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하다"와 "미안하다"

 

"미개하다"와 "미안하다", 지난 6.4 지방 선거를 뜨겁게 달궜던 단어입니다. 당시 서울 시장 후보였던 정몽준의 막내아들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국민을 향해 미개하다는 망언을 하여 아버지의 낙선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정몽준 후보는 아들의 발언이 언론에 오르내리자 당황하며 즉각 사과했지만 이미 민심은 떠나버린 후였습니다.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나섰던 고승덕 후보 역시 페이스북을 통한 딸의 폭로로 여론조사 1위에서 지지율이 급락하는 곤경에 처했습니다. 사태가 다급하게 돌아가자 선거 유세 마지막 날 고 후보는 거리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버린 딸을 향해 미안하다고 소리쳤습니다. 이 장면은 아직도 인터넷과 개그 소재로 패러디되고 있습니다.

출처 – YTN/뉴스1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후보는, 아들이 다음 아고라에 올린 진심을 담은 글 덕분에 후보로서 공약을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극적으로 당선의 기쁨까지 누리게 되었죠. 물론 선거 이후 나온 통계 자료에 의하면 사전투표 결과에서 조 후보가 1위를 차지하긴 했습니다만, 조 후보의 아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 유권자의 마음을 뒤흔든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선거판을 뒤흔드는 후보자 자녀들의 선거 지원

 

이 밖에도 강원도지사 후보였던 최문순의 딸들이 선거운동에 발벗고 나서기도 하는 등, 지난 지방선거는 유난히 후보자 자녀들의 행동이 두드러졌습니다.



출처 - 한국일보


사회관계망서비스의 급속한 확산과 더불어 올해 선거에서 각 후보의 가족 및 자녀들이 유권자의 표심을 흔드는 주요한 변수로 등장하고 있는 듯합니다. 과거에는 후보자의 가족이 명함을 돌리는 정도로 소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후보자의 자녀들이 자신들에게 익숙한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후보자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런 상황은 7월 30일에 있을 재보궐 선거에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서울 동작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진보 후보 단일화를 위해 자진 사퇴한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아들 기대명 군이 한동안 화제였습니다. 인기 배우를 닮은 매력적인 외모와 훤칠한 키로 아버지의 유세장에 등장해 유권자의 표심을 끌었기 때문입니다. 무더위에 아랑곳없이 선거운동을 펼쳤던 기대명 군은 '효도유세'라는 유행어를 남겼습니다.

 

출처 - 트위터


이번 7.30 재보궐 선거의 가족 지원에서 가장 돋보이는 이는 경기도 수원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후보의 딸입니다. 박광온 후보는 여론조사상 같은 지역구 후보로 나온 정의당 천호선 후보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16일 박 후보의 딸이 <SNS로 효도라는 것을 해보자(@snsrohyodo )>라는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적어도 온라인상에서는 큰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일명 랜선효녀라고 알려진 이 트위터 계정의 특이한 점은 박광온 후보의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시점에서 사실상 실명 후원과 다름이 없는데도 그 운영이 익명의 트잉여(트위터만 하는 잉여)가 하는 것과 다름없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가감 없이 툭툭 던지는 일상어 말투, 후보로 나선 아버지를 지원하는 건지 '디스'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절묘한 문장 구사 등으로 여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선거 지원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새로움에 큰 흥미를 느끼며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 트위터


슈퍼불효녀를 자칭하면서도 트위터를 통해 아버지를 홍보하는 일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효도로 시작한 랜선효녀의 트위터 활동은 적어도 그녀가 원했던 아버지의 인지도 상승이란 측면에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 듯합니다. 후보자 자녀의 선거 지원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해고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물론 후보자 자녀의 선거 지원 행위는 위험 부담도 굉장합니다. 선거를 위한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어휘 선택과 사적인 감정 표현으로 자칫하면 지원은커녕 후보자를 매장해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정몽준 후보 막내아들의 사례만 봐도(이 경우는 아버지를 지원하려는 목적이 있었는지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수는 없는 사례이긴 합니다) 알 수 있죠.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화제가 된 박광온 후보의 딸 계정도 처음에는 박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딸을 사칭한 비방용 계정이 아닌가 오인하여 차단했다가 나중에 해제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정서상 가족은 후보자와 동일시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자녀의 선거 지원은 크나큰 모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출처 - 트위터


그런 차원에서 볼 때 랜선효녀의 계정처럼 운영되는 방식은 잃을 것이 없는 후보가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늘리기 위해서 한 일종의 모험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온라인상에서 누린 주목도가 실제 득표율로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랜선효녀는 애초에 자신의 트위터 계정의 목적을 아버지에 대한 인지도 상승으로 명확히 설정했고, 한국에서 트위터 서비스가 시작되기도 전인 2008년부터 트위터를 사용해온 공력을 바탕으로 지금까지는 별다른 역풍을 받지 않고 현상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 트위터에 대한 이해 없이 어설프게 '드립'을 치며 장난식으로 운영했다면 벌써 묻혔거나 건방지다는 역풍을 맞았을지 모릅니다. 이전에는 이런 방식으로 후보자의 자녀가 선거 지원을 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흥미롭게 여겨 사람들이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며 반응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계정 운용을 누군가 다시 하더라도 지금과 같이 주목받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최초라는 프리미엄에 명확한 목표 설정 그리고 홍보 대상에 맞춘 운영 능력이 어우러졌기에 가능했던 일이겠지요.

 

 

7.30 재보궐선거의 향방은?


이렇게 위험 부담이 있음에도 올해 선거 판세를 뒤흔든 일들은 모두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일어났습니다. 선거만이 아니라 개인, 단체, 기업의 활동에 있어서 브랜딩과 마케팅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포털 게시판, 페이스북, 트위터에서 한 차례씩 바람이 불었습니다. 이번 7.30 재보궐 선거는 또 어떤 후문을 남길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7월 25일부터 26일 오후 6시까지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따른 사전투표 결과를 공시했습니다. 선거인 288만 455명 중 22만 9986명이 투표에 참여해 최종 7.98퍼센트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역대 재보궐선거의 사전투표율 중 가장 높은 기록이라고 합니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큰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 서울 동작을 지역구는 13.22퍼센트의 투표율을 기록했군요. 재보궐선거에 어떤 후보자들이 나왔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타고 들어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각비행은 한 표 차이가 가른 역사 (꼭 투표하세요!)라는 기사에서 우리가 행사하는 한 표가 때론 국가와 역사의 방향을 바꾸는 크나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려드린 바 있습니다. 지난 4월 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 국민은 대통령, 정부, 정치인의 약속만으로는 앞으로 벌어질 참사의 반복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와 가치에 대한 근원적인 반성이 없는 한, 그리고 생명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사회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우리가 흘린 눈물은 의미 없이 증발하고 말 것입니다. 이런 시점에 정치적 무관심에서 벗어나 소중한 선거권을 행사하는 일은 자본주의적 욕망에 생을 저당 잡히고 점점 괴물을 닮아가는 우리네 모습에서 벗어나 삶의 근본적인 조건을 변혁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재보궐선거 유권자분들은 소중한 권리를 꼭 행사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의 웹툰에 열광한 2013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활판인쇄술로 인류의 역사를 크게 뒤바꾼 구텐베르크의 나라 독일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세계 최대 책의 축제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작년에 작은 이변이 있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우리나라 웹툰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웹툰에 <신의 탑>을 연재하는 SIU 작가와 <갓 오브 하이스쿨>을 연재하는 박용제 작가, <노블레스>를 연재하는 손제호, 이광수 작가의 사인회에 해외 팬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출처 - 네이버
 

한국에서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웹툰 작가들이지만 외국에서의 인기를 장담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이들 작품이 네티즌들의 자발적 번역이나 해적판 출판본을 통해 어느 정도 알려졌음을 몇몇 지표로 어림짐작해왔을 뿐이다. 그런 이들의 사인회가 열린 10월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도서전 현장에는 경비 요원이 출동할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길게 줄지어 선 많은 유럽인들은 웹툰 속 캐릭터를 하나하나 호명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의 작가를 직접 만났다는 사실에 열광했다. 첫날 두 시간 동안 사인을 했지만 길게 늘어선 줄을 다 소화하지 못했다. 다음날 이어진 사인회에서는 아예 번호표를 나눠줬다. 베를린에 산다는 오무트(26) 씨는 “<신의 탑> 작가가 온다기에 프랑크푸르트까지 달려왔다”며 만화 속 캐릭터 이미지를 전부 출력해와 SIU 작가에게 건네며 사인을 부탁했다. 한 유럽 팬은 <노블레스>의 캐릭터를 직접 그려와 이광수 작가에게 건네기도 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어린이날만 되면 만화책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화형식을 벌이곤 했습니다. 만화는 한마디로 문화계의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는데요, 그런 만화가 2000년대에 들어 IT와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저변을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연령대에 수용되고 영화, 드라마 등의 원천 소스로 대접받으며 한류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게 된 데에는 웹툰, 특히 네이버 웹툰의 공이 적지 않습니다. 웹툰은 '지식in' 서비스와 더불어 네이버 브랜드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런 네이버 웹툰이 2014년 6월 23일에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축하할 일입니다.


네이버 웹툰 10년, 후발 주자에서 콘텐츠의 광맥으로 거듭나다

출처 - 네이버

2014년 6월 23일 10주년을 맞이한 네이버 웹툰은 10주년 캠페인 페이지( http://campaign.naver.com/webtoon/)를 개설하며 여태까지 네이버 웹툰의 면면을 공개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네이버 전체가 아닌 네이버 웹툰만을 대상으로 10년간 누적 조회수가 약 300억 회에 이른다는 사실입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한 달 평균 네이버 웹툰을 2억 5000만 번을 본다는 얘깁니다. <신의 탑> 2부 20화 같은 경우는 댓글이 무려 70만 개가 달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세계인이 열광할 만하다는 점을 실감케 했습니다. 무시무시한 주목도와 더불어 네이버가 만화가들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수익 플랫폼은 만화가들의 살림살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네이버 웹툰 작가 중 최고의 수익을 올린 사람은 웹툰 수입으로만 월 7800만 원을 벌어들였다고 합니다. 잘 나가는 대기업 종사자의 연봉을 한 달 만에 벌어들이다니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군요. 2013년 인기를 끈 네이버 웹툰 작가들은 광고까지 찍으며 이제 네이버라는 브랜드 전체를 상징하는 인사가 되었습니다.

출처 - 네이버

하지만 네이버가 웹툰을 가장 먼저 시작한 매체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업계에 뒤늦게 진입한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웹툰의 문을 연 건 인터넷 포털과 마찬가지로 전통의 강자 야후였습니다. 2002년 3월 '카툰세상'이란 제목으로 야후코리아가 포문을 열었고 뒤이어 파란닷컴이 무료 웹툰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2003년 다음 만화속세상으로 웹툰에 진출한 다음은 강풀과 윤태호라는 스타 작가를 중심으로 웹툰의 선두주자가 됩니다. 이후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끼> <26년>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의 작품은 웹툰이 영화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출처 - 채널예스


네이버 웹툰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출처 - 지디넷

네이버 웹툰은 많은 매체가 성공을 거둔 시점으로부터 2년이나 지난 2005년 연말에 이르러서야 론칭했습니다. 그 시작은 무척 초라해서 담당 직원 1명의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서비스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곧 유입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2010년부터 독립된 사업 부문으로 팀이 꾸려질 정도로 성장합니다. 인터넷 업계의 많은 사업이 그러하듯 단기간에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추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인데요. 그렇다면 네이버 웹툰은 어떻게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포털 업계에의 후발주자였던 검색 기업 네이버가 한게임이라는 문화 산업과 합병함으로써 급성장했던 역사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생각비행이 펴낸 《브랜드 임팩트》는 대한민국 브랜드 역사 120년을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네이버를 소개합니다.



네이버와 다음은 인터넷 시장의 후발 주자 그룹의 일원이었다. 네이버는 게임 업체인 한게임을 인수합병하면서 인터넷 포털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 매김을 하게 된다. 네이버가 인수한 한게임은 오픈 3개월 만에 100만 회원을 모았고, 9개월 만에 페이지뷰 기준 세계 게임 사이트 1위에 오를 정도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를 뒷받침할 시스템이 뒤따르지 못했다. 자칫 대형 서비스 장애로 이어져 사용자들이 순식간에 떠날 위험도 상존했다. 결국 한게임은 포털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과 한게임 창업자 김범수는 대학과 삼성SDS 입사 동기였다. 이로써 검색과 게임이라는 인터넷의 핵심 수익 모델을 모두 갖춘, 세계 인터넷 시장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갖춘 회사가 탄생했다. 두 회사의 합병은 단순한 검색업체와 게임업체의 만남을 넘어서는 시너지 효과를 냈다. 한게임 이용자들이 대거 네이버로 몰려들었고 게임 유료화를 통해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비판론을 잠재우며 수익을 창출해나갔다. 네이버는 늘어난 사용자층을 기반으로 다채로운 서비스를 꾸밀 수 있었다. 강력한 사용자 기반은 검색 광고 사업의 핵심 자산이 되었다. 네이버의 트래픽이 한게임으로 흘러갔다. 네이버가 흔들릴 때엔 한게임이, 한게임이 어려울 때엔 네이버가 회사의 중심을 잡아가며 강력한 웹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렇게 네이버는 포털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다.

―《브랜드 임팩트》 327쪽, (전병길, 생각비행)

이미 한게임과의 합병 경험을 통해 네이버는 문화 산업과 검색 서비스의 선순환을 체득하고 있었고 이 경험이 이후 지식in과 웹툰으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네이버의 본격적인 성장은 지식in 서비스를 런칭하고부터인데요. 다른 포털에서는 미처 제공하지 못했던 이용자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캐치한 서비스가 주효했습니다.

출처 - 지디넷


네이버가 다음을 앞선 것은 2002년 ‘지식인(iN)’서비스를 출시하면서부터다. 다른 포털에서는 ‘맛집’ ‘강남’ 등의 단어로 검색해서 얻던 결과를, 네이버에서는 ‘강남에서 스테이크 맛있는 곳’같이 한국어와 한국인 생활양식에 맞는 구절로 검색해 바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는 사용자가 궁금해하는 모든 것을 물어보도록 했고, 그에 적합한 답을 내놓았다. 네이버는 검색에 강하고 지식인 서비스를 통해 다른 포털이 주지 못하는 가치를 제공했으며 블로그, 카페와 같은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네이버만의 브랜드 가치도 높여나갔다.

―《브랜드 임팩트》 328쪽, (전병길, 생각비행)

네이버 웹툰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바를 다시 한 번 정확히 잡아냅니다. 인터넷 이용과 모바일 환경이 조성되면서 장시간의 휴식을 재밌게 보내고 싶은 욕구를 웹툰 서비스로 풀어낸 것이죠. 실제로 요일별로 정해진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은 인터넷에서 네이버 웹툰이 처음으로 시도했습니다. 이용자들로 하여금 웹툰을 통해 네이버에 요일별로 색다른 기대를 하게 만든 것이죠. 브랜드 충성도를 올리는 방법의 하나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네이버와 다음의 웹툰 담당자들은 지금의 무료 웹툰 서비스는 프로모션 플랫폼이며 포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한편 만화 창작 환경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양자적 역할을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만화 및 콘텐츠 산업의 선순환을 이끌어내는 플랫폼이 될 거라는 얘깁니다.

출처 - 네이버

지난 10년 동안 네이버 웹툰은 주류에서 아무도 인정하지 않던 만화 산업을 차세대 한류의 선두주자이자 다른 영상 문화의 무궁무진한 광맥으로 키워냈습니다. 앞으로도 네이버 웹툰의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7월 네이버는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라인 웹툰을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영어권 대상 작품 44개, 중화권 대상 작품 52개 등 각 언어권에 적합한 작품을 선정해 제공하기로 하고 번역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2013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네이버 웹툰 전시관을 다녀간 2만 명이 넘는 방문자와 각종 판권 상담과 작가 사인회 성황 등으로 비춰볼 때 네이버는 성공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까요? 영화, 음악에 이어 웹툰 서비스로 우리나라 만화가 세계 속에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다만, 《브랜드 임팩트》에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네이버를 꼽으면서도 비판적 지지를 보내는 저자의 충고를 네이버와 네이버 웹툰이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네이버는 포털 시장을 장악해 한국의 온라인 지식 생태계를 독점하며 콘텐츠의 재생산 구조를 어렵게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14년 현재 네이버의 국내 포털 시장점유율은 74퍼센트 수준이다. 네이버라는 하나의 울타리가 곧 국내 인터넷 전체 울타리의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는 지위를 이용해 서비스 연계를 통해 벤처나 중소사업자들의 시장까지 싹쓸이하고 있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강력한 플랫폼 리더십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점, 이에 따라 경쟁사들은 불공정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중략) 과연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독점과 베끼기를 통한 경쟁자 고사 전략이 얼마나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브랜드 임팩트》 330~331쪽, (전병길, 생각비행)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세계인의 축구 대축제 2014 월드컵이 드디어 개막했습니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영원한 우승 후보인 브라질에서 열려 관심이 더욱 뜨거운데요, 안타까운 평가전 성적을 거둔 대한민국 선수단이 과연 어떤 경기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을 기대하며 기다리는 이는 축구를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만은 아닙니다. 정재계 관계자들도 월드컵 시즌이 되면 큰 관심을 보입니다. 브랜드 가치 상승과 그에 따른 경제 효과 때문인데요. 과연 브랜드 가치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출처 - 매일경제


월드컵, 올림픽의 브랜드 가치와 경제효과

KDI(한국개발연구원)은 2001년 5월 <2002 한일월드컵 경제파급 효과>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월드컵의 직접효과로 총 3조 4707억 원의 지출을 통하여 부가가치 5조 3357억 원, 생산유발효과 11조 4797억 원, 고용 35만여 명이 창출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또한 월드컵의 국가홍보효과는 올림픽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수출증대, 관광 및 스포츠마케팅산업 진흥, 지역경제 활성화 등 무형의 간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영국의 앳킨슨 연구팀은 영국 국민을 대상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의 무형적 가치(intangible value)를 조사한 바 있습니다. 특히 국제 스포츠 대회가 사회 부문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했는데요, 영국 국민은 올림픽을 통해 청소년이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는 동기 부여의 계기가 된다는 점을 가장 큰 효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다음으로 국민통합, 영국 국민으로 자부심 고취, 올림픽 대회 시설 유산, 장애인 올림픽을 통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대회 준비과정에서 환경의 질 개선, 건강한 생활 촉진, 올림픽 기간의 다양한 사회문화 이벤트 순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어느 정도의 경제효과를 가져올까요? 《비즈니스워치》의 분석에 따르면 브라질이 월드컵을 통해 누리게 될 경제부양 효과는 국내총생산(GDP)의 1.5퍼센트에 해당하는 240억 달러(2조 5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25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전망되었습니다. 브라질을 방문할 관광객 수도 2014년 이후 평년보다 70퍼센트 가량 늘어나 6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었고, 이런 기대감은 곧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브라질이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된 2007년 한 해 동안 브라질 주가는 44퍼센트나 치솟았죠. 월드컵과 증시는 꽤 높은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월드컵 개최국 증시는 월드컵을 치른 후 약 한 달간 다른 증시보다 우월한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참고 기사: [월드컵 이펙트]①`지상최대 이벤트` 경제효과는 (비즈니스워치))

출처 - 한국일보

월드컵에서 우승한다면 증시는 더욱 오르겠지요. 2002년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1974년 이후 우승한 국가의 증시는 한 달간 시장수익률을 웃돌았다고 하니까요. 이렇듯 오늘날 월드컵과 올림픽 같은 세계적 규모의 스포츠 마케팅 시장의 힘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마찬가지여서 국가, 기업 간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따른 브랜드 가치의 제고는 기업과 국가에 투자 대비 어마어마한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출처 - 매일경제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KT는 100배 이익 효과

이번에는 한 기업의 수준에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 공식파트너였던 KT는 400억 원 정도를 투자해 100배가 넘는 5조 원 이상의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의 경우 FIFA의 공식 파트너 6개사와 스폰서 8개사가 제휴해 쏟아부은 마케팅 비용은 20조 원에 달했죠. 공식 후원사가 아닌 다국적기업도 스포츠 마케팅으로 80조 원가량의 비용을 썼다고합니다. 마케팅 부문의 월드컵 시장 규모만 어림잡아도 무려 100조 원을 넘어서는 셈입니다. (참고 기사: 기업 월드컵 마케팅 열기 '후끈'(메트로))

출처 - 주간한국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현대자동차는 브랜드 인지도가 10퍼센트 상승해 65억 달러(6조 2200여억 원)의 경제효과를 거뒀고, 독일 월드컵에서는 96억 달러의 경제효과를 누렸다고 합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공식 파트너로 선정된 현대/기아 자동차는 벌써부터 이번 월드컵의 최대 수혜자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기업부터 국가, 이제는 개인에 이르기까지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는 브랜드. 그렇다면 과연 브랜드는 어디에서 유래했을까요?


브랜드, 차별에서 구별로 발전하다


낙인제도는 고대 로마에도 있었다. 로마제국은 수많은 민족을 식민지로 거느렸다. 하지만 정부의 감독이 조금만 느슨해지면 어디선가 폭동이나 반란이 일어났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로마의 형벌은 잔혹하고 무서웠다. 벌을 받은 뒤에도 죄인이었다는 사실을 평생 감출 수 없도록 얼굴에 인두로 죄명을 지져 새겼다. 한편 유럽에서는 가축한테 낙인을 찍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거론하는 브랜드(brand)라는 용어가 노르웨이의 옛말인 ‘brandr’에서 유래했다. 이 말은 ‘달구어 지진다’는 뜻으로, 이웃 목장의 가축과 내 집의 가축을 구별하기 위해 가축의 등이나 엉덩이를 불에 달군 인두로 지져 표시했던 데에서 나왔다.


이처럼 브랜드는 애초에 '차별'의 의미로 시작되었으나 점차 '구별'의 뜻으로 발전합니다. 제품을 생산한 장인의 이름을 새겨넣거나 만든 길드의 이름을 적어넣는 것에서 품질과 서비스를 보증한다는 초기 브랜드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죠.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을 거쳐 미국의 동서를 연결하는 대륙 횡단 철도가 등장하면서 브랜드는 폭발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합니다. 현대로 접어들어 기업의 이미지를 대변하던 브랜드가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국가와 개인 차원의 이미지까지 구축하기 시작합니다. 오늘날 가장 치열한 브랜드 각축장 중 하나가 바로 월드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너희를 보증하리라

2003년 문화관광부 국가브랜드 경영연구소에서 나온 <문화를 통한 국가브랜드가치 제고전략 보고서>는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이 견인한 국가 브랜드 가치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출처 - 문화를 통한 국가브랜드가치 제고전략 보고서
 

1990년대까지 한국의 국가이미지는 대체로 한국전쟁, 분단국가, 군부독재, 시위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경제발전, 친절한 국민성, 서울올림픽 등의 긍정적인 이미지보다 우세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제경영전략연구원의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분쟁지역(24.7%), 군부독재, 시위(2.0%)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경제발전(9.3%), 근면, 친절한 국민성(9.1%), 서울올림픽 및 2002년 월드컵대회 개최지(7.7%) 등의 긍정적 이미지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02년 월드컵대회를 전후로 한국은 부정적인 국가이미지를 벗어나 역동적인 국민성, 우수한 기술력, 오랜 역사와 다양한 문화를 보유한 국가라는 긍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 해외홍보원이 2001년 8월부터 9월까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 5개국 4,259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국가이미지 조사결과에 의하면, 응답자들은 한국의 전반적인 성장, 경제발전, 민주화 및 기술수준 등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해외홍보원, 2001). 이 같은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월드컵대회를 계기로 한국의 해외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는 많이 높아졌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일제 식민지 지배, 전쟁의 상흔과 폐허, 극단적 가난이라는 대한민국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크게 전환한 계기가 되었음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뿐 아니라 각국 정부는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을 위해 점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국제관계연구소의 피테르 반함은 2001년 가을《포린 어페어(Foreign Affairs)》에 기고한〈브랜드 국가의 번영(The Rise of the Brand State)〉이라는 글에서 현대에 들어와 국가도 브랜드화되었으며 과거 외교, 경제적 계산에 입각한 전통적인 국가 경영보다 국가 브랜드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국의 브랜드 관리가 각국 정치인의 주된 임무로 떠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상품을 파는 기업만큼이나 국가도 외교적인 목적 달성, 외국인 투자 유치, 자국 기업을 국가 이미지로 지원하기 위해 국가 브랜드 구축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말이다.

출처 - 국민일보

브랜드 구축과 브랜드 가치 상승은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브랜드는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왔습니다. 기술의 국산화로 가격은 낮추되 품질을 높여 수입제품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각종 신기술 개발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소비자는 과거의 소비자와는 다릅니다. 품질도 중요하지만 품격 있는 소비를 하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늘어났습니다.

시장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의 브랜드 역사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브랜드는 어떤 역사를 거쳐 오늘에 이른 걸까요? 생각비행의 신간 《브랜드 임팩트―부채표 활명수부터 카카오톡까지, 대한민국 브랜드 역사 120년》이 펼쳐낼 이야기입니다. 월드컵 시즌에 우리 토종 브랜드의 탄생, 성장, 혁신의 역사, 브랜드 가치와 사회적 영향력을 소개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다음과 카카오가 전격적으로 합병을 선언한 지난 5월 26일, 카카오는 사진 기반 모바일 SNS 서비스였던 카카오스토리의 PC버전을 공개해 세간에 화제를 뿌렸습니다.

카카오스토리 PC버전 : https://story.kakao.com

태생이 모바일 기업인 카카오가 PC 버전 서비스를 공개한 것은 카카오톡에 이어 두 번째인데요. 콘텐츠를 사고파는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가 모바일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선택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카카오스토리 PC 버전은 모바일 버전에 비해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요? 《매출 100배 카카오 마케팅》을 출간하고 카카오 마케팅의 무한한 가능성을 소개했던 저희도 궁금합니다. 오늘은 카카오스토리를 집중적으로 파헤쳐보겠습니다.


카카오스토리 웹 = 싸이월드+인스타그램+페이스북+구글플러스

출처 - 카카오스토리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하여 막 2주년을 지난 카카오스토리는 애초에 사진을 기반으로 한 단출한 서비스였습니다. 카카오스토리의 이전 아이콘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은 다음 간단한 필터를 적용해 효과를 준 후 그대로 올리거나 아니면 단문을 추가해 올리는 방식이었습니다. 카카오스토리는 2010년 시작된 사진 기반 모바일 SNS인 인스타그램을 벤치마킹한 것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인스타그램은 카카오스토리가 서비스를 시작할 무렵 10억 달러라는 거액에 페이스북으로 인수되었습니다.

출처 -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의 기능은 굉장히 단출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게 다였기 때문이죠. 당시 세계적인 SNS인 페이스북이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확장되고 있었지만 여성층을 중심으로 쓰기가 어렵다는 반응이 제법 많았습니다. 그런데 카카오스토리는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연동되면서도 스마트폰으로 사진만 찍을 줄 알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기에 서비스 시작 3개월 만에 가입자 2000만 명, 5개월 만에 2500만 명을 돌파하고 게시물이 5억 건을 돌파하며 단기간에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2013년에는 이용자수가 우리나라 인구에 해당하는 4000만 명을 넘겼습니다. 지금은 6000만 명의 가입자, 12억 개의 사진, 16억 개의 글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연령대 추이를 보더라도 카카오스토리는 20대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입니다.

출처 – 페이스북/싸이월드

이렇게 단기간에 폭발적인 호응을 얻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카카오스토리가 글을 많이 칠 필요가 없고, 상대의 취향이나 감성에 즉각적인 반응을 줄 수 있는 사진 중심이어서 사용하기 쉽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여성층으로서는 싸이월드를 대체하는 모바일 서비스라는 면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이미 국민 메신저로 입지를 다진 카카오톡을 배경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싸이월드처럼 친구 네트워크를 그대로 가져올 수 있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닐슨 코리안클릭의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에서 이탈한 이용자 대다수가 카카오스토리로 유입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카카오스토리는 거의 50퍼센트에 달하는 이용자가 SNS 중 카카오스토리만 사용하는데 반해 페이스북, 싸이월드 등 다른 SNS 사용자는 대부분 그 이외의 SNS도 중복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속형 SNS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이용 형태와 경쟁 현황

이렇게 유입된 사용자층 중 특히 사진으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사용자층과 연령대가 부각되기 시작합니다. 카카오스토리의 주된 용도로 아이들 사진을 많이 올리는 30대 엄마들과 연예인 사진을 주로 올리는 10대 청소년을 중심으로 주 사용층이 10대와 30대 이상 여성이라는 데이터가 이를 방증합니다.

출처 - 카카오스토리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카카오스토리는 단출한 사진 공유 기능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화려한 UI를 덧붙이기 시작했습니다. 페이스북의 장점을 흡수하기 시작한 것이죠. '좋아요' 하나만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페이스북과 달리 카카오스토리는 '좋아요, 멋져요, 기뻐요, 슬퍼요, 힘내요'라는 5가지 감정 표현을 도입하고, 페이스북의 '공유하기'처럼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와 카카오톡, 카카오그룹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장착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스토리 영역에 동영상과 음악을 삽입해 자신을 표현하는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폐쇄에서 개방으로 진화하는 카카오스토리 웹

출처 – 구글 플러스

이번에 공개된 카카오스토리 PC 버전은 페이스북의 대체재에 가깝지만 메인 화면의 UI는 구글이 공개한 SNS 구글 플러스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써 카카오스토리는 인스타그램을 시작으로 페이스북, 구글플러스의 장점을 벤치마킹하고, 카카오톡 사용자를 기반으로 기존에 싸이월드에서 열심히 SNS 활동을 하던 사용자층까지 흡수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 PC 버전은 모바일 버전과 달리 콘텐츠 내에 사진뿐 아니라 동영상과 음악, 링크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여러 버튼을 배치했습니다. 이제는 사진 위주가 아닌 서비스의 하나일 뿐이라는 점을 알리려는 것인지 PC 버전 카카오스토리부터는 기존의 카메라렌즈 대신 쉼표로 교체되었더군요. 누구에게나 나누고 싶은 순간이 있기 때문에 지금 관심을 둔 이야기를 생활의 쉼표인 카카오스토리에 표현하라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출처 -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 PC 버전에는 누구나 읽고 공유할 수 있는 전체 공개와 친구만 보고 친구에게만 공유할 수 있는 친구 공개 기능이 구분되어 있으며, 그간 모바일 버전에서 애를 먹였던 발행 콘텐츠 수정 기능이 들어 있습니다.



출처 - 카카오스토리

작지만 무엇보다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은 개별 발행 콘텐츠마다 개별 URL이 부여된다는 점입니다. 전체 공개로 발행한 카카오스토리 콘텐츠라면 이제 모바일과 웹상에서 마음껏 공유할 수 있고 열람도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SNS가 발달했지만 여전히 URL 공유 방식으로 콘텐츠 대다수가 퍼지는 만큼, 이번 카카오스토리 PC 버전의 변화는 우리나라 인터넷 상황에서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스토리와 카카오톡이 안으로만 수렴하던 서비스에서 탈피하여 일반적인 웹 서비스와 경쟁 SNS에까지 콘텐츠를 개방하는 것으로 방향을 수정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SNS인 만큼 이번 카카오스토리 PC 버전 공개로 인한 여파가 결코 적지 않으리라고 예상합니다. 이에 따라 카카오스토리 운영 전략의 재정립이 필요해지겠죠. 앞으로 개인의 일상과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 영역에서 또 한 번 도약이 기대되는 때입니다. 

생각비행이 출간한 책들이 급변하는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 속에서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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