "합의 전 뵙고 의논했어야 하는데 공교롭게도 크리스마스 전날 일본이 갑자기 움직이고, 연휴가 사흘이나 돼서 따로 뵙고 의논 못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추악합니다.


결국 직접적인 피해자 할머니들은 물론 시민사회도 함께 분노했습니다. 경기도 광주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나눔의 집은 양국 대표의 노력은 평가하지만 미흡하다고 밝혔고,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피해자를 외면한 정치적 야합이라고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관련 단체는 이번 회담이 피해자들은 물론 국민의 바람을 철저히 배신한 외교적 담합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국제 인권 단체인 앰네스티도 긴급논평을 내고 양국정부의 이번 협상은 정의회복보다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정치적 거래였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미 물타기 시작한 일본 / 박근혜, 다음은 독도를 팔아넘길 건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우리나라 국민인데 왜 자꾸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일본 언론에서 얻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에 의하면 이번 일본군 위안부 타결은 합의문 작성조차 안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합의문을 작성하지 말자는 요구를 한국 정부가 했다는 점입니다. 한국 정부가 발표 후 국내 여론 동향을 우려했기 때문이랍니다.

 

출처 - 뉴시스


또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입장을 보아 중국 정부와 함께 추진한 위안부 기록 유네스코 등록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도 일본 정부 관계자를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게다가 서울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마저 철거한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합니다. 일본이 앞으로 '일본군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고 요구하자 한국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만 공식 명칭이라며 이를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기까지 했습니다. 이 정도면 뼛속까지 친일파들이 대한민국 정부를 구성하고 있다고 봐야 하겠지요.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런데 일본 정부와 언론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이번에는 독도 문제 해결과 일본산 수산물 금수 해제 조치에 대한 기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12.28 합의 하루 만에 일본 언론은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 연행이 아니며 이번 합의도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지 법적 책임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최종적, 불가역적"이란 표현을 써준 박근혜 정부가 있는 이상 당연한 얘기겠지요. 푼돈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무마하고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워졌으니 일본으로서는 더한 요구라도 못 할 게 없겠지요.

 

아베 정권이 지난 4월 "다케시마(독도)는 일본 땅인데 한국 정부가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일본 중고교 교과서 18종의 검정을 통과시켰을 때 한국 정부는 주한 일본 대사를 초치(招致)해 항의의 뜻을 밝히고,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재론의 여지가 없는 우리 영토 독도에 대한 부장한 주장을 강화하고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 축소, 누락한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키는 도발을 또 다시 감행했다"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또한 "이번 교과서 검정이 일본 정부가 왜곡된 역사관과 영토관을 일본의 미래세대에게 주입하려는 것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다"면서 "일본이 이웃 국가들에게 신뢰를 얻으려는 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기조를 볼 때 이번 12.28 합의 같은 굴욕적이고 말도 안 되는 일을 대한민국 외교부가 벌일 것이라고 예상한 국민은 많지 않았을 테지요.

 

저희는 <일본의 사죄 없이 속 빈 강정이 되어가는 광복 70주년>이란 기사에서 비정상적인 외교부의 행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군함도(군칸지마)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면서 '강제동원'에 관한 언급을 넣지 않으려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우리나라가 요구한 'forced labour'라는 표현을 일본의 입장인 'forced to work'로 완화하는 데 양국이 합의하면서 결국 극적으로 군함도는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었죠. 그런데 우리 정부가 "1940년대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하에서 강제로 노역했다"로 해석한 일본 정부의 성명서 내용에 대해 일본은 단순하게 수동형인 '働かされた(일하게 됐다)'로 물타기식 해석을 하여 양국 간 입장차가 드러난 일이 있었습니다. 일본은 군함도에서 일한 이들이 강제노역을 한 게 아니라며 변명을 한 셈이었죠. 더구나 아베 총리가 강제노역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는 일본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 한국 정부로부터 이의 제기가 없었다고 밝혀 엄청난 파문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우리 외교부는 군함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강제노역 사실이 포함됐다며 일본의 물타기 해석에 대해 성명서 영문이 원본이니 그것만 보면 된다는 답변을 내놓았을 뿐이었죠.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 대일 외교의 허술함은 그간 여기저기서 드러났습니다. 한마디로 역사 인식의 부재라고밖에 볼 수 없는 비상식적인 대응이 잦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12.28 합의를 통해 그간 한일 양국 관계에서 박근혜 정권의 외교부의 실체가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려 하지 않고 명백한 역사적 과오를 돈으로 눙치려 하며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받기는커녕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법적 책임을 최종적으로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면책해준 외교부를 어떻게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국토, 국민, 주권. 이것은 국가의 세 요소입니다.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국가의 독립과 보전 그리고 국민을 수호할 책무를 집니다.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과 주권을 내던졌고 헌법적 책무를 저버렸습니다. 친일파 박근혜는 제2의 한일협정으로 역사의 죄인이 되었습니다.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 12.28 합의는 인정할 수 없으며 원천 무효일 뿐입니다.

 


지난 2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의 한일정상회담은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열린 정상회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이후 2년 9개월 동안 한일정상회담을 거부해왔는데요, 일본의 역사적인 책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정상회담을 거부하겠다는 명분 때문이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위안부' 문제의 연내 해결을 못 박으려는 듯 강경한 모습을 내비쳤죠. 

 

사람들은 독재자이자 친일파였던 아버지 박정희의 뒤를 이은 대통령으로서 조심함과 동시에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인가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에 강경한 요구를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에 주목하는 분도 많으셨을 텐데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근혜 정부와 대통령은 역시나 이번 정상회담 이후에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였습니다.

 

출처 - 아이뉴스24

 

 

위안부 할머니 생활비 지원 중단 통보한 박근혜 정부

 

표리부동한 박근혜 정부의 파렴치함은 한일정상회담 직후부터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일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듯 위세를 떨던 박근혜 정부가 뒤로는 생존해 계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활비를 끊으려고 획책했기 때문이지요.

 

《경향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보건복지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지방자치단체들이 매월 지급해오고 있는 생활지원금이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복지사업과 중복된다며 지자체에 지원 중단을 통보했다고 합니다.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법에 따라 1인당 월 104만 원을 지급하고 있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살고 있는 지자체는 재정 여건에 따라 20~85만 원을 추가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할머니들이 고령인 데다 일본군 '위안부' 후유증으로 정부 지원금 대부분을 병원비와 약값으로 사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사실상 지원금으로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정부가 따로 의료 지원을 해주는 것도 아니어서 지금껏 지자체가 추가로 지원을 조금씩이나마 했던 것도 바로 이런 실질적인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극히 공무원적인 탁상행정으로, 지원금이 중복되니 중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이게 과연 '위안부' 문제를 연내 해결하겠다던 정부의 발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박근혜 정부는 언어도단을 일삼으며 국정화 교과서를 옹호하는 보수단체에는 매년 200억 원이 넘는 세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감히 할머니 한 분께 들어가는 100만 원 남짓한 돈이 아깝다고 끊어버리겠다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나눔의 집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유희남 할머니는 "(정부가) 어차피 우리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거 빨리 죽기를 바라는가 보구먼. 할 말이 없다"며 비통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시민사회가 분기탱천한 것은 물론입니다.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화들짝 놀란 새누리당은 서둘러 이 일을 없었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한일정상회담을 치르고 총선도 다가오는 마당에 혹여 흙탕물이 튈까 걱정한 거겠죠. 박근혜 정부는 늘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해왔습니다. 일단 찔러서 간을 본 이후 역풍이 세면 없었던 일로 치부하고, 반발이 덜할 것 같으면 찍어누르는 식이죠.

 

 

박근혜 대통령, 애초에 '위안부' 문제 해결 의지가 있었는가?

 

이렇게 앞뒤가 다른 박근혜 정부의 행태를 보면 과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인지 의심스러워집니다. 그저 또 한 번의 패션쇼 외교에 그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일정상회담을 치르고 3일 만에 청와대는 '위안부' 문제에서 발을 빼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4일 '위안부' 문제를 연내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5일 청와대는 일본은 합의 문안에 충실한 것이라며 양국 간 이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2년 9개월 동안 한일정상회담을 거부해온 명분뿐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연내 해결을 천명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과 너무나 다른 청와대의 발표는 대통령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아무 말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 지금까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발언이 거짓이었고, 그간 정치적인 쇼를 했을 뿐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11일 한일정상회담 이후 첫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장급 협의가 개최되었지만, 빈손으로 마무리된 것을 보면 한일 양국 간 정상회담은 빈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출처 - 팩트TV

 

결국 일본 쪽에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에 의하면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2일 한일정상회담 때 박근혜 대통령에게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안부' 배상 문제도 이미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법적 문제가 종결되었다고 발언했다죠. 다만 인도적 관점에서 민간 차원의 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만 밝혔다고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한일 청구권 협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가 맺은 굴욕적인 협정이었죠.

 

굴욕적인 한일협정으로 정당한 배상과 사과의 길을 혼탁하게 만든 당사자의 후손이 과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망치지나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만.

 

 

《친일인명사전》은 반대한민국적? 친일파 후손들의 적반하장

 

이런 상황이다 보니 친일파의 후손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국정교과서 논란의 후폭풍으로 《친일인명사전》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는데요. 서울시 교육청이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을 다음 달부터 학교 현장에 보급하기로 했으나 청와대, 교육부와 국정교과서를 추진해온 새누리당은 이에 반발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부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이르기까지 친일파의 후손다운 대응 방식입니다. 

 

오히려그들은 감히 《친일인명사전》을 학교 도서관에 비치하는 것을 '반대한민국적, 반교육적'이라며 비난하는 적반하장의 극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친일 전력이 있는 수구 대표 신문인 《조선일보》는 사설까지 동원하여 《친일인명사전》을 막기 위해 보수단체와 학부모들이 나서줄 것을 선동했습니다. 《조선일보》의 전 회장인 방응모는 《친일인명사전》뿐 아니라 고등법원 판결을 통해서도 빼도 박도 못 하는 친일파임을 판결받은 바 있습니다. 박정희, 방응모에 이어 《친일인명사전》 개정판에 이름을 새로 올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아버지 김용주에 이르기까지 친일파의 후손들로서는, 이 책이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두루 읽힐 상황을 어떻게든 막고 싶을 겁니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여 반대 여론이 훨씬 높은 국정교과서 문제 국면에서 그들의 변명이 군색해질 테니까요.

 

출처 - 한국일보

 

하지만 내년에는 경기도 모든 중고교에 《친일인명사전》이 보급됩니다. 서울시교육청에 이어 두 번째인데요. 이미 비치된 곳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학교에 《친일인명사전》 비치를 위한 예산을 지원한다고 경기도교육청이 밝혔습니다. 《친일인명사전》을 통해 학생들이 정확하고 다양한 역사적 사실을 알고 올바른 역사관을 확립하여 비판적인 의식을 키울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요.

 

친일파와 독재의 후손들 때문에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이렇게 시끄러운 와중에 수능을 치른 수험생 여러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학교 도서관에 《친일인명사전》이 비치되어 있다면 한번 찬찬히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비정상'을 '정상화'하며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는 무리의 기원이 어디에 있는지, 왜 지금 세상이 이렇게 시끄럽게 되었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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