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세계 금융경제 환경에서 돈의 움직임을 읽는다!

2020년 세계는 코로나19라는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만났습니다.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경제적 요인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1월부터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는 국지적 문제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유럽, 중동 등 세계 곳곳으로 퍼졌고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경이 폐쇄되고 이동이 제한되면서 세계 경제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주가가 급락하고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했습니다. 안전자산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미 달러화를 더욱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실물경제 충격과 금융시장 변동성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얻은 경험을 토대로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이 신속히 대처하여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후유증(역대급 돈 풀기)으로 세계는 40여 년 만의 인풀레이션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돈은 어떻게 움직이는가?》[6판]은 급변하는 세계 경제금융 상황을 반영했습니다. 5판부터 공동 저자로 참여한 권준석 팀장은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에서 '코로나19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하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 정책 당국이 어떤 정책을 실행했는지, 이러한 정책이 어떠한 문제를 유발했는지, 앞으로 돈의 흐름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한편 책의 주제인 '원화와 외화의 흐름, 환율과 금리의 연결고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와 그래프를 최근 데이터로 전면 수정했습니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
우리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우리나라는 1997년 제2의 6.25라는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을 슬기롭게 극복했습니다. 하지만 그 여파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 경험하지 않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습니다. 자칫 방심하는 순간 우리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 금융경제 환경에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합니다.


《돈은 어떻게 움직이는가?》[6판]은 돈이 움직이는 이유를 시작으로 환율과 금리, 돈의 흐름과 조절, 금융위기, 환율과 외환정책 등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고 어렵게 보이는 주제들을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풀어냅니다. 돈의 흐름과 가격이 금융위기 상황에서 평소와 달리 어떻게 변동하는지를 보여주고 취약성과 기폭제라는 두 요인을 기준으로 경제위기를 설명합니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미국과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다른 나라들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극복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지금 세계 금융경제가 어떤 상황인지, 앞으로 돈의 움직임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등 수많은 의문에 답도 제공합니다. 세계 금융경제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경제금융 환경을 고려할 때, 이 책은 금융회사와 기업 그리고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돈의 움직임'을 살피는 폭넓은 시야와 정보를 제공해줄 것입니다. 

  

 

지은이 

임경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한국은행에 입행하였다. 자금부, 국제금융부, 금융시장국 등에서 정책금융 기획, 외환보유액 관리, 금융시장 분석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고려대학교에서 재무론(경영학 석사)을 전공하였으며 미국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에 방문연구원으로 파견되어 금융시장제도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였다. 세계은행 국제금융 프로그램 등에서 ‘금리, 환율, 자본이동의 연결고리’에 대한 기본체계를 정리하였으며, 동국대학교에서 재무관리(경영학 박사)를 전공하였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장 및 부국장, 경남본부장 등을 역임한 후 수원대학교 경상대학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하였다. 현재 수원대학교 특임교수로 증권시장론, 국제금융론 등을 강의하면서 한국주택금융공사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통화정책수단의 거시경제변수에 대한 선행성에 관한 실증연구〉, 〈투자자의 자금흐름과 투자자심리에 대한 연구〉 등, 주요 저서로 《환율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투자를 위한 생각의 틀》 등이 있다.

 

권준석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에 입행하였다. 입행 이후 금융시장국에서 채권시장 관련 업무를, 국제국에서 외환보유액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원화와 외화의 움직임에 대해 배우고 그 연결고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외환보유액 관련 기획 업무를 담당하면서 급격한 외화자금 유출의 위험성을 절감하였다. 프랑스 그랑제콜Grande ecole인 파리 ESSEC Business School에서 경제학박사 학위(계량경제학 전공)를 취득하였으며 이후 금융안정국에서 코로나19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하는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현재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금융안정위원회FSB의 산하 그룹에 한국은행 대표로 참석하여 글로벌 금융 규제 관련 논의를 수행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학위 논문은 〈Three essays on multistep forecasting with partial least squares〉이며 주요 논문은 〈금리와 자산가격 변화가 가계부채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금융안정연구 제23권 제2호)이다. 또한 〈금융안정보고서〉, 〈지역경제보고서〉 등의 집필에 참여하였다. 

 

 

차례 

머리말_ 우리는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MON 돈의 흐름
LECTURE 1 화두
LECTURE 2 돈의 성격
1. 트랜스포머: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돈
2. 시간과 공간 속에서 두 가지의 변신
LECTURE 3 돈이 움직이는 이유
1. 나를 믿는다: 전망에 기초한 투기
2. 틈새를 노린다: 차익거래
3. 위험을 이전하다: 위험회피
4. 위험을 나눈다?: 위험분산의 함정
5. 내게 맞게 바꾼다: 조건의 교환
6. 일단 챙겨야 한다: 자금 가용성의 확보
7. 친구 따라 강남 간다: 군집행동
8. 덩치가 커야 이긴다: 외형 확대
LECTURE 4 경계를 넘나드는 돈의 흐름
1. 돈이 드나드는 길
2. 우리나라의 대외 포지션
3. 결국 남거나 모자라는 돈
LECTURE 5 경계 안에서 외국돈의 흐름
1. 원화와 외화 바꾸기
2. 외화를 빌리고 빌려주기
3. 팔고 사기와 빌리고 빌려주기
LECTURE 6 원화의 큰 흐름
1. 돈을 부르는 이름과 계산
2. 돈은 어디로 얼마나 흘러갔나?
3. 돈이 흐르는 속도
Q&A

TUE 환율과 금리 그리고 연계
LECTURE 7 가격의 움직임과 운동장
1. 수요와 공급의 힘
2. 환율과 환율제도
3. 금리와 채권시장
LECTURE 8 외화의 흐름과 환율의 관계
1. 무엇이 환율을 변동시키는가?
2. 환율 변동은 어디에 영향을 미치는가?
LECTURE 9 원화의 흐름과 금리의 관계
1. 무엇이 금리를 변동시키는가?
2. 금리 변동은 어디에 영향을 미치는가?
LECTURE 10 삼불일치론에 대한 이해
1. 삼위일체는 가능한가?
2. 삼불일치론과 정책조합의 선택
3. 삼불일치론에 대한 선행연구
4. 비판과 반론
Q&A

WED 돈의 조절
LECTURE 11 돈의 흐름과 조절
1. 연계거래의 복잡한 흐름
2. 양과 흐름의 조절
LECTURE 12 원화의 조절
1. 다목적 댐의 수문: 자금의 양
2. 닻을 내리다: 기준금리
3. 세 가지 무기: 전통적 통화정책수단
4. 새로운 무기: 비전통적 통화정책수단
LECTURE 13 외화의 조절
1. 외화 유출입과 규제
2. 거시경제정책수단
3. 거시건전성정책수단
4. 국가비상금
5. 외채 관리
6. 중앙은행 간 통화스왑
Q&A

THU 금융위기의 교훈과 새로운 변화
LECTURE 14 금융위기란 무엇인가?
1. 역사의 교훈
2. 위기의 구분
3. 투기적 공격
LECTURE 15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1. 제2의 6.25
2. 금반지를 꺼내다
LECTURE 16 글로벌 금융위기
1. 모기지에서 세계로
2. 헬기를 띄우다
3. 출구전략
LECTURE 17 우리나라와 주요 신흥시장국의 글로벌 금융위기
1. 고래와 새우
2. 외환을 지켜라
LECTURE 18 코로나19: 전화위복 vs 더 큰 위기의 잉태
1. 돈 풀어 살리기
2. 돈 풀기의 후유증: 물가의 역습
3. 방향을 바꾸는 돈의 흐름
LECTURE 19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세상
1. 고금리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2. 돈은 어디로 움직일까?
3. 급증한 부채는 금융안정을 위협할 것인가?
Q&A

FRI 통화정책과 외환정책의 연계운영
LECTURE 20 연계된 정책 과제
1. 연계를 위한 세 가지 축
2. 통화정책의 독자성 확보
3. 환율정책의 탄력적 운용
4. 거시건전성정책의 대응
LECTURE 21 정책조합의 모색
1. 배의 키는 어디로?
2. 기본 체계의 선택
3. 평소에 잘하자
4. 정책 트랜스포머
LECTURE22 정리
Q&A

맺음말_ 숲을 알아야 나무를 헤아리며, 나무를 알아야 숲을 본다
참고문헌
찾아보기

서울시 은평구 역촌동 한 골목에 초록길도서관이 있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여들어 떠들썩한 활기로 가득 찬 공간입니다. 아이들을 웃게 하고 어른을 어른답게 만들어 주던 그 도서관이 열두 돌을 맞이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벽돌기금(후원금)을 조성하고, 후원회원을 모으고, 이곳저곳에서 책을 모아 설립한 민간도서관이 12년간 재정과 운영상 어려움을 이겨내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까지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동네 작은도서관 초록길

초록길도서관은 처음부터 ‘시끄러운 도서관’을 지향했습니다. 시끄럽지 않고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요? 시끄럽지 않고 어떻게 삶을 흔들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초록길도서관은 책이 있는 마을사랑방이고, 책을 읽으면서 노는 아이들의 놀이터이고,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평생학습관이고, 민주적 시민을 길러내는 학교였습니다. 
초록길에서 마음껏 웃고 떠들며 책을 읽던 장난꾸러기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어엿한 동료 시민으로 성장했습니다. 아이들을 잘 키우려는 마음으로 초록길을 찾은 엄마들이 든든한 동네 친구들을 만나 삶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가 힘들 때 초록길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연결된 돌봄의 관계망은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사회적 백신이 되어 주었습니다. 다양한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삶의 축이 바뀌었다고 고백합니다. 초록길이 지나온 역사는 숱한 인생의 변곡점으로 가득합니다.
《시끄러워도 도서관입니다》는 우리동네 작은도서관 초록길의 12년 좌충우돌을 정리한 보고서이자 같은 꿈을 꾸는 마을에 전하는 지침서가 되어 줍니다.

  

 

 

박지현
초록길도서관을 만들고 운영하면서부터 ‘마을 오지라퍼’의 삶을 살고 있다. 작은도서관을 만들어 보니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을 함께 만드는 일에 재미가 붙었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병원도 만들고, 태양광발전소도 짓고, 채식식당도 만들었다. 요즘은 ‘협동조합이 세상을 구한다.’는 믿음으로 여러 협동조합에서 활동하고 있다. 
도서관을 만들고 나이 앞자리가 두 번 바뀌었다.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초창기만큼 초록길에 집중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힘들 땐 초록길에 가서 에너지를 채운다. 내 삶의 힘이 되어 준 초록길 이야기를 기록하고 자랑하여 마음의 빚을 갚으려 한다.

 

백미숙
초록길도서관이 있는 역촌동에 30년 넘게 살고 있는 동화작가. 《오른쪽이와 동네한바퀴》, 《감자는 약속을 지켰을까?》, 《누구랑 가?》, 《주차금지》 등을 썼다.
초록길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동화책을 읽었고 아이들의 즐거운 시간을 지켜보았다. 어른들과 함께 동화쓰기 교실을 진행하며, 어른들 속의 아이들을 만났다.
우리만 알고 있기는 너무 아까운 초록길도서관의 재미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세상에 전달할까 궁리하던 차에 이 책을 먼저 쓰게 되었다. 

 

차례 

추천의 글 | 초록길이라는 행성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초록길도서관을 응원하는 작가들 
들어가는 글 | 초록길에서 내 삶도 풍요로웠습니다 

우리동네 작은도서관 초록길 이야기 - 박지현
도서관에 온 코끼리 
아이들은 놀기 위해 도서관에 온다
맥주로 지은 도서관 
우리동네 작은도서관 이름 찾기 
시끄러워도 이곳은 도서관입니다
봉산 넘어 화전놀이 간다네 
장생도에 등장한 루돌프와 산타 
도서관 사모님과 책 읽는 금요일 
여기는 꽃집이 아닙니다 
동백꽃 실종사건 
이 길은 초록길이 아닙니다 
안심하고 나이 들고 싶은 마을 
누구나 마음속에 이야기 하나쯤은 품고 산다 
저, 미대 나온 여자예요 
냉장고의 변신은 무죄 
초록길 어린이 대통령 뽑기 
상상 초월 초록길도서관 송년회 
코로나가 아니라 우울증으로 죽겠어요 
광화문에 나부낀 초록길 깃발 
작은도서관을 지속하는 힘 
우리 동네 이웃 도서관들 
작은도서관도 뭉치면 작지 않다

우리동네 작은도서관 초록길 사람들 - 백미숙
초록길에서 두 아이를 키웠어요 _윤성화 
인생의 큰 축이 바뀌었어요 _김은지 
초록길을 거점 삼아 나를 확장하다 _이은영 
초록길 때문에 멀리 이사를 못 가요 _아이스 유미코 
아이 잘 키우러 와서 내가 자랐다 _허남선 
초록길은 추억이 가득한 마음의 집 _김시현, 정예지, 현아영 
바다로 간 코끼리 _박종원 

나가는 글 | 다음에 이어질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합니다

동물은 어떻게 사회생활을 할까요?

동물의 기억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동물에게도 성격이 있을까요?

동물도 사투리로 대화할까요?

동물에게도 자의식이 있을까요?


사람들은 동물이 사람처럼 말할 수 없고, 사람처럼 생각할 수 없으며,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도 없다고 봅니다. 오직 현재만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과거를 간직한 기록이나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동물도 기억할 수 있고 과거로부터 배웁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감정이 있어서 사랑하고 싸우기도 합니다. 동물 종이 저마다 다르듯이 동물 개체마다 서로 다른 특성도 존재합니다. 행동생물학자 카르스텐 브렌징은 《생각하고 느끼는 동물들》을 통해 우리를 동물행동학이라는 실로 놀라운 세계로 안내합니다.

 

 

알면 알수록 놀랍고 신비한 동물의 세계

개미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알아볼 수 있고 돌고래가 서로 이름을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쥐는 함께 있을 때 더 잘 웃고 범고래가 30년이나 엄마를 찾는 진짜 마마보이라는 사실은요?
큰 뇌 이론에 따르면, 크고 복잡하게 만들어진 뇌는 사회생활이라는 높은 차원의 정신 활동을 잘 해내기 위해 발전했습니다. 예전에는 동물이 현재만 생각하며 산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작은 쥐도 지난 일을 기억하고 지식과 경험에 따라 행동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동물도 누군가를 속일 수 있고, 불쌍하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 잘 발달한 뇌가 없다면 이런 일은 불가능하겠지요.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은 오랫동안 인간만의 특성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동물이 자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동물행동학에서는 거울을 가지고 실험을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동물에게 거울 속 자기 모습을 알아보는지 물어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동물의 행동을 잘 관찰해야 합니다.
벌레, 벌, 햄스터, 개와 같은 대부분의 동물은 자기 주변에 있는 거울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동물들에게 거울은 의미 없는 물건일 뿐입니다. 하지만 사랑앵무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다른 사랑앵무라고 생각해 외롭지 않다고 느낍니다. 돼지는 거울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도구로 활용합니다. 침팬지는 거울에 비친 자기 자신을 알아보는 자의식이 있습니다.
약 400년 전에 유명한 철학자인 르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랫동안 우리는 자기를 성찰하는 일은 인간만의 특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동물행동학의 발전으로 이제는 많은 동물이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하고 느끼는 동물들》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 동물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궁리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거울에 대한 동물의 반응을 살피펴 동물과 인간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물행동학을 통해 배우는 동물의 문화     

많은 연구자들은 동물이 어떻게 소통하는지 궁금증을 느꼈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한 결과, 이제는 동물이 사람처럼 제대로 된 문장으로 소통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문장 구조를 사용한다고 입증된 동물은 아프리카 남부에 사는 박새와 노래꼬리치레 정도이긴 합니다. 현장에서 동물을 관찰하면서 일부 새들이 인간처럼 단어, 문법, 문장 구조를 활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니, 동물행동학이 알려주는 사실이 참 놀랍지 않나요?
숟가락과 젓가락을 쓰는 것은 인간의 식문화입니다. 무슬림은 돼지를 먹지 않고, 힌두교도는 소를 먹지 않습니다. 이런 것도 식문화의 예입니다. 동물은 어떨까요? 캐나다 서부 해안에는 서로 다른 범고래 무리가 살고 있습니다. 한 무리는 물고기를 좋아하는 반면 다른 무리는 포유류만 먹습니다. 이들은 한 지역에 살면서도 완전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유전자 연구를 통해 약 70만 년 전부터 생활 방식이 달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연구자들은 범고래가 먹이를 먹는 행동이 학습된 행동이므로 이것을 문화라고 불러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니까 범고래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식문화를 지키고 있는 셈입니다.
침팬지가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오랜 문화입니다. 침팬지는 나무나 돌로 망치와 모루를 만들고 씨앗을 깨뜨려 먹었습니다. 그 결과 땅을 파다가 수천 년 된 침팬지의 도구를 발견하는 일도 생긴답니다. 혹등고래는 노래를 부릅니다. 상황에 맞춰 다양한 레퍼토리로 부르는 혹등고래의 노래 역시 문화유산입니다. 더구나 혹등고래의 노래는 해마다 바뀌기도 합니다. 새로운 요소를 생각해 내거나 다른 혹등고래의 노래를 자기 노래에 녹여 매력을 어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혹등고래는 최신의 유행을 따르는 멋쟁이인 셈이죠.
동물행동학의 관점으로 보면 인간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다른 동물과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이 동물계에서 진화했고 동물계에 뿌리를 두고 있으므로 논리적으로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렇다면 수많은 동물 가운데 인간은 어떻게 해서 고도의 문화를 이루며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답은 협력하려는 의지에 있습니다.
인간은 사회 연결망에서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해 아주 많이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자신만 생각하지 않고 타인과 공동체를 생각하는 경향 또한 있습니다. 이렇게 협력하려는 의지를 바탕으로 우리는 함께 도로를 건설하고, 컴퓨터를 발명했으며, 우주를 개척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생각하고 느끼는 동물들》의 저자 카르스텐 브렌징은 동물행동학이라는 흥미로운 관점으로 인간 정신이 진화를 거치며 어떻게 발전했는지 우리에게 재미있게 알려 줍니다. 인간이 동물보다 많은 점에서 앞서는 것은 사실이지만, 완벽하지 않으며 지구 생태계 안에서 숱한 생명과 공생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카르스텐 브렌징
킬 대학교에서 해양생물학을 전공했어요. 플로리다와 이스라엘에서 돌고래와 인간의 상호 작용을 연구하고, 2004년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요. 그런 다음 고래·돌고래 보호 협회(WDC)에서 10년 동안 학술팀장으로 일했어요. 지금은 작가와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답니다. 동물의 생각과 감정에 관한 세 권의 책을 썼고, 독일 환경부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환경 보호 단체에서 고문을 지냈어요. 과학적으로 활동하는 동물 보호 단체 ‘개별권 이니셔티브(Individual Rights Initiative, http://www.iri.world.de)’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해요. 또한 두 아들의 자랑스러운 아빠랍니다. 아내 카트린은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이기도 해요. 열아홉 살 때부터 함께한 두 사람은 세계 일주를 꿈꾸고 있답니다.

 

그림 

니콜라이 렝거
카를스루에에서 태어나 포르츠하임 조형대학(HFG)에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어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여러 출판사 및 에이전시와 작업하며, 2013년부터 카를스루에에 있는 아틀리에 레미제(Remise)에서 일하고 있어요. 동물 그리기를 특히 좋아한답니다.

 

옮김 

정일주
서울에서 자라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을 졸업한 후 베를린에서 유학했어요. 독일 현대 문학을 전공한 뒤 통번역과 교육을 겸하고 있고요. 2016년 《책의 문화사》로 (재)한국출판연구소에서 주관하는 한국출판평론상·학술상 번역 부문 우수상을 받았답니다.

 

차례 

독자 여러분에게

사회생활
재미와 놀이
재미있는 일은 왜 재미있을까요?
함께할 때 우리는 강해져요
대장이 항상 결정권을 갖지는 않아요
동맹과 네트워크
동물이 항상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에요

성격이 있는 동물들
성격
돌고래는 이름이 있어요
삶에 대한 기억
살이 찌면 기억력이 약해질 수 있어요
거미의 직업

자의식
거울 실험
거울을 못 알아봐요
친구이자 적이 되는 거울
거울을 도구로 사용해요
멀리 있는 거울에도 반응해요
이런, 이거 나잖아!
자의식과 자기 인식
로봇도 자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요?

동물의 언어
소통이란 뭘까요?
거짓말의 발명
소리를 통해 배워요
사투리
가리키는 몸짓
동물의 언어와 문법
현장에서의 새로운 관찰
동물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생각하기
심상
심상에서 범주로
논리적으로 생각하기
추상적으로 생각하기
전략적으로 생각하기
창의력
자기 성찰
자제심
수학
동물에게서 생각하는 법 배우기

느끼기
누가 주도권을 쥐고 있나요?
사랑
짝 선택
슬픔

공감은 최고의 능력
공감
거짓 믿음
우리는 왜 동시에 하품할까요?
폭력
 
자연에서 문화로
식문화
유행 따르기
새 둥지
도구 사용
애들레이드의 춤추는 돌고래

정의
공정
도덕
소유
작지만 큰 차이

부모님과 선생님께
용어 해설

해석노동 권하는 사회에서 벗어나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021년부터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해오고 있습니다. 2006년 1월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교통약자법)이 시행되었으나 장애인 이동권을 확보하기 위한 인프라 보강 노력이 미흡한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장애인이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를 누리는 사회는 모두에게 이로운 사회입니다. 그런데 장애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다룬 언론 기사를 보면 부정적인 댓글이 넘쳐납니다. 일상에서 불편하고 불쾌했던 경험이 반영된 결과겠지만 장애인 관련 이슈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문제에서 약자가 약자를 비방하고 손가락질하는 일이 만연하다면, 그 사회는 ‘해석노동’에 길든 사회라 할 수 있습니다.

해석노동은 타자의 시선으로 자신을 판단하려는 습성이며, 나를 타자에게 대상화하여 스스로 타자에게 종속시키려는 성향이 습성화된 심리노동을 뜻합니다. 조직에서 상급자는 하급자의 존재감을 의식하지 않지만, 하급자는 상급자의 지시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상급자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하며, 상급자의 기분을 살피기 일쑤입니다. 

2017년 5월 이른바 ‘노 룩 패스(no look pass)’ 논란이 사회를 뒤흔들었습니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입국할 때 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관계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캐리어를 휙 밀어 넘기는 갑질을 했기 때문입니다. 노 룩 패스 당사자는 가방만 건네면 그만이었겠지만 해석노동자는 캐리어가 굴러서 올지, 손으로 건네질지, 김무성 의원의 동태를 주시해야 했습니다.

크리스티안 케이서스는 ‘거울뉴런’을 발견함으로써 사람이 상대방에게 공감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습니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은 인간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 중요한 동인입니다. 하지만 해석노동을 강요하는 문화가 강한 조직에서는 공감을 악의적이고 전략적으로 해석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도구로 삼을 위험성이 상존합니다. 경쟁이나 서열을 중시하는 조직에서 공감의 노력이 좀처럼 아래를 향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권위에 대한 복종과 순응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해석노동에 익숙해지면서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보지 못하고 사고가 편협해지기 쉽습니다. 해석노동을 수행하는 당사자는 해석노동의 수혜자인 상급자를 비판하기보다 자신보다 약한 동료나 하급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불합리한 행태를 그대로 전수합니다. 해석노동이 작동하는 구조에서 가장 두려운 지점이지요.

《해석노동》은 해석노동의 개념을 제시하고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해석노동을 하고 있음을 인지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1장에서는 해석노동의 개념을 소개합니다. 2장에서는 일상에서 해석노동을 유발하는 사례를 다루고, 해석노동을 조장하는 여건을 확인해 봅니다. 3장에서는 공감을 통해 해석노동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모방이며, 해석노동의 확산이 인간의 공감력을 발판으로 이루어짐을 설명합니다. 공감의 어두운 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죠.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공감 격차에 관해 설명합니다. 해석노동 수혜자와 해석노동자 사이에는 공감 격차가 존재합니다. 하급자의 입장을 고려할 필요가 없고 그 입장에 서본 경험이 없는, 해석노동의 수혜자일수록 꼰대거나 갑질을 하는 사람일 가능성 농후합니다.

해석노동을 인지한다면 우리는 상급자에 대한 심리적 동조를 통해 동료나 하급자에게 불합리한 책임을 전가하거나 동료 간에 반목이 형성되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조직은 해석노동을 경감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고, 개인은 해석노동을 단호히 거부할 때 심리적 마취 상태에서 각성할 수 있습니다.
  

 

지은이 

양정호
정책학 전공, 행정학 박사. 중앙대 행정대학원에서 시간강사로 활동했다. 현재 근로복지공단에서 송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전공의 영향으로 사회과학 및 산업재해와 관련한 노동 문제를 주로 고민하면서 공부하고 있다.
연구 논문으로 〈조직의 엔트로피식 처방에 대한 시스템 사고 분석: 산업재해 신속보상을 중심으로〉, 〈전문가 의사결정의 인지적 인과지도에 관한 연구: 세월호 참사 구조 과정을 중심으로〉, 〈정책 딜레마 해소 도구로서의 특례제도 형성 연구: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적용 특례제도를 중심으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제도의 확장을 위한 제언〉 등이 있고, 저서로 《하청사회》, 《문명사회? 문맹사회!》(공저), 《인구 전쟁 2045》(공저) 등이 있다.

 

차례 

책머리에

1 해석노동이란 무엇인가
해석노동의 개념
소드방놀이
해석노동과 감정노동 
해석노동과 눈치 

2 일상 속 해석노동
학폭과 부대 내 가혹행위 
과잉 해석노동자 이근안 
노동조합과 해석노동 
조직 내 성적 괴롭힘 
해석노동 수혜자의 노 룩 패스 
대학의 서열〓미래의 서열
학벌주의라는 경쟁 필드의 낙오자 특성화고교생
은폐되는 산업재해
〈금쪽같은 내 새끼〉 속 해석노동
의전이라는 노동
해석노동으로 바라본 최저임금 인상 논란
‘불쉿 잡’과 해석노동
해석노동과 성인지 감수성

3 공감과 해석노동
공감의 원리
공감의 양면성 
공감의 수단인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 
공감의 어두운 면 
해석노동 권하는 공감 
조직에서 공감의 의미 

4 해석노동에 맞서기
젊은 리더의 늙은 갑질 
이명박과 문재인의 공감 격차 
각성한 시민과 새로운 리더의 출현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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